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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비대면진료 본사업…'처방일수·약 배송' 등 남은 숙제는[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오는 12월 24일 제도화를 앞둔 비대면진료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의료법·약사법 하위법령 제·개정 등 완료해야 할 절차가 적잖게 남았다.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환을 예고하면서 비대면진료 세부 운영 규정·기준을 놓고 복지부를 중심으로 의료계, 약계, 플랫폼 업계 간 줄다리기 불가피해졌다. 현행 시범사업 허용 범위를 축소·개선하는 방향의 하위법령 제·개정 작업에 탄력이 붙게 될 가운데 최대 쟁점은 비대면초진 환자에 대한 '처방 일수 제한' 기준과 속칭 비대면진료 처방약 재택수령 내지는 처방약 택배로 불리는 '약국 외 의약품 인도' 규정이다. 처방 일수 제한 규정은 하위법령 개정만으로 가능하지만, 약국 외 인도 규정인 처방약 택배 범위 확대 등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하위법령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복지부가 제·개정할 수 있지만 처방약 택배 범위 확대는 복지부나 의원이 관련 법안을 추가 발의한 뒤 국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해야 개정되는 만큼 거쳐야 할 절차가 많고 개정이 쉽지 않다. 초진 처방 일수 제한의 경우 의료계와 약계는 초진 환자에 대한 비대면진료 처방 일수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플랫폼 업계는 처방 일수를 제한하지 않거나 최대한 길게 풀어야 한다는 견해다. 비대면진료 처방약 약국 외 인도 규정은 의료계와 플랫폼 업계가 환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약국 외 인도 즉, 택배 등 재택수령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비 약계는 대면 복약지도를 통한 오남용 축소와 유통 오류로 인한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대면 수령이 필수라는 의견이다. 결과적으로 비대면진료 하위법령 제정 작업은 보건의약계가 주장하는 '의료·약국 생태계 붕괴·훼손'과 플랫폼 업계 명분인 '혁신 산업 고사·국민 편의 저하'란 헤게모니 충돌 속에서 추진될 전망이다. 의사, 약사, 플랫폼 기업 간 상호 입장차가 상당해 의견 대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직능과 플랫폼 산업 간 첨예히 엇갈리는 의견을 조율해 국민 안전·편의성을 모두 갖춘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연착륙시키는 숙제를 받아들게 됐다. 비대면진료 제도화법 국회 통과에 이미 한 차례 구슬땀을 흘린 복지부가 하위법령 제·개정을 위해 한 번 더 분투해야 하는 셈이다. 초진 처방 7일 제한, 의·약계 "당연"…플랫폼 "절대 불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비대면초진 환자 처방 일수는 현행 무제한에서 '7일'로 제한하는 방향이 거론되는 실정이다. 개정 의료법은 비대면진료 조항에서 환자가 해당 의료기관에서 일정 기간 내 동일 증상으로 대면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는 재진이 아닌 초진은 환자 거주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동일 지역에 위치할 때만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게 규정한 동시에 처방약 종류, 처방 일수 등을 제한하도록 했다. 의료계와 약계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의료법을 국회에서 논의할 당시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는 것을 최우선 조건으로 합의한 점,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에 불과한 점, 실제 의료법 비대면진료 규정 제1항에서 '의료인은 환자를 대면해 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한 점 등을 이유로 비대면초진 처방일 수를 7일 등으로 최소화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실정이다. 국내 의료전달체계 혼란,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 생태계 붕괴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유례없는 외부 요인에 긴급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제도화로 이어졌으므로 초진 환자가 비대면으로 의사 진료를 받을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는 논리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의 입장은 다르다. 비대면진료초진 처방 일수를 7일로 제한하는 조치를 결정하면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혁신 산업으로 성장한 플랫폼 기업들의 수익성을 단숨에 차단하고 정상 경영을 금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게 플랫폼 업계 우려다. 플랫폼 업계 대표 단체격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처방 일수를 7일로 제한하면 만성·경증 질환자의 치료 연속성이 크게 훼손·저해되고 불필요한 반복 재진이 유발된다 이유로 반대중이다. 아울러 원산협은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참여 의사 절반 이상이 초진 신규 환자 처방 일수 7일 제한과 처방약 제한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고 피력했다. 내과의 경우 처방 일수 7일 이하 26.6%, 30일 초과~90일 이하 48.7%까지 다양하게 분포하며, 7일 초과 처방에 임상적 위험이 있다는 근거도 없다는 게 원산협 견해다. 나아가 원산협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 OECD 6개국이 의사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을 환자가 택배 배송 등 비대면으로 재택 수령할 수 있도록 허용중이란 점을 근거도 처방약 배송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중이다. 복지부는 의사, 약사, 플랫폼 등 각계 주장을 수렴·협의한 하위법령 제·개정 작업을 통해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단 복지부는 개정 의료법에 대면진료 원칙을 규정하고 플랫폼 일탈행위를 규제하며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 전달 시스템 구축 근거를 마련했다. 약 배송은 현재 시범사업 허용 대상자 즉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 수급자, 등록장애인, 제1~2급 감염병 확진자, 희귀질환자에 한해 복지부령으로 정한 지역 내에서 허용하도록 했다. 한편 정은경 장관은 "1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허용하고 초진, 재진 등 몇 가지 의료계 합의를 거쳐 연말에 시행한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비대면진료 제도화 업무계획을 보고했다.2026-07-20 06:00:59이정환 기자 -
