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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GMP 원스트라이크 규제, 강도보다 정교함을

  • 황병우 기자
  • 2026-03-11 06:00:36

[데일리팜=황병우 기자]GMP(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적합판정 취소 제도가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고의적인 데이터 조작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GMP 적합판정을 받은 업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제도다.

당시 제조기록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정해진 공정을 무시한 채 약을 만드는 임의제조 사태가 발생한 것이 제도 탄생의 배경이다.

정부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GMP는 제약 산업의 신뢰를 떠받치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제조 과정의 품질 관리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제도 시행으로 제약사 내부에서도 품질 관리 조직의 위상이 높아지고, 데이터 관리와 문서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장에서는 또 다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강한 규제가 실제로 품질 문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GMP 위반의 유형과 수준을 충분히 구분하지 못하는 규제 구조가 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의도적인 품질 조작이나 중대한 제조 위반과 단순 관리 미흡 사례까지, 경중의 구분 없이 동일한 규제 프레임에서 논의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국회에서는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에 중간 단계 조치를 도입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GMP 규정 위반 때 내릴 수 있는 행정처분 단위를 지금보다 세분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러한 논의가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 정밀함을 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실제 최근 글로벌 제약 규제 환경은 점차 '리스크 기반 관리'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위반 행위의 고의성,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 재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수준을 정하는 방식이다.

미국이나 유럽이 위반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규제를 적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는 필요성과 별개로 현장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물론 규제 완화가 해법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의약품 품질 규제는 단 한 번의 사고로도 국민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규제의 강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규제의 정교함이다. 품질 규제가 현장을 위축시키는 제도가 아니라, 품질 문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GMP 원스트라이크 제도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규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품질 수준을 높이는 정책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규제의 존재가 아니라 규제가 만들어내는 방향이다. 이번 제도 개선안이 산업의 숨통을 틔우면서도 의약품 안전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지켜낼 수 있는 정밀함이 더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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