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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스모' 리얼데이터 무장…독주 '아일리아'에 견제구

  • 리얼월드 연구 발표…아일리아→바비스모 전환 환자 다수
  • 치료제 전환 후 황반중심두께 감소·시력 개선 확인
  • 아일리아 고용량 도입 지연…올해 바비스모 급여등재 관건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황반변성 치료 시장에서 전통 강자 '아일리아'와 신약 '바비스모'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바비스모는 아일리아에서 넘어온 환자에서도 바비스모 효과가 좋았다는 리얼월드 데이터로 약제 교체에 대한 근거를 쌓았다. 신약의 매서운 활약에 아일리아는 고용량 버전으로 방어에 나섰는데, 도입 시기가 지연돼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비스모의 글로벌 리얼월드 데이터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자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바비스모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첫 리얼월드 데이터다.

로슈가 개발한 이중특이항체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는 올해 국내 허가를 받은 황반변성 치료 신약이다.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와 또 하나의 발병 주요 경로인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동시에 타깃해 보다 포괄적으로 발병 요인을 차단한다. 이 시장 1위는 바이엘과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다.

주목할 부분은 리얼월드 연구에 포함된 상당수가 '아일리아'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라는 점이다. 연구 참여자 총 335명의 376개 안구 중 337개 안구가 과거 항VEGF 치료를 받았고, 이 중 237개(63%) 안구는 아일리아 치료자였다. 이들은 아일리아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주기를 연장하기 위해 바비스모로 약제를 교체했다. 그 외 39개 안구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었다.

1차 평가변수는 최대교정시력(BCVA)과 황반중심두께(CST)의 변화와 안전성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는 투여 간격과 망막액의 존재 등이었다.

리얼월드 분석 결과, 바비스모는 기존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1회 치료로 황반중심 두께를 평균 25.3마이크로미터(μm) 감소했다. 아일리아 치료 경험자인 경우 황반중심 두께가 평균 26.3μm 감소했다.

치료 경험이 없는 안구를 포함한 모든 안구에서 황반중심 두께 감소 효과는 평균 31.3μm으로 나타났다. 또 망막내액, 망막하액 및 색소상피박리의 완전한 제거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바비스모 치료를 3회까지 지속한 경우 효과가 더 개선됐다. 기존 치료제에서 바비스모로 전환한 337개 안구에서 기저시점 대비 최대교정시력은 평균 +2.7글자 변화했으며, 황반중심 두께는 평균 38.1μm 감소했다. 아일리아에서 바비스모로 전환한 안구는 최대 교정시력이 평균 2.2글자 증가하고, 황반중심 두께는 평균 42.6μm 감소했다.

해부학적 구조를 살펴본 결과, 바비스모는 치료제 전환 안구에서 망막내액 17.8%, 망막하액 36.6%, 생소상피박리 11.1%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아일리아에서 바비스모로 전환한 경우 각각 12.3%, 37.2%, 3.2% 개선됐다. 망막액의 감소나 제거로 시력 유지와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76개 안구 중 안구 내 염증사례가 보고된 건수는 2건으로, 모두 치료 후 시력을 회복했다.

아일리아 추격하는 바비스모, 아일리아 '난관'

로슈는 이번 리얼월드 결과를 기반으로 아일리아 점유율을 빼앗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아일리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아일리아는 연매출 80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전체 황반변성 치료 시장(1263억원)에서 아일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했다.

최근 나온 신약들은 아일리아를 겨냥하고 있다. 아일리아 특허 만료로 시밀러 제품들이 진입하기 전에 파이를 가져오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2020년 '비오뷰'에 이어 올해 바비스모가 새롭게 등장했다. 비오뷰는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매출 165억원을 올렸다.

특히 바비스모는 아일리아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첫 4회만 4주 간격으로 투여하고, 이후 질병 활성이 없으면 16주(4개월)마다 약을 투여하면 된다는 점에서다. 황반변성 환자들은 안구에 주사를 찔러야 하는 공포감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 투여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다. 바비스모는 기본 16주 간격 치료로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높였다.

아일리아 역시 질병이 잘 관리되면 최대 16주까지 투여주기를 연장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첫 3개월간 4주 간격으로 투약하고 이후 8주 간격으로 투여한다. 하지만 아일리아는 최소 4주에서 최대 16주까지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간격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일리아-바비스모 경쟁이 먼저 벌어진 글로벌에서는 바비스모가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로슈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바비스모의 글로벌 매출은 4억3200만 스위스프랑(약 6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지난해 1월, 9월에 허가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성장세라 볼 수 있다. 반면 아일리아는 작년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매출 하락을 겪었다.

바이엘과 리제네론은 아일리아 고용량(8mg)을 도입해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고용량 허가를 보류해 난관에 빠졌다. 리제네론에 따르면 이번 허가 보류는 약물의 효능이나 안전성과는 관계없이 외부 제조사 심사 지연에 따른 것이다. 약물에 문제가 없는 이상 승인이 완전히 거절될 염려는 없다. 하지만 이번 FDA의 결정으로 고용량 출시가 미뤄져 아일리아 방어 전략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아일리아가 우세한 환경이다. 아직 바비스모가 급여 목록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비스모 급여 등재 시기에 따라 아일리아의 올해 매출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과 달리 국내에서 좀 더 활발히 쓰이고 있는 비오뷰의 성장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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