실리마린 급여 공방 속 UDCA+DDB 간장약 시장 고속 성장[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외래 처방 시장에서 우르소데옥시콜산(UDCA)과 비페닐디메칠디카르복실레이트(DDB)로 구성된 간장약이 강세를 보였다. 간장약 치료 수요가 커지면서 5년 전보다 시장 규모가 2배 가량 확대됐다. 실리마린의 급여 퇴출 공방이 펼쳐지자 제약사들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처방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20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UDCA+DDB 복합제의 외래 처방시장 규모는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1분기 처방액은 111억원으로 전년보다 14.6% 늘었고 2분기에는 14.3% 증가한 116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UDCA+DDB 복합제는 만성지속성 간염에 사용되는 간장약이다. 파마킹의 유디비가 가장 먼저 허가받았다. UDCA는 항염증 및 항산화 작용으로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AST) 개선에 도움을 주며 DDB는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감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AST와 ALT는 간세포 손상 시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대표적인 간기능 지표로 활용된다. 국내제약사 54곳이 UDCA+DDB 복합제를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하고 처방 시장을 공략 중이다. UDCA+DDB 복합제는 지난 2021년 상반기 처방실적 104억원에서 5년 동안 118.3% 성장하며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2분기 10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역대 신기록을 세운 이후 5분기 연속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을 위해 간장약 처방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인 약물 복용으로 인한 간 부담을 줄이거나 간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간장약을 병용 처방받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UDCA+DDB 복합제의 최근 수요 증가는 간장약 실리마린의 급여 퇴출 논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리마린은 독성간질환, 간세포보호, 만성간염, 간경변 등에 사용되는 일반의약품이다. 건강보험목록에 등재돼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실리마린의 급여 삭제를 결정했다. 당시 급여재평가 결과 급여 적정성이 없다는 판단에 급여 퇴출 결정이 내려졌다. 보건당국의 급여 삭제 결정에 부광약품, 삼일제약, 서흥, 영일제약, 한국파마, 한국휴텍스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7개 업체가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청구했고 집행정지가 인용되면서 급여가 유지된 채 행정소송이 진행됐다. 7개 업체가 2개 그룹으로 나눠 급여 삭제 취소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 패소 이후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복지부가 상고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실리마린은 급여 잔류가 확정됐다. 하지만 복지부가 실리마린의 급여재평가를 다시 추진하면서 급여 잔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초 복지부는 교과서와 임상진료지침 등을 근거로 한 1차 평가에서 실리마린의 독성 간질환 치료 효과가 '불인정‘ 된다고 판단했다. 복지부는 SCIE-RCT 임상문헌으로 따져보는 2차 평가에서도 실리마린의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검증된 우수한 학술지(SCIE)에 게재된 무작위 대조 시험(RCT) 방식을 사용한 연구 문헌 12편 중 효과를 인정한 문헌이 50% 이하(6편)라는 점을 들어 유용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제약사들은 실리마린 급여 재평가에서 배제된 'SR 1-7'이라는 문헌이 SCIE 등재 학술지에 게재된 공신력 있는 자료라고 반박했고 재판부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 경우 임상적 유용성을 ‘불분명’으로 평가한 이후 비용효과성, 사회적 요구 등을 추가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데 임상적 유용성을 ‘불인정’으로 판단하고 급여 삭제를 결정한 것은 위법한 절차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실리마린 행정소송 결과 ‘임상적 유용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급여재평가 재추진의 명분이다. 복지부는 제약사들로부터 실리마린의 급여 적정성 자료를 제출받고 연말께 최종 결론을 도출할 전망이다. 실리마린의 급여 퇴출이 결정된 지난 2021년 4분기 UDCA+DDB 복합제의 처방 시장은 61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4분기에는 111억원으로 5년 전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제약사들이 실리마린의 급여 퇴출을 대비해 UDCA+DDB 복합제로 대체하려는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제품의 처방액을 보면 삼일제약의 리비디가 지난 2분기 처방액 15억원으로 UDCA+DDB 복합제 처방 시장 선두에 올랐다. 리비디는 UDCA+DDB 복합제 중 유일하게 분기 처방액 10억원 이상을 올리며 선두 자리를 견고하게 수성했다. 경보제약의 유비칸은 지난 2분기 처방액이 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 유비칸은 2023년 3분기까지 분기 처방액이 1억원에도 못미쳤지만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며 전체 2위로 올랐다. 넥스팜코리아의 헤파토가 2분기 8억원의 처방액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부광약품의 레가덱스는 지난해 2분기 처방액이 8000만원대에 불과했는데 1년 만에 8억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부광약품은 실리마린 성분 레가론과 레가덱스의 병용 처방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레가론과 레가덱스를 병용할 경우 실리마린·UDCA·DDB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처방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UDCA+DDB 복합제의 보험상한가는 208원에서 최대 260원에 형성됐다. 파마킹의 유디비와 부광약품의 레가덱스가 각각 208원, 210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에 책정됐다.2026-07-20 06:00:58천승현 기자 -
아보다트에 카나브·린버크...'적응증 쪼개기' 특허전략 진화[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적응증 쪼개기’가 제네릭사들의 핵심 특허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적응증 쪼개기란, 제네릭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여러 적응증 중 특허 장벽이 남은 일부 효능·효과만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으로 후발의약품의 조기 발매를 노리는 전략이다. 과거 아보다트‧가브스‧자렐토‧케이캡 등을 거치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 온 이 전략은, 최근 오리지널사와의 실리적 합의와 이에 따른 제네릭 조기 발매 등으로 더욱 정교하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카나브 = '단백뇨 감소' 적응증 제외와 제네릭 조기진입 전략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피마사르탄)' 용도특허 분쟁은 적응증 쪼개기 전략과 제네릭사-오리지널사 간 실리적 조율이 결합된 형태로 평가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나브의 적응증은 ▲본태성 고혈압 치료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등 두 가지다. 보령은 ‘당뇨병성 신장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라는 이름의 특허를 등록하며 권리범위를 넓혀 놓았다. 동시에 이 특허는 카나브의 두 번째 적응증 추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2023년 2월 카나브 물질특허가 만료된 뒤 한동안 카나브 제네릭은 발매되지 않았다. ‘단백뇨 감소’와 관련한 카나브 미등재 용도특허의 존재 때문이었다. 이에 알리코제약‧대웅바이오‧동국제약‧한국휴텍스제약‧한국프라임제약은 이 용도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카나브의 미등재 용도특허를 우회하기 위해 제네릭의 적응증을 오직 '본태성 고혈압 치료'로만 한정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오리지널의 특허 영역인 '단백뇨 감소' 효능은 제품 허가사항(용법·용량/효능·효과)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한 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1심인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1월 제네릭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심결을 내렸다. 