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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없는데 우대부터?…약가제도 개편 엇박자에 업계 속앓이[데일리팜=정흥준 기자]정부가 새로운 약가 산정과 기등재 인하 절차를 추진하면서, 혁신형·준혁신형 신규 인증 제약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 혁신형과 준혁신형 인증 절차는 공식적인 접수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당장 다음달부터 우대 방안이 시행돼 제도 개편이 엇박자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기등재 인하는 오는 9월 약제목록을 기준으로 11월 돌입할 전망인데, 혁신형·준혁신형 특례가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도 혼선이다. 당장 올해는 2012년 이전 등재 약제에 대해서만 53.55%에서 51%로 인하하고 차후에 특례 적용 품목을 재분류해야 하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준혁신형 신설을 포함한 제네릭 약가 산정·가산 방식이 내달 대폭 개편될 예정이지만 정작 준혁신형 기업은 인증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다. 혁신형 제약사도 올해 12월 신규 인증이 이뤄지지만 마찬가지로 약가 산정·가산 방식이 먼저 달라진다. 즉, 준혁신형에 도전하거나 혁신형에 신규 진입하려는 제약사는 인증 절차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약가 우대를 위해서라도 급여 등재를 늦춰야 하는 실정이다. 준혁신형은 50%, 혁신형은 60%의 약가 가산으로 기본 산정률 45%와 단순 비교해도 5~15%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 A관계자는 “정부는 일정을 강행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올해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만 내려놓으면 된다”면서 “제도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수개월만 미루면 될 일이다. 행정예고 기간에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오는 13일까지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하고 의견을 받고 있다. 제약업계는 현장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행 시점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혁신형·준혁신형에게 3~4년의 특례가 적용되는 기등재 인하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오는 9월 약제급여목록표를 기준으로 분류에 들어가고, 11월 약가인하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준혁신형 기업이 아직 없기 때문에 기등재 인하에서도 특례 적용을 구분할 수 없다. 결국 특례 적용 여부는 인증 신청과 평가를 마친 뒤 재분류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제약사 B관계자는 “약가 우대로 혁신성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의 제도 개편이다. 업체들 인증을 마무리하고 제도를 바꾸는 순서가 맞다. 정부가 그저 당초 예정했던 일정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2026-07-08 06:00:59정흥준 기자 -
"8월 첫 주에 쉴까, 내가 원할 때 쉴까"…제약업계 휴가 지도[데일리팜=김진구·차지현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올해 여름휴가 기간이 8월 첫째 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휴가 기간을 일괄 지정하기보다 임직원의 자율에 맡기는 방식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상당수 기업이 개인 연차와 별도로 2~5일의 특별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콘도·리조트 숙박을 지원하거나 소정의 휴가비를 별도 지급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16개 제약바이오기업 여름휴가 ‘8월 첫째 주’ 지정‧권장 8일 데일리팜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과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 4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16개 기업이 8월 첫째 주(8월 3일~7일)를 여름휴가 기간으로 지정하거나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전통 국내제약사들이 이 기간을 집중 휴가 기간으로 택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동화약품, 제일약품, 유나이티드, 삼진제약, 일양약품, 삼일제약, 국제약품, 팜젠사이언스, 신신제약, 동아제약이 8월 3일부터 7일까지를 공식 여름휴가 기간으로 지정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역시 상황에 따라 자율 조정이 가능한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 이 기간을 휴가 기간으로 지정했다. 대원제약은 8월 둘째 주(8월 10~14일)를 휴가기간으로 정했다. 올해의 경우 7월 마지막주(7월 27~31일)를 여름휴가 기간으로 지정한 업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생산직과 사무직의 휴가 기간을 이원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한독의 경우 사무직은 6~9월 중 여름휴가 기간을 정한다. 생산직은 8월 첫째 주로 지정된다. 셀트리온제약과 유유제약 역시 사무직은 자율인 반면, 생산직은 8월 둘째 주를 권장한다. 피서철 중 자율 선택 확산…연중 완전 자율 휴가도 가능 여름휴가 기간을 임직원 자율에 맡기는 제약바이오기업이 더욱 늘어나는 양상이다. 여름 피서철 중 기간을 선택하거나, 연중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 국내제약사 가운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휴젤, 안국약품, 알리코제약, 경동제약, 부광약품이 완전 자율로 연중 언제든지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특정 기간을 지정해 자율성을 부여하는 기업도 많다. 녹십자와 메디톡스는 7월부터 9월 사이 휴가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동아에스티는 6~8월 중 선택할 수 있다. 