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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약국 4년 만에 '단골' 확 늘린 '비결'[45] 서울 동대문 장안제일약국"개국 직후 가만히 환자 대기석에 앉아 4시간을 고민했죠. 그리고 우리 약국 구석구석을 둘러봤어요. 그랬더니 환자 입장에서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서울 동대문에는 들여놓는 제품마다 대박을 만들어 내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제품 영업, 마케팅 방법을 상의하러 찾아와 문턱이 닳는 약국이 있다.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장안제일약국.대형 매약 전문 약국이나 문전약국 이야기가 아니다. 10평 남짓한 전형적인 동네약국 중 한곳인 장안제일약국이다.약국장 오정석 약사(44)는 14년 동안 다국적, 국내 제약사에서 영업과 PM으로 다양한 제품의 마케팅을 담당해 왔다.그는 4년 전 마케팅 노하우와 지식을 나만의 약국에 집약시켜 보자는 생각에 퇴사를 하고 근무약사를 거쳐 이곳에 첫 약국을 열었다.약국을 연 신규 상가에는 의원 한곳만 개원해 있었고, 이미 주변에는 10여개 경쟁 약국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제약사 영업사원과 제품 마케팅 기법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오정석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분석 또 분석…매일 쓰는 일보가 자산"오 약사가 약국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옆에는 4권의 다이어리가 놓여있다. 다이어리에는 언뜻 봐 알아보기 힘든 숫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빼곡이 채워져 있다.이 숫자가 곧 약국 경영의 기본이자 자신의 재산이라고 말하는 오 약사. 하루도 빠짐없이 처방건수와 조제료, 일반약 판매 금액 등 약사가 경영을 분석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들을 적고, 그것을 바탕으로 매주, 매월, 매년 약국 경영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다.매일 하루를 정리하며 다이어리에 일보를 쓰면서 그날의 약국 경영을 정리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곱씹어 볼 수 있게 됐다.오정석 약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약국 경영을 자신만의 수치로 다이어리에 기록, 분석하고 있다. 일보를 쓰는 습관과 중요성은 그가 제약사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하며 터득해 온 것이다."제약사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하다보니 습관처럼 그날그날 상황을 기록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현재를 분석해 앞으로 계획을 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 약국이 빠른 기간 이 정도로 자리를 잡은 것도 매일 쓴 일보의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가 됐잖아요. 약국도 경영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게 이제 자산인 시대죠.""약국 인테리어는 블로슈어로…영업사원과의 콜라보"장안제일약국에 들어서면 어느 한곳 눈이 안가는 부분이 없다. 진열장과 약국 벽면, 심지어 바닥까지 어느 한곳도 약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진열장을 가득 채운 약 옆에는 오 약사만의 비법이 담긴 문서가 꽂혀 있다. 문서의 비밀은 상담 과정에서 약사가 환자에게 핵심적으로 전달한 만한 내용이나 환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각 자료들이 담겨 있다.예를 들어 특정 영양제를 진열해 놓고 그 옆에는 그 영양제와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 등을 프린팅해 놓고 그중 환자에게 중요하게 설명할 포인트를 체크해 두는 것이다. 그러면 약사는 상담을 할 때 약과 그 문서를 함께 꺼내 참고하고, 환자에게도 보여주는 방식이다.일반약 각 제품마다 약사가 상담 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비치해 뒀다. 상담할 때 자신이 참고하거나 환자에게 시각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진열장의 비밀이 문서에 있다면 벽면과 유리, 바닥을 채우는 오 약사만의 비법은 제품 브로슈어와 약사가 직접 만든 핵심 포인트 POP에 있다.오 약사는 약국에 제품을 새로 들여놓을 때마다 제약사에 브로슈어를 요청한다. 영업사원이 갖고 오지 않으면 직접 회사에 요청한다. 약사는 제품을 가장 잘 보여주고 설명하는 핵심은 브로슈어에 다 있다고 자신한다. 브로슈어는 약사가 숙지한 다음에는 약국에도 진열한다.하지만 오 약사의 열정은 단순히 전달받은 브로슈어를 진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영업사원과 함께 고민해 그 제품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문구나 마케팅 방법을 개발해 약국에 진열하거나 적용한다.지난 4년여 노력은 10평 남짓한 약국을 OTC 상담 잘 하는 대박 약국으로 손꼽히게 하는 원인이 됐다.오 약사는 자신의 매약 비법 중 하나는 제품 브로셔에 있다고 말한다. "브로슈어는 그 회사, 또 PM이 제품을 가장 잘,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많은 고민을 해 만든 거에요. 제가 그 역할을 했던 터라 그 소중함을 아는 것 같아요. 제약사에 이를 요청하면 오히려 생소해하더라고요. 그만큼 약국에서 요구를 안했다는 거죠. 영업사원이 오히려 제품 마케팅 방법을 상의하러 우리 약국을 찾는 것을 보면 제약사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OTC 판매 비법…약사가 만든 표준대화"제약 마케터 시절부터 오 약사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표준대화'다.조제로 바쁜 상황에서 환자가 특정 OTC 제품에 대해 관심을 보이거나 질문을 한다면 약사는 순간적으로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나홀로약국의 경우는 특히 이런 상황을 많이 겪을 수 밖에 없다.이럴 때 오 약사는 그 제품을 한단어, 한문장으로 설명해 환자를 이해시킨다. 그 제품의 장점을 인식시킬 수 있게 하는 그것을 표준대화라고 설명한다.각 제품마다 그 약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 문장, 2~3줄의 문장, 나아가 하나의 문단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오 약사가 14년간 제약 영업을 하고, 4년여간 약국을 경영하며 터득한 것은 무엇일까. '판매'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설명을 잘 하는 데 있고, 그 설명은 곧 분석을 통해 핵심을 간파하는 데 있다고 그는 말한다."약국이 저에게는 학술 강의장이에요. 강의는 오랜 분석과 준비를 통해 핵심을 설명해야 가장 잘 전달되잖아요. 효율적으로 잘 전달하기 위해 강사는 노력하는 것이고요. 저도 그 내용을 효과적인 멘트로 전달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고요. 다들 어려울꺼라고 했지만 4년 만에 지금의 약국을 만든 건 그런 제 고민 덕분이었다고 봅니다."2016-11-04 06:14:59김지은 -
약국서 중요한 건? 통일성과 실용성[44] 전북 군산 아이약국2013년 아이약국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약사라면 이 약국을 기억할 것이다. 전북 군산에 위치한 아이약국. 젊은 아이엄마 취향을 고려해 카페같은 약국을 꾸리고 자체 제작한 동영상과 디테일로 눈길을 끌었던 약국이다."4년 반만에 약국 인테리어를 새로 했어요. 만족도도 높고, 또 많은 걸 배운 기회였습니다. 궁금하면 와보셔도 좋아요."처음 데일리팜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에 소개됐을 때 34세였던 김선영 약사(37·조선약대)는 37세가 됐다. 리뉴얼을 마친지 이제 한달이 된 약국은 반대로 많이 젊어졌다. '예쁜 약국'으로 손꼽히던 아이약국이 4년 반만에 다시 전체 리뉴얼을 감행한 이유가 궁금했다.또 다시 인테리어에 집중한 이유처음 아이약국은 깔끔하고 디테일이 강한 약국이었다. 약국을 처음 여는 상가인지라, 김 약사는 그간 꿈꿔오던 약국을 구현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2016년 리뉴얼한 아이약국"환자도 좋고, 무엇보다 제가 일하기 좋은 분위기를 원했어요. 절제되고 디자인적 요소가 강한 인테리어였죠. 그런데 1년, 2년이 지나면서 제가 약국 인테리어에서 놓치고 있던 부분을 깨달았어요."수납공간이 부족한 탓에 늘어나는 신제품을 진열할 데를 찾아 진열장을 늘릴수 밖에 없었다. 꽉 맞게 디자인된 진열장 외에 추가 진열장을 구입해도 위치를 정하기 모호한 탓에, 진열장은 점차 환자 공간을 침범해들어왔다.환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통로가 부족해지면서 약국은 깔끔한 이미지를 잃어갔다. 처방전을 가져온 환자는 카운터에 처방전을 맡기고, 중간에 위치한 소파에 앉아 기다릴 뿐, OTC를 둘러보는 경우가 줄어들었다."심미성을 강조하느라 기능성이 약한 인테리어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심미성조차 잃어갔어요. 