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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반도체 랠리, 바이오가 이어받으려면[데일리팜=차지현 기자] 117.0% vs 10.2%. 최근 6개월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상승률이다. 코스피가 89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반면 코스닥은 1000선을 겨우 지키는 수준에 머물며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이다. 업종별 지수를 보면 격차는 더욱 선명하다. 같은 기간 KRX반도체 지수는 185.9% 급등했지만 KRX헬스케어 지수는 13.6% 하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 반도체주로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쏠리면서 시장 내 업종 양극화가 심화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본시장에서 바이오 섹터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국내 바이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바이오는 실체 없는 신기루다'는 식의 회의론이 앞선다. 굵직한 성과에도 주가가 좀처럼 반응하지 않으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조롱과 냉소가 섞인 반응마저 적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단순히 한 업종의 주가 부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스닥은 본래 혁신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다. 이 중 바이오·헬스케어는 코스닥을 대표하는 성장 산업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사 가운데 절반이 바이오 기업이고 이들 상위 10개사 내 바이오 기업 시총 비중은 40%가 넘는다. 코스닥의 체력과 성장성을 설명하는 데 바이오를 빼놓기 어려운 이유다. 코스닥 시장이 정부가 제시한 '삼천닥'(코스닥 3000)이라는 고지에 다가서려면 결국 바이오가 살아나야 한다. 바이오 섹터의 회복 없이는 코스닥의 구조적 성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행인 점은 주가와 별개로 국내 바이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빅파마가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과 플랫폼을 주목하고 있고 주요 국제 학회에서 국내 기업의 구두 발표와 임상 데이터 공개도 늘고 있다. 기술 완성도와 데이터 투명성 등 신뢰도 측면에서 K-바이오의 위상도 높은 편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일에만 두 건의 기술수출 소식이 시장에 전해졌다. 한미약품은 일라이 릴리와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 유사체 '소네페글루타이드'에 대한 최대 1조8973억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은 1129억원으로 전체 계약 규모의 6.0% 수준이다. 선급금 규모만 놓고 보면 역대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계약금 순위 10위권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이다. 오스코텍은 미국 아지오스 파마슈티컬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의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조원으로 업프론트는 375억원이다. 오스코텍은 지난해 12월 아델과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을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데 이어 또 한 번 후속 성과를 추가한 것이다. 국산 31호 신약인 폐암치료제 '렉라자'를 통해 확보한 현금흐름을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의지 역시 확고하다. 정부는 최근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해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가동하고 반도체·AI·바이오 등을 국가 전략산업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1500억원 규모 임상3상 특화펀드도 운용사 선정을 앞뒀다. 민간 자금 유입이 쉽지 않은 후기 임상 단계에 정책금융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임상 완주와 상업화 도전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물론 현재 바이오 주가 부진을 단순한 수급 소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간 국내 바이오 업계가 반복해온 임상 실패, 기술반환, 과도한 밸류에이션 논란이 시장 불신을 키운 측면이 있다. 정책금융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임상 3상에 진입했다는 이유만으로 글로벌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자산 경쟁력과 기술수출 이후 임상·매출·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사업화 역량이다. 그럼에도 바이오를 다시 봐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나라가 반도체로 성장해온 것은 분명하지만 반도체 하나로 다음 10년, 20년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술 패권 경쟁, 인구 고령화, 의료비 증가를 고려하면 제약·바이오는 한국 경제가 반드시 키워야 할 차세대 산업이다. 인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서 제약·바이오의 성공은 국가적 과제에 가깝다. 바이오의 성장이 코스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반도체 이후 한국 증시의 다음 장을 여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2026-06-04 06:00:38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신약 스타트업, 출발보다 완주다[데일리팜=황병우 기자]정부가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육성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학과 병원, 출연연구기관에 쌓인 연구성과를 창업으로 연결하고, 초기 기업이 글로벌 신약 개발까지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향이다. 연구성과가 논문과 특허에 머물지 않고 기업으로 이어져야 산업의 저변도 넓어지고, 국내 신약 개발 생태계에도 새로운 후보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다만 신약 개발이라는 긴 경로를 놓고 보면 창업은 성과라기보다 출발선에 가깝다. 