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2 18:37:41 기준
  • 규제
  • AI
  • #제품
  • 약국 약사
  • #수가
  • 허가
  • 인수
  • 의약품
  • #염
  • 글로벌

동아-한미, 합병인가 제휴인가

  • 데일리팜
  • 2008-03-10 06:35:22

#한미약품의 행보가 제약업계의 최대 관심사고 화두다. #동아제약을 향한 발걸음이 대단히 공격적이고 파격적이다.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거듭 밝히고는 있지만 한미가 동아의 주식을 무려 20만주나 새로 사들인 것은 예의 주시대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추가매입 가능성까지 계속 있어 보이니 더 그렇다. 자그마치 223억6000만원이나 들여 매수한 덕에 한미의 지분율은 7.14%에서 9.13%(91만7427주)로 상승했고 우호지분인 한양정밀의 4.8%까지 합하면 13.93%에 달해 대주주인 강신호 회장 측의 13.32%를 앞선다. 게다가 매수당시 주당가격이 당일 종가 보다 2%의 프리미엄이 붙었을 뿐만 아니라 어디서 매입했는지도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의 발걸음에 관심이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예측되는 행보는 주지하다시피 두 가지다. 하나는 드디어 M&A를 향한 한미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양사의 전략적 제휴다. 전자의 경우가 실현된다면 작년 기준으로 동아 6359억원과 한미 5010억원의 매출이 합쳐져 1조1369억원의 외형을 갖는 거대 제약사의 탄생이다. 실현만 된다면 전무후무할 국내 제약사간 M&A다. 국내 제약역사를 새로 쓸 기념비적 사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전략적 제휴를 한다고 해도 합병에 준하는, 아니 그 이상의 의미 있는 사건이기는 마찬가지다. 양사는 1~2위 내지는 보기에 따라 공동1위인 측면에서 그렇다. 따라서 합병이든 전략적 제휴든 양사의 제품 구성을 감안하고 제약업계의 발전적 측면에서 보면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분명히 고민하고 전제돼야 할 측면이 있다. 바로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동아는 제네릭이, 한미는 오리지널이라는 각각의 상호 부족한 면을 채우는 식의 접근이라면 이 부문에서 양사 모두 되레 한계를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5천억 한계설이 그 시사점이다. 실제로 동아제약은 지난 2002년 5천억 돌파이후 5년여간이나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사실상 정체에 준한 성장을 해왔다. 한미 역시 슈퍼제네릭이 있다고 해도 제네릭만으로는 한계를 인식한 것으로 안다. 양사 모두 5천억 돌파 이전 5년의 기간 동안 더블신장으로 초고속 성장을 한 다른 이면의 공통점이 또 있다. 따라서 그 한계의식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하한 투자 보다는 그 한계에 대한 위기돌파가 우선순위의 과제일 수 있다. 현실적 요인으로 인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오히려 도외시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파이프라인의 엄청난 투자비에 대한 상호 인식의 공유가 먼저라는 것이며, 정확히는 오너십 경영조차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누가 누구를 집어삼킨다는 선입견이 우선시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서 말이다.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최근까지도 계속돼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 다국적제약사들의 초거대 합병 내지 이합집산 과정의 핵심을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유였고, 또 하나는 이 과정에서 오너십이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니 합병의 정점에 혁신적 신약에 대한 파이프라인이 축이었고 근간이었다. 더불어 그것을 중심에 둔 경영시스템의 구축이 전제였고 그것은 오너체제가 아니었다는 점이 공통적이었다. 그래서 파이프라인은 효율적으로 확보될 수 있었고 전 세계 제약시장의 패권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동아는 스티렌과 자이데나 등 3개의 성공적 오리지널 신약을 창출하는 등 국내 제약업계로는 최고라 할 만한 괄목할만한 파이프라인 인프라를 갖췄고 한미도 임상1상에 들어간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를 비롯한 전임상 단계의 몇 가지 의욕적인 파이프라인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1조원 클럽에 들어간다면 전향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상위 다국적 제약사들은 하나의 혁신적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피크매출로 연간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시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간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3~4개의 핵심적 지렛대 파이프라인을 더 갖고 가는 것을 감안하면 그 목표가 무려 20~30조원에 달한다. 그것도 20년 이상의 전 세계 시장 독점을 목표로 한다. 우리는 그 정도가 어렵다고는 해도 현재의 파이프라인이 어림도 없는 수준이라는 인식의 출발이 중요하다.

한미는 지난해 매출액중 9.6%를 연구비로 쏟아 부었다. 금액으로는 약 480억원이다. 이 정도 조차 국내 제약업계중 최고수준의 투자다. 그러나 조 단위의 외자제약사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조차 안 된다. 그래서 양사가 R&D 부문에서 어떤 식으로든 공조체제를 이룬다면 간단한 더블계산으로 약 1천억원 가까운 연구비가 단일 연구공간에 투입되는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연구비 투자의 교정이고 액수도 그 이상이다. 연구비를 몇 개의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고, 주력 파이프라인에는 최소한 2천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수년간 이뤄지는 위험투자다. 하지만 단순계산으로 성공시 투자대비 최대 10배 이상의 매출과 20년의 특허를 보장받는다면 수십조원 매출목표를 갖고 가는 것이다. 꿈같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공동 1위’라는 양사의 합병과 제휴에 대한 전망은 최소한 이 같은 꿈의 깃발을 들어 올려주기라도 해야하는 책무가 있다.

현 단계에서 합병과 제휴 어느 한쪽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둘 중에 어느 하나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 또한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동아는 오츠카의 우호지분이 추가로 있고 한미는 이번 매수대금의 자금원이었던 SBS 주식을 추가 매각할 여유가 더 있다. 따라서 앞으로 캐스팅 보드를 쥘 가능성이 큰 미래에셋이나 국민연금 등의 기관투자가들은 양사의 이런 주식 경쟁 보다는 야심찬 파이프라인 투자제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지켜봐야 한다.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의 책임은 그야말로 막중하다. 제휴나 합병 그 어떤 식이든 그 전에 밑그림으로 큰 파이프라인 하나를 제대로 그려줬으면 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