약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이 많아질 수 밖에 없어요. 집안 살림처럼요. 특히 소아과 약국은 더욱 그렇죠. 매출도 정체되고, 더 이상의 대안을 찾기 힘들었죠. 가장 먼저 약사인 제가 답답해서 변화를 시도해보자 마음 먹었습니다."주변 약사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던 김 약사는 약국체인에 가입한다. 처음엔 체인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만 활용할 계획이었는데, 경영자문을 받은 끝에 리뉴얼이 불가피하단 결론을 내렸다.리뉴얼 직전 약국 내부. 진열공간을 무작위로 마련하느라 산만한 느낌이 든다.최근 인테리어 후 내부 전경. 통일감 있는 진열장으로 재배치했다.그렇게 터득한 노하우 - '통일성과 실용성'"약국은 많은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맡겨야 유리한 공간입니다. 디자인숍이나 카페와 달리 실용성을 놓쳐선 안되겠더라고요."'실용성'을 강화했다는 건 어떤 것일까. 진열 공간을 균일하게 확장한 것 외에도 제품 카테고리를 나누고 동선을 확보한 것이다."약사는 뭐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지만, 환자는 아니라는 점을 간과했어요. 환자는 명패만 보고도 한번에 제품을 찾아낼 수 있고, 오픈매대로 볼 거리가 많아져 진열장 사이를 계속 돌아다니게 되죠. 판매량도, 제품 문의 횟수도 늘었습니다."김선영 약사가 기억하는 순간은 환자가 약국에 들어서자마자 전에는 전혀 팔리지 않던 치약을 집어와 구매한 때다. '진열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다시금 느꼈다.아울러 실용성과 함께 그가 깨달은 또 하나의 디자인 키(key)는 '통일성'이다."처음엔 약국 절반만 새로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분명 또 후회하겠더라고요. 통일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정리를 잘 해도 공간이 산만해집니다. 아울러 오픈매대를 확장해 진열제품이 많아지던 터라, 통일성을 주지 못하면 환자들이 '복잡하다'고 느낄 것 같았어요."기본 인테리어에 해당하는 천장과 바닥, 원목으로 따뜻한 느낌을 준 부분은 그대로 살리되, 벽면과 진열대를 통일했다. 추가 조명을 더 설치해 조도를 높였다. 밖에서 약국 안이 더욱 환해보이도록 말이다.어떤 이는 '여느 체인약국과 똑같아졌다'며 아쉬워할 법도 한데, 김 약사의 만족도는 상당하다."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단골 손님이 처음으로 한 말은 '좋다', '정돈됐다', '깔끔해졌다'였어요. 서정적인 느낌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단번에 찾을 수 있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구경할 제품이 많아졌습니다."동선이 확보되면서 대기시간 동안 오픈매대를 살펴보는 환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디테일은 필요한 부분에만그렇다고 아이약국의 강점이었던 '디테일'을 버린 건 아니다.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과 깔끔해야 좋은 부분을 구분했다."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 파스나 밴드 등 의약외품은 자세한 디테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큽니다. 붙였을 때 사진과 상처 종류에 따라 달리 붙여야 할 밴드를 설명한 POP와 이름표가 있으면 판매량이 두 배는 많아지는 것 같아요."디테일을 살린 가격표. 김선영 약사의 특기인 세심한 설명이 돋보인다. 디테일을 가미하면 제품 판매율을 높인다.반면 판매가가 높은 영양제나 일반약은 디테일보다 상담에 힘쓴다. 전보다 '이 제품 어때요?' 라고 물어오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는데, 성의없는 진열보다 통일된 형식에 갖춰놓으니 구매 빈도도 높아졌다."전에는 디테일만 강조하다 보니, 큰 그림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체적인 맥락을 맞추고 필요한 부분에 적절한 장치를 하는건데 말이죠. 깔끔한 인상을 강조하기 위해 이전의 현수막이나 영상물, POP는 거진 정리했는데, 제품마다 필요한 곳에만 디테일한 설명을 첨부합니다."김선영 약사이렇게 혼자서도 잘 해온 김선영 약사에게 체인약국 가입 동기를 물었다. "혼자만의 시야로는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전문적인 마케팅과 진열 방식, 판매기법을 도입하면 한단계 나아질 거란 생각이었죠."그는 많은 약국들이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지금도 '잘하고 있는' 약국들 매출이 분산되겠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이 약국과 약사가 모두 다 같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올리브영을 보면 소비자들은 동일한 이미지를 떠올리죠. 약국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봐요. 어떤 체인이든 나름의 노하우와 전략이 있죠. 다 좋다고 봐요 저는. 개인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약사라면 체인의 도움을 받으면 어떨까요. 전체 약국의 평균 이미지가 개선되기 위해 약사들이 힘을 합치면 좋겠습니다."2016-08-18 06:14:59정혜진 -
운동장려비에 인센티브…만만찮은 젊은약사[43] 경기도 안산 정문약국개설 당시부터 지중해풍 인테리어와 테라스로 카페를 연상시켜 눈길을 끌었던 약국이 있다.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정문약국. 이 약국의 약국장 이승헌 약사(36·충남대 약대)는 개국 전부터 이미 한계가 존재했던 약국 자리를 당당히 선택했다.정문약국 전경.당시 대학병원 앞 이미 유리한 위치에 있는 약국들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약사는 "한계에 맞서며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보자"는 도전 의식에 지금의 자리를 선택했고, 3년여가 지난 약국 매출은 기존보다 2배 이상 늘었다.약국장의 오감만족 서비스와 직원들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병원과의 거리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셈이다.직원이 먼저 약국 안에서 행복하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환자도 행복할 수 있다는 이 약사. 젊은 약국장의 특별한 약국 경영 지론을 들어봤다.◆향기에 색깔까지…환자 오감만족 서비스 추구=이 약사는 약국을 개국하며 가장 집중한 게 환자 서비스였다.병원에서 치료 후 지친 환자들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만큼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기 바래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오감만족 서비스다.우선 약국에 들어선 환자가 후각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도록 아로마 기계를 설치해 계속 은은한 향기가 나도록 하고, 잔잔한 음악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도록 했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각적으로 환자들이 안정감을 갖도록 약국 외관부터 내부까지 전반적으로 파란색과 초록색의 조화를 줬다."약국을 개국하면서 주변 약국들과 경쟁하며 처방전을 뺏어오자는 생각보다는 전체 파이를 더 키워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찾자 생각했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약국을 찾은 환자에 대한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고요. 초기에는 거의 밤잠을 설쳐가며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하고 시도했던 것 같아요."정문약국에서 이승헌 약사가 개발한 제품으로 고객들의 휴대폰을 직접 소독해 주고 있다. 젊은 약국장의 환자를 위한 서비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휴대폰 소독과 비오는 날 우산 제공도 환자들을 위한 이 약사의 세심한 배려가 가미된 서비스들이다.비오는 날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고령의 환자가 약국 문 앞에서 난감해 하는 모습을 보고 직접 편의점에 달려가 우산을 사와 전달했던 경험에서 착안, 약사는 정문약국만의 우산을 제작했다.온라인에서 저렴한 비용에 약국 이름이 적힌 우산을 대량으로 주문, 제작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약국에 비치해 우산이 없는 고객들이 부담없이 사용하고 약국에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가 가져간 우산이 100% 반납되지는 않지만 개의치 않는다."피부에 관심이 있다보니 얼굴에 닿는 휴대폰의 살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이 부분을 약국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약국 우산도 같은 맥락이고요. 소소한 부분이라도 우리 약국을 찾은 고객이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한거죠."