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영유아 예방옵션 잇따라…RSV 백신시장 쟁탈전
- 손형민 기자
- 2026-07-29 11:59:0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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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렉스비’, 성인 적응증 확대…모더나와 백신 경쟁
- 항체주사 간 맞대결 성사…모체면역 백신도 등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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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시장이 성인과 영유아 전 영역에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성인에서는 GSK와 모더나가 백신 경쟁에 나선 가운데 영유아에서는 사노피와 MSD의 장기지속형 예방 항체주사에 화이자의 모체면역 백신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RSV 예방옵션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실제 시장 확산을 위해서는 국가예방접종사업(NIP) 편입이나 건강보험 급여 등 비용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영유아 예방 항체주사는 백신이 아닌 의약품인 만큼 NIP와 건강보험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일지가 정책적 과제로 남아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RSV 예방 시장은 성인 백신과 영유아 예방 항체주사를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성인 시장에서는 GSK의 '아렉스비'와 모더나의 '엠레스비아'가 맞붙고 있다. 영유아 시장에서는 사노피의 '베이포투스(니르세비맙)'에 이어 한국MSD의 '엔플론시아(클레스로비맙)'가 국내 허가를 받았고, 화이자의 임신부 RSV 백신 '아브리스보'도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RSV는 대부분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영유아와 고령층, 만성질환자에서는 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하기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생후 첫 RSV 유행 시즌을 맞는 영아는 면역체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고 기도도 좁아 중증화와 입원 위험이 높다.
국내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9년까지 5세 미만 소아에서 연간 최대 1만8434건의 RSV 환자가 발생했으며, 전체 환자의 44.7%가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6~11개월 영아는 RSV 입원 환자의 48.2%,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57.3%를 차지했다. 생후 6개월 미만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도 8.35일로 가장 길어 영아의 건강 부담뿐 아니라 보호자의 돌봄과 의료 자원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GSK '아렉스비', 고위험 성인까지 적응증 확대…장기 예방 근거 확보

성인 RSV 백신 시장에서는 아렉스비의 적응증 확대가 경쟁 구도 변화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GSK는 최근 아렉스비의 적응증을 18~49세 고위험 성인까지 확대했다. 기존 60세 이상 성인과 50~59세 고위험군에 이어 만성 호흡기질환이나 심혈관질환, 당뇨병, 만성신질환, 면역저하 등으로 RSV 중증 위험이 높은 18세 이상 성인 전반을 포괄하게 됐다.
이번 적응증 확대는 18~49세 고위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3b상 임상시험을 근거로 이뤄졌다. 연구에서는 해당 연령군의 면역반응을 60세 이상 성인과 비교한 결과 비열등성을 확인했으며, 안전성 양상도 기존 접종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렉스비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예방효과와 장기 추적 근거도 확보하고 있다. AReSVi-006 3상에서 첫 RSV 유행 시즌 동안 60세 이상 성인의 RSV 하기도질환 예방효과는 82.6%로 나타났다. 기저질환을 1개 이상 보유한 성인에서는 예방효과가 94.6%로 확인됐다.
장기 추적에서는 1회 접종 후 세 번의 RSV 유행 시즌에 걸친 누적 예방효과가 62.9%, 중증 RSV 하기도질환 예방효과는 67.4%로 집계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방효과가 감소했지만 추가 접종 없이 세 번의 유행 시즌에 걸친 보호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더나는 mRNA 플랫폼을 적용한 엠레스비아로 경쟁에 나섰다. 엠레스비아는 RSV F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설계된 mRNA 기반 백신으로, 코로나19 백신에서 축적한 플랫폼 기술을 RSV 예방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엠레스비아는 국내에서 60세 이상 성인의 RSV 하기도질환 예방에 허가돼 있다. 향후 고령층을 넘어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 등 젊은 고위험군으로 허가 범위가 넓어질지도 성인 시장 경쟁의 주요 변수다.
사노피·MSD 예방 항체주사 경쟁…입원·중증 부담 감소로 차별화
영유아 시장에서는 백신보다 장기지속형 단클론항체가 먼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사노피의 베이포투스는 생후 첫 RSV 유행 시즌을 맞는 신생아와 영아에게 항체를 직접 투여해 감염 직후부터 방어 효과를 제공하는 예방 항체주사다. 1회 투여로 약 5개월 동안 예방효과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베이포투스는 생후 첫 RSV 시즌의 영아뿐 아니라 두 번째 RSV 시즌에도 중증 위험이 높은 24개월 미만 소아에게 사용할 수 있다. 첫 번째 시즌에는 체중에 따라 투여 용량이 달라지고, 두 번째 시즌 고위험군에는 별도 용량이 적용된다.
한국MSD는 지난 6월 엔플론시아의 국내 허가를 획득하며 영유아 RSV 예방 항체주사 시장에 진입했다.
