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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군 각기병치료 위해 만들어 사용한 음식은?
김지은 기자 2018-01-15 1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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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군 각기병치료 위해 만들어 사용한 음식은?
김지은 기자 2018-01-15 12:14:55
이광해 약사의 스토리텔링 藥




일본 해군은 장거리 항해를 하게 되면서 많은 각기병환자들이 속출했다. 어쩌면 적의 대포와 매서운 폭풍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각기병이라 할 수 있었다. 일본해군은 이를 치료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고생을 했다. 반면 영국해군은 각기병에 거의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동아시아와 일본에서 주로 걸리는 풍토병으로 생각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카기 가네히로라는 해군군의관이 해결을 위해 조사를 시작하였다. 영국해군으로 유학을 다녀왔던 다카기는 두 해군의 차이를 비교 했다. 그 당시 영국해군은 빵과 커리스튜를 주로 먹었다. 커리스튜는 인도 커리를 이용한 것으로 배에서 먹기 편했고 스프에 들어가는 우유의 보존성을 높여 줬다.

일단 다카기는 영국해군의 식단을 들여왔다. 하지만 일본 해군들은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흰쌀밥을 좋아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더 흰 쌀밥을 좋아했다. 군대에 입대한 이유도 흰쌀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흰쌀밥을 좋아하는 일본병사들을 위해 커리를 밀가루전분에 섞어서 카레를 만들게 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어릴 때 먹던 3분 카레와 같은 것이다. 이 카레에 고기와 야채를 함께 넣고 밥에 부으면 배가 흔들릴 때도 엎지르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 병사들이 매우 좋아 했다. 지금도 일본 해군에서는 카레경연대회가 있어서 각 함정마다 레시피가 따로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각기병을 예방하려면 도정된 쌀밥을 먹더라도 돼지고기를 함께 먹으면 되는데 유독 일본사람이 돼지고기를 잘 안 먹고 각기병에 잘 걸린 이유는 뭘까?

일본에서는 에도시대부터 각기병에 대해 기록이 나오고 있을 만큼 역사가 깊다. 우리민족을 고통스럽게 한 토요토미 히데요시도 각기병으로 고생하다 죽었다고 한다. 일본사람들이 고기를 안 먹은 이유는 675년 일본왕실에서 육식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불교의 도입으로 행해진 것이지만 말은 전쟁에 써야하고 소는 농사에 필요하므로 육식은 더욱 먹기 힘들었다. 다행이도 생선은 가능하였으므로 생선과 관련된 음식은 매우 발달한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런 전통은 메이지유신 때 깨지게 되었다. 서양인들을 보고 체력적인 열등감을 느낀 일본정부는 1872년 육식을 권장하게 된 것이다. 일본 천왕이 직접 육식을 먹음으로써 일반인들도 먹기 시작하였고 그 때 탄생한 음식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이다. 따라서 메이지유신의 또다른 이름이 요리유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지속적으로 각기병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쌀을 도정해서 먹었기 때문에 쌀눈에 있는 티아민을 먹지 못하게 되고 고기를 아직까지 많이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러일전생시에 육군에서는 해군의 경험을 받아들이지 않고 세균감염으로 생각하고 정로환만 먹였기에 전투로 죽은 병사보다 각기병으로 죽거나 입원한 병사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에 각기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 1910년 스즈키 우메타로는 쌀겨에서 단일물질로 티아민을 정제하여 분리 하였다. 그리고 그 이름을 oryzanin이라고 하였다. 1912년 Casimir Funk는 쌀 누에에서 antineuritic 물질을 성분분리에 성공하고 질소가 포함된 유기물인 amine을 함유하고 있음을 밝혔다. 따라서 vita와 amine을 합쳐서 vitamine이라는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추후 모든 비타민에 amine류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결국에 e가 빠지고 vitamin이 됐다.