법인을 세우고, 과제를 선정하고, 초기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필요한 첫 단계지만 그것만으로 신약 스타트업이 개발의 긴 시간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임상과 임상, 후속 투자와 기술이전, 글로벌 파트너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스타트업이 마주하는 벽은 일반 창업의 성장 공식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신약 스타트업은 앱이나 플랫폼 기업처럼 빠르게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 반응에 따라 수정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후보물질 하나가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임상에 들어간 뒤에도 실패 가능성은 늘 남아 있다. 초기 기술의 가능성만으로 기업이 오래 버티기 어렵고, 좋은 연구성과가 곧바로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신약 스타트업 지원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기업을 새로 만들 것인가보다, 가능성 있는 후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어떤 완주 구조를 설계하느냐다. 창업 기업 수, 선정 과제 수, 지원 예산 규모는 정책 성과를 설명하기 쉬운 지표지만, 신약 개발의 본질을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후보물질이 전임상에서 임상으로 넘어갔는지, 어느 기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했는지, 어떤 과제가 기술이전이나 글로벌 공동개발로 연결됐는지다.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투자심의위원회 논의는 이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투자심의위원회는 단순히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후보물질이 다음 개발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를 따지는 관문에 가깝다. 과학적 가능성뿐 아니라 임상 진입 가능성, 적응증 전략, 경쟁약물 대비 차별성, 기술이전 가능성, 후속 투자 연계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약 스타트업의 '완주'와 직접 맞닿아 있다. 신약 스타트업 지원이 창업 장려에 머물지 않으려면 이런 판단 기능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초기 연구성과가 좋아 보이더라도 임상 설계가 불명확하거나 시장 진입 전략이 부족하면 개발 과정에서 쉽게 멈출 수 있다. 반대로 가능성이 확인된 후보물질이라면 단기 연구비 지원을 넘어 임상, 사업개발, 글로벌 파트너링으로 이어지는 후속 자원을 붙여야 한다. 완주를 말하려면 선별과 집중도 피할 수 없다. 모든 후보물질을 끝까지 밀어줄 수는 없고, 모든 창업 기업이 신약 개발의 긴 경로를 완주할 수도 없다. 가능성이 낮은 과제는 중간에 멈출 수 있어야 하고, 가능성이 확인된 과제에는 자원을 더 과감하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실패를 관리하고 자원을 재배분하는 기준이 있어야 지원 체계도 지속 가능해진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 생태계는 출발선 확대에는 비교적 적극적이었다. 연구자 창업, 기술사업화, 초기 투자, 창업 보육 프로그램은 꾸준히 늘었고, 바이오 창업을 독려하는 정책적 메시지도 반복됐다. 그러나 창업 이후의 공백을 메워주는 구조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전임상에서 임상으로 넘어가는 구간, 국내 임상에서 글로벌 개발로 확장하는 구간, 기술이전 협상과 후속 투자를 준비하는 구간에서 스타트업은 자금과 경험, 네트워크 부족을 동시에 겪는다. 이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스타트업 지원은 또 하나의 창업 장려책에 머물 수 있다. 정부의 역할도 초기 자금 지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임상 설계 자문, 글로벌 규제 전략, 사업개발 네트워크, 후속 투자 연계, 기술이전 전략까지 포함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신약 스타트업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개발 경험과 네트워크를 공공 지원 체계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육성은 단기간에 성과를 숫자로 보여주기 어려운 영역이다. 창업 기업 수나 선정 과제 수, 지원 예산 규모는 당장 제시하기 쉬운 지표지만, 신약 개발의 성과는 훨씬 긴 시간 뒤에 드러난다. 이제 정책의 질문은 "얼마나 많은 기업을 창업시킬 것인가"에서 "어떤 기업이 개발의 다음 문턱을 넘도록 할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 신약 스타트업 지원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기업을 출발선에 세웠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후보물질이 개발의 긴 시간을 버티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했는지로 평가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창업의 숫자가 아니라 완주의 구조다.2026-06-02 06:00:42황병우 기자 -
[전문가 칼럼] 약사들을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해설약국 개설과 운영에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다. 권리금만 수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허다하고, 보증금과 월세 부담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약사님들이 임대차 계약의 법적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변호사이자 약사로서 약국 현장의 임대차 분쟁을 직접 다루며,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피해들을 목격해왔다. 이 글에서는 약사님들께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의 주요 조항들을 실무적 관점에서 해설한다. 1. 상가임대차법이란 무엇인가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인 상인(약사 포함)이 임대인에 비해 경제적·사회적으로 열위에 있다는 전제 하에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특별법이다. 이 법에서 임차인에게 유리한 내용은 통상 강행규정(당사자 간의 합의로도 배제할 수 없음)으로 적용되며 임차인에게 불리한 특약은 효력이 없다. 다만 이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환산보증금' 개념이 핵심적인 분기점이 된다. 2. 환산보증금: 보호의 ‘강도’에서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기준점 환산보증금이란 '보증금 + (월차임 × 100)'으로 계산한 값이다. 이 금액이 지역별 기준액 이하인 경우에만 상가임대차법의 전면적 보호를 받으며,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 일부 조항의 적용이 배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500만 원인 약국의 환산보증금은 5,000만 원 + (500만 원 × 100) = 5억 5,000만 원이 된다. 