한미 4자연합 안전장치 흔들…신사업 추진·이사회 재편 시험대
- 김진구 기자
- 2026-10-01 12:07:33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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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모녀 측 위약벌 청구 1심 기각…공동의결권 계약 2029년까지
- 올 상반기엔 임주현-신동국 같은 표 던졌지만…충돌 재현 불안 여전
- 내년 신동국·임종훈·배보경 임기 만료…2028년 이사 6명 재선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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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미약품그룹 4자 연합의 공동행동에 안전장치로 작용하던 '위약벌 카드'에 제동이 걸렸다.
4자 연합을 묶은 주주간 계약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 계약 기간도 2029년까지로 알려졌다. 다만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킬링턴유한회사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청구한 600억원의 위약벌 주장이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향후 공동행동의 실효성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향후 신사업 투자 등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현안과 2027년부터 시작되는 이사회 재편이다. 지난해 시니어케어 사업처럼 양측의 판단이 언제든 다시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 600억 위약벌 청구 기각…4자 연합 공동행동 '안전장치' 시험대

1일 서울중앙지법 제30민사부는 송 회장과 임 부회장, 킬링턴이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청구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원고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소송의 발단은 지난해 한미사이언스가 추진한 시니어케어 사업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해 6월 5일 관련 출자 안건을 참석 이사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신 회장도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닷새 뒤인 6월 10일 같은 사업을 재논의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이 반대로 돌아섰다. 안건은 결국 찬성 4명, 반대 6명으로 부결됐다.
송 회장 측은 신 회장의 입장 변경이 4자연합 주주간계약에서 정한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약 600억원의 위약벌 지급을 요구했다.
1심 법원은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시니어케어 사업 투자를 두고 4자 간 최종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재논의를 위해 이사회에 안건을 다시 올린 행위 자체를 계약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원고 측 주장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주주간계약이나 위약벌 조항 자체의 효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공동의결권 약정 위반을 이유로 실제 거액의 위약벌을 청구한 본안소송에서 원고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향후 4자 연합 내부에서 의견이 갈릴 경우 위약벌 조항이 어느 정도의 억지력을 발휘할지는 이전보다 불확실해졌다는 분석이다.
2029년까지 계약 유지…올해 이사회선 임주현·신동국 '한 목소리'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동행동 자체가 무너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4자 연합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 라데팡스 측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구축했다. 주주간 계약에는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 공동행사, 우선매수권, 동반매각참여권 등이 담겼다. 약정기간은 5년으로 2029년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선 임 부회장과 신 회장의 표결이 한 차례도 갈리지 않았다. 한미사이언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사회에서 의결한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기주식 처분 ▲정기주주총회 소집과 현금배당 ▲재무제표 승인 ▲이사회 규정 개정 등의 안건에서 두 사람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소송전과 별개로 일상적인 경영 의사결정에서는 공동행동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완전히 평온한 상태라고 보기도 어렵다. 작년 시니어케어 사업에서 확인됐듯, 신규 사업이나 대규모 투자처럼 이해관계와 경영 판단이 엇갈리는 사안에서는 신 회장이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1심 판결은 향후 신 회장 측이 반대 의견을 내는 데 일정 부분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적어도 시니어케어 사업과 관련해서는 기존 찬성 입장에서 돌아섰다는 이유로 600억원에 달하는 위약벌 책임을 묻는 시도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7년 이후 이사회 재편 본격화…4자 연합 공동행동 진짜 시험대
향후 4자 연합의 공동행동을 가늠할 보다 큰 시험대는 2027년부터 시작되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재편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10명이다. 김재교·임주현·임종훈·심병화 사내이사, 최현만·김영훈·신용삼 독립이사, 신동국·배보경·김남규 기타비상무이사로 구성돼 있다.
가장 먼저 내년에 임종훈·배보경·신동국 이사의 임기가 돌아온다. 임종훈·배보경 이사는 2027년 3월, 신동국 이사는 같은 해 11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세 사람은 지난해 시니어케어 사업 재논의 당시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신 회장과 같은 반대표를 행사한 6명 가운데 절반이 내년에 재선임 여부를 결정짓는 셈이다.
이어 2028년에는 이사회 재편 폭이 더 커진다. 임주현·김재교·심병화·최현만·김영훈·신용삼 등 현 이사진 10명 가운데 6명의 임기가 같은 해 3월 만료된다. 시니어케어 표결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이 가운데 심병화·최현만·신용삼은 신 회장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고, 임주현·김재교·김영훈은 찬성표를 행사했다. 당시 찬성했던 김성훈 이사는 올해 사임했고, 빈자리에는 라데팡스파트너스 김남규 대표가 새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김남규 이사의 임기는 2029년까지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4자 연합이 누구를 신규 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또한 어떤 기존 이사를 재선임할지에 대해 다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다. 2027년부터 2년에 걸쳐 사실상 현 이사회 대부분의 임기가 돌아오는 만큼, 후보 추천과 주총 의결권 행사는 공동의결권 약정의 실효성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주주간계약이 2029년까지인 만큼 공동행동의 틀은 원칙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미 이견이 표출됐고, 이를 계약 위반으로 판단해 제기한 위약벌 청구도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향후 신사업 투자에서 또다시 의견이 갈리거나 이사 후보 추천·재선임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4자 연합이 기존 공동행동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한미사이언스 지배구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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