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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의원·약국 내역검색까지…빅데이터 '점화'

  • 김정주
  • 2014-04-17 06:15:00
  • 심평원, 요양기관 경영 컨설팅 이르면 하반기 서비스

[이슈분석]= '의료정보지원센터' 기대반 우려반

심사평가원이 그간 축적해온 방대한 건강보험 관련 자료와 정보를 가공해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여기서 실생활은 산학연에는 생생하고 입체적인 건강보험 데이터이고 환자에는 맞춘 옷을 입은 듯한 건강정보와 요양기관 선택 '팁'을 말한다.

개원·개국 또는 경영 컨설팅을 받고자 하는 기관이나 의약사들에게는 매출과 직결된 예측 시뮬레이션일 것이다.

심평원은 이 모든 것을 가입자와 공급자, 산업계와 학계의 입맞에 맞춰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심사·평가와 관련된 각 실부서가 축적한 방대한 빅데이터를 오늘(17일) 개소할 ' 의료정보지원센터'에 집약시키고 정보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는 것이다.

종전의 공공기관 정보 수준 범위를 뛰어넘는 과감한 시도지만 의욕만큼 파급력이 있을 지 아직은 미지수다.

◆탄생 배경과 취지 = 의료정보지원센터 개소는 새 정부 들어 불어닥친 빅데이터 경쟁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전국민 단일보험으로 국민 대부분의 건강정보가 집약된 만큼 그간 심평원의 정보 공개 태도는 매우 보수적이었다.

수십년 청구 심사 노하우와 방대한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는 무한한 활용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칫 악용되거나 유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각계의 우려 때문이었다.

심평원은 건강정보에 대한 각계의 수요 증대와 인식 변화, 의료-IT 융합 부상과 빅데이터 가치 증가 등의 패러다임을 수용해 과감하게 이를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즉 '공개 가능한' 범위의 모든 정보를 '가공 가능한' 범위로 만들어 기존에 없었던, 혹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확도가 떨어졌던 민간의 정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심평원이 닿을 수 있는 모든 분야다. 학계와 산업계는 물론이고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입체적인 결과물을 내기 위해 통계청과 기상청 등 부처 간 자료 공유도 공격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이 제시한 개원 입지 분석 서비스의 예.
◆공급-가입자 이용 측면 = 현재 심평원이 각계 의견 수렴과 자체 공모를 통해 발굴한 새로운 정보 서비스는 단연 병의원(요양기관 확대 목표) 경영지원 서비스와 환자 맞춤형 병원찾기 서비스다.

IT시대에 맞게 가능한 '직관적' 형태로 인식될 수 있는 정보물로, 이르면 하반기에 일부 서비스를 시작하고 자체 검증을 거쳐 점진적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경영지원 서비스의 경우 그간에 없던 경영 컨설팅으로, 의약사 개원 입지부터 예상 수요, 지역 소득수준, 매출 예측 시뮬레이션까지 토탈 컨설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민간의 영역에서 병의원과 약국 컨설팅이 이뤄지고 있지만, 방대한 공적 자료와 과학적 분석이 전문분석가들에 의해 가공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동일지역·과목 요양기관 처방·조제 내역 정보 서비스(가칭)'다. 심평원은 "그간 의사들이 궁금해하는 정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경쟁 병의원의 처방 내역이었다"며 "통계지표의 형태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약품의 경우 제약사 등 영업상의 비밀보호를 감안해 상병별 처방 성분 형태로 일부 영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관계자는 "업체 영업상 비밀을 보호하는 한도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적용해 군단위 수준으로 정보를 묶을 계획"이라며 "추진 단계이기 때문에 실무부서들 간 충분히 협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입자(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맞춤형 병원찾기 서비스로, 심평원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요양기관 검색(찾기)과 적정성평가 결과 등 각종 평가결과에 더해 환자 개인에 가장 근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심평원 청구기준 정보 제공에서 단순 자연어, 즉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병명까지 검색, 분석에 활용시키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것.