환산보증금 기준이 얼마인지는 매년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강남 문전약국이나 대형 메디컬 빌딩 입점 약국은 환산보증금이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무 포인트】 일반적으로 환산보증금 초과 약국의 경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임차인 또는 약사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러나 환산보증금이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대항력·계약갱신요구권·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적용된다. 다만 차임증액 5% 상한은 적용되지 않으므로 유의가 필요하다. 3. 대항력: 건물 주인이 바뀌어도 나는 계속 영업한다 대항력이란 임대인이 건물을 제3자에게 양도하더라도 임차인이 새로운 소유자에게 임대차 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다. 쉽게 말해, 건물 주인이 바뀌어도 계속 약국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권리다. 대항력은 '건물 점유(인도) 개시 + 사업자등록 신청'을 마친 다음 날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약국 개국 첫날 또는 임대차 계약 직후 즉시 사업자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한편 상가임대차법의 경우 주택임대차법과 달리 전입신고가 아닌 사업자등록이 요건인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의사항】 사업자등록 신청일의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기므로, 그 사이에 건물에 근저당이 설정되면 임차인이 후순위가 될 수 있다. 의외로 이러한 피해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는 한다. 당일 저당권이 설정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계약 당일 신청이 최선이다. 4. 우선변제권: 경공매에서도 보증금을 지킨다 우선변제권은 임차 건물이 경매 또는 공매에 넘어갈 경우,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다. 이를 위해서는 대항력 요건(건물 점유 + 사업자등록) 외에 관할 세무서에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환산보증금이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확정일자를 통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경우 보증금을 안전하게 보호받으려면 임대인과 협의하여 '전세권’이나 ‘근저당’을 설정해두는 것이 최선이다. 이는 임대인의 협조가 필요하다. 【실무 포인트】 계약 당일 임대차 계약서 원본을 지참하여 세무서에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확정일자는 신청 당일 효력이 발생하며, 이날 이후 설정된 근저당에 우선한다. 5. 계약갱신요구권: 최대 10년의 영업 안정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에게 최초 임대차 기간을 포함하여 전체 10년의 범위에서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처음 2년 계약을 했더라도 10년이 될 때까지는 매 만료 시마다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법이 정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할 수 없다. 환산보증금 초과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된다. 갱신요구권 행사 방법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서면(내용증명 등)으로 갱신을 요구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묵시적 갱신으로 전환될 수 있으나, 계약갱신요구권을 정식으로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기간 내 서면 통지가 필요하다. 특히 환산보증금 초과 약국의 경우 묵시적 갱신 시 민법 규정이 적용되어 임대인이 임의로 해지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환산보증금 초과 약국의 경우 반드시 서면을 통한 갱신이 필요하니 주의해야 한다. 【실무 포인트】 월세를 3회분 이상 연체하면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 기회를 동시에 잃을 수 있다. 재정적으로 어렵더라도 월세 연체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6. 차임 증액 제한: 5% 상한선 임대인은 차임(월세)이나 보증금의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 청구 당시 금액의 5%를 초과하여 증액을 요구할 수 없다. 단, 이 조항은 환산보증금이 기준액 이하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7.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약국 임차인의 핵심 권리 권리금이란 임차인이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지리적 이점 등의 유·무형 가치에 대해 지급하는 금액이다. 약국의 경우 문전약국의 입지 가치, 장기 단골 고객, 조제 처방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다. 약국 권리금은 지역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며, 강남권 문전약국의 경우 조제료의 25~30배까지 형성되기도 한다. 상가임대차법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만약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실무상 임차인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혹시라도 임대인의 ‘갑질’을 당하고 있으신 약사님들께서는 주저하지 말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을 권장 드린다. 【중요 개념】신규임차인 주선 의무: 권리금 보호의 선결조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받으려면 임차인이 먼저 신규임차인을 찾아 임대인에게 주선해야 한다. 임대인이 '계약을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경우가 아닌 한, 임차인이 스스로 신규임차인을 찾지 않으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실무 체크리스트】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신규임차인을 물색하고, 주선 사실을 문자·이메일·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 소개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고 회신을 보관해야 하며, 권리금 계약서에 임대인 동의 조건도 명시하는 것이 좋다.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 방해가 인정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단계를 잘 설계해야 하므로 가급적이면 변호사와 상의하여 진행하는 것을 권장 드린다. 