보령은 사무직 생산직 구분 없이 4~10월 중 휴가 일정을 선택한다.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은 대부분 완전 자율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국노바티스와 한국MSD, 한국릴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BMS제약, 암젠코리아, 한국애브비, 한국얀센, 바이엘코리아 등이 연중 아무 때나 휴가를 사용한다. 이밖에 한국화이자제약은 7월 13일부터 8월 21일 사이를 여름휴가 권장 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로슈는 3~10월 중, 한국다이이찌산쿄는 7~8월 중, GSK코리아와 노보노디스크제약은 7~9월 중 여름휴가 선택이 가능하다. ‘최대 6일’ 특별 유급휴가 지급…리조트·휴가비 지원 등 복지 혜택 제공 상당수 기업이 개인 연차와 별도로 여름휴가 혹은 특별휴가 명목의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특별 유급휴가로 6일을 별도 제공해 개인연차 소진을 최소화하도록 한다. 국내제약사 가운데선 보령과 한올바이오파마가, 다국적제약사 가운데선 GSK코리아와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여름휴가 5일의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일동제약은 4일의 유급휴가를 별도 제공하고, 개인연차 하루를 붙여 총 5일을 쉰다. 삼일제약 역시 같은 형태로, 지정된 휴가의 마지막 날인 8월 7일만 단체로 개인연차를 소진한다. 유한양행, 녹십자, JW중외제약, SK바이오팜, 한독, 동화약품, 셀트리온제약, 휴젤, 안국약품, 알리코제약은 회사에서 지급하는 특별휴가 혹은 유급휴가 3일에 개인연차 2일을 붙여서 사용한다. 휴젤의 경우 리프레시 휴가 개념의 3일이 제공되며 여름휴가와 무관하게 연중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다. 다국적제약사 가운데선 한국로슈와 노보노디스크제약이 유급휴가 혹은 특별휴가를 3일 제공한다. 이밖에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제일약품, 삼진제약, 유유제약, 팜젠사이언스가 일부 유급휴가와 개인연차 사용을 병행한다. 복지 차원에서 콘도·리조트 숙박 지원과 휴가비를 제공하는 기업도 다양하다. 셀트리온, 휴젤, 한독, 제일약품, 안국약품, 유나이티드, 알리코제약, 부광약품, 유유제약, 삼일제약, 국제약품, 팜젠사이언스, 신신제약, 한국얀센, 한국다이이찌산쿄, 노보노디스크제약 등은 회사가 제휴한 콘도‧리조트‧호텔‧스파 등의 숙박권이나 이용권을 추첨 이벤트를 통해 제공한다. 또한 사원 휴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정의 휴가비나 추가 복지 혜택을 챙겨주는 곳도 눈에 띈다. 메디톡스와 알리코제약, 한국화이자제약, 한국MSD는 소정의 휴가비를 직접 지원한다. 부광약품은 연 1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여름휴가 기간 중 사용할 수 있다. 한독과 알리코제약, 한국노바티스 등도 임직원 복지포인트를 별도로 지급하거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유나이티드의 경우 직원 가족여행 비용을 지원하며, 휴젤은 제휴 리조트·호텔 직원가 할인 외에 차량 공유 서비스 할인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2026-07-08 06:00:58김진구 기자, 차지현 기자 -
원료의약품 수입액 줄었지만 고환율에 국내 자급도 휘청[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30%를 밑돌았다.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로 원료의약품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자급도는 낮아졌다. 올해 들어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기업들의 원가 압박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 약가가 낮아지면 원료의약품 업체들에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21억8361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작년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22억892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 원료의약품 무역수지는 7757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수출은 늘고 수입은 감소하면서 2531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원료의약품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최초다.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은 높은 수입 의존도로 적자가 고착화했다. 지난 2006년에는 원료의약품 수입 규모가 16억8517만달러로 수출액 4억9434만달러의 3배를 웃돌 정도로 수입과 수출의 격차가 컸다. 최근 국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의 고성장으로 원료의약품 수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흑자 전환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지난 2015년 12억8143만달러와 비교하면 10년 새 72.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 성장률 21.1%보다 큰 폭으로 앞섰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2022년 22억8573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2022년에는 국내 생산 코로나19 백신이 해외에 공급되면서 일시적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은 4조3438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은 지난 2021년 3조455억원에서 2024년 4조4007억원으로 3년 동안 44.5% 급증했지만 지난해에는 성장세가 주춤했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7.9%로 2024년 31.9%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평균 원‧달러 환율 1422원을 적용해 계산한 값이다. 자급도는 국내 생산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국내 시장 규모(생산-수출+수입)에서 국내 생산 제품의 국내 사용량(생산-수출)의 비중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2022년 20.0%에서 2023년 25.6%로 상승했고 2024년 30%를 넘어섰지만 2년 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원료의약품 자급도 하락은 환율 상승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2원으로 2023년 1364원보다 4.3% 상승했다. 