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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알고리즘 추천이 과연 '맞춤형 건기식'일까요?"
약국경제팀 기자 2021-04-05 12:17:55
"업체 알고리즘 추천이 과연 '맞춤형 건기식'일까요?"
약국경제팀 기자 2021-04-05 12:17:55

데일리팜-실천약, 규제 샌드박스 '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 좌담회

약사들 "의약품에 준하는 안전·안정·품질 검증 필요"

식약처 "약사들 우려 충분히 이해...본 사업에 의견 반영 검토"

[데일리팜=강혜경·정흥준 기자] 규제 샌드박스로 운영되고 있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에 대한 약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약사단체 실천하는 약사회와 데일리팜이 지난달 26일 좌담회를 열어 식약처와 대한약사회, 경기도약사회, 약국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번 좌담회는 현재 운영되는 시범사업을 확인하고 약사들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문제점과 제도적 안전장치를 논의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좌담회는 크게 '알고리즘 검증', '안전성·안정성·품질관리', '의약품 복용자·기저질환자' 3가지 이슈를 토대로 진행됐다.

◆객관적 학계 가이드라인 부재…"알고리즘 검증 필요"

 ▲ 왼쪽부터 황조음 실천약 팀장, 정수연 약사회 정책이사, 손영욱 식약처 건기식정책과장.

약사들은 현재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의 학문적 인증기준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업체에서 설계한 알고리즘과 제품추천이 진정한 '맞춤형'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인데, 자칫 이런 구조가 소비만 조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황조음(실천하는약사회 건식정책연구팀장): 현재와 같이 특정 회사의 검사와 몇 가지 건식제품이 연계된 방식은 '맞춤'이라는 단어 자체로 소비자들의 오인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알고리즘 추천의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건기식에 대해서는 검증된 학계의 레퍼런스용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 의사, 약사가 검증한다고 해도 제조사와 상담 플랫폼 회사, AI·IT업체, 의약계 자문위원 등이 하나의 협력관계로 이뤄져 있어 독립성과 공정성 문제로 이어진다.

 ▲ 약사들은 소분 건기식 상담 알고리즘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수연(대한약사회 정책이사): 현재 시범사업은 기업 중심의 사업으로 지정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판매 후 약국이 상담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소위 말하는 '맞춤형' 추천의 근거가 되는 건강 설문 응답형 알고리즘은 시범사업 신청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것으로 공인할 만한 인증을 받은 바가 없다. 만약 알고리즘에 의한 오류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의 약정에 의거해 약사에게 책임이 주어질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이윤 추구 방향에 따라 알고리즘이 건기식 소비를 조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데 큰 우려를 표한다. 직접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업체 제품을 구매한 결과 3, 4, 8, 11만원으로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면 더 많은 제품이 추천됐다. 과연 이게 맞춤형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정 제조소, 특정 브랜드에 해당하는 성분 중에서만 구성되는 조합도 과연 맞춤형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약국의 경우 같은 영양소에 대해 다양한 브랜드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러한 약국의 특징을 살려 약국과 약사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건강 설문, 개인 건강기록 기반 고객 관리 기능을 청구프로그램에 연동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또 건기식 제조·유통사들에 대해 1개월 단위 등을 제조·공급해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건기식을 국민 건강 중심으로 설계할지, 산업 중심으로 설계할지의 기로에서 약사들은 전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영욱(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 우려하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현재 시범사업은 식약처의 지침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승인됐다. 지침에 따르면 개인 건강상태 확인을 위한 설문조사와 알고리즘으로 도출되는 기능성분 추천 모형은 통계적 분석으로 검증돼야 한다. 향후 사업을 개시하는 업체의 설문조사와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잘 살펴볼 계획이다. 시범사업이 종료되고 그 결과에 따라 입법화될 경우 업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설문과 알고리즘을 식약처에서 만들어 보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연구용역 중이다.

◆건기식이라 괜찮다?…"의약품에 준하는 안전·안정·품질 검증 필요"

 ▲ 왼쪽부터 권영희 시의원, 황은경 실천약 약사, 김진수 경기도약 연수교육단장, 최은진 식약처 주무관.