맺음말: 법을 아는 약사가 살아남는다 상가임대차법은 약사의 재산권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다. 그러나 이 방패를 제대로 쓰려면 법의 내용을 미리 숙지하고, 계약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임대차 분쟁은 발생 후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 특히 브로커나 공인중개사의 계약 검토에 의존하시는 약사님들이 계신대, 브로커나 공인중개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계약이 체결되어야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주체라는 점에서 면밀한 계약 검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계약서 한 줄, 등기 하나가 수억 원의 권리금을 지키기도 하고 잃게도 한다. 만약 큰 규모의 계약(특히 문전 약국 등)이라면 임대차 계약 전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기를 권해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필자 약력 -영남대학교 약대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7기) -주식회사 셀트리온 -법무법인 그루제일 -법무법인(유한) 대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센터장 -(현)법률사무소 리오 대표 변호사2026-06-01 12:00:44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네트워크약국 방지법 시행과 남겨진 과제[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민국 약국가의 오랜 근간이었던 ‘1인 1약국’ 원칙이 한층 더 촘촘하고 강력한 법적 방어벽을 갖추게 됐다. 약사나 한약사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규정한 이른바 ‘네트워크 약국 방지법(약사법 일부개정법률)’이 공포를 거쳐 오는 11월 27일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의 본회의 통과와 발효는 단순한 문구 수정을 넘어선다. 기존 약사법이 표면적인 ‘명의 대여’나 교묘한 위법 행위를 잡아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면, 개정안은 ‘운영’이라는 두 글자를 명문화함으로써 자본을 앞세운 복수 약국의 실질적인 지배 구조까지 정조준하고 나섰다. 입법의 시계추가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한 지금, 약업계 안팎에서는 기대의 목소리와 함께 현실적인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우선 약사 사회와 보건의료계는 이번 법안 시행이 약국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회복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 자본이나 특정 조직이 청년 약사들의 명의를 빌려 편법적인 체인형 네트워크 약국을 확장하거나 지분 투자를 감행하는 행위는 공공연한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최근 우후죽순 개설한 체인형 창고형약국도 네트워크 약국 아니냐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 이러한 편법 네트워크 약국은 필연적으로 과당 경쟁을 유발하고,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약품 오남용이나 무리한 일반의약품 판매를 부추겨 보건안전망을 위협해 왔다. 법안이 시행되면 자본 중심의 약국 운영 구조에 제동이 걸리면서, 독립적인 동네 약국들과 청년 약사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돈'이 아닌 '약료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는 시대의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기대감의 이면에는 법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숙제는 과거 의료계가 ‘유디치과 사태’ 등에서 겪었던 것처럼, 약국판 경영지원회사(MSO)를 통한 우회 범법 행위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이다. 겉으로는 합법적인 경영 컨설팅이나 자문 계약, 혹은 독소조항이 담긴 임대차 계약의 형태를 띠면서 실질적인 약국 운영 수익을 특정 법인이나 자본가가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구조를 과연 수사당국이 완벽하게 가려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단순한 이자 지급이나 정상적인 체인 가입 체계를 넘어, ‘실질적 지배 및 경영 개입’ 여부를 판단하는 명확한 하위법령과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면 자칫 현장의 법적 분쟁과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일각에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 도입이나 약국 개설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강력한 보완 장치가 연동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11월 27일은 약국이 자본의 종속에서 벗어나 보건의료 기관으로서의 가치를 공고히 하는 역사적인 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법안의 통과가 곧 불법 네트워크 약국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부 당국은 남은 기간 동안 편법 경영을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꼼꼼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해야 하며, 사법당국 역시 복잡한 임대 구조 뒤에 숨은 진짜 운영자를 찾아낼 수 있는 전문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사 사회 스스로가 자본의 유혹에 면위를 대여하거나 가담하지 않는 엄격한 자정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6개월 뒤 마주할 새로운 약사법이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진짜 ‘방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2026-06-01 06:00:39강신국 기자 -