특허심판원은 심결문을 통해 ‘의약용도 발명의 특허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임상 처방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혼용 가능성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허가 사항 및 설명서에 기재된 용도만을 기준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제품 설명서에 단백뇨 관련 효능이 기재돼 있지 않다면 특허 침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보령은 이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보령은 처방 현장에서 혼용 가능성을 주장했다. 다만 최근 보령은 알리코제약‧대웅바이오‧동국제약‧한국휴텍스제약 등 4개사에 대해 소송을 취하했다. 보령 측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두 번째 적응증인 단백뇨 감소 목적의 마케팅을 하지 않는 대신, 고혈압 치료 목적으로만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반면, 이러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한국프라임제약과는 소송을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제네릭사들은 적응증 쪼개기 전략과 함께 오리지널사와의 실리적 조율을 통해 제네릭 판매와 관련한 특허 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그간 제네릭사들은 미등재 용도특허 리스크 때문에 적극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없으나, 이번 소 취하를 통해 제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보령 역시 단백뇨 감소 관련 용도특허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아보다트 = 전립선비대증과 탈모 적응증 분리 성공 GSK의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분쟁은 제네릭사가 적응증 쪼개기 전략을 통해 오리지널의 연장된 물질특허 장벽을 처음으로 우회해 진입한 사례로 꼽힌다. 아보다트는 ▲양성 전립선비대증 치료 ▲남성형 탈모 치료를 적응증으로 보유하고 있다. 당시 GSK는 전립선비대증 적응증의 허가 지연 기간을 근거로 물질특허 존속기간을 연장해 둔 상태였다. 이에 제네릭사들은 연장된 물질특허의 효력이 허가 지연의 원인이 된 특정 적응증에만 미친다는 법리에 착안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특허심판원은 전립선비대증과 남성형 탈모증은 임상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질환이므로, 전립선비대증 허가 지연으로 연장된 물질특허의 효력이 탈모 적응증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을 바탕으로 제네릭사들은 특허 침해 위험이 남은 '전립선비대증' 적응증을 제품 허가 사항에서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특허 효력이 미치지 않는 '남성형 탈모 치료' 적응증으로만 제품을 우선 허가받아 시장에 조기 진입했다. 이후 연장된 물질특허 기간이 완전히 만료된 후에야 제품에 전립선비대증 적응증을 추가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는 특허 만료 전이라도 특정 적응증 시장을 선점해 실리를 챙길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성공 사례로 기록됐다. 가브스 = 당뇨병 병용요법의 일부 적응증 분리 시도와 좌절 반면 노바티스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빌다글립틴) 분쟁은 적응증 쪼개기 전략이 무산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가브스는 단독요법을 비롯해 설포닐우레아 병용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인슐린 병용요법 등 당뇨병 치료와 관련한 총 5개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이 중 오리지널사의 물질특허 존속기간이 연장되는 데 핵심적인 근거가 된 적응증은 '설포닐우레아 등과의 병용요법'이었다. 제네릭사들은 특허 존속기간이 연장된 원인이 전체 5개 적응증 중 이 1개 적응증의 허가 지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쪼개기 회피를 시도했다. 제네릭사들은 특허 연장의 빌미가 된 해당 병용요법 적응증을 자사 제품 허가 사항에서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연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한 나머지 4개 적응증만으로 제품 허가를 신청하며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제네릭사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심판원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은 연장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특정 적응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 대상이 되는 목적 질병인 '당뇨병 치료' 전체에 미친다고 결론내렸다. 결국 적응증 쪼개기를 시도했던 제네릭사들은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해야 했고, 특허가 완전히 만료된 후에야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다. 자렐토 = 가처분 기각으로 이어진 '적응증 삭제' 우회와 실리 확보 바이엘의 직접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 '자렐토(리바록사반)' 분쟁은 물질특허 자체의 연장을 무력화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적응증의 의학적 독립성을 무기로 실제 판매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며 실리를 챙긴 사례다. 자렐토는 크게 두 가지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약물이다. 하나는 부정맥 환자의 뇌졸중을 막아주는 ‘심방세동(NVAF) 적응증’이고, 다른 하나는 혈전 생성을 막아주는 ‘정맥혈전증(VTE) 적응증’이다. 이 중 정맥혈전증(VTE) 적응증이 특허 기간 연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제네릭사들은 물질특허 자체의 존속기간 연장을 무효화하려던 최초의 시도가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자, 곧바로 적응증을 분리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제네릭사들은 자렐토의 두 적응증이 의학적으로 완전히 구분되는 별개의 질환이자 사용 환자군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제네릭사들은 제네릭 제품 허가 단계에서 연장 특허의 원인이 된 VTE 적응증을 아예 삭제하고, 연장 특허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NVAF 적응증만 남겨두는 형태로 제네릭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오리지널사인 바이엘은 제네릭사들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제기하며 즉각 대응했다. 바이엘은 실제 처방 현장에서 두 적응증 간의 혼용 처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바이엘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물질특허권의 효력이 연장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특정 적응증(VTE)에만 제한적으로 미친다고 판단했다. 성질과 대상이 완전히 다른 적응증(NVAF)만을 채택해 출시된 제네릭 제품은 연장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비록 물질특허 연장을 무효화하는 분쟁은 제네릭사의 패소로 막을 내렸지만, 제네릭사들은 적응증 삭제라는 우회 전략과 가처분 기각 판결을 통해 특허만료에 앞서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실리를 챙겼다. 이후 제네릭사들은 자렐토의 연장 특허가 최종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빠져 있던 VTE 적응증을 마저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온전한 효능·효과를 확보했다. 