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냐 수출이냐'…도매업체는 왜 벌금형 받았나
- 김지은
- 2024-12-15 18: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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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도매, 타 업체에 '수출' 조건으로 일반약 비타민 유통
- '보툴리눔' 발 간접 수출 논란 의약품 도매업체에 그대로 적용
- 재판부 "직접 수출 아닌 간접 수출, '의약품 판매'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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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을 판매, 유통하는 도매업체가 수입을 주로 하는 또 다른 업체에 의약품을 판매한 것을 두고 ‘판매’로 볼지, ‘수출’로 봐야할지를 따지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최근 A의약품 도매업체 B대표이사에 대해 약사법 위바 혐의를 적용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B대표이사가 운영 중인 A업체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약사법 상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C회사에게 7억여원 상당의 비타민제 등 일반약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B대표이사 측은 “우리 측에서 공급한 의약품 전량을 C회사는 수출했다. 이런 행위는 간접수출 방식에 의한 ‘수출’에 해당하거나 ‘수출대행업자’에 대한 공급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약사법에 규율하는 ‘판매’에 포섭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간접 수출 방식인 만큼 업무로 인한 기타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B대표이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의약품 도매업체의 행위를 ‘의약품 판매’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거래구조는 피고(A업체 대표이사)가 제약사로부터 공급받은 의약품을 C사에게 공급하고, C사는 다시 의약품 전량을 수출하는 구조”라며 “이는 직접 해외거래처에 의약품을 판매해 의약품의 소유권 이전이 직접 이뤄지는 직접 수출 방식과 달리, 피고로부터 C사에 의약품 소유권이 이전됐다가 수출이 이뤄지는 일종의 간접 수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간접수출 구조로 비춰볼 때 피고가 C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이 사건 의약품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이상 비록 향후 수출을 전제로 의약품의 양도가 이뤄졌다 해도 이는 약사법 상 ‘판매’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문언적 의미에 부합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직접 수출 방식은 해당 의약품이 국내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낮지만 간접 수출 방식은 수출 업체로 의약품의 소유권이 이전 되는 이상 해당 의약품의 국내 유통 위험성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다”면서 “수출용 의약품의 국내 유통 위험성과 관련해 직접 수출 방식과 간접 수출 방식 사이에 실질적 차이가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만큼 간접 수출을 직접 수출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범행을 부인하고 범행 기간이 길며 규모도 작지 않지만 간접 수출 방식에 의한 수출이 피고의 회사 외에도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수출에 대한 확약을 받고 의약품을 C회사에 판매한 점, 판매한 의약품이 비타민인 점 등의 조건을 종합해 피고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수년 째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간접 수출을 두고 이를 판매로 볼 것인지, 의약품 판매로 볼 지 여부를 둔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2심을 거친 행정 소송에서 사실상 간접 수출도 수출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메디톡스 외에도 다수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이 간접 수출을 이유로 행정 처분을 받았고, 현재 식약처와의 관련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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