엔플론시아는 생후 첫 RSV 유행 시즌에 진입하거나 유행 시즌 도중 태어난 신생아와 영아의 RSV 하기도질환 예방에 허가됐다. 영아의 체중과 관계없이 105mg 단일 고정용량으로 1회 투여할 수 있으며, 투여 후 최소 5~6개월간 예방효과가 지속된다.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CLEVER 2b/3상은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재태기간 29주 이상 건강한 미숙아와 만삭아 약 3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엔플론시아는 위약 대비 투여 후 150일까지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RSV 하기도감염 발생 위험을 60.4% 낮췄다. 같은 기간 RSV 관련 입원 위험은 84.2% 감소했으며, 투여 후 180일까지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중증 RSV 하기도감염 발생 위험은 91.7% 줄었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보고된 이상반응의 96% 이상이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
중증 RSV 위험이 높은 미숙아와 만성 폐질환 또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동반한 영아를 대상으로 한 SMART 3상에서는 엔플론시아가 기존 예방 항체주사인 ‘시나지스(팔리비주맙)’ 대비 전반적으로 유사한 안전성 양상이 확인됐다.
엔플론시아의 고정용량 방식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투여 절차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영아의 체중에 따라 용량을 산정하거나 제품을 달리 준비할 필요가 없어 출생 시점과 월령, 체중이 다양한 영아를 관리하는 의료기관에서 투여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MSD는 생후 첫 RSV 유행 시즌을 넘어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중증 고위험 영유아까지 엔플론시아의 적응증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두 번의 RSV 시즌에 걸쳐 중증 위험이 높은 2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SMART 3상 후속 데이터를 확보했다. 두 번째 시즌에 엔플론시아를 투여한 소아에서 혈중 약물 농도가 첫 시즌 건강한 영아에서 확인된 수준과 유사했고, 안전성도 기존 결과와 일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두 번째 시즌 고위험 영유아까지 적응증이 확대되면 이미 해당 적응증을 보유한 베이포투스와의 경쟁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화이자 아브리스보 허가 예고…모체면역 전략 가세

화이는 예방 항체주사와 다른 모체면역 전략으로 영유아 RSV 예방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아브리스보는 임신부에게 백신을 접종해 형성된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출생 후 영아에게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예방 항체주사와 달리 임신 중 접종을 통해 영아가 태어날 때부터 RSV에 대한 수동면역을 갖도록 설계됐다.
미국에서는 2023년 임신 32~36주 임신부에게 접종해 출생 후 6개월까지 영아의 RSV 하기도질환과 중증 하기도질환을 예방하는 적응증으로 허가됐다. 임신부 접종을 통해 영아의 RSV를 예방하도록 허가된 첫 백신이다.
허가 근거가 된 MATISSE 3상에서 임신 중 아브리스보를 접종한 군은 출생 후 90일까지 영아의 중증 RSV 하기도질환 위험을 81.8% 낮췄다. 생후 180일까지의 예방효과는 69.4%로 나타났다.
아브리스보는 국내에서도 조만간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가가 완료되면 영유아 RSV 예방은 출생 후 장기지속형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방식과 출생 전 임신부 백신을 통해 항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나뉘게 된다.
두 전략은 투여 대상과 시점이 다른 만큼 완전한 대체 관계라기보다 임신부의 접종 여부, 영아의 출생 시기, 기저질환과 중증 위험도 등을 고려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
예방옵션 갖췄지만…NIP·건강보험 적용이 시장 변수
RSV 예방 제품이 성인과 영유아 전반에서 갖춰지면서 관심은 비용 지원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고령층 RSV 백신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고령층의 입원·사망 부담을 고려하면 향후 국가예방접종사업(NIP) 편입 필요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질병 부담과 비용효과성, 우선 접종 대상 등에 대한 정책적 근거가 추가로 필요하다.
영유아 예방 항체주사는 제도 적용 방식이 더욱 복잡하다. 베이포투스와 엔플론시아는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백신이 아닌 단클론항체 의약품이다. 이 때문에 NIP에 포함해 국가가 일괄 구매·공급할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 의료기관에서 처방하는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두고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생후 8개월 미만이면서 첫 RSV 시즌에 진입했거나 시즌 중인 영아에게 장기지속형 예방 항체주사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예방 항체주사를 공중보건 예방전략에 포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MSD도 28일 열린 엔플론시아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NIP 혹은 건강보험 적용을 통한 접근성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RSV 예방 시장에서는 당분간 영유아 분야의 제도권 진입 논의가 상대적으로 먼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그간 정부 측은 고령층보다는 영유아 NIP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영유아에서는 RSV로 인한 입원과 중증 부담이 확인된 데다 예방 효과를 입증한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비용 지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노피와 MSD는 예방 항체주사의 접근성 확보를 위해 NIP 또는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아브리스보의 국내 허가가 이뤄지면 모체면역 백신까지 포함한 영유아 RSV 예방정책 논의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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