네덜란드 출신 Christiaan Eijkman은 1897년 닭의 모이인 곡물과 각기병의 연관성을 밝혔다. 도정된 쌀만 주었을 때 닭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고 도정을 중단했을 때 증상이 사라짐을 알게 되었다. 음식과 질병과의 관계를 밝히고 쌀눈에 유효성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1929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됐다. Thiamine이란 이름은 1935년 Robert Irnels Williams가 구조를 밝혀 이름을 지었다. 황(thio)을 함유한 아민(amine)이라는 뜻이다.

티아민은 그 후 벤포티아민, 푸루설티아민 등으로 더 개발돼 사용됐다. 벤포티아민(Benfotiamine)은 195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개발되어 1962년에 미국 특허(USA patent)를 따냈다. 알리티아민(allithiamines)의 한 종류로 티아민 보다 생체이용률과 활성도가 더욱 높다. 푸르설티아민(Fursultiamine)은 마늘에 많이 있는 알리신 allicine과 비타민 B1을 활성화시킨 제품이다. 마늘냄새가 난다 하여 마늘주사로 불린다. 알약을 복용할 때도 마늘냄새가 올라온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1990년 일본의 히라이시 박사가 운동선수들의 피로회복과 체력증진을 위해 처음 사용했다.

티아민은 ATP대사에 관여를 하게 된다. 티아민이 부족하게 되면 포도당의 분해 시 피루브산
(pyruvate)이 TCA 싸이클을 벗어나 피로물질인 젓산이 된다. 뇌와 신경에서는 당으로만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티아민이 부족하면 뇌와 신경에 문제가 발생된다. 공부하는 학생과 육체적으로 많을 일을 하는 사람은 티아민의 고갈이 쉽게 된다. 수험생영양제에 티아민이 꼭 함유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알콜중독자는 티아민부족으로 뇌기능장애와 신경장애등이 발생된다. 알콜복용은 다양한 음식섭취를 제한하고 비타민 B1의 흡수와 대사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말연초 여러 모임으로 인해 음주를 즐겼던 사람들은 티아민 복용을 꼭 해주어야 한다. 티아민은 수용성이어서 흡수도 빠르지만 대사 속도가 빨라서 배출도 쉽게 된다. 따라서 흡수와 생체이용률이 좋은 벤포티아민과 푸루설티아민등으로 복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각기병이 발병한다고 한다. NHK방송에 의하면 2015년 일본 학교 급식에서는 티아민을 코팅한 쌀을 섞어서 제공한다고 한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한 인스턴트 음식복용, 과도한 음주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티아민 소모가 많다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도 티아민보충에 더욱 신경써야할 것이다.

김지은 기자 (bob83@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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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5 18:10:58 수정 | 삭제

    쌀밥, 각기병, 소바에 대한 역사적 고찰

    백미와 현미는 일본말이다.
    조선시대까지 조선인들은 지금과 같은 백미를 먹은 적이 없다.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일본에서는 왜 굳이 현미, 백미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에도(지금의 도쿄) 때문이다.
    18세기에 이미 인구 100만의 거대도시가 된 에도에 불이라도 한번 나면 대화재가 된다.
    십만 명이 사망한 화재도 있었다.
    그래서 에도에서는 서민의 불사용이 엄격히 제한되었다.
    일반 집에는 아예 취사시설이 없었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엌이나 허가 받은 업소에서만 불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밥은 해먹어야겠고 아궁이는 없고, 그래서 에도에서는 밥을 최단시간 내에 지어야 했다.
    겨를 깎아낼수록 밥 짓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지금과 같은 9분도 이상의 백미는 아니지만, 조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미율이 높은 7분도급의 쌀밥을 먹기 시작했다.
    참근교대를 하는 다이묘 수행원들이 에도에 있으면 비실비실한데 신기하게 고향에만 돌아가면 금방 낫는다.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지만, 바로 각기병인 것이다.
    이를 ‘에도병’이라 했다.
    그러다가 소바를 먹으면 힘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미를 먹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그래서 소바는 에도병 치료제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고 일본에 소바문화가 지금까지 발달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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