케이캡 = 연장 물질특허 효력의 포괄적 인정과 진입 장벽 HK이노엔의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을 타깃으로 삼은 제네릭사들의 대규모 적응증 쪼개기 공세는 법원이 물질특허의 포괄적 효력을 인정하면서 가로막혔다. 케이캡은 최초 허가받은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를 시작으로, 이후 ‘위궤양 치료’,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했다. 이 중 특허 연장의 근거가 된 것은 최초 허가 적응증었다. 국내 80여개 제약사들은 적응증 쪼개기를 통해 케이캡의 연장된 특허 존속기간 장벽을 허물고자 했다. 케이캡의 물질특허 존속기간이 최초 허가 적응증(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때문에 연장됐다는 점을 공략해, 제네릭 허가 사항에서 최초 적응증을 삭제하고 후속 적응증인 '위궤양 치료'나 '유지요법' 등만 남겨두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특허법원과 대법원은 제네릭사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오리지널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비록 적응증이 세부적으로 분리돼 있더라도, 테고프라잔이라는 약물의 본질적인 약리 작용 활성 성분이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청구된 적응증들 역시 '소화성 궤양 질환군'이라는 동질적인 치료 범주에 묶여 있으므로,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후속 적응증에도 그대로 미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로 케이캡 제네릭사들은 물질특허가 완전히 만료되는 2031년 8월까지 제품을 상업적으로 출시할 수 없게 됐다. 린버크 = 자가면역질환 ‘멀티 적응증’ 시장의 사법부 판단 관건 제약업계의 관심은 애브비의 JAK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린버크(우파다시티닙)'에 대한 적응증 쪼개기 전략의 성패로 쏠린다. 린버크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강직석 척추염‧비방사선학적 축성 촉추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6개의 적응증을 보유한 '멀티 적응증' 약물이다. 제네릭사들는 이러한 멀티 적응증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당초 종근당 등 16개사는 2036년 만료 예정인 결정형특허를 회피하며 물질특허가 끝나는 2032년 5월 이후 제네릭 출시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동구바이오제약 등 12개사가 연장된 물질특허까지 겨냥해 '적응증 쪼개기' 심판을 제기하며 흐름이 바뀌었다. 이들은 물질특허 연장의 원인이 된 류마티스 관절염을 제외하고 아토피 피부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나머지 적응증만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하며 2030년 12월 조기 출시를 추진 중이다. 아보다트‧가브스‧자렐토‧케이캡‧카나브 등 그간의 적응증 쪼개기 전략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살피면, 린버크 적응증 쪼개기 분쟁에서의 쟁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질환군의 동질성 여부'다. 케이캡 판결에서 법원은 대상 질환들이 하나의 약리적 카테고리에 묶여 있을 경우 연장 특허의 효력을 포괄적으로 인정했다. 반면 린버크의 적응증들은 피부과(아토피 피부염), 소화기내과(궤양성 대장염 등), 류마티스내과(류마티스 관절염 등) 등으로 치료 영역과 대상 장기가 완전히 분리돼 있다는 점에서 법원이 이들을 동일 질환군으로 묶어 판단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둘째, 처방 현장에서의 '대체 가능성과 혼용 우려'다. 의사가 각 적응증별로 제품을 대체 처방할 우려가 적고, 각각 독립된 치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면 적응증 쪼개기가 인정받기 수월하다. 린버크의 경우 각 질환별로 처방 가이드라인과 급여 기준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어 교차 처방의 여지가 좁은 편이다. 셋째, '특허 연장 사유와의 인과관계'다. 린버크의 물질특허 연장 사유가 후속으로 추가된 특정 적응증의 허가 지연 때문이었다면, 제네릭사들은 연장 원인과 무관한 초기 적응증만을 타깃으로 설정해 특허권 효력 범위를 좁히는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2026-07-20 06:00:56김진구 기자 -
5개 적응증 급여 확대 '테빔브라' 약가협상 돌입[데일리팜=정흥준 기자]비원메디슨코리아의 면역항암제 테빔브라주(티슬렐리주맙)가 5개 적응증 급여확대를 놓고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에 돌입했다. 또 한국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도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협상에 들어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지부는 공단에 티쎈트릭과 테빔브라에 대한 약가협상 명령을 내렸다. 지난 5차, 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확대 적정성을 인정 받은 약제들이다. 테빔브라는 올해 1~7차 약평위에서 급여확대 심의를 한 약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인정받은 품목이다. 비소세포폐암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위암과 식도암 1차 병용요법 등 5개 적응증에 급여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테빔브라에 보험 적용이 되는 적응증은 식도암 2차 병용요법이다. 작년 4월 키트루다, 옵디보 등 동일 기전의 면역항암제들 보다 먼저 식도암에 급여 등재 깃발을 꽂은 바 있다. 이번 적응증 확대가 이뤄지면 키트루다, 옵디보 등과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 옵션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환자 치료 접근성 강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건보재정 부담 증가가 큰 다적응증 면역항암제의 약가협상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나 약제비에서 항암제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 복합적인 위험분담제 적용, 환급률 등에 대한 세부 협상이 관건이다. 다만, 테빔브라는 작년 급여 등재에서도 적정 약가로 환자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고, 시장 경쟁이 심화될수록 보험 재정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약가협상에 긍정적인 요소들도 있다. 비원메디슨이 이대로 공단 협상 문턱을 원만하게 넘으면 오는 4분기 등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도 최근 약가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약평위에서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절제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 후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급여 확대 적정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티쎈트릭은 지난 2022년 면역항암제 최초로 초기 비소세포폐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적응증 허가를 받아 관심을 끌었고, 약 4년 만에 급여 확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2026-07-20 06:00:54정흥준 기자 -