약사들은 최근 일반의약품 품질이슈와 이로 인한 회수, 반품 등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건기식에 대해서도 의약품에 준하는 안전·안정성, 품질검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낱알 식별이 되지 않은 건기식은 약국 현장에서 소비자 상담을 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공통된 지적이다.

△권영희(서울시의회 의원): 규제 샌드박스에 참여한 업체들을 보면 암웨이나 허벌라이프와 같은 다단계 방식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정기 배송 형태의 구독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기 보다는 구독산업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시범사업이 무엇을 근거로 이뤄졌는지 대한상공회의소 규제샌드박스팀에 확인해 본 결과 '해외사례, 구글 등 인터넷으로 찾아본 정도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기준을 마련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협회 역시 최근 3년간 건기식 소분에 대한 연구를 의뢰받은 적도, 연구한 적도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구독경제를 내세워 플랫폼 시장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최초 첫 회만 상담하고 구독을 통한 반복적 복용이 일어날 경우 건강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황조음: 동일한 성분이 의약품과 건기식으로 동시에 허가받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밀크씨슬과 오메가3다. 의약품만큼 주의해야 하는 원료들이 건기식이라는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면제받고 있다. GMP는 하지만 개봉 후 안정성 시험은 없다. 약국에서는 산패 등의 문제로 오메가3를 까서 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분 건기식들은 알루미늄 포장 없이 다른 제품들과 함께 혼합 포장돼 있다. 아무리 시범사업 일지라도 안정성 등이 무시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 또 겉포장에 내가 어떤 건기식을 얼마나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용량 정보도 필요하다.

 ▲ 약사들은 건기식 소분 시 안전성과 안정성에 대한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수연: 식약처에서 판매업소 건기식 소분 허용 입법예고를 한 당시 대한약사회가 반대입장을 표명한 가장 큰 이유는 건기식에 낱알식별표시가 없어 혼합 소분 포장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현재의 시범사업 형태에서는 약사가 현장에서 상담을 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에게 오류 없이 제품이 전달됐는지 알 수 없고, 본인이 먹고 있는 건기식을 가져와 상담을 요청해도 일일이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황은경(실천하는 약사회): 식품안전나라를 접속해도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기 쉽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만 들고 와 상담을 하기 때문에 식별이 없다면 어떤 제품이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손영욱: 지난해 12월부터 건기식 제조업에도 GMP 의무화가 시행돼 제조단계 안전과 품질관리가 강화됐다. 유통판매 후 이상사례 보고 의무도 약국 개설자를 포함한 모든 제조판매자가 식품안전정보원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시범사업 제품의 포장에 낱알 색깔과 형태를 표시해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제품도 있다. 내포장과 외포장에는 제품명과 유통기한, 소분일자, 일일섭취량, 섭취시주의사항 등을 표시토록 하고 있다. 또 식품안전나라 건강기능식품 검색을 통해서도 기능성, 원재료 등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건기식 낱알 표시는 제조업체의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어 시간을 놓고 검토해 볼 문제라고 판단된다.

규제 샌드박스사업은 산업융합촉진법에 따라 사업을 하려는 자가 신청하고 식약처와 산자부 전문위원회를 거쳐 여러 분야 전문가가 안전성과 타당성을 평가해 내용을 수정·보완하고 규제특례위원회에서 안전 조건을 붙여 승인한 것이다. 처는 '19년 맞춤형 건기식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실시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계와 약사회, 한의사회, 소비자단체 등 여러 분야의 의견 조사와 미국, 독일, 호주 등 해외 사례 등도 확인했다.

 ▲ 소분 건기식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1, 2차 기업들.

△황조음: 약국 얘기를 해보겠다. 백내장이 있는 소비자들은 눈을 관리하고 싶어 루테인을 찾아 복용한다. 루테인에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씌여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테인이 백내장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는다.

이상사례 보고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실천약이 일반소비자 543명을 대상으로 건기식 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유효 응답자 478명 가운데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비율이 23%에 달했다. 하지만 식약처가 공개한 '19년 이상사례 보고현황을 살펴보면 1132건에 불과했다. 시장 대비 이상사례 보고는 극히 적은 상황이다. 또 보고 양식에 병용하고 있는 의약품에 대한 기재란이 별도로 없고 건식과 의약품 간 상호작용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점도 아쉽다.

