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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은 마케팅 실험무대"…'맛약국'으로 승부

  • 김지은
  • 2013-01-07 12:10:00
  • 다양한 이벤트 시도…'업무는 약사처럼, 경영은 사장처럼' 모토

[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1] 제주 메디칼약국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을 먹나요. 잘 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

약국 가득 울려 퍼지는 귀에 익은 대중가요가 환자들의 마음을 절로 가볍게 한다.

딱딱한 약국 분위기와는 다른 배경음악에 귀가 놀랐다면 연이어 생소한 약국 풍경에 환자들의 눈이 또 한번 놀란다.

제주도 메디칼약국 오원식 약사.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메디칼 약국. 한달 여 전 오원식(37) 약사는 파격을 감행하며 대대적인 약국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

약사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직접 고안, 제작한 이벤트 장에서부터 제품 영상광고, 투명 조제실까지, 약국은 곧 오 약사의 마케팅 실험무대 그 자체이다.

매달 진행하는 기획 이벤트와 약사가 만들어 놓은 직원·제품·매출관리 시스템은 약국 매출로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실천을 통해 직접 체감하며 일궈낸 오 약사의 약국 마케팅 노하우를 데일리팜이 샅샅이 파헤쳐 봤다.

◆인테리어부터 차별화…이벤트장부터 가격표시제도까지=메디칼약국의 진열장 하나하나는 여느 백화점이나 마트 건강기능식품 기획 코너가 부럽지 않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오 약사가 인테리어 전문가와 직접 상의하며 제작한 이벤트장을 비롯해 하이라이트존, 의약외품 코너 등 진열장 하나하나에서 약사의 아이디어와 마케팅 기법이 숨어있다.

약국 한켠에 마련해 놓은 이벤트 장 모습.
이벤트장은 백화점 신발코너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때 마다 기획한 아이템에 맞게 진열장을 변형 가능하도록 조립식으로 제작했다.

약사가 기획한 아이템에 맞게 제품이나 POP를 변형, 진열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항상 변화하는 약국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또 고객들의 눈길이 가장 많이 머무는 복약지도 공간을 하이라이트존으로 잡고 약사가 때마다 가장 주력하는 상품을 진열해 환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약국 한켠에는 의약외품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놓았다. 보호대나 신발, 의료기기 등의 상품을 다양하게 진열하고 아크릴쇼케이스를 이용, 가격을 표시하고 회전 진열대 등을 설치해 고객이 마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약국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변화는 약국 매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오 약사에 따르면 리모델링 후 전년 동월 대비 약국 매출이 300~400만원 이상 늘었다. 오원식 약사는 "고정돼 있는 약국은 고객까지도 멈추게 하고 기대감을 떨어뜨리게 한다"며 "지속적으로 약국을 변형하고 고민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려는 것이 곧 고객들에게도 기대심과 관심을 받게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가정의달·수험생·연말 이벤트 등…고객 만족 서비스로 승부=오원식 약사의 또 다른 마케팅 비법은 이벤트 활용이다.

오 약사는 약국이 비교적 한가한 시기인 여름에 1년 치 전반적인 약국 경영 계획과 이벤트를 기획하고 이에 맞는 별도 POP를 제작해 놓고 있다.

계절이나 시즌에 맞는 이벤트를 기획해 이에 맞는 일반약이나 건기식, 의약외품의 판매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벤트를 기획하면 먼저 취지에 맞는 일반약과 건기식, 의약외품 등을 선별, 포장, 진열하고 POP를 약국에서 직접 제작한다.

메디칼약국에서는 시즌별로 기획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다.
POP는 수기로 쓰거나 출력한 종이, 손코팅, 코팅기로 뽑아낸 것, 네온보드, TV·모니터를 이용한 디지털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 중이다.

지난 한해 가정의 달, 수능시험 시즌 수험생 이벤트, 연말 이벤트 등을 진행, 잉여매출도 확보하고 환자들 사이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약국이라는 이미지도 심어줬다.

오 약사는 "능동적으로 약국에서 하고싶은 일을 찾을 때 비로소 약국에 지배받는 것이 아닌 약국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며 "한번 더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곧 실행하고 도전하면 그것이 곧 매출이고 돈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 직원·제품관리 시스템이 곧 '잉여 매출로'=오 약사가 말하는 약국 경영의 숨은 비법은 '업무는 약사처럼 하되, 경영은 사장처럼 하자'이다.

약국을 제대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주먹구구식 운영보다 제품과 매출, 직원관리에 있어 명확한 기준에 맞는 약국별 맞춤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약사는 약국 경영에 있어 직원관리의 중요성은 가장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주 메디칼약국 모습.
직원이 약국을 자신의 직장, 직업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규직으로 채용, 근로계약서 작성을 필수로 하고 별도 약국 업무 매뉴얼을 부여해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직원이 일하는 데 동기부여가 가능하도록 의약외품이나 의료기기 관리, 판매를 통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제도를 도입한 후 직원들이 약국 업무에 대한 개인적 애착이 증가하고 이것이 곧 매출로 연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투명 조제실 내부에서 POS 관리 중인 오원식 약사 모습.
제품관리 역시 오 약사의 중요한 마케팅 기법 중 하나다. 약사가 관심을 쏟고 공을 들이는 제품은 곧 환자도 알아본다는 것이 오 약사의 마케팅 철학이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제품이 있다면 약사가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 기법을 고심해 특별한 진열이나 이벤트 등을 기획한다.

POS의 관리는 약국에서 돈을 버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 오 약사의 설명. 돈을 버는 것을 직접 확인해야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오 약사는 "단순 조제료가 아닌 매출이익으로 눈을 돌리고 매출 구조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경영자 마인드로 약국 매출 관리를 위해 POS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손실분 감소를 위한 별도의 노력을 한다면 곧 잉여이익으로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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