심바스타틴 대신 암로디핀 조제한 약사, 1·2심 무죄받은 이유[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처방 된 고지혈증 치료제 대신 고혈압 치료제를 조제한 혐의로 기소된 약사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법원은 처방과 다른 의약품이 환자에게 교부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약사가 의도적으로 처방을 변경·수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약사법상 처방 변경·수정 금지 규정은 고의범을 처벌하는 규정인 만큼 단순 조제 실수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전지방법원 제2-1형사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약사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A씨가 의사의 동의 없이 처방된 명문심바스타틴정을 명문암로디핀정으로 변경해 조제했다며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조제 과정에서 단순 실수로 잘못 교부했을 뿐 처방을 의도적으로 변경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대조해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고의로 처방된 약과 다른 약을 조제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3년 간 같은 약 조제…굳이 바꿀 이유 없어" 1심 법원은 고의성이 없다고 본 구체적인 사정도 제시했다. 우선 환자는 2020년부터 약 3년간 해당 약국에서 동일한 고지혈증 치료제를 반복 조제받아 왔고, 약사가 갑자기 처방과 다른 고혈압 치료제를 조제할 특별한 이유나 동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환자가 병포장을 요청하면서 기존 조제 방식과 달리 병 단위 제품을 그대로 교부하는 과정에서 같은 선반에 보관돼 있던 다른 의약품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당시 두 제품의 병포장 라벨 색상이 유사했던 점과, 사건 당일 발급된 약제비 계산서와 복약안내에도 기존 처방약인 심바스타틴이 그대로 기재돼 있었던 점 역시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근거로 제시됐다. 이번 판결은 처방과 다른 의약품이 조제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약사법상 변경조제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약사가 의도적으로 처방을 변경하거나 수정했다는 고의가 입증돼야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항소심에서도 다시 확인한 사례라는 점에서 약사사회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약사 측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약사법은 약사의 고의적인 불법 행위를 처벌해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인간이기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업무상 실수를 맹목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우 변호사는 “하지만 기계적 행정 처리와 수사 관행 속 억울한 범죄자로 내몰리는 약사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만약 실수로 오조제가 발생해 조사를 받게 되면 섣불리 사실과 다른 확인서에 서명하거나 지레 겁을 먹고 벌금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초기부터 당시의 정황(CCTV, 처방전, 조제기록, 사입기록 등)을 객관적으로 수집하고 전문가 도움을 받아 '고의성 없음'을 명확히 입증해야만 부당한 처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2026-07-20 06:00:52김지은 기자 -
셀트리온 코센틱스 시밀러, '소아' 적응증 제외하고 허가 신청[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 국내 출시를 앞두고 오리지널 독점망을 우회하기 위한 '독자 노선'을 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이 보유한 효능·효과 중 '소아 적응증'과 '화농성 한선염'을 제외하고 성인 핵심 질환만을 타깃으로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코센틱스의 국내 등재 의약품(코센틱스센소레디펜, 코센틱스프리필드시린지 등)을 타깃으로 한 세쿠키누맙 성분의 바이오시밀러(통지의약품) 품목허가 신청이 접수됐다. 이 통지의약품은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점은 허가 신청 직전의 행보다. 셀트리온은 식약처에 허가 서류를 제출하기 바로 전날인 6월 25일, 코센틱스의 특허권을 보유한 노바티스를 상대로 특허법원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이는 국내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에 따른 '우선판매품목허가권(우판권)'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 독점 판매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초의 특허 심판 청구'와 '최초의 허가 신청'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허가 신청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일부 오리지널 효능·효과의 삭제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코센틱스는 성인의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비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 화농성 한선염을 비롯해 소아 환자의 판상 건선 및 특발성 관절염 치료에도 쓰인다. 그러나 이번에 접수된 통지의약품의 효능·효과에는 성인의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강직성 척추염 및 비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 등 3가지 핵심 질환만 포함됐다. 오리지널이 가진 '성인 화농성 한선염'과 '소아 대상 적응증 전체'는 신청에서 제외됐다. 이는 오리지널사가 확보한 자료 및 특허 독점권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최근에 추가된 화농성 한선염이나 소아 적응증은 재심사 또는 특허 만료일이 많이 남아있다. 이에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가장 시장 진출이 빠른 성인 핵심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적응증을 축소하는 대신, 남아있는 핵심 특허에 대해서는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셀트리온이 6월 25일 심판을 제기한 대상은 코센틱스가 보유한 핵심 특허들이다. 현재 코센틱스는 2031년 10월 7일 만료 예정인 'IL-17 길항제를 사용하는 건선의 치료 방법' 용도 특허와 2035년 12월 21일 만료 예정인 'IL-17 항체의 제약 제품 및 안정한 액체 조성물' 제형 특허를 지니고 있다. 특히 2035년 만료되는 액체 조성물 특허는 주사제 형태의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이번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해 자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단백질 배합 및 제형 기술이 오리지널의 특허 범위에 속하지 않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허가 신청을 통한 셀트리온의 전략을 풀이하면 제품 출시에 필수적인 특허(건선 치료법·제형)는 심판으로 회피해 오리지널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8년 2월 27일 이후 즉시 출시해 국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2026-07-20 06:00:50이탁순 기자 -