[기자의 눈] 항암신약 허가·급여 기준의 간극[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항암 치료 영역에서는 허가 범위와 건강보험 급여 기준 간 차이가 발생하면서, 허가상 치료 대상임에도 실제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진료지침과 임상 현장이 제시하는 치료 방향, 국내 허가·급여 기준 사이 간극이 환자 치료의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가와 급여는 애초 목적이 다르다. 허가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기반으로 치료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인 반면, 급여는 제한된 재정 안에서 비용효과성과 임상적 필요성을 함께 고려한다. 두 기준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다만 최근에는 허가 범위와 글로벌 가이드라인 권고, 실제 급여 적용 범위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면서 현장의 혼란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진행성 신세포암 치료다. 글로벌 진료지침은 신세포암 1차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 보다 넓은 선택지를 제시한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유럽비뇨의학회(EAU) 등 주요 국제 가이드라인은 면역항암제 병용 이후 다양한 표적치료제를 주요 후속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일부 약제는 1차 면역항암제 이후 주요 선택지로 제시되며 환자 상태와 치료 반응에 따라 유연한 순차 치료 전략(sequence)을 강조한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다르다. 일부 후속 치료 옵션은 기존 VEGF 표적치료 경험을 전제로 허가 범위가 설정돼 있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먼저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급여는 물론 활용도 제한된다. 글로벌 진료지침은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허가와 급여 기준이 다시 환자군을 좁히는 구조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 같은 간극은 전이성 위암 치료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생존 개선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일부 치료제는 전체 환자군(all-comer)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급여 단계에서는 다시 PD-L1 발현 수준을 반영한 CPS(Combined Positive Score) 또는 TAP(Tumor Area Positivity) 기준이 설정되며 실제 치료 대상 환자군이 재구성된다. 결과적으로 허가상으로 치료 가능 환자 일부는 급여권 밖에 놓이게 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바이오마커 수치가 기준선 인근에 위치한 환자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치료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더라도 급여 기준 때문에 선택이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허가 기준과 급여 기준 사이 간극이 환자 치료 기회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모든 치료제를 허가 범위 그대로 급여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비용효과성을 고려하는 과정은 불가피하다. 제한된 재정 안에서 환자군을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기준이 실제 임상과 얼마나 정합성을 갖느냐다.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허가가 넓어진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 급여 기준이 과거의 환자 선별 틀에 머문다면 치료 환경 변화와 제도 사이 시간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허가가 치료의 가능성을 여는 과정이라면 급여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절차다. 두 기준 사이 차이가 존재할 수는 있다. 다만 그 간극이 환자 치료 기회를 좌우하는 수준까지 벌어질 때 제도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점검할 시점이다.2026-05-29 06:00:38손형민 기자 -
[데스크 시선] 글자 같다고 유사 의약품? 금지만이 능사 아냐[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이제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유명 의약품과 유사한 명칭으로 하는 제품명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비만치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의 이름을 교묘하게 본뜬 유사 명칭 제품들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식품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고시 일부 개정안을 각각 행정예고했다. 이에 국내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규제는 소비자가 일반 식품을 전문의약품으로 오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추진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약품 명칭 및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 식품에 표시·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금지 대상 명칭은 '약사법'에 따라 허가·신고된 의약품 및 한약 처방명과 유사한 이름이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유사 의약품 광고 행위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의약품 모방 광고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은 이를 환영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뒤따르고 있다. 식약처의 규제 방침이 지나치게 넓고 무차별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최근 식약처는 단지 유명 의약품과 철자가 일부 유사하거나, 발음이 연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중소 식품업체들의 브랜드 네이밍까지 ‘유사 명칭’이라는 틀에 가두고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식약처 행정예고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도 많다. 유사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철자, 발음, 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겠다는 모호한 기준 아래, 당국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멀쩡한 제품들도 한 순간에 ‘모방 제품’으로 낙인 찍힐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같은 성분명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전개하거나 기업명을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명에 적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모방 제품’으로 낙인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현재 의약품 제품명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 중인 업체는 15개, 품목은 34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잉 규제는 시장의 역동성을 짓누르는 결과를 초래한다. 