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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터지고 깨지고…포장부터 관리까지 엉망

  • 김지은
  • 2016-07-22 12:30:00
  • 허술한 약 품질, 포장관리 문제 발견…약사들 "근본 대안 마련을"

약, 포장이 변질된 채 약국에 배달된 의약품 모습.
경기도의 한 약사는 최근 환자와 변질된 약 조제 문제로 실랑이를 벌였다.

문제의 발단은 며칠 전 조제한 A제약 소화효소제. 약을 받아간 환자는 같이 조제된 약 중 이 소화효소제가 팽창해 터졌다며 약국으로 수차례 전화해 "어떻게 약국에서 불량약을 조제할 수 있냐"고 따졌다.

전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의약품 보관상 문제일 수 있다는 약사의 설명에 환자는 "약국이 싸구려 약을 판매했으니 SNS에 올린다. 썩은 약을 먹고 탈이 났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결국 해당 제약사와 환자를 연결해 보상받는 선에서 문제는 해결됐지만 약사는 지금도 특정 약이 실온에서 팽창되거나 변질된다는 현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이 약사는 "해당 제약사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봄, 여름으로 이 약이 터졌다는 사고 접수를 계속 받고 있다고 하더라"며 "실온에서 약이 변질되는 문제가 반복되는 데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리콜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조제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불량약과 더불어 특정 계절만 되면 실온에서 보관했다는 이유로 터지고 깨지는 변질약은 약국가의 해결되지 않는 문제 중 하나다.

이쯤되면 약사들은 때마다 발견되는 불량약, 변질약의 원인과 대책은 과연 무엇인지 알고 싶어진다.

◆습기에 변질되는 약…제약사, 병포장만 하면 된다?=우선 A제약사는 이번 의약품 변질과 관련 약사가 요청한 답변서에 제품이 변형된 원인과 향후 방지 대책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답변서에 해당 제품이 온도 30도, 습도 75%에서 낱알 또는 병포장 태로 성상이 변화되는 정도를 실험한 내용을 첨부했다.

확인 결과 "병포장 상태로 보관된 정제 성상은 변화가 없었으나, 낱알(개봉) 상태로 보관된 정제는 10일 이상 경과 시 정제가 터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제약에서 소화효소제 변질 문제와 관련해 약국에 전송한 실험 보고서 내용.
업체는 방지 대안으로 약국, 그리고 환자의 보관상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이 약은 효소제제를 함유하고 있어 보관 조건에 민감해 유통 및 취급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제품"이라며 "이 제품이 조제봉투에 분할 조제된 후 다습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습이 진행돼 정제 터짐 및 변형을 유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본 제품 보관 시에는 제품 라벨에 기재돼 있는 바와 같이 실온(1~30℃)에서 보관을 부탁드리며 저장상의 주의사항에 따라 본 제품은 습기에 민감하므로 습기가 적은 곳에 보관해 주시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장에 가서 녹게 설계된 장용성 약제가 깨진 채로 배송되었다. 장용정이란 사실을 생각하면 약이 쉽게 깨진다는 것은 약효에 지장을 준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약사들은 국내 조제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업체의 대응이라는 반응이다. 더불어 제약사들이 제조약의 품질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경기도의 약사는 "문제 약은 500정이 조제용 병포장으로 처방전에 따라 조제를 할 경우 일일이 낱알 포장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병포장 그대로 환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한 이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 밖에 없고 환자에게 실온에 보관해서 발생한 문제라 해도 모든 항의는 약국의 몫이다. 고온 다습한 기온에서 약이 터진다면 제조사 측이 불만 사항을 접수만 받을 것이 아니라 회수, 폐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서울의 또 다른 약사도 "한 제약사 약이 찌그러져 있어 제약사에 항의하니 처음에는 보관상에 문제라고 하다 나중에 제조과정에서 실온에서 붕해가 되는 온도 문제가 발견됐다는 답변이 왔다"며 "제약사들의 제조 과정에서 품질 관리 부주의,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 블리터스 팩 포장VS국내 셀로판지 포장=약사들은 제약사의 약 품질관리에 대한 주의와 더불어 국내 조제약 포장 형태에 대한 일부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도, 습기에 변질되기 쉬운 약의 보호를 위해 알루미늄 포장해 둔 약을 굳이 벗겨내 일일이 습기에 약한 비닐 포장을 하는 현재의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내 약 사용설명서'의 저자 이지현 약사는 "한국의 조제 형태는 약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격"이라며 "PTP를 까고 약을 분절하고 하는 수고를 해도 '약국에서 불량약을 팔았다'는 오해를 받고 약효에 악영향까지 끼치는 조제 행태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사는 환자에게 보관 방법에 대해 한번 더 주지시키라는 말만 되풀이 하지만 그렇다고 해 습기에 취약한 약을 습한 환경인 냉장고에 넣는 것도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더불어 소화제를 먹을 필요가 없는 단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위장약, 소화제 등을 몇알이나 처방하는 과잉 처방 역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사용 중인 blister pack은 온도, 습도 등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국내에서 조제 시 사용 중인 유사지 형태 약포지는 상대적으로 습도 등에 약해 변질약을 유발한다.
해외와 국내의 약 포장 형태의 차이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blister pack'을 활용하고 있다. 이 포장은 습기에 덜 취약한 형태로, 약을 챙겨 복용하기 힘든 치매, 노인 중 환자가 요청하면 약사는 blister pack을 만들어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번 약국에서 해당 환자에게 투약하는 형태이다.

블리스터 포장의 경우 조제료가 매우 높아 약사나 환자 모두 '꼭 필요한 경우'에만 활용하는 포장이다.

반면 국내의 약포장은 유산지나 셀로판지 형태로 습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고 약을 낱알로 분해해 한데 포장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약사는 "대부분의 국내 환자의 경우 알루미늄 포일에 싸여진 습기에 취약한 약들을 모두 까서 셀로판지 형태 봉투에 다시 재포장 해주길 요구한다"며 "그렇게 때문에 약 포장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설득시키는 데도 큰 어려움이 따른다. 조제 과정이 번거로울 뿐더러 약의 변질, 약효 손실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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