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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2+4 학제개편, 왜 이렇게 뜨겁나요

  • 김지은
  • 2016-12-17 06:14:59
  • '통합 6년제' 주장 왜...이공계·자연계도 한목소리

현행 2+4 체제 약대 학제개편을 두고 논란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약학계와 자연계열은 사실상 편입학 형태의 약대 입시가 약학 발전을 저해하고 기초과학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교육 수혜자인 약대생들 역시 현재의 약대 입시제도가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켜 사회적 추가 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만족하는 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약학계는 수능을 치른 학생이 약대에 입학해 온전히 6년의 약학 교육을 이수하는 '통합6년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학생들 역시 찬성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약교협은 당장 내년부터 통합6년제 도입을 본격화하자는 입장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교육부는 유보적 입장입니다. 학제 개편 후 10년도 채 안된 상황에서 다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고, 각계각층의 더 많은 의견과 사회적 합의를 거친 후 진행될 일이라는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도 딴지를 걸고 나섰습니다. 의협은 최근 2+4 학제의 효과가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학제개편을 주장하는 것은 직역이기주의 일뿐이라며 이번 논란은 현 학제가 효용성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만큼 종전대로 4년제 학제로 환원해야한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뜨거운 논란 속에, 번뜩 드는 궁금증. 6년제 약대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왜 정부는, 교육부는, 약학계는 온전한 형태의 통합6년제가 아닌 2+4 제도를 도입하게 됐을까요.

'2+4'는 대체 무엇이고, 왜 도입됐나

국내에서 약대 6년제가 도입된 이유를 크게 분류하면 ▲4년제에서 실무 교육 부재로 인해 글로벌 수준에 미흡하고 ▲약사 양성교육이 환자 지향적, 보건의료 팀일원으로 변화하는 세계적 추세를 따르며 ▲신약개발을 통한 제약선진국으로의 도약 필요성하고 ▲보건의료 분야의 정보화, 세계화, 개방화 급진전에 대비할 필요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당위를 내세워 수년에 걸친 논의와 약사사회 노력 끝에 기존 4년제였던 약학교육을 6년제로의 전환에 성공한 거죠.

당시 변화하는 6년제 약대 학제와 커리큘럼을 두고 많은 약대 교수와 교육계 관계자들의 연구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약대 학제에 다양한 방안이 도출됐습니다. 통합6년제와 현행 2+4제도, 4+2 제도 등이 그 안에 포함돼 있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5조(수업연한)②법 제3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약학대학(한약학과는 제외 한다)의 수업연한은 6년으로 하되, 다른 학과 또는 학부 등에서 이수하는 기초·소양 교육을 2년으로 전공교육을 4년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따라서 2+4 제도는 약학대학 입학 전 약대 이외 다른 학부(과)에서 2년 이상 기초 교육을 이수한 후 PEET를 거쳐 전국 35개 약대에서 매년 약1700 여명을 선발하도록 돼 있습니다. 동일 대학은 전과, 타대학은 편입학 처리하고 약대를 입학한 학생은 4년 과정 동안 약학전공 및 실무교육을 이수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약대 교수들과 더불어 교육학계 관계자들은 약대 6년제 도입 과정에서 논의된 학제 중 2+4는 우선순위에서 가장 밀리는 형태였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학정원이 유연한 미국에선 가능한 체제지만 대학정원이 극도로 경직돼 있는 국내 현실에는 문제가 많은 제도라는 거죠.

한 약대 관계자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학제를 연구한 교수들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약대 6년제 도입에 대해 일부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한 축이 존재했다"며 "이에 더해 입학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기회와 다양한 사전 경험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2+4 형태의 편입학 제도가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약대 2+4 체계, 무엇이 문제인가

현행 2+4 학제는 물리적 측면에서 전국 약대 교수 수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일부 임상약학 전공 확충, 실무실습 강화 등이 성과로 꼽히고 있습니다.

반면 큰틀에서는 현행 제도가 기존 6년제 약대 도입의 취지와 목적과 무관하게 운영되는 것은 물론, 기초학문 황폐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지금의 제도가 약학교육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현재는 입문교육과 전공 간 단절이 발생하고 단답식 입시 위주 교육을 거친 학생들이 약대에 입학해 창의적인 교육을 따라가는 데 어려워한다는 게 약대 교수들의 설명입니다.

4년의 교육기간 중 1년은 실무실습과 약사국시를 준비하다보면 사실상 기초와 심화, 전공과정을 모두 3년 내 완료해야 하는 게 지금의 약학교육 현실이라는 겁니다. 약대 교수들에 따르면 객관식 PEET 시험 위주의 학습으로 학생들이 단답식 입시위주 교육에 익숙해져 편입 후 전공과목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약대 학생의 고령화가 곧 고령 약사 배출로 이어지고 이것이 곧 개국 약국 쏠림 현상에 따른 직능 다변화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는 겁니다.

편입학 형태인 약대 입시로 인접학문인 화학, 생물학 등 자연계열과 이공계 학생들의의 휴학, 자퇴가 급증해 기초 과학의 공동화, 황폐화를 가져왔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편입학 제도인 PEET 시험으로 사교육 기관이 늘어났고, 이에 따른 사회적 추가 비용이 커지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 PEET 응시생이 매년 증가 추세고 높은 경쟁률로 인한 재수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연간 1만5000여명의 PEET 재수생과 대학 3년 이상 수료자의 불필요한 대학등록금, PEET 입학 시험 준비로 인한 노동 생산성 손실 등을 따져보면 연간 약 2500~4600 억원의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습니다

6년제 약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나

약학계는 우선 현재의 2+4학제를 통합6년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약대가 통합6년제로 전환되면 ▲약학 교육의 효율성 ▲약학 교육과정 편성의 수월성 ▲약학대학 학교별 특성화 가능 ▲사회적 부담 경감 ▲우수한 약사 인력 양성 ▲기초과학 발전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방안에 대해선 교육계와 자연계 등에서도 일정 부분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6년간 체계적이고 약사로서의 기본소양을 포함한 통합적 약학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부분 6년제(4+2) 제도에 대한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4년제 약대를 졸업하고 2년의 실습 교육을 거친 이후 약사국시를 통해 약사를 양성하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추가 교육에 따른 비용과 예비약사들을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없는 문제, 국제 조화의 불일치로 약사가 미국 등 선진국으로 진출하기 어려움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이유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마지막은 현재의 2+4 양성체제인데, 이 부분은 드러난 여러 문제점으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현행 약대 학제 개편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각계각층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4' 약대 학제개편, 그 키를 잡고 있는 교육부가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사회적 필요성을 무시하는 일방교육이란 있을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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