"복스조고 급여 발판…희귀질환 포트폴리오 확장"[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내 첫 소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복스조고(보소리타이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열었다. 동시에 삼오제약에는 20여 년간 이어온 희귀질환 사업을 한 단계 확장하는 전환점이 됐다. 복스조고의 국내 도입과 출시를 총괄한 지창덕 삼오제약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혁신 치료제와 국내 의료환경을 연결하는 새로운 상업화 모델을 구현하고자 했다. 데일리팜은 지창덕 삼오제약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상무(51)를 만나 복스조고 출시의 의미와 희귀질환 사업 전략, 그리고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복스조고는 그동안의 경험을 한 단계 발전시킨 프로젝트" 지 상무는 복스조고를 기존 희귀질환 치료제 출시와는 결이 다른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삼오제약은 지난 20여 년간 Fabry(파브리병), Gaucher(고셔병), Pompe(폼페병), MPS(뮤코다당증), PKU(페닐케톤뇨증) 등 다양한 희귀질환 치료제를 국내에 도입·공급하며 전문성을 축적해 왔다. 복스조고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지만, 단순한 제품 추가를 넘어 사업 운영 방식과 상업화 역량을 한 단계 고도화한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지 상무는 "복스조고는 하나의 신제품이라기보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한 프로젝트이자, 희귀질환 사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복스조고는 국내에서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생후 4개월 이상 소아 연골무형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된 최초의 약물 치료 옵션이다. CNP 유사체 기전을 통해 FGFR3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혁신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그는 "국내 최초 치료 옵션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보호자에게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더 큰 의미"라며 "연골무형성증은 저신장뿐 아니라 반복적인 수술과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만큼, 성장 개선을 넘어 장기적인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희귀질환은 제품이 아니라 치료 환경을 만드는 일" 지 상무는 제약업계에서 25년간 경험을 쌓았으며, 이 중 15년 이상을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해 왔다. 글로벌 희귀질환 기업에서 조직 설립과 신제품 론칭을 주도하며 다양한 상업화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복스조고 프로젝트는 이러한 경험을 국내 의료환경에 최적화해 구현한 사례다. 그는 "글로벌에서 축적된 혁신을 국내 의료환경에 맞게 연결하고,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복스조고는 바이오마린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추진됐다. 바이오마린의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험, 삼오제약의 국내 실행력이 결합해 혁신 치료제를 국내 의료현장에 안착시키는 구조다. 다만 그는 희귀질환 사업의 본질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치료 환경 구축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 상무는 "희귀질환은 제품 하나를 출시한다고 시장이 형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환자 발굴, 진단, 치료 시작, 장기 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치료가 환자에게 전달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내에서 의료, 마케팅, 환자지원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조직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실행력"이라며 "작지만 강한 조직을 기반으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복스조고는 끝이 아니라 더 큰 시작" 지 상무는 복스조고를 단일 제품의 성과를 넘어 희귀질환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그는 "복스조고를 통해 확인한 것은 단일 혁신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이 아니라, 정교한 위험분담제도(RSA) 기반의 약가 및 급여(P&R) 과정과 실제 임상 근거(RWD) 기반의 성과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작고 강한 조직을 바탕으로 민첩한 실행력을 확보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희귀질환 상업화 모델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삼오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희귀질환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토대로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전문의약품 전반으로 상업화 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의료진, 환자, 정부, 학회, 글로벌 파트너를 연결하는 통합 협업 모델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 상무는 "희귀질환 사업은 단기 성과보다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연결하는 과정 자체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혁신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이야말로 우리의 역할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복스조고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더 많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2026-07-20 06:00:48황병우 기자 -
엑셀·수기입력에서 벗어난 CSO…서원파마, AI 플랫폼 승부[데일리팜=최다은 기자] "CSO 업계는 오랫동안 엑셀과 메신저, 수기 입력에 의존해 왔습니다. 영업보다 행정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구조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이삼열 서원파마 대표(38)는 최근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CSO 전용 플랫폼 'CSO톡'을 개발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2022년 설립된 서원파마는 제약사 영업대행(CSO) 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창업 당시 2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거래 제약사 90여곳, 실거래 병·의원 1만800여곳, 협력사 500여곳 규모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사내 인력도 창업 초기 2명에서 현재 18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 대표는 기존 CSO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수수료 체계의 불투명성과 비효율적인 업무 구조를 꼽았다. 그는 "과거 CSO 시장은 업체마다 수수료 체계가 달랐고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며 "대부분 소규모 법인 중심으로 운영돼 체계적인 영업지원 시스템이나 전문 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사들의 업무 요청 처리 속도도 느렸고 영업 현장을 지원하는 시스템 역시 미흡했다"며 "수수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문 조직을 갖춘 CSO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SO도 디지털 전환 필요" 서원파마가 올해 3월 공식 출시한 CSO톡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CSO톡은 개인 사업자와 CSO 법인이 실적관리, 수수료 확인, 제약사 공지사항 등을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이다. 현재 약 450개 협력사가 이용 중이다. 이 대표는 "매출이 성장할수록 영업지원 인력을 계속 늘려야 했지만 인력이 증가한다고 업무가 정교해지는 것은 아니었다"며 "결국 아날로그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영업사원들이 처방 통계를 수기로 정리하고, 수수료 역시 엑셀 파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약사 품절이나 공급 중단, 정책 변경 등 수십 건의 공지사항도 직접 찾아봐야 했다. CSO톡은 이러한 업무를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였다. 