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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식 품목' '내수전용 조직'…체질 개선부터

  • 어윤호
  • 2012-01-03 06:45:00
  • 특화된 품목과 맞춤형 조직으로 세계시장 두드릴 때

대다수 국내 #제약사들의 의약품 품목구조는 전 약효군에 걸친 다품목 소량생산의 비효율적 체제다. 전형적으로 티끌모아 태산을 쌓는 방식이다.

제약산업 특유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구조 역시 한결 같은 모습이라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약가인하 취소소송이 제약사 별로 어떻게 진행이 되고 어떻게 결말이 나든 관계없이, #한미FTA 여파가 크고 작고를 떠나 이제는 이전과 같은 영업을 하던 시대는 끝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당장 다국적사들에 비해 신약 경쟁력을 갖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국적사와 견줘 제품력이 떨어지는 국내사끼리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제약산업은 앞으로 스스로 변해야 한다.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고, 특화된 품목과 새 개념의 조직으로 2012년을 맞아야 할 것이다.

◆"그 회사만의 색깔을 갖자"…특화된 품목 구조조정 절실=제약업계 품목 구조조정에서 관건은 회사의 인프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특화'에 있다.

현재 국내 263개 제약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의약품은 약 2만 품목으로 이 가운데 상당수 품목들이 겹치는 유사 제제들이다. 이렇게 품목 중복 현상이 자연스레 리베이트로 연결돼 왔다는 사실을 업계는 부정하지 않고 있다.

데일리팜이 2012년 신년기획으로 제약업체 30곳 CEO(국내 21곳, 다국적 9곳)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아직까지 품목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 30곳 중 '없다'는 의견도 9곳이나 됐다. 10품목 이내 검토가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20품목 이내 검토가 3곳, 20품목 이상 검토도 3곳이나 됐다. 조정이 완료됐다는 의견은 1곳 있었다.

다만 2008년 새 GMP제도 도입 이후 업계 일각에서도 구조조정의 노력은 있었다.

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백화점식 품목으로는 안된다. 과감한 품목 구조조정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사원들의 디테일 능력을 강화해 의사들에게 차별화된 제네릭을 접근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행인 것은 제약계에 3각파도의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개별업체별 품목조정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체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에서부터 타 회사로 매각 등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돼 말로만 되풀이됐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본격화되는 기미를 보였다.

피부과 분야에서 특화된 중외신약이나 CNS(정신신경) 계열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명인·환인제약처럼 특화분야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회사 규모나 약업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데서 해답을 찾아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녹십자의 경우 이미 과감하게 경쟁력 없는 품목의 구조조정을 통해 특화 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종플루 사태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삼일제약은 안과제품 차별화를 통해 탄탄한 시장기반을 구축하고 있고 태준제약도 안과, 조영제 분야에 집중해 틈새 시장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갖춰 무한경쟁 시대를 대비해 나가고 있다.

휴온스는 '웰빙 의약품'이라는 테마를 갖고 비만, 미용 관련 의약품 제품군의 특화를 통해 휴온스의 색깔을 입혀 나가고 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약가인하를 감안하면 이제 품목 구조조정은 필수 사안이 돼 버렸다"며 "체계적인 검토를 거쳐 수익성은 낮고 구색맞추기 차원에 머물렀던 품목들을 골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순히 '어쩔수 없는 제품 버리기'를 넘어 비효율적인 품목을 과감히 버리고 회사의 특성에 맞는 경쟁력 있는 품목들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던 국내 제약회사들의 품목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맞춤형 조직 개편…글로벌 제약사 필수 조건=제약업계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궁리는 지난 한해 동안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인 선두 제약사들이 가장 먼저 집중한 부문은 바로 조직 개편이다.

이제까지 국내 제약사들이 가져왔던 조직 특성의 장단점을 떠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맞춤형 조직 개편' 임을 인식한 것이다.

그중 신속하고 체계적인 조직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는 제약산업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이다. 물론 기존 제약사들과 삼성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수많은 나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은 삼성의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삼성은 올초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후 최근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 아이덱과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신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전략은 한마디로 아이덱과의 바이오합작사 설립으로 선진국 제약사의 기술을 활용해 리스크를 줄이고 제품의 품질과 원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바이오젠 아이덱은 다발성경화증 및 혈액암 치료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 중 6위, 미국 내에서는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바이오 전문 제약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바이오젠 아이덱이 15%의 지분으로 구성되는 합작법인은 내년 3월께 설립되며 이미 핵심 R&D인력 100여명을 확보했고, 앞으로 200~30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삼성은 얼마전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종합기술원의바이오랩을 바이오연구소로 격상시켜 위상을 높였다. 연구역량을 보강, 신사업으로 추진중인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 연구지원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다.

또 인수작업을 완료한 삼성메디슨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내부조직 재편도 실시했다. 이는 의료사업 일류화를 앞당기기 위한 일환으로 바이오-의료기기사업간에도 공동채용, 전략공유 등의 협력을 강화하는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 모든 작업이 정식 의약품 법인이 출범한지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일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바이로직스 출범 이후 삼성은 모든 중심 인력을 사업 구상에 투입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이후 바이오의약품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도 계획된 일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 뿐 아니라 동아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JW중외제약, CJ제일제당, 대원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 역시 연구조직 개편, 영업조직 개편 등 글로벌 신약 확보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 화학합성·동물실험·분석·제조 등 기능별로 산재했던 연구 조직을 프로젝트 기반으로 바꾸는 등 R&D 시스템을 과감히 개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임상·허가·판매에 따르는 제반 문제와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시장 경쟁력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직 개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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