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채워준 곳간과 증설…제약사들 '미래 투자' 속도
- 차지현 기자
- 2026-07-28 12:00:2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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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 1조2265억·종근당 3925억 등 생산·연구시설 투자 확대
- 호실적 바탕 현금창출력 강화…생산능력 확대해 미래 수요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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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잇달아 생산시설과 연구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조 단위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부터 대규모 연구단지까지 투자 범위도 다양하다. 그동안 쌓아온 현금창출력과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미래 수요에 선제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는 최근 충북 오창공장에 1400억원을 투입해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투자액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녹십자 자기자본의 10%에 해당한다. 투자 기간은 2030년 말까지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피하주사형 제품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알리글로는 혈장에서 면역글로불린을 분리·정제한 혈액제제로 선천성 면역결핍증 등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녹십자는 현재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알리글로를 환자가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내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하주사형 알리글로 상용화와 향후 미국 수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안국약품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경기 화성시 향남공장 증축에 48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의 29%에 해당한다.
투자 대상은 경기 화성시 향남읍 제약공단에 위치한 공장이다. 안국약품은 이날부터 공장 증축 공사를 시작해 내년 12월 말 준공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공장 증축"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경기 시흥 배곧지구에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단지를 구축한다. 시설투자액은 3925억원으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의 39%에 해당한다. 투자 기간은 2028년 8월 말까지다.
투자 대상은 시흥시 배곧동 302번지 일대 7만9790.8㎡ 부지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해 6월 이 부지를 949억원에 취득한 바 있다. 이곳에 바이오의약품 연구시설과 연구지원센터, 연구개발 실증시설 등을 갖춘 복합연구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규 단지는 세포·유전자치료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재조합 단백질, 이중항체 등 차세대 치료제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반도 마련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연구개발, 실증까지 한곳에서 연계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인근 시흥배곧서울대병원과 기업·연구기관 등과의 협업도 추진할 전망이다.

대규모 시설투자에 나선 곳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올 들어 제약바이오 기업의 생산·연구시설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HK이노엔은 충북 오송공장 잔여 부지에 97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1만2561.98㎡ 규모 내용고형제 생산시설을 신설한다. 투자 기간은 2028년 1월 말까지다. 이 회사는 생산시설 증설을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캠퍼스에 제4·5공장을 짓는 데 1조2265억원을 투입한다. 회사는 신규 공장에 자동화 시스템과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 생산 효율성과 공정 유연성을 높일 계획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부터 대규모 상업 생산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해 기존 주력 제품뿐 아니라 후속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파이프라인 생산에도 활용한다.
이외 셀트리온은 미국과 국내에서 원료의약품(DS)·완제의약품(DP) 생산시설 확충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DS 공장은 당초 계획보다 증설 규모를 키워 7만5000ℓ를 추가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기존 6만6000ℓ에서 14만1000ℓ로 늘어난다. 송도 제4·5공장까지 완공되면 셀트리온의 전체 DS 생산능력은 31만6000ℓ에서 57만1000ℓ로 확대된다.
DP 부문에서는 송도캠퍼스 신규 공장이 연내 완공을 앞뒀다. 이 시설은 연간 액상 바이알 650만개를 생산할 수 있으며 기존 2공장 생산라인을 합치면 송도 내 생산능력은 연간 1050만 바이알로 늘어난다. 충남 예산산업단지 신규 DP 공장도 부지를 확정하고 연내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제약의 사전충전형주사기(PFS) 생산시설 증설까지 완료하면 글로벌 DP 수요의 약 90%를 자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비티젠(에스티젠바이오)도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 증설에 109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액에는 건물 증축과 생산시설 확충 비용이 포함됐다. 투자 기간은 2028년 3월 말까지다. 비티젠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미래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937억원과 영업이익 45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 86% 증가한 수치다. 기존 주력 제품의 견조한 판매에 더해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등 수익성이 높은 신규 바이오시밀러의 매출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신규 제품 비중 확대와 고원가 재고 소진, 생산 수율 개선이 맞물리면서 수익성도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77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22%에서 올해 상반기 31%로 9%포인트 상승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현금 곳간도 두터워졌다. 올 1분기 말 셀트리온의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 은 총 1조438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6% 증가했다. 셀트리온이 개선된 실적과 늘어난 현금 여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HK이노엔도 전문의약품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이 회사 매출은 25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 늘었고 영업이익은 332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수액제와 순환기·항암제 등 전문의약품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올 1분기 HK이노엔의 수액제 매출은 3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고 순환기 부문 매출은 730억원으로 10% 증가했다. 도입 신약 아바스틴이 가세하면서 항암제 부문 매출도 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안국약품도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시설투자 여력을 키웠다. 안국약품의 올 1분기 연결 매출은 9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4%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6.2%를 기록했다. 안국약품 실적 개선은 주력 전문의약품과 H&B 사업의 동반 성장에 따른 것이다.
종근당과 녹십자도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종근당의 올 1분기 연결 매출은 44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고 영업이익은 141억원으로 13% 증가했다. 녹십자의 경우 1분기 연결 매출이 43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47% 늘었다.
비티젠도 실적이 급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037억원으로 전년보다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318% 늘었다. 1년 새 매출이 2배가량, 영업이익은 4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 글로벌 상업화 물량 확대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수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올 2분기에는 주요 고객사의 발주 일정이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매출은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고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90% 감소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실적 개선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생산·연구시설 확충에 다시 투입하면서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늘어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향후 바이오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고, 이를 다시 매출과 이익 확대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이들 기업이 대규모 증설을 통해 미래 수요를 선점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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