◆문화복지비에 생일축하비까지…직원 복지에 최선=이 약사가 약국을 경영하며 무엇보다 신경을 쓰는 부분 중 하나가 직원 관리이다.직원들과 실시간으로 약국 공지 사항, 숙지할 내용 등을 공유하고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환자도 약국 안에서 덩달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이 약사의 지론이기 때문이다.약국에 근무하는 직원만 12명이다보니 약국도 하나의 조직으로 체계적 시스템과 더불어 직원들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생각한 게 스마트워크다. 정문약국은 현재 네이버에서 전용 카페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공지사항을 공유하고 있다.비상상황 시 대처방잉나 고객응대매뉴얼, 조제, 약품관리 매뉴얼, 신설 의약품, 생산중단, 품절 의약품 등을 각각의 담당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게재하면 약국 안의 모든 직원은 스마트폰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더불어 전체 직원들이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도록 전산원 등 일반 직원들도 약국 유니폼을 맞춰 입도록 했다.복지 제도는 여느 기업 못지 않다. 여름 휴가비는 기본이고 약국의 매월 목표치를 정해 이를 달성하거나 초과했을 때는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문화복지비 차원에서 운동을 하는 직원에게는 매월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그 덕분인지 약국 오픈부터 함께한 근무약사들은 3년이 지나도록 함께 일하고 있고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도 긴 편이다. 이 약사가 약국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휴게 공간과 안마의자."약국을 경영하며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직원 관리인 것 같아요. 직원이 약국 안에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즐거워야 그것이 곧 환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짧게 보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혜택이 약국장에게는 손해라고 볼 수 있지만 길게보면 그것이 곧 약국의 경쟁력이라고 봅니다."◆화장품 만드는 약사…전문 상담에도 관심=정문약국은 매일 처방조제에 쫓기는 문전약국이지만 그야말로 없을 것이 없다.동물약부터 약국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아로마 제품까지. 약국에서 약사가 상담을 통해 판매가 가능한 제품들을 총망라하고 있다.제품에는 이 약사는 물론 약국 직원들이 직접 제작한 POP를 설치해 약국을 찾은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직접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다양한 약과 부외품을 취급하는데는 이 약사의 마인드가 작용한다. 근무약사 시절부터 피부에 관심이 많았던 이 약사는 피부 상담과 약국 화장품 분야에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 가운데 이승헌 약사와 약국 직원들. 이 관심이 제품의 직접 개발과 회사 설립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약사가 개발한 제품은 현재 정문약국을 비롯해 지인들의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고 홈쇼핑을 거쳐 최근에는 중국, 미국 등의 수출도 논의 중에 있다."약국에서 처음 일할때부터 환자 상담에 흥미가 있었어요. 약국 한켠에 따로 상담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도 그 이유고요. 조제에 바쁜 약국이지만 적어도 환자가 약국 안에서 필요한 것을 찾을 때 없는 것은 없고, 더불어 약사에게 필요한 정보도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2016-07-21 12:14:59김지은 -
"청구SW·POS로 나홀로 약국 거뜬히 운영"[42]경기도 부천시 아름다운약국나홀로약국에서 약국장은 슈퍼맨이 돼야한다. 약사 본연의 업무인 조제, 투약, 복약상담은 물론이고 경영, 세무, 법률부터 약 재고파악과 주문까지 모두 약사 1인의 몫이다.별다른 시스템이 갖춰져있지 않다면 자칫 약국 경영은 주먹구구로 흘러갈 수 있다. 물리적으로 약사 한명이 경영 전반의 업무를 맡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약국만의 시스템을 갖추고 약국에서 평소 이용 중인 프로그램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스마트한 약국으로 거듭나기가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다.최은주 약사가 운영 중인 경기도 부천의 아름다운약국은 그 대표적인 약국 중 한곳이다.나홀로약국이지만 여느 중대형 약국보다 영업 이익 파악과 취급 품목의 재고, 반품 관리, 거래처 관리 등 완벽한 경영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약국을 찾는 영업사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별다른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아니다. 약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청구 프로그램과 POS를 조금 더 '똑똑하게' 활용할 뿐이다.최 약사의 이 같은 비법이 알려지면서 분회 연수교육 강의는 물론 최근 '소규모 약국의 경영 시스템 구축'에 관한 논문으로 경기약사학술제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데일리팜이 최 약사의 약국 프로그램 100% 활용 방법을 알아봤다.◆"우리 약국 얼마나 버나"…영업이익 따져보기=최 약사가 인근에 의원 하나 있는 소규모 동네약국을 운영하면서도 POS 등을 갖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병원약사로 10년 넘게 일하며 중간관리자까지 거치면서 약국에도 나름의 시스템이 존재해야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최 약사는 9년 전 약국 개업과 동시에 당시 일반 소매업종에서도 생소했던 POS를 약국에 도입했다. 약국의 영업이익과 이익률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POS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약사가 POS를 도입한 첫 번째 이유는 약국의 수입을 확인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다. 근무약사 시절 예상 외로 소규모의 경우 매월의 이익, 이익률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약국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이후 약사는 개국과 동시에 POS를 통해 일반약과 부외품까지 모든 약국 이익을 계산하고 있다.조제분의 경우 청구 프로그램으로 이익이 자동 계산되지만 그 외 수입에 대해선 약사가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한 철저하게 파악해 통계를 내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최 약사는 9년 전부터 POS에 일반약 사입단가를 다 입력하고 판매 시에도 따로 입력하고 있다. 시시각각 사입 단가가 변화하기 때문에 일부 오차도 있지만 잠깐의 수고로 비교적 정확하게 조제와 일반약 판매 이익비율을 비롯해 당일의 약국 이익을 합산해 파악이 가능해 진다.이 통계를 토대로 월별 이익을 계산하고 이 이익에서 고정비와 변동비를 합산한 경비를 공제해 약국의 총 순이익을 산출할 수 있다.최 약사는 "생각보다 내가 약국에서 그날, 또는 그달 정확히 얼마의 순이익을 남겼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정확히 일, 월별 순이익을 파악하면 앞으로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데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재고 파악, 관리만 제대로 해도"=재고는 또 하나의 약국의 빚이나 다름없다. 불용재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약국도 흑자도산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그만큼 정확한 재고파악이 약국 경영에는 빠질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다.재고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환자 응대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소규모 약국의 경우 주문 수량이 소량이다보니 자칫 재고가 떨어져 판매가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직원이 없는 약국이라도 POS를 사용하면 일별 사용 품목의 사용량 파악 등이 가능하다. 그날 사용한 조제약 발주를 내는데 있어 사입, 반품 기록을 토대로 한 통계는 재고 관리의 편의성을 증대시킨다.약국에서 평소 사용하는 청구 프로그램도 재고 관리에 활용이 가능하다. 