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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 파스 쯤이야"…공짜 당연시하는 환자들

  • 김지은
  • 2016-08-18 12:14:56
  • 약사들 "환자 태도에 자괴감…자업자득이란 생각들어"

환자들의 '공짜' 요구에 약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근 약국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형편에서 고객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무시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최근 서울의 한 약사는 조제 약을 건네다 60대 고령 환자의 말을 듣고 황당했다.

투약을 마치고 계산을 하려던 중 "파스 하나 더 달라"는 환자의 말에 약사는 조제약 값과 파스 한 개 값을 더해 금액을 고지했다.

그러자 그 환자는 "약국에서 파스 하나 정도는 공짜로 주는 것 아니냐"며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근처 약국 영업사원이 파스를 한박스 들고 와 무료로 나눠주더라. 뭐 이렇게 인심이 야박하냐"고 타박을 했다는 것이다.

약사는 싸늘한 표정으로 파스를 그대로 두고 조제 약만 가져가는 환자의 뒷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고 했다.

이 약사는 "당연히 공짜로 줘야 한다는 환자 태도에 순간 장사꾼이 된 느낌이었다"며 "예전 약국이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개념이었던 것은 알지만 그게 약국은 공짜나 외상이 통하는 곳으로 이어지는 건 억울하고 씁쓸한 일"이라고 말했다.

요즘같이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에는 약사들의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난다. 약국에서 처방전을 건네면 당연하다는 듯 직원이나 약사의 다음 행동을 살피는 환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처방전 접수와 동시에 냉장고에서 시원한 공짜 드링크를 바로 꺼내 건내는게 처방전 접수와 투약의 순서인 것처럼 인식한다는 것이다.

인근 약국들은 모두 제공하는데 자기 약국만 안하는 것은 야박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여름철 만큼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도 드링크를 제공하고 있다는 약국들도 있다.

경기도의 한 약사는 "고령 환자가 워낙 많다보니 여름만 되면 약국에서 당연히 드링크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약사회 임원으로 일하며 양심에 걸리는 것도 있지만 인근 5개 약국이 있는데 모두 무상 드링크를 제공하고 있어 우리 약국만 안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약사들은 약국을 찾는 환자들의 인식 그 이전에 이미 약사들이 만든 공짜 문화인 만큼 자업자득이란 반응도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약사는 "약사회에서 무상드링크 제공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포스터까지 만들어 배포해도 결국 그것을 깨는 것은 약사"라며 "한명이라도 더 환자를 유치하겠단 생각에 고객을 찾아가 파스를 제공하고 당연하다는 듯 드링크를 건네는 약사들이 있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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