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로봇…그들은 친구인가, 경쟁자인가
- 김지은·이혜경
- 2017-01-02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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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취직한 왓슨과 조제로봇 현장…"오,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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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간된 '전문직의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저자는 인공지능 왓슨 같은 시스템이 의료분야 직업 사이의 신성불가침한 경계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미래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았고, 우리나라 병원들도 로봇이 진료하고, 조제하는 4차 산업혁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첫 의료용 인공지능 '왓슨' 도입한 길병원 첫 진료에서 8초 만에 의료진과 의견 100% 일치
2016년 9월8일.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다. 가천대 길병원이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 미래형 의료기술을 펼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왓슨은 '인간' Vs '슈퍼컴퓨터' 대결로 유명세를 탔다. 2011년 미국 ABC 방송의 퀴즈쇼에서 왓슨은 인간의 생각 속도보다 빠르게 정답을 검색해 버저를 눌렀다. 66문제를 맞추고 9문제를 틀렸다.
'기계가 인간을 꺾었다'는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로부터 1년 후, 왓슨은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에서 일명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선진 의료기관이 자체 제작한 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습득한 왓슨은 지난 9월 한국에 상륙했다. 내년이면 전체 암의 85%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 8초 만에 '답' 내놓는다
처음 길병원 왓슨 도입 소식을 들었을 땐,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에이아이(A.I.)'를 떠올렸다.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밍 된 로봇이 길병원 암센터에 앉아 있을 줄 알았다.
길병원 암센터를 방문 후,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했구나 싶었다. 길병원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미국 IBM 뉴욕 본사에 놓인 슈퍼컴퓨터 왓슨과 소통한다.

국내에서 왓슨을 활용한 첫 진료는 12월5일 이뤄졌다. 길병원 왓슨센터는 다양한 전문의 다학제진료로 이뤄지는데, 왓슨은 다학제진료에서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해낸다.
길병원은 기존 암환자에게 청구되는 다학제진료비 이외 왓슨 처방에 대한 진료비는 받지 않고 있다.
첫 환자는 대장암 진단 후 3D 복강경 우결장절제수술을 받고, 혹시 남아있을 암세포 제거 및 재발방지를 위한 보조항암치료가 필요한 61세 남성이었다.
전문코디네이터와 전문의 진료를 마치자 의료진은 환자의 나이, 몸무게, 전신상태, 기존 치료방법, 조직검사 결과, 혈액검사 결과, 유전자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왓슨에 입력하고 의견을 물었다.
왓슨은 8초 만에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내놨다. 이 환자에겐 약물 치료 중 FOLFOX(폴폭스, 일반항암제) 혹은 CapeOX(케이폭스, 일반항암제) 약물요법을 권했는데, 기존에 의료진이 예상하던 방법과 동일했다.
의료진의 소견서와 진단서에 나타난 정형 및 비정형자료의 의미와 맥락을 분석한 왓슨은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치료옵션을 제안한다는 강점을 지닌다.
하지만 아직까지 CT나 MRI와 같은 영상물 판독은 하지 못한다. 국내외에서 인공지능의 진단과 처방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논란은 있기 때문이다.
왓슨은 훌륭한 조력자
왓슨이 도입된 길병원 의료진의 생각은 어떨까. 왓슨 다학제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생(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왓슨은 훌륭한 조력자"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길병원을 시작으로 국내 왓슨 도입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왓슨의 최적화된 제안과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의 다학제 진료, 전문 코디네이터의 의견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방법에 있어 신뢰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왓슨으로 인해 미래의 의료에 있어 의사의 역할이 사라지고, 간호사가 간단한 수술과 처방을 내릴 수 있다는 '전문직의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 책 내용에는 "기우일 뿐"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왓슨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역할은 의사가 해야할 일"이라며 "무슨 약을 처방하라고 지시할 수 있지만, 약물 부작용 평가와 환자들의 정서적인 문제해결은 왓슨의 영역 밖"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왓슨은 혁신적이지만, 의료는 보수적으로 가야한다"며 "왓슨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지만,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왓슨 사례 살펴보니
의료에 있어 왓슨의 활약이 돋보인 건 지난해 일본에서다.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60대 할머니는 수개월에 걸쳐 표적항암제를 처방 받아 투여했다.
하지만 상태는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등 상태가 악화됐다. 일본 의료진은 환자의 유전자데이터를 왓슨에 입력했고 10분 뒤 '2차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치료 방법으로는 기존 항암제와 다른 항암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답을 내놨다. 60대 할머니는 면역력이 떨어진 만큼 치료가 늦어질 경우 폐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왓슨의 진단 결과로 할머니는 치료를 받았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례는 왓슨이 의사가 모든 의료정보를 파악하기에 존재하는 한계를 극복해준 케이스로 평가 받는다.
◆삼성서울병원 조제로봇 도입 1년 로봇이 약제부로 들어오니 "생산성·안전성 UP"
"로봇을 선정하고 데모를 거치는 과정에서 최우선 선별 조건은 생산성과 안전성이었다. 지난 1년 사용 결과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15년 9월 국내에 첫 조제로봇이 대형 병원에 설치 될 예정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약사사회의 관심이 주목됐다.
그 주인공은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이 병원은 항암제 무균조제 수행 약사의 안전과 환자 안전 강화를 도모하고 조제효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암병원 외래 항암주사제 조제업무에 로봇 APOTECA Chemo을 도입했다.