사입과 반품을 제대로 기록할 경우 약국 재고금액을 일반약과 전문약, 향정신성 의약품과 오남용 의약품 등으로 구분해 검색 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고파악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최 약사는 "이익 파악과 더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재고파악과 관리"라며 "평소 사용 중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사입과 판매, 반품만 제대로 기록하면 재고관리에 어려움이 없다. 제조번호, 유효기간까지 기입해 두면 악성재고의 처리, 반품에도 용이하고 회수 대상 의약품 조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최 약사는 소규모 약국이라 할지라도 지금 사용 중인 프로그램들을 더 신경써서 바라보고 활용하면 또 다른 약국 경영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최 약사는 "사용 중인 프로그램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무관심과 입력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이미 존재하는 편의성이 사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약국 규모가 소규모일때 무심해질 가능성도 있지만 새로운 인식을 가진다면 보다 알찬 약국 경영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2016-07-07 06:14:59김지은 -
8평 약국에 엘리베이터 넣고…약사가 부린 마술[41]경기도 안양시 더본약국8평 남짓한 공간에 조제실, 투약대, 환자 대기 공간, 약 창고는 물론 약국 전용 엘리베이터, 직원 전용 휴게 공간까지 마련돼 있다?불가능한 일이 약사의 아이디어를 통해 실현됐다.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더본 약국 이야기다.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더본약국 전경.개업 한달 된 신생 약국이지만 최근 진행된 경기약사학술제 예쁜 약국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이 약국이 주목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이 약국의 약국장 문성익 약사(경희 약대·53)의 아이디어가 만들어 낸 8평 약국의 기적은 학술제에 참석한 약사들에도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건물 1층 한켠 새 공간에 약국을 만들다 보니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전반적인 설계부터 세부적인 디자인까지 약국 곳곳은 문 약사의 손이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공간이 새롭게 변화하고 새로 탄생하면서 약국을 바라보는 약사, 그리고 환자의 시선도 달라졌다.8평 약국의 놀라운 변신…숨겨진 2층의 비밀군포시에서 1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하며 분회 임원으로까지 일하던 문 약사는 한달 전 현재 약국 자리에 반해 안양으로 지역을 옮겼다.약사가 약국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공간은 기존에 약국이 없던 자리로 설계부터 시공,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했다. 시간, 비용, 노력이 다른 약국을 인수하는 것보다 몇곱절 더 들었지만 그만큼 약국에 대한 애착도 강해졌다.약국을 새로 만들면서 전반적인 설계부터 시공 하나한까지 약사와 인테리어 업체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의하며 만들었다. 천장이 높은 것을 활용해 위 공간을 하나 더 만들어 약국 전용 2층 공간을 제작했다. 8평 공간을 약국으로 만들어야 하는 난관에 부딪혔을때 약사와 인테리어 업자가 머리를 맞댔다. 앞으로 남은 평생을 이곳에서 일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직접 손을 댔다.공간 배치부터 간판, 진열장, 조제대, 투약대, 수납장 하나까지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내고 디자인을 보탰다. 실용적이고도 아름다운 약국 디자인이 완성된 것도 그 이유다."워낙 사용 가능한 장소가 협소하다보니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이 공간 배치였어요. 그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요. 거기에 평생 함께할 약국이라 생각하니 최대한 세련된 디자인을 가미하고 싶었어요. 한달이 넘는 공사 기간이 걸렸지만 만족하고 있어요."공간이 워낙 협소하다 보니 곳곳에 수납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실용과 디자인을 모두 살리기 위해 인테리어 과정에서 문 약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미했다. 이 약국의 숨은 비밀은 약국 한켠에 마련된 버튼에 힌트가 있다. 버튼을 누르면 숨어있던 약국 전용 엘리베이터가 등장한다.건물 1층 천장이 다른 데 보다 높은데 활용 방법을 고민하던 중 외벽을 만들어 한층을 높이자 생각했다.계단을 설치하기에는 워낙 공간이 협소해 고안해 낸 것이 약국 안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다. 300kg 정도 하중을 감당할 수 있으며 인테리어 업자와 상의해 직접 제작했다.문 약사가 아이디어를 내 설치한 약국 전용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1층에서 2층 숨은 공간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2층에는 약사만의 휴게 공간과 약 창고를 만들어 놓았다. "약국이 워낙 좁아 공간의 아쉬움이 있었는데 불현듯 층을 높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 수단이 필요했고요. 저비용으로 안전한 약국 전용 이동 수단을 생각한게 엘리베이터에요. 그렇게 2층에 창고 겸 직원 전용 휴게 공간을 마련했는데 동료 약사님들도 제일 부러워하는 장치이자 공간이 됐어요."조제실 완전 개방…약사·환자 만족도 높아문 약사는 이번 약국을 만들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약국 조제실을 전면 개방했다. 그 흔한 유리 칸막이 조차 없이 조제실 내부는 모두 대기 환자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8평 공간을 쪼개 조제실과 투약대, 환자 공간까지 만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반가운 일이기도 했다.공간이 워낙 좁다보니 따로 조제실을 만들 수 없어 개방된 형태로 설계했다. 또 좁은 공간의 약장을 활용하기 위해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다. 오픈 조제실에 약사도 환자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평소 투명한 조제실 설치를 선호해 왔던 만큼 개방해 환자도 자신의 약을 조제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데 약사도 만족하고 있다.투약대와 조제실이 바로 붙어 있어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조제약장과 일반약 진열장은 슬라이딩 도어 형태 진열대로 구분해 놓았다.문성익 약사. 좁은 진열장을 슬라이딩 도어로 해 놓으니 공간을 2배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약의 진열 위치는 약 이름 순으로 엑셀 정리를 해 놓아 다른 직원도 손쉽게 구분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이렇게 해 놓으니 무엇보다 환자들의 호응이 높다. 최근 조제실 개방 관련 민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잘한 선택이란 생각도 든다.“나중에 환자가 늘고 조제가 많아지면 지금의 공간을 또 환자에 맞춰 변형시켜 볼 생각도 갖고 있어요. 환자들이 대기하면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약국 안 대기 의자 이외에 약국 바로 밖에 벤치를 놓을까도 고민 중이고요.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약사, 환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기 위한 고민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2016-06-24 06:14:59김지은 -
