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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약가개편 공동연구 제안...제약주권 서명운동 착수”

  • 천승현 기자
  • 2026-03-10 11:35:57
  • 약가제도 개편 비대위, 기자회견 열어 정부 약가인하 중단 촉구
  • 약가제도 개편안 영향 분석 연구 등 제안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업계가 정부의 제네릭 약가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거세게 저항했다. 정부에 약가인하 영향 분석 등에 대한 공동연구 착수를 제안했고 제약주권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10일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약가인하 영향분석‧유통질서 확립‧제약산업 선진화 방안 등 3대 사항의 공동연구 착수를 정부에 제안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 약가제도 개편 발표 직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 차원 공동 대응을 위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 등으로 구성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건정심에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긴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비대위는 국산 전문의약품을 주요 대상으로 한 약가인하가 강행되면 연구개발과 품질혁신 투자 위축 등 산업기반이 붕괴된다고 역설했다.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 등 국민건강이 위협되고 일자리 감축 등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급격한 약가인하 중단과 개편안 의결 유예, R&D 등 혁신에 대한 강력한 지원 방안 마련, 산엽육성과 약가제도를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정부와 산업계간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을 촉구했지만 지금까지 합리적 대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발표 이후 제약업계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강하게 반대했다. 제네릭 약가가 낮아지면 연구개발(R&D)과 혁신 투자가 심각하게 위축돼 산업 성장동력이 상실되고 고용 감축, 양질의 일자리 상실 등의 악순환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게 제약업계의 약가제도 개편 반대 논리다.   

제네릭 약가기준이 53.55%에서 45%로 설정되면 산술적으로 제네릭 최고가격이 16.0% 인하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개편 기준이 40%로 결정되면 53.55원이 40원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종전 보다 제네릭 최고가는 인하율은 25.3%로 커진다. 제네릭 1개 제품의 수익률이 20% 이상 내려간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손실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윤웅섭 일동제약 회장은 “약가인하가 이익이 줄어든다는 차원이 아니라 현장에서는 사업 지속성이 가능한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준다. 기업 생존을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의약·화장품분과는 약가제도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간 매출 손실 규모가 총 1조2144억원, 기업당 평균 2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영업이익은 평균 52% 급감해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29일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노총은 29일 정부 약가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노동자 배제한 졸속 개편으로는 건강보험 재정도, 제약산업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자·환자·국민을 배제한 채 밀실행정과 탁상행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정부는 약가 제도 개편의 근거와 재정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사회적 논의 구조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최근에는 한국노총이 청와대를 방문해 약가인하에 따른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비대위는 중동사태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제약산업 원가 부담이 폭증하고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비대위는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산업계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대규모 약가인하마저 강행된다면 산업계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린다”라고 토로했다. 

비대위는 약가인하 파급효과, 유통질서 확립, 제약산업의 지속가능한 선진화 방안에 대한 정부-산업계의 공동연구 착수를 제안했다.

노 회장은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국가 전략산업이다”라면서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환율‧원자재‧운임 등 4중고가 국가 경제를 강타하고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는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시행일정을 강행하는 속도가 아니라 제대로 된 방향과 설계다”라고 꼬집었다.  

제약업계는 정부에 제네릭 약가 산정기준 53.55%에서 10% 가량 인하되는 48%를 수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 상태다.

권기범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은 "약가인하를 꼭 해야 한다면 혹독한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 거래처와 고통 분담을 통해서 그 정도는 노력하겠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국산 전문의약품을 주요 대상으로 약가인하를 포함한 약가제도 개편안이 정부안대로 시행될 경우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실질적으로 분석할 것을 요청했다. 

의약품 영업대행업체(CSO)의 급증과 수수료 지급 등에 따른 산업계 유통질서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제안했다. 산업발전과 국민 건강을 고려하고 5대 제약바이오강국 도약이라는 국정 목표 실현에도 부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선진화 방안을 도출할 것을 비대위는 촉구했다. 

비대위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국민과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비대위 참여 단체 회원 기업과 약업인들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서명운동은 일방적 약가인하 강행은 보건안보는 물론 신약개발 등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역행하는 처사이기에 재고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노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은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산업이 무너지면 경제성장의 동력은 사라지고 국민건강을 지탱할 기반도 흔들린다”라면서 “지금의 정책 결정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산업계의 공동 연구 요구에 대한 정부의 대승적인 수용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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