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구매자'는 건보공단 아닌 심평원?
- 최은택
- 2014-12-17 0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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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명세 원장 취임 후 조직 '아이덴티티'로 확립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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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최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초청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심평원은 구매자다'라는 표현은 손 원장 취임이후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심평원 내부에서는 이미 조직의 '아이덴티티'로 확립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체 '구매자'는 무슨 의미일까? 심평원이 '구매자'라면 건강보험공단의 기능과 역할은 어떻게 봐야 할까?
심평원 김선민 상근평가위원이 최근 보건행정학회에서 발표한 '한국 건강보험의 질 기반 보건의료 구매' PPT자료를 보면, '구매자'를 자칭하는 이론적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김 상근평가위원도 토론과제로 '구매 이론틀의 정교화', '한국 건강보험 구매활동의 목표 명확화', '한글용어 결정 필요' 등을 제안한 점에 미뤄 아직 완성된 논리가 아니라는 것은 전제해 두자.
김 평가위원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심평원 국제협력단장으로 활약했는 데, 해외 전문가나 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심평원의 기능과 역할을 소개하면서 'Purchasing'이라는 표현을 쓰면 쉽게 이해를 살 수 있었다고 했다.

16일 김 평가위원에 따르면 한국에서 보건의료 구매활동은 계약과 모니터링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의약서비스 공급자와 보험자(구매자) 간 계약은 당연지정제로 강제화돼 있는 구조다. 또 가격은 건강보험 수가계약 또는 설정으로 정해진다.
구체적으로 행위는 수가계약을 통해 건보공단이, 상대가치점수조정은 심평원이 정한다. 약가는 약가협상 품목은 건보공단, 비협상 약제는 심평원이 결정한다. 치료재료 결정도 심평원의 몫이다. 또 심평원은 구매조건에 해당하는 급여기준을 설정한다.
제공된 서비스가 구매조건에 맞는 지 평가하고, 구매하는 서비스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개선활동 등 모니터링 작업은 전적으로 심평원이 담당한다.
김 평가위원은 이를 기반으로 구매활동과 심평원의 기능을 정리했다. 건강보험에서 구매하는 의료서비스의 조건(급여기준)을 설정하고, 제공된 서비스의 적절성을 심사·평가하면서 동시에 질향상 개선을 위한 평가활동을 담당하는 게 심평원이라는 것이다.
여기다 심평원은 구매기능 수행과 연계된 보건의료제도 내 인프라 요소(보건의료인력, 의료기술, 정보요소)를 부분적으로 관리하는 역할도 있다고 했다.
도식화하면 급여기준 설정은 지불제도 설계부터 인력수준에 따른 차등지급까지 9개 항목, 모니터링은 급여비용 청구부터 의료질 향상지원까지 11개 항목, 인프라 관리는 의료자원관리에서 의료이용 모니터링까지 4개 항목이 구매활동 관점에서 심평원의 업무라고 김 평가위원은 정리했다.
또 심평원이 구매하는 재원은 건강보험 뿐 아니라 의료급여, 자동차보험, 보훈을 포괄한다.
김 평가위원은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역할은 주로 누가 돈을 벌고 누가 돈을 쓰느냐, 가정으로 치면 아빠와 엄마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김 평가위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심평원이 'Purchasing'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면 논점이 거의 없다. 다만 한국어로 번역할 때 '구매자'로 쓰는 게 적절한 지는 다툼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Purchasing을 굳이 '구매' 개념으로 인식한다면 심평원을 '구매자'로 칭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서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이미 확립된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심평원이 수행하는 일련의 업무과정이 '구매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김 평가위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소속 한 보험전문가는 "일정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건보공단을 염두하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험자 관점에서 심평원이 자칭 '구매자'를 표방하면서 규제개선에만 팔을 걷어붙이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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