"여기 약국 맞아요?" 환자들도 놀란다는 이 곳[40]세종시 153약국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약국 인테리어일 지 모른다.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절제된 OTC 진열, 한켠에 마련된 차분한 상담 공간, 소파 색깔까지 고르고 고른 임수영 약사(35·원광대 약학대)의 까다로운 안목이 눈에 들어온다."여기 약국 맞아요?"라고 말하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들에게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복약상담을 하는 임 약사가 야심차게 마련한 세종시의 상담 전문 153약국.약국 이름부터 소파 색깔, 조명 밝기에 이르기까지 임수영 약사의 의도와 앞으로 계획하고 실현할 이상적인 약국은 이런 모습이다.고품격 인테리어, 약사가 직접 디자인하고 고른 소품젊은 나이지만 이미 10년 가까운 사회생활과 약사 경력을 가진 임 약사. 대전과 세종시에서 다양한 약국에서 일하며 '하고싶은 약국 모습'을 조금씩 만들어왔다.먼저 약국 이름인 '153약국'부터. 특이한 이름이다 싶지만 성경을 접해본 이라면 짐작할 만하다. '153'은 예수의 기적으로 그 제자들이 바다에서 낚은 물고기 숫자로, '아주 많은, 풍요로운 수'를 말한다."공간은 크지 않지만 넉넉하고 풍요로운 약국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약국 이름을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카운터 위에 설명 겸, 인테리어 겸 성경 구절을 새겨놓았습니다."문 연지 막 한달이 된 153약국은 오렌지색 조명 덕분에 전반적으로 고요하고 편안한 가운데 희미하게 음악이 흘러나온다. 제품 진열공간보다 상담 공간과 복약지도 공간, 환자들의 휴식 공간이 월등하게 넓다.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공간을 가능케 한 것은 집중과 선택. 주변 의원이 정형외과와 이비인후과라는 점에 착안해 오픈매대에는 파스와 밴드, 간단한 의약외품이 전부다."상담을 통해 판매할 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은 매대 뒤에 깔끔하게 진열했습니다. 어쨋든 환자 상담을 통해 제가 권할 제품들이니까요.""꼭 필요한 제품만, 꼭 그만큼만 진열"층약국인 만큼, 유동인구를 고려한 일반약이나 의약외품보다 꼭 팔리는 제품만 선정해 최소한만 진열했다. 약국에 들어선 환자가 제품보다 약사에게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분식점도 카페같은 분식점이 나오는 요즘이에요. 판에 박힌 인테리어를 고수하는 업종은 약국과 부동산 정도밖에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투자하고 매달렸죠. 약국 인테리어를 주로 하는 업체를 설득해 이만큼 만들어내는 데 정말 많은 신경과 시간, 노력을 쏟았습니다."약국에는 전문 디자이너의 감각이 아닌 임 약사가 하나씩 고르고 디자인한 것들로 가득하다. 바닥부터 천정, 대리석 카운터, 마감재, 조제실 커튼 색까지 '콘셉트'를 생각했다. 진열장도 임 약사가 디자인해 제작을 맡겼다.약국에서 유일한 오픈매대. 정형외과 관련 제품과 간단한 의약외품으로만 구성했다."약사들끼리 하는 말에 '인테리어가 제품을 판다'는 얘기가 있어요. 평범한 약국에서 지금 약국을 오픈해보니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공간이 달라진 만큼, 저 역시 가운부터 말투, 소품 하나까지 약국 공간에 맞추게 되더라고요. 환자에게 좋은 느낌이기 전에 근무하는 제가 편안해져 만족도가 큽니다.""인테리어는 '상담 약국'을 위한 수단"임수영 약사가 인테리어에 공을 들인 것은 인테리어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기 때문이다.그에게 있어 '목적'은 상담 전문 약국. 인테리어는 '차분히 장시간 부담없이 상담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일반적인 약국과는 거리가 있는 아늑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말 그대로 인테리어는 그저 '거들 뿐'이다. 환자가 마음 편하게 오랜 시간 상담할 수 있는 집중도 높은 공간을 구상하다 새로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다.그래서 가장 공들인 곳은 역시 상담 공간. 주변에 탈모 상담에 주력하는 의원이 가깝다는 점과 소아과 처방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본격적인 상담을 위해 관련 내용은 물론 제품 공부까지 독파하고 있는 분야는 탈모 관련 제품과 어린이 제품, 유산균, 비타민 등 건기식이다.상담 코너. 벽에는 어린이와 탈모 관련 제품이 진열됐다.세종시 의원가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나 둘 '특별한 의원'이 나타나고 있어 '차별화된 약국을 해보자' 다짐한 결과다."주변 의원들이 들고나고, 또 변신을 꾀하는 걸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죠. 저 역시 '하던 대로 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약국을 보는 관점을 달리 했어요. 주변 정리가 되는 대로 약사인 아내와 함께 한명은 상담을, 한명은 조제와 복약을 전담할 예정입니다."카운터 안쪽부터 조제실까지 바닥은 온돌을 깔아 약사 근무환경을 개선했다. "상담에 약국의 미래 있다고 믿어"임수영 약사가 약국 인테리어까지 바꾸며 상담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다른 약사들도 수긍하듯, 약국의 미래는 조제가 아닌 상담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더 늦기 전에, 더 많은 약국들이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해 실현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더 많은 상담 주력 약국들이 생겨날 것으로 봅니다. 또 그래야 하고요."임수영 약사이미 온라인에서는 많은 약사들이 블로그와 카페, 홈페이지에서 상담에 주력하고 있다. 많은 것이 기계로 대체될 수 있지만 약사의 전문 상담만큼은 그 어느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임 약사는 믿는다."앞으로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상담 영역을 넓혀가려 합니다. 약국들이 전반적으로 다 같이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혼자 잘한다고 해서 약사 권위가 바로 설거라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참고가 될 만하다면 다른 약사님들이 들러주시는 것도 환영입니다."2016-06-17 06:14:59정혜진 -
SNS 스타 약사의 '명품 상담'과 경영[38] 서울 강남구 압구정스타약국"혼자 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함께해야 약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그게 곧 제가 발전하는 길이더라고요."최근 약사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SNS 스타가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압구정스타약국을 운영 중인 이보현 약사(41·이대 약대)가 그 주인공.압구정스타약국 전경.기존에도 개인 블로그나 페이스북,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약사,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건강상담을 해 온 약사는 많았지만 유독 이 약사가 올리는 페이스북 글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다.그동안 막연하게 필요하다 생각해왔던 건기식 원료 분석부터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해외 논문 자료들까지, 약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던 내용들이 그의 손을 거쳐 활어처럼 제공되기 때문이다. 내가 하기엔 벅차고, 누군가 해 주면 좋겠다 싶었던 정보들이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다른 이유는 약국에서 직접 체험된 정보가 전달된다는 점이다. 상담 위주 약국을 운영하며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느끼며 배운 경험이 내용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공부했던 내용을 함께 공유해보자는 생각에서 SNS를 이용한 것이 쏟아지는 피드백들로 이제는 이 약사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됐다.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명품' 상담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약국, 이름 그대로 스타 약사로 발돋움 한 이보현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공부 또 공부…'원료' 알고 '제품' 알아야 백전백승=이 약사가 제대로 된 상담을 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료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3년 전 이 약국을 인수할 당시 처방 조제에 대해선 어느 정도 포기했었다. 약국이 위치한 상가에 병의원 하나 없을뿐더러 주변에도 처방전 수가 적은 성형외과, 피부과 등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동인구에 따른 매약의 실낱같은 기대는 있었다. 그런데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주변으로 약국들이 늘어면서 단순히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 고객의 발걸음도 줄었기 때문이다.해서 상담에 집중해보자 결심했다. 이전부터 복약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흥미를 갖고 있었던 만큼 이 부분을 되살려보기로 한 것이다.이 약사는 이를 위해 건기식의 원료를 면밀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프로폴리스부터 비타민, 오메가3, 칼슘, 마그네슘까지 국내 자료는 물론 해외자료까지 모두 찾아 하나하나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냈다.