△손영욱: 규제완화는 안전을 담보하고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각계 의견을 반영해 이뤄진다. 처는 작년 12월 27종류의 건기식과 의약품 병용 섭취 시 주의사항을 개정해 발간했고 올해도 병용 섭취 시 주의사항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대폭 개정할 계획이다.

◆증상 개선·치료 위해 복용 77%…'의약품 복용자' 상담은 누가?

약사들은 의약품 복용자나 기저질환자 등에 대한 건기식 추천과 복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맞춤형 소분 건기식이 건강한 이들을 대상으로 설계됐다고 하지만 건기식을 복용하는 이들 가운데는 고령층이나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라는 것. 또한 건기식을 복용하는 소비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증상을 개선하거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실천약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조사한 건기식 인식도 조사 내용.

△황조음: 실천약 설문에 의하면 '건기식을 불편한 증상 개선 및 질병 치료를 위해 복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77%에 달했다. 약국에 오는 만성 편두통 환자는 스스로를 질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건강한 사람들을 위해 설계된 건기식 알고리즘에 있어 기저질환이 있다면 상담이 중단되고 '의사나 약사의 상담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떠야 한다. 또 의약품 복용자는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안내가 아닌 약사, 의사 등 '누구와' 상담하라고 할 것인지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아울러 시범사업에서 최초 1회 대면상담토록 한 부분 역시 주기적으로 상담해 유의한 변화가 없는지 확인토록 해야 한다.

△손영욱: 처의 기본 입장은 건기식은 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질병이 있는 환자들은 의사, 약사와 상담 후 섭취하도록 소비자 교육 및 홍보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시범사업에서도 유질환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시범사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다만 질병이 있다고 무조건 건기식을 섭취하지 말라고 하는 건 시스템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유질환자에 대해 의사와 상담하도록 하는 등의 수칙이 잘 지켜지는지에 대해 점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인해 보겠다.

약사들이 우려하는 '최초 1회 대면상담 후 같은 제품에 한한 비대면 리필'의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법한 의견이다. 최초 상담을 진행한 건강상태가 평생을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느 선에서 다시 상담케 할지 등은 전문가 의견을 받아 보겠다.

△김진수(경기도약사회 연수교육단장): 현재 시범사업 구조에서는 의약사 상담이 없어도 구매가 이뤄지도록 돼 있다. 시스템적 개선이 필요하다. 또 약국들이 IT와 고객을 중심에 둔 플랫폼 마련 등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광훈(전 경기도약사회장): 약사들의 관심이 많은 소분 건기식에 대해 공부해 보고자 좌담회에 참여케 됐다. 최근에는 의약품에서 건기식으로 변경되는 사례들도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며 약국은 무엇보다 건기식에 대한 모니터링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건기식 부작용 보고율 얘기가 언급됐었는데 약국에서 약사가 환자에게 먼저 부작용 경험을 물어보느냐, 물어보지 않느냐에 따라 환자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 예산이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식약처에서 건기식 이상사례 보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시범사업, 그 이후는 어떻게?

약사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범사업과 이후 평가와 절차 등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식약처는 참여업체 실증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향후 법제화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식약처의 소분 건기식 사업 진행 타임라인.

△정수연: 1,2차 시범사업에 17개 업체가 신청했지만 현재 사업을 개시하지 않은 곳들이 절반 이상이다. 실증결과 보고서에 신청 업체 전체가 평가를 받는 것인지, 참여 업체만 평가를 받는 것인지 궁금하다.

△손영욱: 3월 말 기준 7개 업체가 사업을 시작했다. 일부 업체는 사업을 철회했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올해 연말 쯤 법제화 여부를 고민하고 있고 내년 7월경 최종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은진(식약처 건기식정책과 주무관): 시범사업의 실증목표 내 검증항목은 안전성, 품질, 서비스만족도, 정보제공 적합성, 준법성 등으로 이뤄져 있고 증빙방법은 제품의 안전성 및 안정성 시험 결과, 이상사례 보고센터 접수내역, 소비자 설문조사, 행정처분 기록 등이다. 시범사업 최종 결과는 산자부와 식약처에 제출하게 돼 있고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부처간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약국경제팀 기자 (khk@dailypharm.com )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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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05 13:40:30 수정 | 삭제

    국민의 건강을 더욱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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