같은 가격으로 수입 원료의약품을 구매하더라도 환율 상승으로 국내 수입액은 더욱 커지는 구조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지만 평균 환율 1422원을 적용하면 2024년 3조6999억원에서 지난해 3조1056억원으로 1.2%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같은 계산 방식으로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달러 기준으로 10년 전보다 21.1% 증가했는데 평균 환율을 적용하면 2015년 2조401억원에서 지난해 3조1056억원으로 52.2%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1원으로 지난해보다 291원 낮았다.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원료의약품은 7억7895만달러로 2024년 8억1632만달러보다 4.6% 감소했는데 평균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감소율은 0.5%로 축소된다. 수입량이 가장 많은 중국 원료의약품을 구매할 때에도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국내 수입액은 더욱 커지고 자급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1517.7원으로 지난해 7월 2일 1352.6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65.1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29일부터 한 달 넘게 1500원을 상회하며 고환율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제약사들의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진다.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핵심 원자재인 원료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가 인상으로 직결된다. 지난해 국내 사용 원료의약품 70% 이상이 수입 제품이라는 점에서 제약사들은 환율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이 제약사들의 원가 압박을 가중시킬뿐더러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 사용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약가 상한선이 특허만료 전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간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약가가 16.0% 깎인다. 약가인하 압박에 제약사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산 원료의약품 대신 저렴한 수입 제품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미 국내제약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원료의약품 사용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2015년 5억4514만달러보다 43.8%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 4조3438억원 규모 중 수출을 제외한 1조2022억원어치가 내수 시장에서 사용됐다. 2024년 국내에서 사용된 중국 원료의약품은 1조1078억원 규모로 국내 생산 제품과 유사하다. 상대적으로 중국산 원료의약품이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생산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데 중국산 원료의약품이 국내산보다 더욱 많이 사용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릭 약가가 더욱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산 원료의약품의 기피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약가 인하 압박으로 국내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 업체 모두 동반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구조다. 원료의약품 업체들에도 고환율과 약가 인하는 큰 악재로 작용한다.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도 출발 물질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 고환율로 인한 원가 상승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이 저렴한 수입 원료의약품을 찾아 나서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의 고민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미 제네릭 약가 하락을 대비해 원가 절감을 위해 더욱 저렴한 원료의약품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상황이다"이라면서 "고환율에 수입 원료의약품의 원가도 높아지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라고 토로했다.2026-07-08 06:00:56천승현 기자 -
병원·약국 개업 대출 브로커 구속…의·약사 273명 기소유예[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병원과 약국 개업 명목을 내세워 약 1970억원 규모의 신용보증기금 공적 보증서를 편취한 대출브로커가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대출 과정에서 공범으로 송치된 의사와 약사 270여명은 브로커에게 이용당하거나 범행 가담 정도가 소극적인 점 등이 참작돼 기소유예로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정재신)는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 보증서를 편취하고 의·약사들의 대출금을 가로챈 개원 컨설팅 업체 대표 A씨(40)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의사 B씨(34세)와 C씨(55세)는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의·약사 273명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포토샵 위조 잔고증명서로 신보 기망… 2년 8개월간 1970억 