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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OCI' 지주사 통합 시너지·경영권 분쟁 불씨

  • 천승현·김진구
  • 2024-01-17 06:18:27
  • 임종윤 사장 경영권 분쟁 예고…'한미-OCI 통합' 소용돌이
  • 한미 측 "통합 이후 리더십 그대로…통합 무산 가능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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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진행 : 제약바이오산업2팀 천승현·김진구 기자 ◆촬영·편집 : 영상뉴스팀 이현수·박지은 기자

김진구(이하 김): 안녕하세요. 데일리팜 이슈진단입니다. 오늘은 연초부터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한미약품과 OCI간 지주사 통합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약바이오산업2팀장 천승현 기자와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천승현(이하 천): 안녕하세요.

김: 지난 금요일이었죠.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가 통합 법인을 출범한다고 밝혔습니다.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간단하게 OCI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1959년 동양화학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했습니다. 중간에 동양제철화학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2009년부터 저희가 아는 OCI라는 사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리콘이나 태양광사업 같은 화학·첨단소재 사업에 주력하고 있고. 재계 순위로는 38위라고 합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2조원, 영업이익은 약 4700억원이고요.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은 OCI홀딩스가 2조724억원, OCI가 7600억원입니다. 한미약품이랑 비교하면 매출은 약 2배 수준이고. 대신 시총은 한미그룹이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이번 통합 발표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천: 네 지난 12일 저녁에 전해진 뉴스입니다. 쉽게 말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OCI홀딩스의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립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하면서 표면적으로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을 10% 이상 갖게 됩니다.

세부적으로는 임주현 사장이 OCI홀딩스 지분 8.62%를 확보하면서 개인주주로는 OCI홀딩스의 1대 주주로 등극합니다. OCI홀딩스는 주식 현물출자와 함께 현금 5300억원을 투자했고, 송 회장과 임 사장은 본인 소유 한미사이언스 주식 대부분을 현물 출자했습니다.

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해 먼저 얘기해볼까요? 송 회장의 세 자녀 중 장녀인 임주현 사장만 이번 거래에 참여했고, 반대로 두 아들인 임종윤·임종훈 사장은 거래에서 제외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죠?

천: 네. 고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부인 송영숙 회장과 3남매를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한미사이언스 오너 일가의 지분을 살펴보면요. 현재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사장이 각각 12%대, 그리고 임주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각 7%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통합이 되면 조금 바뀝니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지분이 대부분 사라지고, OCI홀딩스가 지분 27%를 확보하게 됩니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약간 희석이 됩니다.

이에 대해 장남 임종윤 사장이 이번 거래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발표 다음날 SNS 계정을 통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업계에선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네. 그 부분을 그대로 읽어드리면요.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

임종윤 사장이요, 고 임성기 회장 타계 전까지 유력한 후계자 아니었나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 간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였는데요.

천: 네 임종윤 사장이 12년 간 대표이사를 하면서 후계구도에 의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로 송영숙 회장이 임종윤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됐습니다.

그리고 2022년 3월에는 임종윤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았습니다. 당시 임종윤 사장은 해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한 것으로 측근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이후로는 한미약품에선 사내이사로만 활동하고, 최근에는 코리그룹이나 디엑스앤브이엑스 등 개인사업에 주력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김: 2년 전부터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 같네요. 이번엔 임종윤 사장이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시나요?

천: 현재 임종윤 사장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분율을 살펴보겠습니다.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의 지분을 보면 명확하게 같은 편에 서 있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약 2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임종윤 사장이 12%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누가 가세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7%를 보유한 동생 임종훈 사장이 가세할 수 있고, 한미사이언스 주식 1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이 가세할 수도 있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과거 임성기 회장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만약 임종윤 사장이 신동국 회장과 연합전선을 꾸린다고 하면 두 사람의 지분율이 통합 후라도 OCI홀딩스와 비슷해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반대로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손을 들어준다고 하면 또 다른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최근 보도를 보면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이 임종윤 사장을 직접 만나서 좋은 쪽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해집니다. 아직까지는 결정된 게 없고 많은 변수가 있어서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 네. 결과적으로는 신동국 회장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네요.

또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은 게, 국내 5위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왜 OCI와의 통합을 선택했나. 혹은 OCI는 왜 제약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나. 이것일 것 같은데요. 이번 거래의 배경은 뭐라고 보세요?

천: 사실 이번 거래는 고 임성기 회장이 남긴 주식에 대한 상속세입니다. 임성기 회장이 유족들에게 상속한 주식은 당시 평가액으로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 중 상속세는 절반인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주식 담보 대출을 많이 받았습니다. 작년 5월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사모펀드인 라데팡스 등과 함께 약 300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계약은 결국 여러 문제가 개입되면서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말부터 OCI와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거래를 통해 송영숙 회장이 약 2000억원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이 돈으로 상속세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 네. 사실 지난해 내내 제약업계에서 한미약품 그룹 매각설이 꾸준히 돌았었죠. OCI 입장에서도 얘기해볼까요? 사실 OCI는 지난 2022년에도 부광약품을 인수하기도 했죠. 제약바이오산업에 관심이 그만큼 컸다는 걸로 봐도 될까요?

천: OCI는 2018년 부광약품과 합작사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2022년에는 1461억원을 들여 부광약품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OCI는 “60년 넘게 축적해온 글로벌 케미컬 역량과 법인운영 노하우,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광약품의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성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광약품 인수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한미약품 수준의 제약사와 손을 잡았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김: OCI가 부광약품과 한미약품 인수에 투입한 현금만 7000억원에 육박합니다. 그만큼 제약산업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네요.

또 궁금한 점은 앞으로 한미그룹 측 경영진의 재편 가능성입니다.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로 큰 변화를 겪어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바뀔까요?

천: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로 한미약품은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이관순 부회장이나 권세창·우종수 사장 등 과거 기술수출 주역들이 그대로 포진하고 있다가, 최근 1~2년 사이 모두 회사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사람이 바뀌면서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 됐습니다. 만약 OCI홀딩스가 어떤 식으로든 한미그룹에 들어오면 OCI의 인사가 들어오든지, 아니면 임주현 사장을 중심으로 한미그룹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게 될지 여러 변수가 예상됩니다.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이와 관련해 최근 한미그룹 측에서 공식적으로 사내 망에 올린 글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천: 굉장히 많은 설들이 난무하면서 한미그룹도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자로 한미그룹이 사내 망에 여러 내용의 팩트체크 글을 올렸습니다. 몇 가지 읽어드리겠습니다.

“통합 이후 리더십이 변경되나요?” 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OCI와의 통합 지주사는 이우현, 임주현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한미사이언스 이하 모든 관계사는 ‘현재와 동일하게’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리더십을 토대로 변함없이 운영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나요?” 라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한미그룹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임종윤 대표의 공개 발언을 의식한 질문인데요. 한미그룹은 “각 지주회사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최종 의사 결정된 사안입니다. 대주주 가족 간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통합이라는 큰 명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김: 다른 질문/답변 가운데 흥미로운 부분을 소개하겠습니다. 한미약품 임직원들의 관심을 모으는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다만 이 대답이 약간은 애매한 게, 통합 이후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데일리팜 이슈진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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