단순히 포장 교체 비용만 문제되지 않는다. 그간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알려온 기업들은 다시 고비용을 들여 제품명을 바꿔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간 공들여 브랜드를 알리고 쏟아부은 마케팅∙브랜딩 비용이 하루 아침에 날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진 셈이다.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은 있겠으나 건전한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 업계가 짊어질 부담의 무게는 그리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및 고시한 날부터 바로 시행된다. 유예기간도 없는 셈이다. 이 또한 혼란을 자초하는 격이다. 관련 부담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 몫이다. 또, 업계에서는 어디까지를 유사 명칭으로 볼 것인지를 주요 쟁점으로 보고 있다. 규제영향분석서 내 규제대안과 같이 업계 자율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대안도 거론된다. 또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거나 규제가 적용되는 의약품 명칭을 고려한 심사를 통해 제품 등록 단계에서 모니터링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규제의 목적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있다. 시행에 앞서 식약처는 획일적이고 압박 위주의 단속에서 벗어나, 명확하고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해야 하겠다. 관리당국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2026-05-28 06:00:38이석준 기자 -
[기자의 눈] 다시 시험대 오른 약정원…이제는 정상화가 답[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학정보원이 또다시 대한약사회 현안 한복판에 섰다. 약국 청구프로그램과 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국가 디지털 인프라를 책임져 온 핵심 기관이지만 최근 약정원을 둘러싼 논란은 조직 전반에 적지 않은 부담과 후유증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임 집행부의 PSP·PPDS 논란에서 시작된 갈등은 최근 데이터 사업과 관련한 이슈로 이어졌고, 원장 직위해제와 해임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맞았다. 여기에 새 원장 체제 출범을 앞두게 되면서 약정원은 사실상 대대적인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사실 약정원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플랫폼, 데이터 사업 등 경영과 관련한 문제는 물론이고 내부 조직 운영 문제 등이 반복적으로 불거지며 집행부 교체 때마다 약정원은 개혁 대상 혹은 권력 충돌 지점으로 거론돼 왔다. 이쯤되면 약정원은 단순 대한약사회 산하기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약국 청구프로그램, 약국 IT 시스템 등의 공공사업과 조제 데이터, 외부 협력 등 조직사업을 동시 담당하다 보니 그 중요성만큼 조직 내부의 긴장과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불거진 논란을 단순 인사 문제로만 보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원장 해임 과정에서는 조직관리 실패 등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됐지만 현장에서는 그 이상의 복합적 문제가 누적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사업 방향성을 둘러싼 약사회와의 이견, 조직 장악력 문제, 내부 소통 갈등 등이 축적돼 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차기 원장 인선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신임 원장 체제에서 약정원이 어떤 방향으로 재정비 될 것인가에 쏠린다. 무엇보다 지금 약정원에 필요한 것은 조직 정상화와 신뢰 회복이라는 것이 약사사회를 넘어 약국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차기 원장 체제가 시작되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만 해도 적지 않다. 우선 청구프로그램 완전 전환 과제가 눈앞에 놓였다. 약정원은 당초 올해 6월을 목표로 PM+20으로의 완전 전환을 공언한 바 있다. 조제 데이터 사업 역시 숙제로 남아 있다. 약정원은 최근 새 사업 파트너 선정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업 구조와 데이터 활용 방향성, 수익 모델 등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과거 정보유출 논란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투명성과 신뢰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부 조직 안정이다. 최근 약정원을 둘러싼 분위기를 보면 사업 자체보다 사람 문제로 더 큰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직 내 갈등이 길어질수록 실무진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사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한약사회는 물론이고 신임 원장 체제의 약정원이 짊어진 짐의 무게가 커졌다. 무너진 조직 신뢰를 다시 세우고 흔들린 내부 체계를 안정시키며 약국가가 불안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역할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 약정원에 필요한 변화일지도 모른다. 덧붙여 최근 기자가 약정원 사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내부 문제와 경영 상황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 자체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약정원은 특정 집행부나 일부 경영진만의 조직이 아니다. 전국 회원 약사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약사사회의 공적 자산에 가깝다. 조직 운영과 주요 사업, 경영 방향을 둘러싼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불거지고 있다면 이를 단순히 ‘덮어야 할 내부 문제’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오히려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하며 회원 사회의 이해와 공감 속에서 풀어가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조직 신뢰를 회복하는 길에 더 가까울 것이다. 약정원은 지금 다시 시험대 위에 올라 있다. 현 시점은 약정원이 앞으로 어떤 조직으로 남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2026-05-28 06:00:36김지은 기자 -