요즘처럼 똑똑해진 환자들에게는 두루뭉술한 정보 전달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그만큼 명확하면서도 최신의 정보를 찾고 공부해 전달해야 환자도 약사를 신뢰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이 약사는 제대로 된 상담을 위해서는 약사가 건기식의 원료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외 자료를 찾아 끊임 없이 공부하며 최신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요하게 본 게 '상품'이다. 약사가 상품을 제대로 알고 선택해서 권해야 환자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상품 하나를 약국에 들여놓을 때도 업체에 여러 인증서를 요청해 확인하고 원료나 성분을 면밀히 따진 후에야 약국에 들여놓고 있다."국내에는 건기식 원료에 관한 자료가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해외에서 자료를 일일이 찾아 공부하고 있어요. 건기식도 시즌이나 유행을 타는 만큼 끊임없이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해야 해요. 그 과정 자체가 상담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되죠. 원료를 알고 제품을 알면 상담이 훨씬 수월하고 환자 반응도 좋아지죠."이 약사는 상담 위주 약국 운영을 결심한 이후 디스플레이에도 변화를 줬다. 공간이 넓지 않다보니 의약외품 등의 진열을 최대한 줄이고 약국에서 취급 중인 일반약과 건기식이 부각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의 수를 늘렸다.상담 약국에 맞게 의약외품 수를 줄이고 다양한 건기식, 일반약을 진열해 제품에 대한 환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객이 먼저 제품에 대해 질문하면 자연스럽게 상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각대로 상품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환자가 먼저 약사에 질문하고 자연스럽게 상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정 처방전, 매약 수입은 보장되지 않지만 수월하게 경영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상담에 따른 객단가의 상승이에요.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과 동시에 디스플레이에도 신경을 써 우리 약국에 들어온 환자는 건강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고 또 약사에게 얻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죠."◆직원 하나 없이 약사 홀로 365약국을=이 약사는 현재 1년 365일 휴일 하루 없이 약국을 저녁 11시까지 열고 있다. 대신 다음 날 정오께 다른 약국들에 비해 조금 늦게 하루를 시작한다.이 약사는 직원 하나 없이 약국을 운영 중이지만 365일 약국 문을 열고 있다. 그렇게 하는 이유도 있다. 다른 약국이 문을 연 시간에는 약국을 닫더라도 약국들이 문을 닫은 시간에는 열어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이 약사의 365약국이 더 의미있는 이유는 압구정스타약국은 현재 전산 직원 하나 없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나홀로약국이기 때문이다.혼자 매일 저녁 11시까지 365일 약국을 운영하며 지칠 법도 하지만 주민들이 필요할 때 도울 수 있다는 점에 그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주변에 워낙 약국이 많아 경영 측면서 틈새를 공략하려 한 전략도 있다."사실 처음에는 버티기 위해 365일 약국 문을 열었어요. 고정적인 처방전 수입이 없고 주변에 약국이 많은 상황에서 방안을 찾아야 했죠. 하지만 이제는 사명감으로 버티는 것도 있어요. 늦게까지, 그리고 매일 문을 여는 약국이라며 주민들이 좋아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문을 열지 않을 수가 없게 돼 버렸어요."이보현 약사.홀로 매일 약국을 운영하며 피곤할 법도 한데 이 약사는 거의 매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공부한 여러 내용을 업로드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많은 동료 약사들과 정보를 공유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많은 동료 약사, 나아가 약대생들까지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이제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돼버렸다.거기에 건강보험공단 복약상담 자문약사, 네이버 지식인 자문 등으로 다양한 환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전달하다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공부도 하고 글도 쓰다보면 밤을 꼬박 샐때도 적지 않아요. 그래도 제 글을 보고 여기저기 연락도 주시고 약국에 찾아오시겠다고는 하는 약대생들이나 약사님들을 보면 힘을 낼 수 밖에 없어요. 특히 연세가 지긋하신 선배 약사님들이 제 글을 보며 자극을 받고 있다는 말씀을 들을 때는 어깨가 더 무거워지더라고요. 많은 약사님들이 함께 공부하고 전체 약사사회 신뢰를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2016-05-06 06:14:59김지은 -
3개국 약사면허 딴 '훈남약사'의 특별한 약국[37] 경기도 성남시 J정약국아직 제품이 들어서지 않은 빈 공간이 남아있는 오픈 매대. '여기 놓을까, 여기가 더 좋을까' 화장품과 의약외품을 정리하고 진열할 곳을 결정하는 손길로 분주하다.TV화면에서 막힘 없이 설명하는 정재훈 약사(42·서울대)의 모습에 익숙해선지, 환자 앞에서 포스 작동에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은 정 약사답지 않게 보인다.건강정보프로그램 붐을 타고 여러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했던 약사들 중 지금도 방송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정재훈 약사. 그가 약국을 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 가까이에 옷가게였던 자리였던 곳에 새로 오픈한 'J정약국'이 일반인들에게 낯이 익은 정재훈 약사가 개국한 약국이다.다른 약국과의 차별점은 '외국어 복약상담' 지난 3월 중순 계약을 시작으로 4월 1일. 그는 '만우절날, 거짓말처럼 개국을 했다'고 말했다."팜스터디를 운영하고, 강의를 하고, 책을 쓰고 방송활동을 한 지금까지 생활이 개국약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지요. 하지만 전부터 약국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저는 약사니까요."약국 카운터 뒤에 게첨한 정 약사의 미국 미시건주 약사 자격증.좀처럼 약국 자리가 나지 않는다는 요즘, 분당에서도 오피스와 상가가 밀집된 지금 이 자리에 약국을 낸 이유는 거주하는 외국인이 꽤 되기 때문이다.지금 당장은 약국 재고를 갖춰 약국을 하루빨리 여느 체인약국과 같은 시스템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시급한 상황지만, 그의 약국이 내세우는 '+α'는 영어 복약상담이다.정 약사가 분당에서 오랫동안 살며, 같은 동네에 약국을 낸 이유는 영어로 복약지도가 가능한, '외국인을 위한 약국'이 지역에 한 곳쯤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이미 알려졌듯, 그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약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다른 약국과는 차별화할 수 있는 그만의 장점을 살리고자 분당에 약국을 열었다. 약국 외관에 '미국 약사, 캐나다 약사'라는 텍스트를 추가한 건 그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하루 한두명 쯤 외국인 환자가 옵니다. 외국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알려지면 외국인 환자들도 꾸준히 늘겠죠."약국 전면유리에 미국, 캐나다 약사 경험을 안내했다.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상세한 복약 상담어린이 알러지약을 사러 아이엄마가 약국에 들어섰다. 의약품을 진열하던 정 약사는 일반약 오픈매대로 안내해 아이의 증상, 제품별 특성, 상세한 사용법까지 설명한다.당초 사려고 했던 약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 엄마는 정 약사가 권한 제품과 다국적사의 항알러지제, 면봉까지 구입해갔다. 십여분 간 자세한 설명에는 정 약사 자신의 경험담과 제조 회사 특징까지 들어있다. 판매 노하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설명을 많이 하려고 해요. 의약적 지식보다도 당장 쉽고 잘 이해되는 설명이 환자들에게는 더 필요합니다.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복약설명 뿐 아니라 자연스레 제 경험 얘기도 나오고, 제조사가 어떤 회사인지, 어떻게 만든 제품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다 나오게 마련이죠."방송을 통해 '일반인이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의 설명에 익숙한 정재훈 약사의 장점이 약국 운영에서 이렇게 나타나는 듯 싶다.우리나라에서의 약국 경험은 근무약사로 일한 2년 남짓. 