편취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전국 각지의 개원의 및 약사 278명과 공모해 포토샵으로 위조한 잔고증명서와 허위 의료기기 매매계약서 등을 신용보증기금에 제출하는 수법을 썼다. A씨는 이를 통해 자기자금과 소요자금 한도를 부풀려 총 265회에 걸쳐 합계 1970억 원 상당의 신용보증기금 ‘예비창업보증 보증서’를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은 의사 등 전문자격을 보유한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10억원 범위에서 보증서를 발급해 주는 제도다. A씨는 신보의 보증심사가 제출 서류만을 근거로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은행 대출 역시 신보의 대위변제에 의존해 부실하게 진행된다는 허점을 악용해 페이퍼컴퍼니까지 설립해가며 약 2년 8개월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의·약사 속여 대출금 560억 가로채고 불법 선물거래 투자 A씨의 범행은 공적자금 편취에 그치지 않고 대출을 신청한 의·약사들을 상대로 한 사기로까지 이어졌다. A씨는 개원 세미나 등에서 자신을 '개원컨설팅업자', '은행 대출상담사'로 소개하며 의료인들에게 접근한 뒤, 허위 자금 증빙이 마치 합법적인 것처럼 이들을 현혹했다. 이후 2023년 2월부터 2025년 1월 사이에는 "신용보증기금 규정상 6개월간 대출금 봉인이 필요하다"고 속여 의·약사 80명으로부터 560억 원 상당의 대출금을 자신에게 송금하도록 해 편취했다. A씨는 이 돈을 자신의 불법 선물거래 투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보증서 발급 과정에서 맡겨둔 의·약사들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마음대로 사용해 대부업체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위조하고 대출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창업을 준비하던 의료인들은 대출금의 4분의 1 이상을 구경도 못한 채 고스란히 채무 변제 책임만 지게 됐다. 검찰 보완수사로 '사건 실질' 규명… 의·약사 273명 기소유예 당초 경찰은 A씨의 신보 사기 범행을 약 270건으로 분리해 순차적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주범 A씨의 범죄를 모두 병합하고 의·약사 80여 명에 대한 대면 조사와 계좌 분석 등 대대적인 보완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A씨가 의·약사 151명으로부터 약 19억 5700만 원의 중개수수료를 받아 챙긴 무등록 대부중개업(대부업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인지해 A씨를 구속했다. 반면, A씨와 함께 송치된 의·약사들에 대해서는 카카오톡 대화와 녹취록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대출 절차를 위임했다가 사실상 브로커 A씨에게 이용당하거나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이 확인됐다. 검찰은 의사 B씨와 C씨의 경우 예비창업보증 대출금을 개원 외 목적으로 사용하고 병원 폐업 후에도 피해를 회복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 조치했으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인들은 대출금 변제의 1차 책임자로서 전체 대출금 합계 약 1980억 원 중 1796억 원 상당을 변제한 점, 일부는 A씨로부터 직접적인 사기 피해를 입은 점 등을 고려해 의사 3명은 혐의없음, 의·약사 273명은 기소유예로 선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앞으로도 균형 있는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조성된 공적기금의 공공성과 건전성을 해치는 공적자금 편취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2026-07-08 06:00:55강신국 기자 -
야당 위원장 확정 땐 '성분명·편의점약' 입법 판도 급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제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여야 대치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보건의료계와 제약바이오산업계가 한층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보건복지위원장을 누가 가져갈지 결과인데요.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11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선제적으로 단독 선출하면서 제1야당 국민의힘 몫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남겨둔 상태입니다. 특히 민주당은 보건복지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넘겨주면서 사실상 후반기 복지위원장을 내려 놓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대로라면 복지위원장은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환할 공산이 큽니다. 국민의힘이 복지위원장을 맡게 됐을 때 복지위 주요 입법인 '제한적 성분명처방법'과 '편의점 안전상비약 규제 완화법'엔 어떤 영향이 예상되는지 7일 정책뷰파인더를 통해 살펴봅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구성 움직임에 반발, 국회 일정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보건복지위원장을 포함한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결정을 내렸지만,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가로챘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죠. 여야가 원구성 갈등을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7개 상임위원장 하마평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18개 상임위 일체를 거부할지 아니면 7개 상임위를 수용하고 원구성에 합의할지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 찬반 양론이 부딪히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단 후반기 국회 복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경북 포항북구를 지역구로 활동중인 국민의힘 3선 김정재 의원입니다. 김정재 의원의 복지위원장 임명 확정으로 위원장 자리가 여당에서 야당으로 뒤바뀌게 되면 제한적 성분명처방 법안과 편의점 상비약 규제 완화 법안이 처하게 되는 상황도 크게 달라집니다. 