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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동네약국 4년 만에 '단골' 확 늘린 '비결'

  • 김지은
  • 2016-11-04 06:14:59
  • |이·약·궁| 제약 영업·PM 출신 오정석 약사의 '일보'

[45] 서울 동대문 장안제일약국

"개국 직후 가만히 환자 대기석에 앉아 4시간을 고민했죠. 그리고 우리 약국 구석구석을 둘러봤어요. 그랬더니 환자 입장에서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서울 동대문에는 들여놓는 제품마다 대박을 만들어 내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제품 영업, 마케팅 방법을 상의하러 찾아와 문턱이 닳는 약국이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장안제일약국.
대형 매약 전문 약국이나 문전약국 이야기가 아니다. 10평 남짓한 전형적인 동네약국 중 한곳인 장안제일약국이다.

약국장 오정석 약사(44)는 14년 동안 다국적, 국내 제약사에서 영업과 PM으로 다양한 제품의 마케팅을 담당해 왔다.

그는 4년 전 마케팅 노하우와 지식을 나만의 약국에 집약시켜 보자는 생각에 퇴사를 하고 근무약사를 거쳐 이곳에 첫 약국을 열었다.

약국을 연 신규 상가에는 의원 한곳만 개원해 있었고, 이미 주변에는 10여개 경쟁 약국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제약사 영업사원과 제품 마케팅 기법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오정석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

"분석 또 분석…매일 쓰는 일보가 자산"

오 약사가 약국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옆에는 4권의 다이어리가 놓여있다. 다이어리에는 언뜻 봐 알아보기 힘든 숫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빼곡이 채워져 있다.

이 숫자가 곧 약국 경영의 기본이자 자신의 재산이라고 말하는 오 약사. 하루도 빠짐없이 처방건수와 조제료, 일반약 판매 금액 등 약사가 경영을 분석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들을 적고, 그것을 바탕으로 매주, 매월, 매년 약국 경영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다.

매일 하루를 정리하며 다이어리에 일보를 쓰면서 그날의 약국 경영을 정리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곱씹어 볼 수 있게 됐다.

오정석 약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약국 경영을 자신만의 수치로 다이어리에 기록, 분석하고 있다.
일보를 쓰는 습관과 중요성은 그가 제약사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하며 터득해 온 것이다.

"제약사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하다보니 습관처럼 그날그날 상황을 기록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현재를 분석해 앞으로 계획을 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 약국이 빠른 기간 이 정도로 자리를 잡은 것도 매일 쓴 일보의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가 됐잖아요. 약국도 경영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게 이제 자산인 시대죠."

"약국 인테리어는 블로슈어로…영업사원과의 콜라보"

장안제일약국에 들어서면 어느 한곳 눈이 안가는 부분이 없다. 진열장과 약국 벽면, 심지어 바닥까지 어느 한곳도 약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진열장을 가득 채운 약 옆에는 오 약사만의 비법이 담긴 문서가 꽂혀 있다. 문서의 비밀은 상담 과정에서 약사가 환자에게 핵심적으로 전달한 만한 내용이나 환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각 자료들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영양제를 진열해 놓고 그 옆에는 그 영양제와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 등을 프린팅해 놓고 그중 환자에게 중요하게 설명할 포인트를 체크해 두는 것이다. 그러면 약사는 상담을 할 때 약과 그 문서를 함께 꺼내 참고하고, 환자에게도 보여주는 방식이다.

일반약 각 제품마다 약사가 상담 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비치해 뒀다. 상담할 때 자신이 참고하거나 환자에게 시각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진열장의 비밀이 문서에 있다면 벽면과 유리, 바닥을 채우는 오 약사만의 비법은 제품 브로슈어와 약사가 직접 만든 핵심 포인트 POP에 있다.

오 약사는 약국에 제품을 새로 들여놓을 때마다 제약사에 브로슈어를 요청한다. 영업사원이 갖고 오지 않으면 직접 회사에 요청한다. 약사는 제품을 가장 잘 보여주고 설명하는 핵심은 브로슈어에 다 있다고 자신한다. 브로슈어는 약사가 숙지한 다음에는 약국에도 진열한다.

하지만 오 약사의 열정은 단순히 전달받은 브로슈어를 진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영업사원과 함께 고민해 그 제품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문구나 마케팅 방법을 개발해 약국에 진열하거나 적용한다.

지난 4년여 노력은 10평 남짓한 약국을 OTC 상담 잘 하는 대박 약국으로 손꼽히게 하는 원인이 됐다.

오 약사는 자신의 매약 비법 중 하나는 제품 브로셔에 있다고 말한다.
"브로슈어는 그 회사, 또 PM이 제품을 가장 잘,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많은 고민을 해 만든 거에요. 제가 그 역할을 했던 터라 그 소중함을 아는 것 같아요. 제약사에 이를 요청하면 오히려 생소해하더라고요. 그만큼 약국에서 요구를 안했다는 거죠. 영업사원이 오히려 제품 마케팅 방법을 상의하러 우리 약국을 찾는 것을 보면 제약사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OTC 판매 비법…약사가 만든 표준대화"

제약 마케터 시절부터 오 약사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표준대화'다.

조제로 바쁜 상황에서 환자가 특정 OTC 제품에 대해 관심을 보이거나 질문을 한다면 약사는 순간적으로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나홀로약국의 경우는 특히 이런 상황을 많이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오 약사는 그 제품을 한단어, 한문장으로 설명해 환자를 이해시킨다. 그 제품의 장점을 인식시킬 수 있게 하는 그것을 표준대화라고 설명한다.

각 제품마다 그 약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 문장, 2~3줄의 문장, 나아가 하나의 문단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오 약사가 14년간 제약 영업을 하고, 4년여간 약국을 경영하며 터득한 것은 무엇일까. '판매'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설명을 잘 하는 데 있고, 그 설명은 곧 분석을 통해 핵심을 간파하는 데 있다고 그는 말한다.

"약국이 저에게는 학술 강의장이에요. 강의는 오랜 분석과 준비를 통해 핵심을 설명해야 가장 잘 전달되잖아요. 효율적으로 잘 전달하기 위해 강사는 노력하는 것이고요. 저도 그 내용을 효과적인 멘트로 전달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고요. 다들 어려울꺼라고 했지만 4년 만에 지금의 약국을 만든 건 그런 제 고민 덕분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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