그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방송 출연과 글쓰기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일인 만큼 일반인을 상대하는 약국 경영도 그에게 크게 낯선 일은 아니다.아직 비어있는 진열대에 제품을 채워가고 있는 J정약국."국민들과 소통하고 약사 직능 알려가고파"약국과 병행해 앞으로 방송 활동 계획을 묻자 정 약사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해가겠다'고 말했다."고정 출연 프로그램을 계속하면서 제가 식품이나 의약품이나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면 활동을 넓혀나가야죠."정재훈 약사그는 최근 요리와 음식 프로그램이 한창 인기여서인지, 음식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에서도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촬영을 끝내고 방송 예정인 프로그램도 있고, 구상 단계인 것도 있다. 어떤 프로그램에서든 '전문가로서 설명하고 말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마지막으로 약국에서 정 약사를 알아보는 환자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가끔 있다'고 말했다."'무슨 프로그램에 나온 약사 아니냐'는 반응들인데, 그 알아보는 프로그램이 대부분 자주 출연한 프로그램이 아닌, 조금 더 자극적으로 구성되는 프로그램이어서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방송 특성 상 시청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더 균형있는 정보를 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길 바랍니다."방송 매체에 더해 일간지 칼럼을 통해서도 국민들과 만나는 정 약사의 '약사 활동'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2016-04-27 06:14:59정혜진 -
소아과 전문약국, 상담약국으로 거듭나기[36]전북 익산시 한빛약국전북 익산 어양동에는 유난히 눈에 띄는 약국 하나가 있다. 택시 기사도 이름만 듣고 반갑게 찾아가는 곳, 한빛약국이다. 전북 익산 한빛약국 전경. 소아전문약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소아과 처방 조제에 매진하고 있지만 어린이, 여성 관련 상담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약국 중 한곳으로 꼽히고 있다.그 중심에는 김수진 약사가 있다. 김 약사는 약국을 찾는 환자 한명한명을 모두 내 아이, 내 가족처럼 충실히 대하려고 노력한다.아이 건강 문제로 약국을 찾는 엄마 고객들이 그에게는 환자 그 이상일 수 밖에 없는 건 그 역시 세아이를 둔 엄마이자 주부이기 때문. 약사이기 이전에 그들과 공감하며 불안해 하는 마음을 안정시켜 주려 노력하는 그이기도 하다.약국 안에 있는 시간, 모든 것이 시도이고 도전이라는 엄마 약사의 행복한 약국 스토리를 들어봤다.◆대형소아과약국, 상담약국으로 거듭나기까지="일주일에 한명이라도 내 환자를 만들자."김 약사만의 상담 철칙이다. 소아과 처방 조제로 바쁜 약국이지만 김 약사는 상담에도 소홀하지 않는다.원래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환자에게 풍부한 복약지도와 상담을 하려 노력했던 그이지만 지난해부터는 건강 상담에 더 집중하고 있다.동료 약사들과 함께한 공부가 계기가 됐다. 거리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김 약사는 어린이 여성 건강을 위한 약사들의 모임(이하 어여모) 초기 멤버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소아과 조제가 많은 약국이지만 김 약사는 어린이, 여성 관련 상담에도 최선을 다하고있다.매달 서울에서 진행되는 월례 세미나 등에서 발표에 나서고 동료 약사들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 그 자체가 김 약사에게는 공부이고 자극이 되고 있다."지방에 약국이 있다보니 정보가 상대적으로 늦고 다른 약사들과 함께 뜻을 나누기가 쉽지 않아요. 이전부터 어린이, 여성 상담 쪽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동료 약사들과 함께 공부하고 공유하며 더욱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또 다른 김 약사의 상담 철칙 중 하나는 약국을 처음 찾는 환자나 신생아를 둔 엄마 고객들에게는 최대한 상세하고 긴 설명을 해준다는 것이다.'처음'을 경험하는 고객일수록 불안함은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 자녀 건강과 관련해 약국을 찾는 엄마 고객들은 작은 일에도 불안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때 최대한 안정시켜 주고 상세하게 설명하면 만족도가 상당하다는 게 김 약사의 설명이다."우리 약국 근무약사님, 실무실습을 위해 약국을 찾는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환자들에게 항상 '나는 당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란 인식을 주라는 것이에요. 약국을 찾는 엄마들은 대부분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에게 최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주려고 노력하다보면 그 환자가 곧 단골 환자로 이어지더라고요."◆약사의 시도…영유아 제품 "있을 건 다 있다"=한빛약국에는 그야말로 영유아가 먹고, 사용할 만한 제품은 없는 게 없다.어린이 마스크, 칫솔 등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구비해 놓았고 설사분유부터 아기 젓가락, 젖병, 젖병 세제, 수유패드, 영유아 간식까지 다양한 제품을 소량씩 구매해 디스플레이하고 있다.인근에 큰 마트나 유아전문 매장 하나 없는 지방에 위치한 약국이라는 점도 약국에서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판매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김 약사는 약국 특성을 살려 영유아 관련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약국 옆으로 대형 소아전문병원이 위치하다보니 병원에 입원하는 소아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제품 구비는 곧 환자 편의와 연결될 수 있다.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디스플레이도 지속적으로 바꾸는 것은 김 약사의 실험 정신과 무관하지 않다.유산균 상담이 많은 만큼 김 약사는 유산균 제품을 별도 보관 냉장고를 구입해 진열하고있다.이것저것 시도하고 그 결과를 통해 재미를 느끼는 것은 김 약사만의 소소한 약국 생활이기도 하다.유산균 냉장고도 그 중 하나의 실험. 소아과약국이다보니 유산균 상담이 특히 많아 관련 제품들을 따로 진열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보관 냉장고를 떠올렸다.약국에도 어울리고 제품 진열에도 좋을만한 전문 냉장고를 직접 골라 구매해 유산균 제품들은 한데 모아 진열하고 있다. 인테리어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품을 신선하게 보관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 고객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변화를 주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기도 해요. 우리 약국 성격에 맞춰 영유아와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찾아 선택하고 진열하며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게 재미있는 작업이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엄마이다보니 고객들이 필요한 제품을 더 잘 선정할 수 있는 안목이 있기도 하고요."◆또 한번의 도전…세련된 약국으로 거듭나기=한달여 전 한빛약국은 전체적인 인테리어, 익스테리어를 통해 새옷을 갈아입었다.평범한 약국 모습에서 탈피해 전문 디자이너에 공사를 맡겨 디자인이 가미된 약국으로 재탄생했다.젊은 엄마 고객들이 많이 찾는 약국인 만큼 바뀐 약국의 모습의 고객들의 호응도 긍정적이다. 약사 역시 깔끔하고 세련된 약국의 변화에 만족하고 있다.김수진 약사.처방 조제가 많다보니 시간을 내 새로 인테리어를 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김 약사는 이번에도 과감하게 도전했다.이번에 인테리어를 변화하며 작지만 투약대 옆 별도 상담 공간도 마련했다. 그 공간 인근에는 별도 진열장 장을 만들어 특히 상담이 많은 유산균, 영양제 등 주력 제품을 디스플레이 해 놓았다.상담하면서 약사가 직접 진열장에 나가 고객들에게 제품을 보여주고 설명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지난해부터 상담에 주력해보자 결심한 것이 약국의 인테리어 변화와도 연결됐어요. 작지만 별도의 상담 공간을 만든 것도 제 의지를 되새기려는 시도이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어색해 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고객들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약사인 제가 약국으로 출근하는 매일이 즐거운 것 보면 만족스러워요."2016-04-22 06:14:59김지은 -
