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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응급약국, 부실 운영땐 슈퍼판매 역풍

  • 박동준
  • 2010-07-14 12:29:24
  • 약사회 발표 명단 일부 '혼선'…의협·경실련 등 예의주시

[이슈분석] 심야응급약국 운영 전망과 향후 과제

13일 대한약사회는 3개월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19일부터 12월까지 전국적으로 새벽 6시 운영 약국 51곳과 새벽 2시 운영 약국 30곳 등 총 81곳의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 외에도 약사회는 밤 10시 이후 운영 약국 593곳과 365일 연중무휴 약국 2174곳을 가동해 심야응급약국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했다.

추진과정에서 적지않은 반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심야시간대 의약품 구매불편 해소라는 대전제 하에서 심야응급약국 운영이 시행되는 것이다.

약사회는 심야응급약국을 중심으로 이를 지원하는 약국들의 운영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사실상 의약품 구매 사각시간대를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약사회는 "그 동안 공휴일 및 야간시간 당번약국을 자율적으로 운영해 ?으나 순환제로 인해 당번약국을 찾기 어렵다는 국민 불편이 제기돼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을 실시하게 됐다"며 "국민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적시에 공급해 국민보건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야응급약국 발표 명단 혼선에 의약품 취급소 지정도 지연

심야응급약국 가운데 의약품 취급소의 경우 지자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19일 운영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약사회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심야응급약국의 정식 가동이 19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소간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1곳의 심야응급약국 가운데 개별 회원 약국을 제외한 16곳은 관공서나 약사회관 등 약국 외 장소를 지자체로부터 의약품 취급소로 승인받아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지자체 승인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는 심야응급약국을 희망하는 회원을 찾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범사업 추진과정에서 구약사회가 중앙회의 방침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 일선 약사회에서는 지난 달 말에서야 심야응급약국 운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근본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13일 현재 약국 외 장소에서 의약품 취급소를 운영하겠다고 통보한 구약사회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관할 보건소에 의약품 취급소 승인 요청도 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더욱이 약사회가 발표한 심야응급약국 명단 자체에서도 오류가 발생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약사회 심야응급약국으로 발표한 약국들 가운데는 논의 과정에서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약국이나 새벽 6시와 새벽 2시 운영이 뒤바낀 약국들이 일부 포함돼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보건소 약무팀장은 "지난 주 복지부로부터 약국 외 장소를 의약품 취급소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받았다"면서도 "아직까지 구약사회로부터 승인 요청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심야응급약국 추진을 담당한 약사회 국민불편해소TF 구본호 팀장(수석 정책기획단장)도 "의약품 취급소 지정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지역별로 심야응급약국 운영에는 다소 시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원 당번제 운영 '맹점'…"심야응급약국 부실 운영시 비판 봇물"

의협과 경실련 등은 여전히 심야응급약국 운영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심야응급약국이 이러한 혼선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행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존 24시간 약국들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회원 당번제로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회원들의 불참은 심야응급약국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의 참여가 미진할 경우 구약사회 임원들이 나서 근무를 대체해야 하지만 구약사회장들 사이에서 조차 심야응급약국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나 시민단체가 심야응급약국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초기의 긴장감이 유지되지 못한 채 느슨한 운영이 이뤄진다면 심야응급약국이 결국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었다는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지난 2007년 약사회가 24시간 약국 도입을 발표했다 중도포기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과거와 같이 시작은 요란하게 하면서 결국 용두사미 격으로 끝나는 방안이라면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못박은 바 있다.

심야응급약국,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우려…"약사법 준수하라"

심야응급약국으로 지정된 약국들 사이에서 심야시간대 근무약사 구인난 등을 이유로 무자격자의 의약품 판매 행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약사회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 동안에도 일부 24시간 약국에서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처럼 치부돼 왔다는 것이 약국가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약사회는 심야응급약국 도입 논의 과정에서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근절에 대한 고민보다는 사실상 심야응급약국 명단 확보 자체에 치중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심야응급약국에서도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가 발생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국가에서는 의협이 심야응급약국에 대한 감시 입장을 천명한 상황에서 상대단체의 공격이라고 하더라도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등이 적발될 경우 심야응급약국 운영 당위성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도 터져나오고 있다.

의협은 이미 심야응급약국 운영 발표 전부터 이들 약국에서 임의조제나 전문약 판매를 비롯한 약사법 위반행위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인 감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에 약사회는 심야응급약국 발표와 함께 시·도약사회에 관련 운영지침을 전달하고 지역별로 담당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점검단을 구성해 철저한 약국 관리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상태이다.

구본호 팀장은 "심야응급약국에서의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는 절대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된다"며 "이들 약국에 대해 현행 약사법을 준수할 것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야응급약국, 6개월 시범사업 후 국민 눈높이 맞추기도 관건

19일부터 운영되는 심야응급약국은 시범사업이라는 점에서 6개월 동안의 시범사업 이후 시행 역시 약사회로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약사회는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별, 시간대별 국민수요도를 파악해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별 다른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를 확대 시행하는 것에 약사 사회가 선뜻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국민들의 심야시간대 의약품 구매 수요가 예상 외로 많지 않다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하더라도 기존 심야응급약국에 눈높이가 맞춰진 국민들이 시범사업이었다는 이유로 이를 축소하겠다는 뜻을 선뜻 이해할 지도 미지수이다.

심야응급약국 축소 방침은 자칫 국민들에게 결국 약사회가 일반약 약국 외 판매라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다.

구본호 약사회 수석 정책기획단장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약사회가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약사들이 심야시간대까지 근무한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약국외 판매 저지를 위한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을 잡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구본호 팀장은 "경제성 측면에서 심야응급약국을 바라본다면 절대 풀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단정지으며 "이는 흑자를 내는 등의 수익성이 아니라 약사로서의 책무로 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심야응급약국은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저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며 "국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약사회가 수 년전부터 고민하던 것이 이제야 현실화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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