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일반약' 못하면 리더십 붕괴…투쟁체제로 전환
- 박동준
- 2011-06-17 12: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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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약 외품 전환 후폭풍으로 단식·삭발에 5부제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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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전망]= 약사회, 의약외품 전환 후폭풍 대응 방향
대한약사회(회장 김구)가 복지부의 일반약 44품목 의약외품 전환으로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의약외품 전환을 일반약 슈퍼판매의 시발점으로 인식한 회원들의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가운데 조기에 전문약 스위치로 국면을 전환하지 못할 경우 집행부의 존립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구 회장, 삭발에 단식투쟁 돌입…부회장·상임이사 총사퇴
15일 김구 대한약사회장은 복지부의 의약외품 전환 및 일반약 약국외 판매 추진에 대한 항의 표시로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하고 이에 대한 의지 표명을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다.
김 회장의 단식 선언에 이어 약사회 부회장단과 상임이사진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예고된 상황에서 당장 집행부의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집행부 일괄 사퇴는 의약외품 전환으로 시작된 일반약 약국외 판매 논의에 대한 약사회의 부담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안전성을 강조하던 것에서 이제는 편의성을 말하고 있다"며 "복지부 장관이 말을 번복하고 청와대가 자기 말을 뒤집는 상황에서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해냈다.
그는 "논의도 하지 않은 의약외품 전환을 정부가 당일 바로 발표했다"며 "청와대의 일방적인 지시와 여론몰이를 통한 압박 속에서 정부는 의약품의 안전성이라는 소신을 버렸다"고 성토했다.
5부제 자정근무까지 잠정 유보…"복지부, 신뢰를 져버렸다"
의약외품 전환에 대한 약사회의 반발은 5부제 잠정 유보 결정에서 극에 달했다.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내놓은 방안을 복지부 장관이 자유판매약 도입 시점까지의 시간벌기용 정도로 폄하한 상황에서 5부제를 시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약사회는 기존 비상대책위원회를 투쟁위원회로 재구성하는 등 사실상 향후 대응방향을 투쟁에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약사회의 이 같은 움직임이 당장 정부를 상대한 강경대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 회장의 단식 및 부회장·상임이사 총사퇴 등은 의약외품 전환으로 인한 성난 약심을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는 동시에 혼란에 휩싸인 약사 사회 내부를 추스르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의약외품 전환으로 인한 일선 약사들의 분노를 제대로 달래지 못할 경우 향후 비난의 화살이 정부 뿐만 아니라 약사회 집행부로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의약외품 전환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집행부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정부나 의료계와 싸우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내부의 혼란을 수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의약외품 전환에 울분을 토하고 있는 회원 정서를 감안하지 않은 채 5부제를 무리하게 끌어갈 경우 시행 동력은 고사하고 집행부가 회원들의 희생만 강요한다는 비판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시·도약사회는 일반약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될 경우 5부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왔으며 실제 경기도 부천시약사회 등 일부 구약사회들은 외품 전환 발표 이후 이사진의 찬반투표를 통해 5부제 불참을 결정하기도 했다.
더욱이 5부제 시행 동력이 상당부분 저하된 상태에서 이를 강행해 운영이 벽에 부딪힐 경우 또 다시 외부로부터 보여주기식이라는 비난에 시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시행 유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 관계자는 "5부제를 약속했던 당시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회원들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고 5부제 시행을 밀어 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약사회, '전문→일반약' 국면 전환 예상…"정부·의협 상대 공세 지속"
이에 약사회는 의약외품 전환에 쏠린 사회적 관심을 최대한 신속하게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 국면으로 전개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추진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를 상대로 한 공세에도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미 복지부가 의약외품 전환에 대해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에서 의약외품 전환 품목에만 역량을 집중하기 보다는 보다 공격적인 입장에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의약외품 전환으로 인한 회원들의 상실감을 달래고 그 동안 약사회를 집요하게 공격해 온 의협을 압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 분류 소분과위원회 제2차에서 논의될 의약품 재분류를 위해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이 가능한 성분 및 품목 선정을 상당부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회는 의약외품 전환으로 맞을 매는 다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제는 의약품 재분류 논의를 통해 공격적인 입장에서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가져오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자유판매약 도입' 논의 부담…"목숨 걸고 약사법 개정 저지한다"
다만 약사회의 기대와 달리 자유판매약 도입을 위한 약사법 개정 문제가 여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의약품 분류 소분과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하더라도 복지부 진수희 장관까지 나서 약사법 개정 추진을 공언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입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유판매약 도입을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될 경우 통과 여부를 떠나 약사회는 의약외품 전환 이상의 내홍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약사 사회의 강경대응이 국민들에게는 자칫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약사회로서는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부가 국민 불편 해소를 일반약 약국외 판매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이를 전면적으로 거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약사회는 정부와 의협 등에 대한 강경대응과 함께 국민들을 상대로 최대한 몸을 낮추는 양동작전을 펼칠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이다.
약업계 한 인사는 "국민 여론을 자극할 경우 약사회에도 득이 될 것은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더라도 국민들에게는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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