먼저 제한적 성분명처방 법안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서 민주당이 국민의 필수약 접근성 강화, 품절 사태 완화를 목표로 국회 통과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22대 국회 전반기 민주당 소속 박주민 의원과 같은 당 소병훈 의원이 복지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제한적 성분명 처방 법안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은 대한의사협회를 축으로 한 의료계 반대였습니다. 아울러 의료계 반대로 인한 직능 갈등 우려, 사회적 합의 필요를 이유로 중립을 유지중인 보건복지부의 태도 변화도 중요한 입법 포인트였죠. 후반기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으면 성분명처방 법안은 법안소위 안건 상정이나 실질 심사, 통과 가능성이 떨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의료계의 제한적 성분명처방 입법 반대 의견에 공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많은 영향인데요. 전반기 국회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의사 출신 의원들이 제한적 성분명처방 법안의 법안소위 심사·통과에 반대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월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성분명처방 입법 반대 의협 궐기대회 현장을 직접 찾아 의료계 입장에 힘을 싣기도 했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성분명처방 관련 입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의료 현장 목소리를 당이 새겨듣고 현장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었죠. 이에 국민의힘 복지위원장 체제에서는 성분명처방 법안의 소위 안건 상정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전통적으로 의사 처방권을 크게 확보하는 기조를 유지해 온 국민의힘 태도 영향입니다. 민주당 체제의 복지위가 품절약 사태 해결,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명분으로 국가필수약에 한정한 제한적 성분명처방 도입에 전향적이었던 분위기가 국민의힘으로 바뀌면서 의사 처방권 보호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셈입니다. 반면 편의점 안전상비약 규제 완화 법안은 국민의힘 복지위원장 임명으로 과거 대비 한층 강한 추진 동력을 확보할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시장 자유주의에 한층 무게를 두는 정당인 만큼 위원장이 바뀔 경우 편의점약 규제 장벽은 지금보다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국회 계류중인 편의점약 규제 완화 법안은 안전상비약을 취급할 수 있는 점포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기준을 지금보다 완화하고, 판매 품목 숫자를 늘리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편의점 약 품목 확대와 안전상비약 취급 장소 허용 예외 규정을 약사법에서 수정해 규정하는 입법이죠. 특히 의사 출신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편의점약 품목 확대 등 규제 완화 입법에 강력 찬성하고 있다는 점도 후반기 입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지아 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SNS에 안전상비약 20개 규제 확대 타당성을 언급하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해외 선진국의 상비약 허용 품목 수가 ▲미국 30만개 ▲영국 1500개 ▲일본 930개에 달한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단 13개 품목에 묶여 있다가 법정 상한선인 20개 기준으로 지금껏 품목이 늘지 않고 있다는 게 한 의원 입장입니다. 또 한 의원은 약국 접근성이 떨어지는 무약촌 문제를 안전상비약 규제 완화 논리로 내세우며 "복지부가 우선해야 할 것은 약사회 눈치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라고 주장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도 올해 하반기 집중할 정책으로 안전상비약 품목을 11개에서 20개까지 늘리고, 판매점포 숫자를 늘리는 방향의 정책을 예고해 규제 완화 가능성에 한층 불을 붙였습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정책을 위원회를 구성·운영한 뒤 고시 개정 절차를 통해 확대 기준과 방향성을 논의하고, 판매점포 확대는 약사법 개정을 거쳐 24시간 운영기준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결국 국민의힘 복지위원장 임명 여부에 따라 주요 보건의료 법안들의 미래에도 적잖은 영향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국정과제로 선정됐는지 여부와 국민 여론과 사회 분위기가 어떤지도 후반기 국회 입법 환경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위원장이 상임위 개최 일정과 안건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측면에서 보건의료계와 제약바이오산업계는 여야 원구성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전망입니다.2026-07-08 06:00:54이정환 기자 -
국제약품, 점안제 연 2억관 체제 구축…생산 2배로 늘린다[데일리팜=최다은 기자] 국제약품이 안과용 점안제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약 9500만~1억관에서 2억관 규모로 확대한다. 2029년 하반기 신규 생산라인 가동을 목표로 생산 인프라 확충에 나서며 자체 제품 공급 안정성과 위탁생산(CMO)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2월 국제약품은 안산공장 내 안과용 점안제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93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결정했다. 