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 적기 공급, 내게 주어진 소명"
- 안경진
- 2017-03-27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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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한국화이자제약 항암제사업부 송찬우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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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제약사라는 명성에 비해 항암제 분야의 포지셔닝은 약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화이자제약의 항암제사업부 책임자를 만나게 되면 가장 먼저 던지고픈 질문은 이거였다.

환자를 위해 정부와 논의하고, 본사를 설득하고, 조직원들을 힘내게 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보람된 일이라는 송찬우 전무. 지난 3년의 부임기간 동안 그가 가장 많이 사용했다는 단어는 'acceleration'이다. 우리말로는 '가속' 정도가 적당한 표현일까. 하루가 급한 암환자들을 위해 혁신신약의 공급을 앞당겨야 한다는 그의 조급함을 대변하는 단어라 하겠다. 2015년 위험분담제(RSA)를 통해 보험급여를 받았던 화이자의 폐암 표적항암제 '잴코리'가 1년 반만에 1차치료제로 급여확대를 받은 것도 단지 약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환자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본사 및 한국 정부와 긴밀한 논의를 거친 덕분에 가능했던 사례다. 송전무는 "지난해 허가를 받은 뒤 급여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유방암 신약 '#입랜스'도 이러한 철학을 가지고 진행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암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싶다는 송찬우 전무의 업무신조는 '환자중심(patient first)'이다. 그와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해봤다.
송찬우 전무, 어떤 인물인가.
2006년 2월 화이자에 합류한 뒤 프라이머리케어(Primary Care), 스페셜티케어(Specialty Care) 사업부에서 마케팅 업무를 수행했고, 2010년부터는 스페셜티케어 사업부 디렉터로서 세일즈 마케팅을 담당했다. 항암제사업부에 오게 된 건 2014년이다. 당시 항암제사업부는 한국을 포함한 6개국은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과 함께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Region)으로 묶여 있으면서 클러스터 리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작년 6월 조직개편이 단행된 이후부턴 뉴질랜드, 호주와 함께 국제선진시장(International Developed Market Region)으로 분류된다. 한국, 뉴질랜드, 호주 3개국으로 구성된 아시아 선진국 클러스터 대표를 맡은지 이제 8개월가량 됐다.
세계적 추세를 보면 한국이 더이상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함께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지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묶인 것 이례적으로 보이는데?
이례적인 케이스긴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혁신추구를 통해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 기반이 형성되어 있는지를 바탕으로 마켓을 분석해보면 한국은 호주, 일본 및 주요 유럽 국가들과 함께 선진시장 리전(region)에 포함되게 된다. 이머징 마켓 리전으로 분류된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혁신신약의 공급을 비롯한 환자 접근성 향상에 관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시장 수요를 끌어낼 만한 사회기반시설(infrastructure)이 갖춰졌는지도 해당 국가들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인도, 태국 등을 아우르는 아시아 클러스터를 담당할 당시를 돌이켜보면 정서나 문화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만 사회 시스템적으로 다른 점이 많았다. 오히려 지금 맡고 있는 호주의 경우 문화적으로는 한국과 많이 다를지 몰라도 제약업계 특성과 환경 면에서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유럽, 호주 등 비슷한 시스템을 갖춘 국가와 묶임으로써 혁신약물을 허가받고 환자 수요를 이끌어내는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본사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본사에서 한국의 항암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이해해도 될까?
물론이다. 한국은 화이자 본사의 기대감이 매우 높은 국가다. 대표적으로 폐암 표적항암제 '잴코리(크리조티닙)'가 세계 2번째로 허가됐고, 2015년 위험분담제(RSA) 계약을 통해 보험급여가 적용된 뒤 1년 반만에 1차치료제로 급여확대가 이뤄지는 성과를 얻었다. 통상 2~3년을 기다려야 급여확대가 가능한 국내 실정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다. 저는 화이자 소속이기에 앞서 한국인이지 않나. 국내 폐암 환자들에게 항암신약의 접근성을 높이는 건 저의 의무다. 항암제 파트에서 일하는 백미라고도 생각된다. 이론적으로 경제성평가 근거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정부와 본사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혁신약물의 필요성을 설득시키는 과정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본사에서 한국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면 전 세계 국가를 통틀어 앞서가는 성과를 얻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해 유방암 신약으로 허가된 입랜스(팔보시클립)가 2가지 적응증을 인정받은 것도 전 세계 5번째였고, 일본,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국가들 사이에선 가장 허가가 빨랐다. 신세포암 치료제 '수텐(수니티닙)'이 지난해 2주 복용후 1주간 휴약하는 용법 변경이 이뤄진 것도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참고로 내년 허가가 기대되고 있는 혈액암 치료제 '베스폰사(이노투주맙)'도 아태 지역 최초로 한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앞서 언급하셨지만 한국에서 정부와 본사를 설득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텐데?
잠시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제 아버지께서도 신장암 환자셨다. 진단부터 치료, 수술 모든 과정을 함께 하며 암환자와 보호자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걸 몸소 경험했다.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제를 공급하는 일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항암제사업부로 합류한 뒤 겪었던 사례를 잊을 수가 없다. 직원들이나 관련 분야 의료진을 만날 때마다 하루빨리 잴코리에 보험급여가 적용돼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체감도가 높진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하루는 회사 직원이 환자로부터 받은 편지 한통을 건내줬다. 두살배기 딸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로 잴코리를 처방받지 못하면 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보험급여가 되면 좋겠다, 본사를 설득해야 한다는 장문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편지를 읽는 내내 눈물이 났고, 우리의 노력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했다. 편지 사연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편지와 함께 본사 미팅에 가져갔다. 이정도 감동이면 본사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본사와 PT를 진행하기 전 동영상을 보여줬을 때 숙연했던 미팅 분위기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여러 직무를 거친 뒤 항암제사업부에 합류했지만 환자를 위해 본사를 설득하고, 정부와 논의하고, 환자의 목소리를 듣고, 조직원을 힘내게 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보람찬 일이다. 그렇기에 또다른 혁신신약이 들어왔을때 내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하게 된다.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써왔던 단어가 바로 '가속(acceleration)'이다. 항암제 허가나 급여가 언젠가는 이뤄지겠지만 환자를 위해서는 공급이 앞당겨질 필요가 있다. 암환자들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급여 하면 입랜스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환자들의 관심이 워낙 높은 상황이다. 급여진행 상황이 궁금한데?
