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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배송 반대 전선에 약대생도 가세…"국민 건강 실험대 안돼"

  • 김지은 기자
  • 2026-09-07 20:24:06
  • 요약
  • 전국 37개 약대 대표 약대협 성명…"검증·사회적 합의 없는 전면 확대 중단"
  • '약사정책대응 TF' 출범…약배송 넘어 미래 약사 직능 현안 지속 대응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전국 약학대학 학생들이 정부의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확대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현직 약사사회를 중심으로 약배송 확대 저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약사인 약대생들도 정책 대응 조직을 꾸리고 관련 현안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전국 37개 약학대학 학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약학대학학생협회(회장 김백건, 이하 약대협)는 7일 '국민 건강을 실험대로 하는 검증없는 의약품 배송 전면 확대 강행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발표하고 정부에 관련 정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약대협은 오는 12월 24일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가 의약품 배송을 일반 환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약대협은 이번 문제가 단순히 의약품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느냐는 편의성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향후 국내 보건의료 전달체계는 물론 약사의 역할과 국민에게 제공되는 약료서비스 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사안이라는 판단이다.

약대협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충분한 검증과 사회적 합의 없이 제도 확대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2월 시행되는 비대면진료 제도는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의약품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 한해 약국 외 인도를 허용하도록 마련됐지만, 실제 제도를 시행하고 평가하기도 전에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배송 대상을 넓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약대협은 제도의 안전성과 효과, 지역 약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 환자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충분한 근거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정책 추진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관리 문제도 짚었다. 의약품 배송에는 의약품별 배송 적합성 검토를 비롯해 보관·운송 과정에서의 품질 관리, 수령자 확인, 실질적인 복약지도, 사고 발생 시 책임체계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약사가 처방 내용과 환자 상태를 검토해 배송의 적절성을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 대면 상담과 복약지도로 전환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에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비대면진료와 의약품 배송이 광범위하게 허용될 경우 국가와 의료기관, 약국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 공적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에서 민간 플랫폼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대협은 플랫폼의 기술적 편의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보건의료가 이윤 중심의 상업 플랫폼에 종속될 경우 의약품 오남용과 건강보험 재정 누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안으로는 지역사회 기반의 공공 약료체계 강화를 제시했다. 약대협은 “진정한 의약품 접근성은 단순 약을 집 앞까지 전달하는 수령의 편의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환자의 복약 상태를 살피고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적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분별한 상업적 배송 확대보다는 공공심야약국과 취약지역 공공약국, 방문약료 등 지역사회 기반 공공 약료체계를 확충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대협은 정부를 향해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및 사회적 합의 없는 의약품 배송 전면 확대 논의 즉각 중단 ▲플랫폼 진흥을 앞세운 보건의료의 상업 플랫폼 종속 시도 철회 ▲지역사회 기반 공공 약료체계 확충 등을 요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약대협이 이번 성명을 계기로 정책 현안에 대한 대응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약대협은 최근 약사사회와 약학계가 마주한 정책 현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약사정책대응 TF팀을 새롭게 출범했다.

비대면진료와 의약품 배송을 비롯한 보건의료 정책 변화가 앞으로 현장에 진출할 약대생들의 직능과 업무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비 보건의료인인 약대생들의 목소리를 정책 현장에 전달할 별도의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의약품 배송 문제를 약사 직역의 이해관계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 의약품 안전과 미래 약사 직능의 방향을 함께 결정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약대협은 "향후에는 약사정책대응 TF를 중심으로 의약품 배송 전면 확대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배포하는 한편 약사 직능을 둘러싼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대응 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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