안과용 점안제 수요 증가와 CMO 물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현재 기존 생산라인은 최대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자체 제품 판매 증가와 수탁생산 물량 확대가 이어지면서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국제약품에 따르면 현재 점안제 생산라인은 연간 약 9500만~1억관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신규 라인이 구축되면 생산능력은 연간 약 2억관 수준으로 확대돼 현재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다. 증설 설비는 일회용 점안제 전용 생산라인으로 신규 건물 증축과 GMP 승인, 시험가동 등을 거쳐 2029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기존 생산라인이 사실상 최대 수준으로 가동되는 만큼 이번 증설은 자체 제품 성장과 CMO 물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는 국제약품의 안과사업 중심의 성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 국제약품은 레바아이점안액과 큐알론점안액을 중심으로 안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녹내장 치료 개량신약 'TFC003'의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올해 사업개발본부를 신설하며 안과 분야를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실제 점안제 사업은 국제약품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점안제 매출은 2023년 346억원에서 2024년 396억원, 2025년 455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1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정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품목군을 유지했다. 반면 회사 전체 수익성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7억원에서 62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억원에서 20억원으로 줄었다. 국제약품은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해 자체 안과 제품의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증가하는 CMO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레바아이점안액의 일본 기술수출 이후 해외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생산기반 확충이 글로벌 사업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재원은 우선 내부 보유 현금을 활용하고,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일부 차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연 2억관 생산체제 구축은 단순한 설비 증설을 넘어 자체 제품과 CMO를 함께 확대하기 위한 기반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 생산 인프라와 안과 개량신약 개발을 함께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제약품 관계자는 "현재 점안제 수요 증가와 함께 CMO 물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번 증설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국내외 수탁생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말했다.2026-07-08 06:00:52최다은 기자 -
동물대체 시험법 잇따른 OECD 등재…민관 협력 주효[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피부를 활용한 광독성 동물대체시험법이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으면서, 대한민국이 전 세계 바이오헬스 분야의 규제 기준을 주도하는 ‘룰메이커(Rule-maker)’로 우뚝 섰다. 식약처는 지난 2일 국산 인체피부모델(KeraSkin™)을 이용한 ‘생체외(in vitro) 광독성시험법’이 OECD 시험가이드라인(TG 498)에 최종 등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독성평가연구부는 7일 오송청사에서 전문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해당 가이드라인의 OECD 등재 의미와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정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광독성’ 평가, 이제 동물실험 대신 한국인 세포 모방한 ‘국산 인공피부’로 ‘광독성(Phototoxicity)’이란 화장품 원료나 의약품 성분을 피부에 바르거나 복용한 뒤 햇빛(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급성 독성 반응으로, 피부가 붉어지거나 부어오르고 물집이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이번에 OECD 가이드라인으로 등재된 시험법은 마우스 세포를 활용하던 기존 시험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포경수술 과정에서 기증된 청소년의 포피 조직에서 분리한 각질형성세포를 3D 배양해 한국인의 피부 표피와 매우 유사하게 만든 국산 인공피부 모델 'KeraSkin™(케라스킨)'을 활용한다. 케라스킨은 바이오솔루션에서 개발한 3차원 인체조직 모델이다. 인공태양광을 조사한 조직과 조사하지 않은 조직의 세포생존율을 비교해 해당 물질이 광독성을 유발하는지 판별하는 원리다. 이번 등재는 특히 국내 화장품 업계에 엄청난 경제적·시간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화장품의 경우 2013년부터 EU가 동물대체시험을 적용하지 않은 제품을 수입·판매를 금지하면서 동물대체시험법을 통해 개발하는 제품이 자리잡았다. 더욱이 광독성 시험은 기존 전량 미국산 인체피부모델(EpiDerm)을 수입해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비용과 통관 절차 등의 부담이 컸다. 국산 모델을 활용할 경우, 시험물질 1종당 실험 비용이 기존 약 704만 원에서 362만 원으로 약 50% 절감된다. 또한, 미국에서 항공 운송 및 세관 검역을 거치느라 7일 이상 소요되던 배송 기간이 최대 하루(1일) 내로 획기적으로 단축되어 시험법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국내에서 생산한 안전성 평가 결과를 전 세계 규제기관이 그대로 인정하게 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 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17년간 다져온 독보적 노하우… 불모지에서 피워낸 글로벌 규제 성과 이번 광독성시험법 등재는 식약처가 지난 17년간 묵묵히 다져온 동물대체시험 검증 역량의 결정체다. 