지난해 8월 입랜스가 국내 허가를 받은 뒤 보험급여 절차를 시작했다. 현재 심평원이 임상학적 유용성이나 경제성 평가 등의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보험급여 결정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항암 신약이 보험급여 등재되기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임상학적 유용성이다. 현재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25%에 못 미친다는 질병 부담과 더불어 동등한 수준의 치료 대안이 없다는 점 등을 통해 입랜스의 임상학적 유용성을 증명할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정부가 지불하려는 비용과 본사가 혁신신약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비용 사이의 접점을 찾고 비용 적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과거 잴코리가 위험분담제로 보험급여를 받기까지 본사를 설득하면서 정부가 혁신적인 약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1년 반만에 1차 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도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노력 덕분이었다. 입랜스도 이러한 철학 아래 진행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항암신약 10개 중 약 7개가 2년 안에 보험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입랜스가 나머지 3개에 들지 말란 법은 없지 않나. 회사 차원에선 충분히 의지가 있고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다. 본사의 지원과 기대치도 상당한 편이라 여러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으니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입랜스를 시작으로 화이자가 항암제 분야에서 영향력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하면 될까? 화이자만의 차별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노바티스나 로슈같이 그동안 항암제시장 리더로 성장해왔던 주요 회사들을 보면, '글리벡(이매티닙)'이나 '허셉틴(트라스트주맙)… 등 한 제품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매출 가운데 50~60% 이상을 차지하는 형태였음을 알 수 있다. 소위 앵커(Anchor) 브랜드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얘기다. 그에 비해 화이자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는 유병률이 높지 않은 암종의 치료제로 구축되어 있었다고 보여진다. 잴코리는 비소세포폐암 중 ALK 돌연변이 양성인 환자로 국한됐고, 수텐 역시 신장암이라 상대적으로 환자수가 적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항암제 시장에서 존재감이 덜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입랜스는 다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60%를 차지하는 ER+, HER2-영역에서 이십년만에 처음 출시된 혁신적인 치료제다. 기존 호르몬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개선시켰고, 해당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2015년 출시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여러 국가들에서 허가 및 급여를 받았다. 향후 입랜스가 화이자의 앵커브랜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방암이 여성암의 대표 질환이라면, 남성암을 대표하는 전립선암에선 지난해 메디베이션 인수과정에서 확보한 '엑스탄디(엔잘루타마이드)'가 있다. 이렇듯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에서 앵커 브랜드를 구축한 다음 항암제 시장에서 전반적인 존재감을 상승시킬 계획이다.
실제 항암제 시장에서 화이자의 존재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항암제 부문 글로벌 매출은 3년 전보다 약 3배 상승했고, 화이자 전체 매출에서 항암제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상당히 상승하면서 화이자 매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항암제 시장의 리더로 거듭나고자 연구 및 사업 개발, 인수합병 등에도 상당히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2019년까지 판촉제품을 6→14개로 늘릴 계획이며, 한국에서는 최대 12개의 제품을 보유 및 판촉할 계획을 세웠다. 탄탄한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항암제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단계다.
클러스터 내 국가간 차이가 클텐데, 올해 아시아 선진국 클러스터의 역점사항을 소개한다면?
기본적으로 동서양 문화가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인 요소도 있다. 가령 호주도 신약급여 등재시 HTA(Health Technology Assessment)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한국과 비슷한 프로토콜을 갖는다. 두 나라 모두 임상학적 유용성이나 비용 효과성 등을 입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약물 경제성 데이터를 구축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경험이 호주에서 신약을 론칭할 때 도움되는 부분이 많다. 호주 역시 정부가 급여를 담당하는 단일보험(Single-payer) 구조다.
클러스터 차원의 목표는 크게 2가지로 잡았다. 첫째,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입랜스를 허가받는 것이다. 이 둘 국가는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큰 시장이지만 허가조차 받지 못했다. 최대한 빠르게 호주와 뉴질랜드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입랜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나라에선 입랜스 보험급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한국과 호주에서 잴코리를 1차치료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잴코리는 과거 2차치료제로 국한돼, ALK 양성 진단을 받더라도 바로 처방이 어려웠지만 이제 항암화학요법 없이 바로 처방이 가능하다. 잴코리 사용 전에 ALK 양성 진단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진단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진단환경이 잘 구축되지 못한 중형 및 지방병원에서 ALK 양성 진단이 우선적으로 이뤄지고, 병리과 및 해당 진료과의 임상의가 진단법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도록 협력해 나가겠다. 물론 제품 뿐 아니라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판촉에 나서기 위한 조직 구축도 필요하다. 조직이 확대되는 단계인 만큼 안정성을 기하면서 좋은 리소스를 배치하고, 직원 능력을 향상시키되, 한국과 호주 등의 우수 인재를 공유할 수 있도록 조직력 강화에 역점을 둘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한국인이 아시아 이외 국가를 담당해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가 아직 없기에 동료와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고픈 포부도 가지고 있다. 언어나 경험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명확한 목표와 가시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국과 호주, 뉴질랜드를 잘 이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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