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대립' 한국MSD 희망퇴직, 분위기 급반전 배경은
- 정새임
- 2023-07-15 06: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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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퇴직 조건 대폭확대…기본퇴직금에 추가금 최대 1억2천만원
- 전 사업부로 신청 대상 확장해 재배치 가능성 열려
- 경영진, 본사 설득 총력…직원들 의지에 의료진도 릴레이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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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최근 전 직원에 새로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새 조건은 ▲전체 사업부 대상 ▲기본 퇴직위로금 2n+10(근속년수의 2배에 10을 더한 값에 해당하는 개월 수 만큼의 월 기본급 지급) ▲특별 퇴직위로금 최대 1억2000만원 ▲조기신청자 20명 추가 1000만원 지급이다.
특별 퇴직위로금은 근속년수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근속년수 5년 미만 7000만원 ▲5년 이상 15년 미만 1억원 ▲15년 이상 1억2000만원이다.
예를 들어 15년 근속한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경우 월 기본급 40개월 어치에 추가 퇴직금 1억2000만원을 받게 된다. 조기 신청자라면 100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그간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전무후무한 조건이다. 그간 다국적 제약사의 평균 희망퇴직 조건은 2n+8로 통용됐다. 여기에 근속년수에 따라 특별 위로금 2000만~5000만원 정도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번 한국MSD의 희망퇴직 조건은 업계 평균을 크게 넘어선다.
지난 5월 실시했던 희망퇴직과 비교해도 조건과 대상이 크게 확대했다. 앞서 한국MSD는 ▲GM(General Medicine) 사업부 대상 ▲기본 퇴직위로금 2n+10(근속년수의 2배에 10을 더한 값에 해당하는 개월 수 만큼의 월 기본급 지급) ▲기본 위로금 지급한도 48개월 ▲추가 퇴직위로금 2000만원을 제시한 바 있다.
회사는 새로운 희망퇴직 조건을 공표하며 "회사는 지난 6월 말까지 GM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제도를 한시적으로 실시한 바 있으나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특별 희망퇴직제도의 적용 대상과 혜택 확대에 대한 문의와 요구사항을 받았다"며 "이에 면밀한 검토를 거쳐 새로운 경력과 성장의 기회를 찾고자 하는 직원들의 니즈를 존중하고, 보다 많은 직원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혜택을 제공하고자 대상을 전체로 확대하고, 퇴직 혜택도 상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꽁꽁 얼어붙은 사내 분위기, 어떻게 급반전 됐나
한국MSD의 사업부 재편은 지난 5월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시리즈의 판권 이전 계약과 함께 공식화 됐다. 자누비아 시리즈는 연 처방액 10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작년 자누비아와 복합제 자누메트는 가 각각 405억원, 689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렸다.
한국MSD는 오는 9월 자누비아 특허만료를 앞두고 자누비아 시리즈의 모든 권리를 국내 제약사 종근당으로 넘기기로 했다. 동시에 자누비아를 판매해온 GM 사업부를 없애고 항암제·백신·호스피탈스페셜티 세 개 사업부만 남기는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이달 말까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업부 재편은 시작과 동시에 난항을 맞았다. 100여명에 달하는 GM 소속 직원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국MSD는 GM 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야 하는 직원들의 동요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예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자는 매우 저조했다. 설상가상 회사가 '재배치는 없다', '8월에는 잔류 직원에게 휴업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직원들과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이에 한국MSD 노동조합도 "근로기준법 및 한국MSD 단체협약 제18조 '고용안정'에 의거해 노조와 전 조합원은 향후 진행 예정인 1대 1 미팅을 포함한 모든 세션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노조와 전 조합원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며 '강 대 강'으로 맞섰다.
희망퇴직 마감기한이 다가오는 6월 말 직원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7월에 접어들며 분위기는 반전을 맞았다. 한국MSD 경영진들이 글로벌 본사를 설득해 희망퇴직 대상과 위로금을 대폭 상향하면서다.
새 희망퇴직 프로그램으로 1인당 지급되는 특별위로금이 평균 1억원 늘었다. 기존 GM 사업부 인원 100명을 다 채우면 약 100억원을 더 쓰는 셈이다. 기본 퇴직금을 더하면 자누비아를 넘기며 종근당으로부터 받는 돈이 전부 퇴직금에 투입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MSD는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조건 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끝에 본사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대상과 조건을 넓혀 달라는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고민한 결과다.

전국 100여명의 의료진은 한국MSD 노동조합이 추진한 응원 캠페인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이들은 강압적인 정리해고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회사와 직원 간 원만한 소통을 요청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정렬 원장(한정렬내과)은 "의약품은 특허가 있지만 사람은 특허가 없다. 의약품이 특허만료가 되었다고 사람도 특허만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며 "자누비아를 위해 힘써온 한국MSD 직원들의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들의 의지에 보탬이 되기 위해 기꺼이 참여를 자처했다. 노사가 원만한 소통을 통해 좋은 마무리를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MSD 측은 "이번 조직 재편은 회사에게도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더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직원 지원 방안을 모색했고, 단체협약을 준수하며 노동조합과 성실히 협의해 왔다. 다양한 직원 의견과 제안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특별 희망퇴직 프로그램 대상과 패키지를 확대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한국의 수많은 환자들의 삶을 개선한 GM 사업부 직원 분들의 노고와 헌신에 대한 당사의 인정과 감사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최선을 다해 직원들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MSD 노동조합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자 노력한 회사의 변화에 환영한다"며 "향후에도 회사와 직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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