상담부스와 세미나실 뒀는데, 효과는?[35]경기도 수원시 정약사의 비타민약국처방전 수가 약국 성공의 척도를 가늠하는 시대에서 상담 전문 약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약사들이 늘고 있다.어린이, 여성 전문 상담 약국의 표본을 만들어가고 있는 정혜진 약사(42·성대 약대). 인기 블로거로 활동하며 상담만을 위한 6평 약국을 열어 화제를 모았던 정 약사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정혜진 약사가 운영 중인 정 약사의 비타민약국. 상담 전문약국을 표방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공간을 넓히고 전문 상담 공간에 세미나 공간까지 마련해 제2의 '정약사의 비타민약국' 문을 열었다.환자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며 엄마와 어린이 건강을 책임지는 동시에 엄마 약사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약국을 꿈꾸고 있다는 정 약사.데일리팜이 찾은 엄마 약사의 새 약국은 그녀의 꿈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어린이, 여성 건강 상담 전문 약국은=정 약사는 3년 전 집 근처에 6평 층약국을 시작했다. 조제 공간은 전혀 없는 그야말로 상담을 전문으로 한 약국이었다.개인 블로그를 통해 엄마, 어린이 건강 상담을 전문으로 했던 그가 약국에서 상담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만나 일반약, 건기식과 더불어 건강 전반에 대한 상담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었다.약국은 예약제로 환자가 방문하면 약사는 그 시간에 약국에 나가 환자를 만나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운영됐다. 당시 아이들이 취학 전이었던 만큼 육아에 집중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약국 모델이기도 했다.환자에게 복약지도 중인 정혜진 약사의 모습.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요즘같은 시대에 그 흔한 처방전, 매약도 없는 약국이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하지만 정 약사의 도전은 달랐지만 틀리지 않았다. 6평 약국을 운영하는 동안 정 약사는 엄마, 어린이 건강 상담 전문 약사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그런 그가 최근 최종으로 꿈꾸는 약국을 위해 한발을 더 나아갔다. 약국 공간을 넓히고 환자 상담과 지역 주민, 약사 등과 함께 할 수 있는 세미나 공간까지 갖춘 약국으로 이전했다.이번 약국 역시 같은 건물에 의원 하나 없고 층약국이라 매약 역시 쉽지 않지만 정 약사는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앞선다.정 약사는 약국 안에 상담 전용 공간과 더불어 지역 주민, 약사들이 소규모로 세미나를 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당시는 육아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였어요. 그래서 그런 상황에 맞춰 집에서 가까운 공간에 시간도 예약제로 운영했고요. 이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만큼 한발 더 나아가 환자들이 더 편안하고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공간도 넓히고 상담 공간도 별도로 만들었어요. 오피스텔형 공간으로 홍보를 통해 매약 환자도 어는 정도 보장이 될 수 있고 그 분들을 상담 환자로 이끌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상담은 충실한 복약지도에서부터"=상담 약국이라 하면 흔히들 희귀, 난치성 질환 환자를 케어하는 것으로 생각한다.정 약사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간단한 약이라도 정확히 복약지도를 하고 그에 맞는 건강 관련 조언을 해준다면 그 역시 상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4년여간 상담 약국을 운영하고 다른 약사들과 공부하며 그 역시도 약국 상담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깨닫고 있다.약국 상담실 한켠에 적혀 있는 문구. 엄마 약사로서의 생각을 담아 놓았다. 그런 면에서 상담 전문 약국이라고 해 처방전을 무조건 받지 않고 상담을 통한 매약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 처방 환자 역시 그 과정에서 상담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블로그, 카페 활동을 시작으로 첫 상담 약국에서 꾸준히 해온 어린이, 여성 건강 관련 상담을 통해 그녀는 관련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그런 관심사에 맞춰 어린이 영양요법과 건기식을 이용한 장 건강, 유소아 건강, 만성피로 등을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있다.처음에는 온라인 상의 상담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환자가 약국을 직접 방문해 상담이 진행됐다.3~4년 만에 쌓인 환자만 1000여명이 된다. 엄마 약사로서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공유하며 건강 정보를 제공하면서 주부들이 주 고객이 됐고 만성피로, 스트레스 등을 겪고 있는 직장인들에게도 입소문이 퍼졌다.까다로운 엄마 고객을 사로잡는 그만의 상담 노하우는 우선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다. 엄마들은 상대적으로 항상 불안해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에 관한 고정관념이 강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안심시켜준다. 선생님이 아닌 주변 언니같은 편안한 마음으로 말이다. 또 병원 입원 등의 병력이 있는 아이라면 6개월 이상 면역력을 올릴 수 있도록 유산균, 비타민 등을 꾸준히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도 좋다는 게 정 약사의 설명이다.정혜진 약사가 대표로 활동 중인 어여모에서는 정기적으로 원포인트 복약상담지를 발행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상담 중 참고하거나 환자들이 집어갈 수 있도록 약국에 비치해 놓았다. 아이 엄마들은 현재 건강 관리가 성인이 될 때까지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성격이나 학업 성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하면 더 호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정 약사의 팁이다."엄마이고 지금도 육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감대를 더 형성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여성, 어린이 상담 약국이 저에게 맞는 것도 같고요. 병원에 맞추는 약국보다는 나에게 맞는 약국을 해보자고 생각했었는데 그 결심에는 맞아 떨어지고 있어요. 지난 약국이 상담 전문이었다면 이번 약국은 상담전문약국과 드럭스토어를 어느 정도 매치시켰다고 볼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제 최종 꿈에 한발 다가갔다고 생각합니다."◆"동료 약사들과 함께하는 어여모가 큰 힘"=정 약사는 블로그 활동과 약국을 병행하며 항상 놓지 않은 것이 공부이다. 상담 약국 특성상 더 많은 정보, 최신 정보를 환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배워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공부를 통해 배운 내용은 환자와 지역 주민들에 제공하고 또 동료 약사들과 나누고 있다.이전 약국부터 지역 주민과 함께 진행했던 소규모 건강 세미나를 이번 약국에서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약국 안에 작은 세미나 공간도 마련한 것이다.정혜진 약사.동료 약사들과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통로 중 하나는 그가 설립한 어린이 여성 건강을 위한 모임(이하 어여모) 활동이다.주변 여건 때문에 사회 활동이 쉽지 않은 엄마 약사들과 뜻을 모아보자는 생각에서 처음에는 인터넷 카페 활동으로 시작한 어여모는 어느새 1200여명 회원이 활동하는 단체가 됐다.오프라인 월례 세미나는 물론 주기적으로 원페이지 복약상담문을 제작해 회원 약사들에게 배포, 약국에서 상담에 활용하거나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식 홈페이지도 오픈했다.정 약사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어여모 대표로서의 활동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꿈꾸는 약국 모델을 이뤄내기 위해서다."복합 헬스케어 공간인 동시에 엄마 약사들이 자유롭게 공부도 하고 일도 하는 공간의 약국을 만들고 싶어요. 그 꿈을 위해 현재 다양한 활동을 하고 또 상담 약국도 운영 중인 것이고요.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더 큰 힘이 되고 꿈이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2016-04-05 06:14:59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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