심평원은 자연어와 신체부위별 분석을 통해 환자가 질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른 일반적인 진료비 수준과 진료기간까지 예측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메디라떼 애플리케이션.
◆민간 상업부문 이용 측면 = 심평원은 빅데이터로 '창조경제'를 활용하기 위해 과감하게 정보 개방의 문턱을 낮췄다.

민간 상업 부문에 데이터 제공을 지원하면 IT 기반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대전제다.

심평원이 민간에 제공한 사례는 '메디컬 리워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업체 메디라떼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심평원이 서비스하고 있는 5만8000개의 병의원 정보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가맹 병원 할인정보(비급여 부문)를 제공한다.

심평원 원 데이터 가공에서 시작해 최종 정보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광고 마케팅이 발생하는 구조로 수익을 창출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맞춤형 건강정보와 가맹 의료기관 비급여 진료비 할인, 의료기관 소비자 리뷰, 포인트 현금 전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제휴한 의료기관은 광고비를 절약하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외국인 의료 관광객들의 경우에도 '뻥튀기' 가격 또는 '바가지 상술'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이점과 병원 예약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개발해 상용화 한 메디라떼는 출시 1년만에 매출 10억원을 달성하고 제휴병원 200개, 이용자 6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올려 지난해 앱어워드 코리아 생활서비스 부문을 수상했다.

◆빅데이터 활용 범위, 우려점은? = 정보의 장벽을 허물고 문턱을 낮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빅데이터의 활용가치와 가능성은 각 분야에서 널리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민 대부분과 제약 관련 산업의 수십년 데이터가 집약된 심평원의 빅데이터 개방에 각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먼저 요양기관 경영지원정보 서비스에는 입지 컨설팅이 포함돼 있어 부수적으로 공급과잉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 치중된 의료기관을 부족한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것과 직접적 연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 조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심평원이 제시한 요양기관 경영지원 서비스의 예.
다른 시각에서 보면 동일지역·과목 의료기관 처방 내역 정보 서비스와 연계될 때 현재 수도권에 밀집된 의료기관의 경쟁 과열과 기관 간 악용을 부추길 수 있는 문제도 있다.

추후 제공 범위와 수위에 따라 불필요한 논란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에 추진 과정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공급문제 해소에는 일정부분 좋은 영향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컨설팅 자체가 '가이드라인'의 수준이기 때문에 그 효과는 사업 진행과정에서 검토될만 하다"며 "공개되는 수위 또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원 희망 지역의 주변 주거정보와 주민들의 소득수준을 알려주는 서비스 또한 지자체 또는 시민사회단체 단위의 반발과 우려가 있을 수 있어 정보 수위와 자료 활용 출처에 대한 명확한 홍보가 필요하다.

요양기관에 제공될 서비스의 수수료 부문도 아직 미정이다. 심평원은 가급적 무료로 가는 방향이 적절하지만 불가피하게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해 최소화시킬 방침으로, 이 달 안에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상업화 영역에서 올릴 수 있는 수익 모델 다변화와 정보보호 또한 함께 고려돼야 할 도전과제다.

심평원이 소개한 메디라떼 성공 사례에서 업체 매출의 주 원천은 의료기관 광고다.

IT기반의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로 개발된다면 비의료 부문의 영역까지 확장 가능하지만, 개인정보보호 근본적 책임은 심평원에 있기 때문에 신성장동력 기반 조성과 동시에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건강보험 빅데이터 경쟁 기관인 건보공단과 서비스 중첩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날씨(일기예보)를 통해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원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사항이다.

심평원과 공단의 관련 서비스들은 축적된 데이터와 실시간 예측이라는 원리만 다를 뿐, 국민 입장에선 사실상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셈이기 때문에 타깃 범위와 정보의 질 등 충분한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심평원이 현재까지도 병원가와 개원가, 약국가에 '규제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통과 신뢰형성 마련 또한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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