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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신약, 글로벌 공략...안방 성공스토리 이어갈까
천승현 기자 2022-05-12 06:00:52
국산신약, 글로벌 공략...안방 성공스토리 이어갈까
천승현 기자 2022-05-12 06:00:52
케이캡·펙수클루, 수출 계약 각각 34개국·15개국 확대

해외 허가 통과해야 판매 ...확보된 계약금 크지 않아 성공 낙관은 '아직'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제약사들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약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안방 시장에서 검증된 시장성을 무기로 해외에서 상업적 성과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해외 시장 진출을 예약했더라도 현지 시장 상황 등 변수가 많아 상업적 성공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캡, 수출 계약 국가 34개국으로 확대...최대 계약 규모 1조원↑

11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인도 제약사 닥터레디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수출 계약을 맺은 국가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총 7개국이다. 닥터레디는 제품 출시 후 10년 간 계약 국가 내에서 케이캡을 독점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2019년 3월 국내 발매된 테고프라잔 성분의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항궤양제다. 위벽세포에서 산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펌프와 칼륨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분비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이번 계약으로 케이캡이 기술 수출이나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국가는 총 34개국으로 늘었다.

케이캡은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HK이노엔은 지난 2015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케이캡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등에 따른 단계 별 기술료 185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현지 상업화 이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가 발생하면 계약 규모는 9529만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HK이노엔은 지난 2019년 2월 멕시코 제약사 카르놋과 중남미 17개국에 케이캡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제품 공급금액을 포함해 10년 간 8400만달러 규모다.

케이캡이 국내 발매된 이후 수출 계약은 더욱 활발해졌다. 2019년 9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완제의약품 공급 계약을 맺었고 2020년에는 몽골과 싱가포르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지역을 대상으로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 케이캡 수출 계약

케이캡이 국내 처방 시장에서 상업적 성과를 내면서 해외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지난해 외래 처방실적 1096억원을 기록했다. 발매 첫 해 처방금액 309억원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고 2020년 761억원으로 치솟았고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 수출 계약은 기술 수출과 완제의약품 공급 계약으로 구분된다. 중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파트너사가 개발과 허가절차 등을 담당하는 기술수출 계약 형식으로 진출했다. 나머지 국가에서는 현지 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HK이노엔이 파트너사에 완제의약품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케이캡의 수출 계약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지난 2월 미국 기업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와 체결한 기술수출로 계약 규모는 최대 5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케이캡의 수출 계약 규모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회사 측은 설명했다.

◆펙수클루, 15개국 수출 계약...최대 계약 규모 1.2조

최근 국내 개발 신약 중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가장 활발한 해외 시장 진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펙수클루는 케이캡과 동일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약물이다. 지난해 말 국내 허가를 받았고 올해 하반기께 발매가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6건의 수출 계약을 통해 북미, 중남미, 중국, 중동 등 15개국에 펙수클루 수출을 예약했다.

대웅제약은 2020년 멕시코 현지 제약사 목샤8과 브라질 제약사 이엠에스(EMS)에 각각 펙수클루의 현지 허가 및 판매권리를 넘기면서 중남미 진출 물꼬를 텄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 상해하이니와 약 3845억원 규모 수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 펙수클루 수출 계약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펙수클루의 미국과 캐나다 지역 개발, 허가 및 판매 권리를 넘겼다. 이 계약으로 대웅제약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upfront fee)으로 뉴로가스트릭스의 지분 5%를 확보했고 개발, 허가, 상업화 단계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명목으로 최대 4억300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2건의 수출 계약을 통해 중남미와 중동 지역 10개국 진출을 약속받았다. 대웅제약이 펙수클루의 수출 계약으로 확보한 금액은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수출 계약 이후 해지·반환 다반사...현지 시장환경 변화 등 변수

업계에서는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해외 시장에서 상업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사실 국내 개발 신약 제품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렸지만 아직 성공 사례를 배출하지 못했다.

보령의 고혈압신약 카나브는 국내 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렸다. 지난 2011년 국내 발매된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ARB(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 계열 고혈압치료제다.

보령은 2011년 멕시코 제약사 스탠달과 카나브를 멕시코 등 중남미 13개국에 수출하는 총 3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보령은 이후 카나브와 카나브 기반 복합제 관련 매년 1~2건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10년 간 총 10건의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을 따냈다. 멕시코 스탠달 외에 쥴릭파마의 유통자회사인 싱가포르 자노벡스, 남아프리아 키아라헬스 등과 체결한 수출 계약 규모는 총 4억7426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카나브의 수출 성과는 아직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카나브패밀리의 수출 실적은 2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억원에서 41.9% 늘었지만 수출 계약 규모를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성적표는 아니다. 2018년과 2019년 카나브패밀리의 수출액은 각각 20억원, 17억원에 그쳤다.

수출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현지 허가절차를 거쳐 판매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특성 상 수출 계약이 상업적 성과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약품 해외 진출은 크게 기술이전과 완제의약품 수출로 구분된다.

기술이전은 아직 개발이 완성되지 않은 제품의 상업화를 파트너사가 담당하는 구조다. 기술이전은 파트너사의 개발의지나 약물의 시장성 등에 따라 계약이 파기되거나 권리가 반환되는 경우가 많다.

완제의약품 공급계약은 수출하는 업체가 상업화에 성공한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다. 기술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계약 이행 성공률이 높다고 평가받지만 현지 사정에 따라 해지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

공급계약은 계약 체결 이후 수출국 현지 허가절차를 거쳐야 이행될 수 있다. 하지만 현지 사정으로 허가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해외 허가를 받더라도 판매 업체의 사정과 시장환경에 의해 계약 규모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카나브패밀리의 수출 계약 10건 중 4건이 현지 사정 등을 이유로 해지 또는 축소된 상태다.

케이캡과 펙수클루의 수출 계약은 완제의약품 공급 계약 비중이 크다. 해외 현지 허가절차를 거쳐 판매가 이뤄져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케이캡의 경우 지난달 중국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해외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펙수클루는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에서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미 확보된 계약금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도 변수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수출 계약으로 확보한 계약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계약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이 공개한 펙수클루 수출계약으로 확보한 계약금은 2건이다. 지난해 3월 중국 상해하이니로부터 받은 선수금 68억원이 가장 많다. 대웅제약이 뉴로가스트릭스로부터 받은 지분 5%는 지난해 말 기준 평가액이 40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 잘 팔리는 완제의약품이라도 해외시장 진출에는 시장환경 변화 등 예측하지 못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라면서 “제품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애초에 설정한 수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천승현 기자 (1000@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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