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1 10:51:47 기준
  • #3년
  • 제약
  • #평가
  • #제품
  • #병원
  • #임상
  • 허가
  • #허가
  • 안과
니코레트

"글리벡 약값지원 일방중단 환자신뢰 깼다"

  • 최은택
  • 2013-05-27 12:24:54
  • 정부와 약속도 헌신짝...10% 이익금 공단에 환급해야

[단박인터뷰]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

#글리벡 복용환자들이 뿔났다. 한국노바티스가 약값지원 정책을 7월부터 중단한다고 일방통보했기 때문이다.

노바티스는 그동안 환자가 내는 부담금(5%)을 전액 사후 환급해줬다. 2003년 글리벡 급여등재 과정에서 마련된 일종에 '신사협정'이었다.

노바티스는 당시 복지부장관에게 보낸 공문에서 "한국 내에서 글리벡을 수입판매하는 한 (약값지원 사업을) 중단없이 지속한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 내 글리벡 약제상한가격이 당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적용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달라진 상황은 간단하다. 다음달 글리벡의 특허가 종료되면서 제네릭이 출시될 예정이고, 이에 맞춰 보험상한가가 최초 1년은 현 가격에서 70%, 그 뒤에는 53.55%로 조정된다.

국내 약가제도 변경에 따른 조치로 2003년 당시 급여등재 시 수용 가능성과는 다른 이야기이며, 환자들이 일방적으로 노바티스가 신뢰를 깼다고 분개하는 이유다.

백혈병환우회 #안기종(43) 대표는 "약값지원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노바티스가 높은 약가를 받기 위한 것이었지 환자들을 위해 선택한 전략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환자에게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것처럼 잘 활용해 놓고, 특허가 종료되니까 이제와서 정부와 약속조차 헌신짝처럼 버리고 나몰라라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안 대표와 일문일답.

-노바티스가 최근 환자지원금 중단계획을 발표했다. 환자단체에도 알려왔나

=노바티스 관계자들이 지난 13일 사무실을 방문해 7월부터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사전협의는 없었나

=말그대로 통보다. 사전협의 할 사안도 아니지만 상황이 바뀌었으니 앞으로는 못한다는 이야기 뿐이었다.

-예외도 있는 것으로 아는 데

=만성골수성백혈병,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만성호산구성백혈병, 과호산구성증후군, 만성골수단핵구성백혈병, 만성골수성질환, 융기성피부섬유육종 등 7개 적응증의 특허가 다음달 6일부로 만료된다. 약 3000명 가량의 환자가 이들 적응증으로 글리벡을 복용해왔다.

반면 위장관기질종양(GIST)은 2021년까지 특허가 남아있다. 약 1500명의 환자가 있는데, 여기에는 지원프로그램을 계속이어간다고 알려왔다.

-지원이 중단되면 환자들의 부담은 얼마나 늘어나나

=환자당 적게는 12만원에서 많게는 26만원까지 자부담이 생길 것이다.

-다른 중증질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않고 그동안 혜택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노바티스 입장에서는 특허만료 후 1년이 지나면 약값이 반토막 나는 데 불가피한 선택은 아닐까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본질이 흐려진다. 지원프로그램은 노바티스가 환자들을 위해서 마련하게 아니다. 글리벡은 '기적의 항암제'였지만, 또한 '절망의 신약'이었다. 한달 약값만 300만~600만원, 연간 3600만~7200만원이 소요됐다. 돈이 없는 환자들은 절망속에 죽으라는 이야기였다. 1년 6개월간 그야말로 목숨걸고 싸웠다. 글리벡을 못 먹어서 죽으나 싸우다가 죽으나 마찬가지였다.

이 과정에서 노바티스가 선택한 게 약값 지원프로그램이다. 회사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과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맞바꿨다. 글리벡 보험약가가 적어도 10% 이상 더 높게 책정된 이유다.

노바티스는 당시 국내에 글리벡을 판매하는 한 지원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것도 복지부장관에게 보낸 공문에서. 정부와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겠다니 말이 되나.

-글리벡은 그동안 얼마치나 판매됐나

=정확치는 않지만 2003년 이후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앞으로 대응방안은

=사실 환우회는 환자 개인에게 환급해주는 방식에 대해 그동안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공익재단 등을 통해 지정기탁하는 것으로 풀어가는 게 합리적이라고 봤지만, 환자들이 원하지 않았고, 내용상 달라질 게 없어서 현 상태를 유지해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에 이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하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핑계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재단법인이나 다른 공익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백혈병환자 지원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노바티스는 이럴 계획이 없다고 했다. 매번 본인부담금이 축소될 때마다 지원프로그램 종료나 축소를 주장해왔으니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여길 것이다.

우리는 등재당시 추가로 인정받은 약가 10% 부분을 건강보험공단에 노바티스가 환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제네릭으로의 스위치 가능성도 볼 것이다. 또한 후속 약물인 타시그나 등으로 교체되는 상황도 면밀히 감시할 것이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약가인하취소소송도 염두해둬야 할 대목이다.

노바티스는 400mg 제품을 국내에 도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초과이익을 얻어왔다. 약가인하취소소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든 노바티스에 총을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뢰는 그 쪽에 깼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