협력사들은 수수료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자신이 담당하는 거래처와 관련된 공지사항만 선별해 받아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제약사 공지사항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하지만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본인 거래처와 관련된 내용만 알면 된다"며 "AI를 활용해 맞춤형 공지사항을 제공하면서 불필요한 확인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AI OCR 도입…"단순 업무 줄이고 서비스 강화" 서원파마는 하반기 CSO톡에 AI 기반 OCR(광학문자인식)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OCR 기능이 도입되면 영업사원이 실적 자료를 업로드하는 것만으로 처방 통계와 실적 데이터가 자동 인식·등록된다. 현재 대부분의 CSO 법인이 수기로 입력하는 업무를 자동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현재 CSO 플랫폼 운영 인력의 상당수가 단순 실적 입력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며 "OCR이 적용되면 반복 업무를 대폭 줄일 수 있고, 남는 시간은 고객 지원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CSO톡을 단순 수익 사업으로 운영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플랫폼 자체로 돈을 벌기보다 업계 전체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OCR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최소한의 비용만 실비 수준으로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CSO 넘어 의약품 도매·의료기기까지 서원파마는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약 5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의약품 도매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향후 의료기기 전문 조직도 구축해 CSO와 의약품 유통, 의료기기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향후 CSO톡 안에서 CSO 업무뿐 아니라 의약품 도매 주문과 의료기기 거래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연결하는 종합 플랫폼 구축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CSO가 단순 영업대행 조직이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관리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산업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서원파마가 그 변화의 중심에서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싶다"고 덧붙였다.2026-07-20 06:00:46최다은 기자 -
커프리스 혈압계,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에 첫 포함[데일리팜=황병우 기자] 팔을 조이지 않고 혈압을 측정하는 커프리스 혈압계가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에 처음 포함됐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진료실 밖 혈압 측정에 커프리스 혈압계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권고를 세계 최초로 제시하면서 임상 활용의 기준을 마련했다. 기존 커프형 활동혈압계의 환자 불편과 의료기관의 장비 운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 적용 이후 늘고 있는 임상 활용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회는 후속 임상연구를 통해 권고 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년 고혈압 진료지침 제6판의 주요 변경 내용과 임상 적용 방향을 소개했다. 세계 첫 긍정 권고…임상 활용 문 열었다 이번 지침은 검증된 커프형 혈압계를 진료실 혈압과 가정혈압, 활동혈압 측정에 사용하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면서 커프리스 혈압계를 진료실 밖 혈압 측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새롭게 포함했다. 권고 등급은 IIb, 근거 수준은 B다. 진료 현장에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로, 미국과 유럽 지침이 임상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 것과 차이가 있다. 학회는 커프리스 혈압계에 긍정적 권고를 부여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정확도와 활용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검증 연구와 실제 진료 경험이 축적됐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김광일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서울의대)은 "해외 학계에서는 한국이 너무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새로운 영역을 먼저 선점했다는 반응도 있었다"며 "커프리스 혈압계에 긍정적인 권고를 제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가 기존 24시간 활동혈압 측정값과 비교하는 검증 연구를 거쳐 실제 진료에 활용되고 있다. 단순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의료진이 활용하는 활동혈압 측정 수단으로 자리를 넓힌 셈이다. 임상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위원장(가톨릭의대)은 "이미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되고 관련 근거도 나온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분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I 또는 IIa 단계는 아니지만 임상에서 고려할 수 있는 IIb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보험 적용 후 사용 증가…개원가가 확산 축 커프리스 혈압계의 진료지침 진입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 임상 활용 증가세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미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간사는 "보험 적용 이후 커프리스 혈압계 사용 건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상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 편리하다는 장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손가락 마디가 굵거나 센서 위치가 어긋나는 경우, 부정맥이나 임신부 등 특수 환자군에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사용 증가 배경으로 개원가 참여 확대를 꼽았다. 기존 커프형 24시간 활동혈압계는 별도 장비를 구입·관리해야 하고 환자도 반복적인 팔 압박을 감수해야 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이 같은 부담이 검사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이었다. 최성훈 대한고혈압학회 홍보이사(한림의대)는 "국내에서 기존 커프를 이용한 활동혈압 측정 빈도는 0.5% 수준에 그쳤다"며 "커프리스 혈압계 사용이 늘었다는 것은 대학병원뿐 아니라 개원의들도 진료실 밖 혈압 측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학회는 진료실에서 한 번 측정한 혈압만으로 환자를 치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며 "개원가에서 활동혈압 측정이 확대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야간·일상 혈압 확인…치료 데이터로 확장 커프리스 혈압계의 강점은 팔 압박 없이 야간과 일상생활 중 혈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기존 활동혈압계는 15분 또는 30분 간격으로 커프가 팽창한다. 