[기자의 눈] 영양제 무한 확장…약국이 팔아야 하는 것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국내 제약업계 유통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약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건강기능식품은 이제 헬스앤뷰티숍은 기본, 다이소, 편의점에서도 단 돈 몇 천원이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두뇌기억력, 피로회복, 간 건강, 다이어트 같이 제품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명료하다. 포장 단위 역시 한 번 복용하는 양부터 열흘치까지 콤팩트하다 보니 '바쁜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나'라는 자기 만족과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최근 업계 분석에 따르면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는 작년 2월 3곳에서 올해 4월 기준 22곳으로 대폭 늘었다. 상품 역시 30여종에서 160여종으로 5배 이상 증가했으며, 편의점 업계 역시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건기식 특화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원인은 건강을 챙기려는 젊은 층과 1인 가구의 호응이 주효하다. 제약사들에게도 건기식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최근에는 상처 치료제와 세포 재생 성분을 앞세워 제약사들이 기능성 화장품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더 이상 약국 시장에만 올인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약국 밖 건기식'과 '약국 건기식'의 차이다. 다이소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000원짜리 건기식과 약국에서 판매되는 3만원, 30만원짜리 건기식 모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얼핏 같은 건기식 문구가 적혀있을 지언정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유통채널로 나간 가성비 제품들이 대중적인 보편성과 접근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약국용 제품들은 고함량·고스펙 성분과 학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기능성에 무게를 둔다. 똑같은 비타민이나 유산균이라도 원료의 등급, 배합 비율, 생체 이용률에서 오는 격차는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바로 가격의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은 이러한 디테일을 알지 못한다. 제약사들이 유통의 문턱을 낮추며 영토를 확장할수록, 약국이 가격 경쟁력만으로 유통 자본과 싸우는 것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게임이 됐다. 그렇다면 이 무한 확장 시대에 약국이 팔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술적 검증과 맞춤형 상담 서비스다. 특히 다제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나 기저질환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약물과의 상호작용이나 건기식간 상호작용 역시 AI 알고리즘 조차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약사만의 영역이 바로 여기 있다. 이제 약국은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건네는 공간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 주민의 건강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단골 약국이자, 복약지도를 포함한 토탈 헬스케어 매니저로서 체질을 전환해야 할 때다. 제품 중심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상담 중심의 가치 경쟁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때 자본을 앞세운 대형 유통망이나 편리함을 무기로 한 대형 판매처들과 차별화가 가능해진다. 제약업계 또한 눈앞의 채널 다변화에만 취해 오랜 파트너인 약사 직능의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중이 제약사의 브랜드를 믿고 지갑을 여는 근본적인 신뢰의 바탕에는 오랫동안 약국 현장에서 약사들이 환자들과 마주하며 쌓아 올린 전문성과 학술적 권위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편리함을 더한 제약사의 혁신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인 촉매제가 되려면, 약국의 상담 직능을 인정하고 상생할 수 있는 정책적·학술적 뒷받침이 함께 가야 한다. 제약사의 영리한 영토 확장과 약사의 전문적인 진화가 건강한 시너지를 내는 진정한 상생의 생태계를 기대해 본다.2026-05-27 06:00:38강혜경 기자 -
[기자의눈] 약가유연계약, 실제가 제공 범위 고민해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의약품에 이중약가를 적용하는 ‘약가유연계약제’가 내달 본격 시행되면서, 약의 실제가 제공 범위에 대한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약의 실제가는 약가파일 또는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를 통해 대중에 공개됐다. 앞으로 약가유연제 계약 품목을 포함한 정보는 요양기관 등 ‘인가자’에게만 제공된다. 인가자에게도 약제비 산정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외부 유출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당장 6월부터 등재된 12품목의 실제가는 ‘비인가자’인 일반 대중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12품목의 표시가와 실제가는 2~5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지만, 급여목록표를 통해서는 표시가와 약가유연계약 여부만 알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약가를 높게 책정해 해외 참조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주겠다는 제도 취지를 생각하면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계약 품목이 수백개로 늘어나게 된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그 괴리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약가의 투명성은 꾸준히 후퇴하게 된다. 정부가 이중약가를 도입한 건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 시장에 약을 공급하거나 또는 국내사가 해외 수출을 할 때 참조가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신약 접근성 강화를 위해 약가유연계약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 국산 신약들의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될 제도임에도 명백하다. 