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약 조제 '딜레마'…"약사들의 아픔도 알아달라"
- 김지은
- 2013-01-12 0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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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병원 문전약국 약사들, 긴급 반회열고 자정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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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서든 조제를 거부했다는 것은 약사로서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지역은 향후 단 한건도 가루약 조제 거부는 없을 것이다. 단, 산제조제 과정에서 약사들만이 감수해야 하는 고충을 환자, 그리고 제약사, 정부도 알아주길 바란다."
대형병원 문전약국 약사들이 가루약 조제 거부 사태와 관련, 자정결의를 하고 나서 주목된다.
11일 서울 송파구 아산반회 소속 약사들은 긴급반회를 소집하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일부 대형병원 문전약국 산제조제 거부와 관련한 자정결의 대회를 가졌다.

송파구 보건소 박명숙 계장은 "지난해 5개월이 된 심장병 아이를 둔 부모가 아산병원 앞 약국들에서 산제조제를 거부당해 민원을 제기했었다"며 "조제를 거부한 약국을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더니 너무 많은 약국들이 거부해 꼬집을 수 없다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박 계장은 또 "당시 약국들과 구약사회에도 호객행위, 산제조제 거부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자정을 촉구했다"며 "약국이 가루약 조제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약사로서 의무를 다해야 권리도 찾을 수 있는 만큼 약사법 안에서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산병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대한약사회 이규진 감사는 "약사로서 이러한 자정결의 자리를 갖게 됐다는 점만으로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제거부는 곧 의약분업의 틀을 깨는 단초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인 만큼 어떤 이유에서든 약국에서 조제거부는 발생할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리에서 약사들은 자정결의와 더불어 산제조제와 관련한 애로사항, 해결안 등에 대해 거침없는 생각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약사들 "가루약 조제 거부, 약사들만의 문제인가"
약사들은 조제를 거부한 약사, 약국이 있다면 분명 문제가 있지만 약국들이 가루약 조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도 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약사들은 대형병원 산제조제의 경우 약 종류도 많고 처방 일수도 100일이상이 넘어 조제 시간이 상당해 환자들과 대기 시간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희귀성 질환 약의 경우 산제 조제 시 약사들의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 있어 조제 약사들의 기피도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 약사는 "파킨슨 병 환자의 경우 한번에 10가지 이상 약이 산제로 처방이 나오고 소아과의 경우 0.05티가 나오는데 이것은 곧 약 한알을 20포지로 산제하라는 것인데 가능하겠냐"며 "일부 젊은 여약사들에게 산제조제를 하라고 하면 기형아 출산 등을 우려하며 약국을 그만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또 "산제조제를 하다보면 다른 약 조제까지 밀어지면 조제를 기다리던 환자들 간 고성이 오고가고 심지어 주먹다툼까지 벌어진다"며 "인근 약국들이 가루약 조제를 거부해 우리 약국으로 산제 조제가 몰리면서 최근에는 인건비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고령의 산제조제 전문약사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다른 약사는 "장기처방 산제조제가 들어오면 약사 한명에 조제원이 붙어 약을 조제하는데 그 중간중간 비교적 시간이 적게 드는 처방을 다른 약사가 조제해 산제조제를 기다리던 환자는 자신만 오래 기다리게 한다며 막무가내로 고함을 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약사는 또 "한 심장병 환자는 산제조제 2700포가 처방으로 나왔는데 한 약사가 하루종일 해도 못할 분량이더라"며 "하루종일 조제에 매달렸지만 해당 처방의 조제료는 만원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약사들만 나쁘다고 말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가루약 조제, 병원·약국·제약·정부 해결안 모색해야 약사들은 가루약 조제 문제를 일부 약국에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병원과 제약사,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한 약사는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산제조제 시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동일시간에 복용하는 약의 경우 혼합조제가 가능하다'는 등의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을 제공하거나 처방전에 해당 내용을 기재해 준다면 산제조제 장기 대기시간으로 인한 약사와 환자간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약사는 "제형 변경의 필요성을 대한약사회에서 정책적으로 논의하고 이것이 곧 정부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산제조제 약이 대부분 소아약, 희귀병 약 등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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