환자가 측정 시점을 인지할 수 있고 야간에는 반복되는 압박으로 수면 방해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반지형 혈압계는 팔을 조이지 않으면서 기존 방식보다 촘촘하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야간뿐 아니라 환자가 움직이는 일상 상황까지 측정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 김 이사장은 "커프형 활동혈압계는 15분이나 30분 간격으로 측정하지만 커프리스 혈압계는 훨씬 더 많은 시점의 혈압값을 얻을 수 있다"며 "야간혈압과 하루 이상 장기간 측정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혈액투석 환자처럼 팔에 커프를 착용하기 어렵거나 반복되는 압박에 불편을 느끼는 환자에게도 활용 가능성이 제시됐다. 현재 학회가 우선적으로 보는 임상적 위치는 이미 고혈압으로 진단된 환자의 추적관리다. 약물치료 전후 혈압 변화와 야간혈압, 일중 변동을 확인하면서 커프리스 측정값에 맞는 해석 기준을 정립한다는 구상이다. 1000명 이상 임상…권고 상향 근거 만든다 학회는 진료지침 진입을 넘어 권고 수준을 높이기 위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연구가 커프형 혈압계와 측정값이 유사한지를 확인하는 정확도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커프리스 혈압값을 기반으로 치료했을 때 혈압 조절과 환자 상태가 개선되는지를 확인한다. 김 이사장은 "기존 활동혈압계와 비슷한 값을 얻을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에 IIb 권고가 가능했다"며 "앞으로는 커프리스 혈압값을 기반으로 치료했을 때 결과가 더 좋아지는지, 기존 방식보다 예후를 잘 예측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건의 의미 있는 근거가 쌓이면 IIa로 갈 수 있고 국내외 연구에서 같은 결과가 반복되면 I등급 권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IIb는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임상 영역의 시작 단계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예상 연구 규모는 1000명 이상이다. 참여 기관과 개원가 포함 여부에 따라 최종 규모는 달라질 수 있지만, 학회는 기관별 심의와 연구계획 검토를 거쳐 연내 연구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권고는 특정 제품에 한정되지 않는다. 다양한 환경에서 정확도를 검증하고 임상 근거를 확보한다면 다른 커프리스 혈압계도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학회의 입장이다. 학회는 이와 함께 이완기 단독 고혈압 신설과 고위험군 목표혈압 강화, 단일제형복합제 분류, 난치성 고혈압 진단·치료 알고리즘 마련, 임신성 고혈압의 적극적 치료도 강조했다. 특히 임신성 고혈압은 환자가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돼 지침과 진료 현장의 간극을 해소해야 할 영역으로 꼽혔다. 김 이사장은 "임신성 고혈압은 산모뿐 아니라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라며 "학회도 정책적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필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2026-07-20 06:00:44황병우 기자 -
[데스크 시선] 의약품 구입 편의성이라는 이름의 독배[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정부가 오는 12월을 목표로 의약품 규제 완화 페달을 밟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내용은 가히 파격적이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현행 11개에서 20개로 대폭 늘리고, 이른바 무약촌에서는 24시간 운영 의무조차 없는 일반 소매점까지 판매처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12월 24일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확대까지 맞물려 있다. 약사단체들은 즉각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약사회(회장 연제덕)는 "책임지는 사람을 지우면서 편의를 늘리는 방식"이라며 전국의 시·도지부에 연대 투쟁을 촉구했고, 서울시약사회(회장 김위학)와 경상남도약사회(회장 최종석) 역시 일방적인 졸속 행정을 멈추라며 성명을 쏟아냈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은 하나로 수렴된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편의나 경제 논리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본질이다. 정부의 이번 방침은 정책적 일관성도, 명분도 잃은 ‘자기모순’의 극치다. 불과 열흘 전인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상비약 확대의 유력 후보였던 지사제 ‘스멕타이트’ 성분에 대해 만 19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복용을 금지했다. 오남용 우려가 적고 안전하다던 약조차 시판 후 감시를 통해 위험성이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한 손으로는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며 약을 금지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약을 파는 매대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안전이 기준이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행정이다. 더구나 24시간 운영하지 않는 점포에까지 상비약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것도 우려가 크다. 편의점 상비약 제도는 심야나 공휴일 등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라는 엄격한 전제 아래 예외적으로 허용된 제도다. 이 최소한의 규제마저 허물겠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제도의 도입 취지를 부정하는 꼴이다. 24시간 연중 무휴 점포라는 것을 법에 명시한 이유는 약국이 문을 여는 시간에는 최대한 약국을 이용하고,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 불가피하게 진통제 등 약이 필요하면 편의점을 이용하라는 취지다. 편의점에 특혜를 주기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닌 심야시간 최소한의 약이라도 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정책 목표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약은 일반 소비재가 아니다. 아무리 안전하다는 상비약이라도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전문가의 복약지도와 체계적인 관리망이 빠진 ‘편리한 투약’의 대가는 결국 국민의 건강권 침해와 약물 오남용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뿐이다. 접근성을 높이는 올바른 해법은 안전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적 인프라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데 있다. 약사 단체들이 입을 모아 요구하는 공공심야약국의 전면 확대와 단골약사제 도입이야말로 국민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안이다. 정부는 "사고가 나면 그 자리에 남아 있을 사람은 편의점 점원도, 정책을 밀어붙인 장관도 아닌 약사뿐"이라는 현장의 경고를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조급하게 추진하는 편의성 확대는 결코 복지가 될 수 없다.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폭주를 멈추고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함께 사회적 합의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안전이 무너진 편의는 재앙에 불과하다.2026-07-20 06:00:42강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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