국내 안전성평가 분야에서 OECD 시험가이드라인 및 ISO 국제표준 등재라는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하고 국제 대응 역량을 갖춘 곳은 식약처 한국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KoCVAM)가 유일하다. 식약처는 지난 2018년 ▲유세포분석을 이용한 국소림프절시험법 등재를 시작으로 ▲인체각막유사 상피모델 이용 안자극시험법('19년) ▲인체전립선암세포주 이용 안드로겐 교란물질 판별법('20년), ▲인체피부모델 이용 피부자극시험법('21년) ▲인체피부모델 이용 의료기기 피부자극시험법(ISO, '25년)에 이어 이번 광독성시험법까지 총 5건의 OECD 시험가이드라인과 1건의 ISO 국제표준을 등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박상애 독성평가연구부장은 “이번 성과는 17년 전 불모지였던 국내 동물대체시험 분야에서 하나하나의 데이터를 쌓고 국제적인 설득 과정을 거쳐 만들어 낸 값진 결과물”이라며 “그 과정에서 쌓인 검증연구 노하우는 단기간에 흉내 낼 수 없는 KoCVAM만의 고유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부장은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과거 ‘룰테이커(Rule-taker)’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는 우리가 등재한 시험법이 전 세계 기준으로 사용되는 세계적인 ‘룰메이커(Rule-maker)’로 인정받게 되었다”며 “대한민국이 바이오헬스 분야의 글로벌 기술 주권을 확실하게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민관 협력으로 10년 걸릴 난제 ‘3년’ 만에 해결… 2027년 세계대회 개최 통상 새로운 시험법이 개발되어 OECD 가이드라인으로 등재되기까지는 약 10년이 소요되지만, KoCVAM은 전략적 분석과 민관 협력을 통해 이를 3년으로 대폭 단축시켰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 전문가들의 고강도 '현미경 심사' 속에서도 식약처가 직접 시험법을 개발하며 다져온 기술적 토대를 바탕으로 논리적 방어에 성공했다"며 "추가 실험 요령에 대해서는 모델 제조사인 바이오솔루션과 긴밀히 협력해 회원국 만장일치 통과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이번 성과와 글로벌 위상을 바탕으로, 오는 2027년 8월 15일부터 20일까지 동물대체시험 관련 최고 권위의 국제학회인 ‘제14차 생명과학 분야 동물실험 및 대체법 세계학회(WC14 Seoul)’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41개국 이상에서 2천여명의 규제기관 및 전문가들이 서울에 모여 미래 대체시험법의 방향을 논의할 예정으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국제 논의의 중심으로 나아가게 됐다. 식약처는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오가노이드(미니장기), 장기칩,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차세대 신규평가법(NAMs, New Approach Methodologies)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래 안전성평가 체계로의 전환을 선도할 계획이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해 인체 반응 예측도가 높은 핵심 대체기술이다. 특히 식약처는 약물 대사 시 독성이 가장 먼저 나타나고 인체와 동물 간 차이가 큰 '간(Liver)' 분야에 주목, 지난 2020년부터 전략적으로 연구해 온 '간 오가노이드 독성시험법'의 OECD 국제표준화를 전격 추진 중이다. 오는 2026년 10월 서울에서 OECD 신생과학자문그룹(ESCA) 회의를 최초로 유치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검증연구를 거쳐 오는 2030년 4월 세계 최초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OECD 시험가이드라인 등재를 달성한다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아울러 화장품 안전성평가를 위한 ‘국산 인체각막유사상피모델 이용 안유해성 시험법’ 고도화와 의료기기 대상 대체시험법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 우수 첨단바이오 기술이 국제 규제기술로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 ‘KoCVAM-V.I.P’도 올해 4분기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2026-07-08 06:00:50이탁순 기자 -
바이오젠코리아, AZ 출신 김철웅 신임 대표이사 내정[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황세은 전 대표의 사임 이후 공석이었던 바이오젠 한국법인의 수장 자리가 메워진다. 취재 결과, 바이오젠코리아는 최근 새로운 대표이사에 김철웅 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희귀질환사업부 전무를 내정했다. 그는 이달 말부터 바이오젠에 공식 합류할 예정이다. 바이오젠은 지난 2월 갑작스런 황 전 대표의 사임으로 4개월 가량 사장없이 업무를 수행해 왔다. 황 전 대표는 지난 3월 CSL 한국법인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한편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친 신임 김철웅 대표는 20년 이상 국내외 제약업계에서 영업, 마케팅, 브랜드 전략, 사업부 운영을 두루 경험한 희귀질환 분야 전문가다. 한국릴리에서 제약업계 경력을 시작한 이후 한국화이자에서 혈우병과 희귀질환 사업을 이끌었으며, 이후 홍콩에 기반한 아시아 지역 리더십 역할을 수행하며 Emerging Markets 희귀질환 사업 전략을 총괄했다. 2022년부터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희귀질환사업부(Business Unit Director)를 맡아 국내 희귀질환 사업을 이끌고 있다.2026-07-08 06:00:48어윤호 기자 -
