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를 내손으로 고발…처방전, 바로 너 때문"
- 김지은
- 2012-06-04 1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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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방조제 의존하다보니 약사 직능은 점점 협애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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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이 약사 사회에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은 조제문화의 정착이자 의약품 주권자로서 위상이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대명제가 실현되면서 처방조제는 약국의 직능정체성을 대변하는 존재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방조제는 야뉴스의 얼굴을 닮았다. 달콤할줄만 알았던 처방조제는 도리어 약사사회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약사사회 중론이다. 외형적으로는 의약품 주권자지만 내면적으로는 처방조제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등이 워낙 막강함에 따라 균형잡힌 약사직능의 실현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처방전 때문에 주변 약국 선후배를 믿지 못하고 약사로서 자존감 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약사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분초 아껴 처방조제에 매진…약사 자존감은 '어디로'

여타 전문직인 세무사(18위)·판사(22위)·노무사(35위)·의사(44위)·변호사(57위) 등이 100위권 안에 포함된 것으로 미루어볼 때 약사의 만족도는 비교적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곧 의약분업 후 약국들의 처방조제 의존도 심화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약사사회의 공통된 견해다.
분업 후 약국들이 조제 수입에 의존하면서 약사의 능력보다는 그야말로 약국 입지가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실제 자본이 있어 대형 병원이나 능력있는 의원 인근에 위치한 약국과 동네에서 일반약 판매 등으로 근근히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약사가 졸업 후 끊임없는 공부를 통한 학술적 지식이나 환자들을 상담하고 투약해 얻은 임상결과는 약국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남 보다 더 좋은 약국자리에서 더 많은 환자를 받아 분초를 아껴가며 처방조제에 매진하는 것이 곧 높은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들의 처방조제 의존이 심화되면서 약사 스스로도 전문직으로서 자부심을 잃고 있을뿐만 아니라 환자들 조차 약사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약국이 조제에 매몰되면서 원래 기능인 상담이나 복약지도가 소홀해 지고 있는 것은 곧 약사 자신의 자존감을 잃게 하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방조제 의존 심화…약국 간 '불신의 벽' 높아져
"처방조제에 매몰되면서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바로 동료 약사가 됐다. 주변 약국과 처방전 유치를 놓고 서로 헐뜯고 약값 일이백원을 깎아주면서 이제 최대의 적은 다름아닌 선후배 약사들이 돼 버렸다."
대다수 약사들은 직업 만족도가 높지 않은 원인 중 하나로 전문직으로서 자존감 하락 외에도 주변 약국들과의 끊임없는 내·외적인 갈등을 꼽았다.

더 많은 처방전을 유치하기 위한 일반약 가격경쟁과 난매는 일부 유명광고품목의 마이너스 마진이라는 기현상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에 더해 일부 약국들을 조제료 할인이라는 불법까지 서슴지 않도록 이끌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한 약사는 "얼마 전 몇 년 간 선배로 모시며 잘 지내던 약사님을 고발하고는 씁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했다"며 "자기 약국의 처방전 수가 줄어들자 조제료 할인까지 하는 선배 약사를 보며 불법행위도 참을 수 없었지만 당장 내 생계가 달려있는 문제인 만큼 어쩔 수 없더라"고 고백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담합약국·층약국이라는 기형약국의 출몰은 약국 간 불신을 조장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어찌보면 처방전에 약국 간 생존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과 담합하는 약국이나 층약국의 출현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부 약사들의 설명이기는 하다.
서울 강남구 한 약사는 "요즘은 어떤 약국이 또 치고 들어오나, 혹시 우리 건물에 다른 층약국이 들어오지 않나, 주변 약국이 의원과 결탁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며 "대학시절 친했던 선후배마저 적이되고 분쟁의 대상이 된 지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약국에서 멀어지는 환자, 그 속에서 약사는

주변 병의원에 의존하면서 저녁 7시면 문을 닫는 약국들이 늘어 물리적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점 외에도 '복약지도도 안하고 약을 판다'는 수식어가 점차 약사사회를 옥죄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비약 편의점 판매와 관련, 각종 조사에서 국민 상당수가 찬성 입장을 밝혔던 일련의 사태도 약의 전문가로서의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큰 모습으로 다가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하겠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약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 처방건수에만 의존하기 보다 전문 경영인으로서 마인드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영의 기반은 약사만의 권리이자 의무인 복약지도를 토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희대 의료경영대학원 편석원 박사예정자는 "약사들은 다른 보건의료인들에 비해 자신들이 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전문 경영인이라는 마인드가 적다"며 "현대 사회에서 약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처방전 수 의존에서 벗어나 광위적 차원에서 경영 서비스 등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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