약사사회의 다양한 측면의 생각과 달리 지난 1년간 삼성서울병원 약제부와 함께한 항암제 자동조제 로봇은 이 약제부 약사들에는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이 병원 약사들이 병원약사회 뉴스레터와 학술대회 포스터 등을 통해 밝힌 조제로봇에 대한 생각을 종합해 보면 한마디로 '만족'이다.
약사들은 이 과정에서 로봇의 도입 초기 목표는 약사가 수행하는 항암제 조제업무에 로봇의 자동조제 과정을 접목해 안전과 효율을 함께 확보하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생산성과 안전성이 최우선 조건이란 것.
병원 약제부는 이번 항암제 조제로봇을 병원에 들여오기까지 1년이 넘는 준비 기간과 시험기간을 거쳤다.

다음으로 조제로봇 설치를 위한 환경 조건도 점검했다. 삼성서울병원이 도입한 ISO cleanroom standard class 7의 환경과 충분한 설치 공간, 냉각장치, 전력과 전산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이중 추가로 갖춰야 할 부분은 병원에 협조를 구해 갖춰나갔다.
장비 설치와 전산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동안에는 항암제 조제에 숙련된 약사 5명을 로봇 데모팀원으로 선발해 제조사 엔지니어에게 철저한 사용자 교육을 받도록 했다.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측은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치고 데모팀원 약사를 전담으로 교육받도록 하니 로봇 가동 중 사용미숙으로 인한 장애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며 "이런 과정을 마치고 2015년 9월부터 일평균 항암처방 조제량이 가장 많은 암병원 외래 항암처방을 대상으로 데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조제 로봇을 사용한 약제부 약사들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약제부 약사는 "기계 데모 운영 중 이미 예상했던 생산성에 도달했다"며 "항암제 무균조제를 하는 약사 안전과 환자 안전 측면에서 필요한 측면이 있어 실무 운영 과정에서 장시간 고민해 왔던 안전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사는 또 "다만 업무량이 집중되는 시간에는 로못을 최대한 가동해도 로봇이 조제하는 업무량은 한정돼 있어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할수 있도록 포장단위가 큰 제형의 국내 도입이 적극적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며 "최근 새로운 항암제가 계속 도입되고 있어 로봇으로 조제할 수 있는 약품이 조금 더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포스터에서 약사들은 로봇 APOTECA Chemo가 조제 가능한 품목은 항암제 중 30개 품목이었으며 로봇 1대로 암병원 외래 암환자 처방 중 24.9%를 조제했고, 1일 평균 8시간 가동, 일평균 조제 건수는 100건으로 약 2명의 약사 인력을 대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조제 실패율은 0.98%, 중량 확인에 의한 조제 오차율 평균은 -1.25%였으며, 이같은 수치는 무균조제 수행 약사 매뉴얼 조제와 비교했을 때 로봇 시스템 조제 정확성 확인 기능과 안전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약제부는 "외래 암환자가 많아 항암제 조제과정의 안전관리를 위해 로봇조제가 가능한 항암제는 최대한 자동조제로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며 "2016년말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3대의 로봇 설치를 모두 마치고 2017년부터는 3대의 로봇을 모두 가동할 예정이다. 3대의 로봇 운용은 로봇 제작사에서도 아직 진행해보지 못한 일로 전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약제부는 또 "3대의 로봇이 설치되면 입원과 외래 환자, 항암 프로토콜과 사용 약물 빈도 등 본원의 처방 발생 특성에 맞게 로봇을 운용할 계획"이라며 "또 항암제뿐만 아니라 일반 주사제에 대해서도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약사의 노동집약적 업무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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