아주홀딩스, 오큐라바이오 30억 추가 투자…첫 신약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아주홀딩스가 지엘팜텍과 공동 설립한 바이오기업 오큐라바이오사이언스에 약 30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지분율을 73.57%로 확대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AJU-S56 상업화를 앞두고 핵심 개발 법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바이오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주홀딩스(3월 결산)는 2026 회계연도 오큐라바이오사이언스에 30억1000만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에 오큐라바이오 지분율은 기존 66.89%에서 73.57%로 높아졌으며 장부금액도 51억2024만원에서 66억6571만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지엘팜텍은 오큐라바이오 보유 주식 수를 유지한 가운데 지분율은 33.11%에서 26.43%로 낮아졌다. 이에 아주홀딩스의 오큐라바이오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됐다. 오큐라바이오는 아주약품과 지엘팜텍이 2021년 AJU-S56 공동 개발을 위해 설립한 바이오기업이다. 당시 지엘팜텍이 임상 1상을 진행하던 AJU-S56을 기반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이후 임상 2상부터 양사가 개발을 함께 이어왔다. AJU-S56은 동아에스티로부터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DA-6034)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다. 오큐라바이오는 국내외 라이선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아주약품은 연구개발과 허가를 맡고 있다. AJU-S56은 2023년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뒤 안구건조증 환자 396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조 방식의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임상 3상을 완료했다. 현재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주약품의 첫 신약으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큐라바이오는 AJU-S56 공동 개발과 라이선스 사업을 수행하는 핵심 계열사다. 올해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아주헬스케어그룹은 아주홀딩스를 중심으로 사업회사별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오큐라바이오는 AJU-S56의 국내외 라이선스와 사업화를 담당할 핵심 법인이다. 아주홀딩스가 지분율을 70% 이상으로 높인 것은 첫 신약 출시를 앞두고 사업 주도권을 한층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2026-07-08 06:00:46이석준 기자 -
[기자의 눈] ESG 경쟁력은 보고서의 두께가 아니다[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이뤄지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가 지주사와 중견 제약사, 바이오기업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SG는 더 이상 기업 이미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필수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공시 체계와 경영 수준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올해만 봐도 변화는 분명하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이 잇따랐다. 기존 보고서를 내던 기업들은 공시 범위를 그룹 전체로 넓히거나 국제 기준을 반영해 보고 체계를 고도화했다. 계열사별 ESG 활동을 하나로 묶고, 이중 중대성 평가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ESG가 더 이상 '있으면 좋은 경영 활동'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본 요건이 됐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해외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위탁개발생산(CDMO), 원료 공급 등 글로벌 협력 과정에서는 생산 역량뿐 아니라 공급망 관리, 인권, 윤리경영, 정보보안, 탄소배출 관리 수준까지 함께 검증받는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협력사 선정 과정에서 ESG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국내 기업들의 ESG 접근법이 한 단계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봉사활동이나 친환경 캠페인 등 사회공헌 중심의 활동을 소개하는 데 무게를 뒀다. 최근에는 연구개발 혁신, 의약품 접근성, 제품 품질과 환자 안전, 공급망 관리, 사업장 안전보건처럼 제약산업의 본업과 직결되는 의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ESG를 별도의 활동이 아닌 경영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기존에 보고서를 발간해 오던 기업들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공시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제 공시 기준을 반영하고 그룹 차원의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며,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핵심 이슈를 도출하는 등 공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ESG가 형식적인 도입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경영 체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일부 기업의 보고서는 여전히 '무엇을 했다'는 활동 소개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 앞으로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량적 성과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좋은 사례만 나열한 보고서는 홍보 자료로만 보여질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ESG는 이제 보고서를 얼마나 두껍게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얼마나 꾸준히 개선했는지가 경쟁력이 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보고서의 두께가 기업의 신뢰를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ESG 2.0 시대의 경쟁은 '발간'이 아니라 '증명'이다.2026-07-08 06:00:44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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