하지만 참조 가격 훼손 방지가 제도 도입의 주요 목표라면 약의 실제가를 궁금해하는 국민들에게까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위험분담제와는 제도의 의미나 계약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약가유연제의 실제가까지 꽁꽁 감출 필요는 없지 않을까. 환자, 보호자, 연구자 등이 이중약가가 체결된 약 중 특정 품목의 실제가를 궁금해한다면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일반 국민들은 급여목록표를 제외하고는 약가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중약가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는 그 방법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실제가를 환자, 보호자 등이 별도로 요구하는 경우는 정보를 제공한다 등의 소극적 정보 공개라도 고민해봐야 한다. 짙어지는 정보 비대칭이 혹여나 약가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국의 열린 고민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2026-05-26 06:00:36정흥준 기자 -
[기자의 눈] 다품목 제네릭·CSO 리베이트 쇄신의 골든타임[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제네릭 약가 산정률 45% 적용, 혁신형제약사·준혁신형제약사·필수약 수급 안정 기여 제약사 약가우대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을 확정했지만, 개편안 약효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숙제는 아직 미완성이다. 다행히도 정부여당은 약가제도 개편안 시너지 효과를 위한 '넥스트 레벨' 행정·입법 구체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즉시 착수한 분위기다. 방향성은 명확하다. 1개 성분에 수 백여개 의약품이 허가되면서 시장에서 제품력 경쟁이 아닌 왜곡된 판촉 경쟁 즉, 불법 리베이트 경쟁에 매몰되는 비정상적 다품목 제네릭 구조 탈피·혁신이다. 현재 허용하고 있는 제네릭 1+3 위탁공동생동 제도를 제약업계와 직능단체, 학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축소·철폐하고, 의약품 영업·판촉대행사(CSO)를 악용해 불법 리베이트를 살포하는 제약산업 구조를 뜯어 고치겠다는 게 정부여당의 구체적인 정책 목표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내수용 복제약 영업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압도할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 전환이란 생각이다. 의약품 인허가 규제·보건정책 전문가 이재현 성균관대 의약품규제과학센터장은 1+3 공동생동 제도를 "전 세계에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기형적 제도이자 우리나라 제네릭 난립 주범"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대오각성을 주문했다. 이재현 센터장은 "공동생동으로 품목허가를 주는 국내 규제 시스템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제네릭 수탁사 1곳 당 1곳에게만 위탁 허가권을 주는 1+1도 불합리하다. 위탁생동 폐지로 쌍둥이 제네릭이 없든 단일 제네릭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정책 수석전문위원과 함께 당 정책위원회 실장을 맡고 있는 조원준 실장 역시 위탁생동 폐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동시에 불법 리베이트 수단으로 쓰이는 CSO를 강력히 규제해야 보건복지부가 시행을 예고한 약가제도 개편안이 왜곡없이 연착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원준 정책실장은 "위탁생동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으로 제약산업과 국가 발전에 별다른 기여 없이 리베이트 판촉·영업에만 매몰된 무임승차 제약사, 페이퍼 컴퍼니를 정리해야 혁신·준혁신·수급 안정 선도에 앞장서는 진짜 제약사에게 약가제도 개편안 약효가 극대화할 것"이라며 "일부 의료기관과 결탁해 CSO를 통한 우회적 리베이트로 건전한 의약품 유통질서를 훼손하는 제약사와 불량 CSO 규제도 정부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학계와 정부여당이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을 기점으로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채 방치된 숙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당위성과 방향성에 공감하고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복지부, 식약처)와 학계, 여당을 축으로 한 국회는 가까운 미래에 의약품 인허가 제도와 CSO 규제 관련 즉각적인 후속 입법과 행정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3 공동생동 제도 축소·폐지를 다면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개편된 약가제도의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생산 인프라나 연구 인력 없이 영업망만 가지고 남이 만든 약에 상표만 바꿔 파는 위탁 제네릭사에 동일한 약가를 보장할 논리적 근거를 확립하기 어렵다. 여러차례 제약업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위탁생동 제도의 효용 가치와 한계를 따져 합리적인 행정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아울러 일부 제네릭사들의 왜곡된 경영 수단인 CSO 불법 리베이트 구조를 끊어내야 하는 이유 역시 약가제도 개편안의 성공을 위해서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제네릭사 일부는 처방을 유도하기 위한 의사 리베이트 살포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를 끝내야 한다. CSO 꼬리자르기가 설 자리 없도록 규제 수위를 높여야 한다. 제약사와 CSO 간 불법 리베이트 귀책사유를 명확히 연동하는 쌍벌제를 도입하고, 리베이트 수수 의사에 대한 처벌도 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약가를 인하하는 조치만으로는 불법 영업으로 흘러가는 검은 돈의 출처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이유에서다. 복지부 약가제도 개편은 제약산업 혁신을 위한 첫 단추다. 불합리한 제도를 도려내는 국회의 입법과 보건당국의 공격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개편안은 그저 또 하나의 미완성 정책으로 남을 우려가 있다. ‘무임승차 퇴출’과 ‘혁신 보상’이라는 명제가 시장에 완벽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22대 국회와 정부의 지체 없는 움직임을 촉구한다.2026-05-21 06:00:42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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