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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6개월 만에 100% 성장…비결은 '진열'

  • 이혜경
  • 2013-01-17 06:34:58
  • 접수대 아닌 제품 진열된 매대에서 복약지도

[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4] 서울 팜빌편안약국

평범한 동네약국을 인수해 개국 6개월 만에 매출 100% 이상 성장을 이끈 약국이 있다.

백현안(35) 약사는 지난해 6월 서울 양천구 목동에 팜빌편안약국을 오픈했다.

하루 처방 20~30건, 매약 20~30만원 밖에 되지 않는 약국을 인수하면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리적 위치가 좋지 않았다. 아파트 보다 연립주택이 많은 오르막길 지역인데다 주변에 의원이라곤 가정의학과의원 1곳 뿐이었다.

고민하던 백 약사는 개국과 동시에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40~50대와 인근 학원가 학생들을 위한 OTC 판매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접수대를 벗어나 진열대로 나가자=팜빌편안약국은 지난해 6월부터 매달 꾸준히 매출이 늘어났다.

특히 OTC 매출량의 경우 인수 이전 운영된 약국과 비교하면 평균 100~150% 성장했다.

성장 비결을 묻자 백 약사는 "손님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백현안 약사가 OTC 진열장 앞에서 POP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OTC 지명구매를 줄이고 필요한 의약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저절로 머무는 시간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백 약사는 좁은 접수대에서 손님이 원하는 OTC를 여러개 꺼내 보여주지 않고, 약이 진열된 매대로 나서 POP를 직접 들고 꼼꼼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백 약사는 "조만간 태블릿 PC를 이용한 OTC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POP 샘플을 가지고 있지만 인쇄물로 보관하고 찾아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마진 광고제품 과감하게 앞으로 빼자=팜빌편안약국은 진열장에 놓인 모든 OTC 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염색약까지 설명과 함께 가격표가 부착돼 있다.

리딩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저가의 대체의약품 판매율도 높이고 있다. 가격표와 설명 문구는 백 약사가 직접 기입했다고 한다.
백 약사는 "가격을 공개하는 것을 꺼려하는 약국이 있는데, 광고로 유명한 리딩상품과 저가의 대체상품을 비교할 때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광고로 유명해진 의약품의 경우, 약국을 찾는 손님들은 대다수 지명구매를 하게 된다.

약사가 같은 성분의 저가 대체의약품을 추천하더라도 '돌려막기' 등 안좋은 시선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또한 약사들은 광고로 유명해진 의약품의 경우 거의 마진을 남기지 못하는 '저마진' 상품으로 인식돼 판매를 해도 기분이 썩 좋지 만은 않을 수 있다.

백 약사는 "모든 OTC가 손님이 볼 수 있는 진열대로 나와있는 상태에서, 손님들은 조금이라도 더 낯익은 의약품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라며 "그곳에 눈길이 가면 옆에 있는 의약품도 보이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약국 손님이 1정에 280원 하는 '인사돌'을 사기 위해 매대 앞으로 갔다가, 같은 성분이지만 1정에 208원 하는 낯설은 '덴티헤스'를 발견하면 구매할 의사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리딩상품 진열을 꺼리기 보다 적극적으로 한 공간에 놓았다"며 "두 달정도 이런식으로 진열을 했는데 대체의약품 구매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1인 약사 근무시 'Self-Medication'으로="편의점 상비약 판매이후, 셀프 메디케이션 진열에 대해 안좋은 시각으로 보는 약사들도 있다. 하지만 복약지도를 충실히 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팜빌편안약국 입구 진열장에는 상비약을 중심으로 셀프 메디케이션이 마련돼 있다.

일부에선 편의점 상비약 판매와 다른 점이 없다고 우려하지만, 백 약사는 근무약사 퇴근 후 1인 약사 체제로 약국을 지키는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백 약사는 "우리 약국은 근무약사가 퇴근하고 오후 5시부터 9시 30분까지 하루 약국 손님의 40~50%가 방문한다"며 "바쁜 시간에 상비약을 구매하는 사람의 경우 골라서 접수대로 가지고 오도록 진열했다"고 말했다.

이 중에 '감기 빨리 낫는 법'이라는 POP가 더욱 눈에 띈다.

감기 빨리 낫는 법을 POP로 만들어 놓았다.
그는 "셀프 메디케이션을 마련하고 나서 종종 환자들 가운데 경험에 따라 감기약으로 알약과 과립제를 갖고 왔다"며 "복약 지도를 POP로 만들어 스스로 약을 집어오면, 이후 또 다시 복약지도를 하는 방법으로 응용했다"고 말했다.

새로 응용한 POP가 성과를 보일 경우 다른 의약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약국장이 없어도 '언제나 한결같이'=팜빌편안약국은 백 약사와 근무약사 1명이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팜빌편안약국 백현안 약사
백 약사는 "약국을 준비하면서 '멘토'의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에 근무약사들을 위한 교육, 관리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며 "이와 함께 약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근무약사 매뉴얼을 마련해 놨다"고 전했다.

그는 "손님들은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받길 바란다"며 "약국장이 자리를 비워도 근무약사가 대신할 수 있는 약국 환경을 만들어 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짜' 근무약사의 경우 손님 응대에 대해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백 약사는 "처방전 없이 약을 달라고 하는 손님이나 할인해달라는 손님들을 대하면 근무약사들이 당황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사례를 모아 매뉴얼을 만들어 근무약사에게 숙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약국경영 노하우를 언급하면서 백 약사는 개국을 앞두고 있는 약사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백 약사는 "약국도 '세련' 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POS 설치로 수시로 재고 관리를 하면서 매출이 되지 않는 상품은 빼거나 위치를 변경하는 등 마케팅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팜빌편안약국 근무약사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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