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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서 튀어나온 약국…이십대 약사의 첫 개국스토리"내가 하고 싶은 약국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어디에 중점을 둘지 확실히 정하면 약국 자리를 찾는 폭이 보다 넓어질 거예요. 약국 문을 열고 얼마되지 않았지만 만족하고 있어요. 상담을 마친 환자들이 다시 약국에 찾아오고 싶어진다고 얘기합니다. 즐거워요."개국을 꿈꾸는 젊은 약사들은 누구보다 더 좋은 약국 자리를 찾기 위해 골몰한다. 그렇다면 좋은 약국 자리란 어떤 곳일까.정초롱 약사(29, 덕성여대)가 생각하는 좋은 약국 자리는 '환자들과 대화할 시·공간이 충분한 곳'이었다. 데일리팜이 최근 만난 정 약사는 지난달 30일 강원도 영월에서 ‘약사세요약국’을 오픈했고, 이제 한달이 채되지 않은 새내기 약국장이다.정 약사는 "나도 도시에서 약국을 알아봤었다. 그런데 하고 싶은 약국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평수가 확보돼야 했다. 환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편한 약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조제보다는 상담에 더 관심이 많다. 제천과 천안에서 근무약사로 2년 6개월을 일 했었다. 당시에는 환자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정 약사는 "처방조제만 하다보니 일을 하면서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처방전이 쌓여있으니 그걸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지쳤다"면서 "약국자리를 8개월 가량 알아봤는데 중개를 해주는 사람들은 병원이 확정되면 분양을 하라고 권했고, 높은 권리금을 내고 기존 약국을 인수해야하는 자리를 소개했고 그마저도 작은 규모였다. 때마침 고향인 영월에 약국 자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약사세요약국'은 위트있는 약국명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약국 안에는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약장과 약품들은 넉넉하게 진열돼 답답한 느낌을 최소화했다. 모두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구성이었다.정 약사는 "아파서 오고, 힘들어서 오는 공간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상담하고 대화하는 약국이 되기를 바랐다. 창고로도 쓸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일부러 환자들이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특히 약국의 한쪽 벽면에는 정 약사를 빼닮은 성인 키 높이의 만화 캐릭터가 그려져있었다. 인터뷰 동안에도 만화를 둘러보는 환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실제 복약상담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도 있었다.만화캐릭터를 이용해 한쪽 벽면을 직접 디자인했다. 또 영양제를 담는 선물포장부터 약장 곳곳에 그려진 그림들까지 정 약사의 손길이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정 약사는 "나를 주인공으로 그린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백수때부터 약국을 하게 됐을 때까지 전부 만화로 그리고 있다. 만화 속 주인공이 현실에서도 약국을 하는 모습으로 연결짓고 싶었고, 약국명도 연재중인 아이디를 따라 '약사세요약국'이라고 지었다"고 했다.또 그는 "내 소질을 발휘할 수 있는 약국을 하고 싶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버는 약국이라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인생의 많은 부분을 허비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었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약국이 무엇인지 오래 고민했다"고 말했다.그는 "약국이 수익을 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다만 병원에 지나치게 얽매이게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나는 상담에 보다 더 집중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정초롱 약사가 직접 만화화한 인터뷰 장면. 우측 하단엔 연재중인 인스타아이디. 약국은 평일에는 저녁 9시까지 문을 열고, 주말에도 영월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운영을 하고 있다.그는 "하루의 절반을 약국에서 보낸다. 본인이 즐겁게 운영할 수 있는 약국의 형태가 무엇인지 많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2019-05-26 20:53:12정흥준 -
"우리약국 오시면 5가지 꼭 물어보세요"[54] 경기도 고양시 모두의 약국심상치 않은 외관을 자랑하는 이 약국, 실내에 들어가보니 한번 찾은 환자가 쉽게 떠날 줄 모른다.경기도 고양시에 4개월 전 문을 연 '모두의 약국'. 일산에서도 유명한 학원 밀집 지역 상가 1층에 위치한 약국은 지역 분위기와 달리 모던한 인테리어로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김현아 약사는 지난해까지 캐나다에서 약사로 일했다. 가정사로 5년 전 캐나다로 떠났던 김 약사는 그곳에서 캐나다 약사 면허를 따 현지 약국서 경험을 쌓았다. 그러면서 한국 약국의 현실, 캐나다 약국의 장단점을 느끼며 향후 자신이 국내에서 문을 열 약국을 상상해 왔다. 그렇게 탄생한 게 지금의 약국.모두의 약국 전경. 김현아 약사는 당신의(Your)'와 '우리의(Our)'를 합쳐 '모두의(YOur) 약국'이라 이름 지었다. 이미지부터 상담 방식까지 '그 약국만의 콘셉트'를 고민하고 설정한 김 약사. 약국 이름 하나도 당신의(Your)'와 '우리의(Our)'를 합쳐 '모두의(YOur) 약국'이라 지을만큼 첫 개국 약국의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였다.한국 시스템과 캐나다의 체계적인 복약상담을 결합해 그만의 약국을 만들고 싶었다는 김 약사, 그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친절하기만 한 상담은 그만"…북미식 복약상담, 소통약국 투약대에 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포스터가 있다. 5가지 질문 법칙이다. '5가지 질문들, 복용하실 약에 대해 의사/약사에 물어보세요'를 주제로 한 포스터에는 ▲약 관련 변경사항? ▲지속적 복용? ▲올바른 복용법? ▲복용 후 관리? ▲다음번엔? 등의 목록이 적혀있다. 병원, 약국에서 환자가 의사, 약사에 참고해서 확인하면 좋을 내용이다.이외에도 약 알레르기나 복용 중인 약이나 건기식 등 환자가 약사에 사전에 알려주면 좋을만한 내용도 함께 기재돼 있다. 이번 포스터는 캐나다 보건복지 기관과 약사 관련 단체가 함께 제작해 병원, 약국이 활용 중인 법칙을 김 약사가 국내에 와 활용 중인 것이다.약국 투약대에 비치된 5가지 질문 안내문. 환자가 복약상담 시 약사에게 사전에 고지할 내용이나 질문할 것들이 기재된 안내문이다. "환자가 약국에 와서 어떤 부분을 미리 말을 하고 또 물어야 할 지 몰라 약사와 충분한 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특히나 처방 조제로 바쁜 한국 약국에선 더 그렇고요. 그래서 투약대에 일부러 포스터를 제작해 비치해 놨어요. 고객들이 미쳐 생각 못했던 부분을 상기하게 돼 좋아하시더라고요."약국이 위치한 건물에는 피부과 한곳이 있고, 인근에 이렇다할 병원이 없지만 김 약사는 주변 입지에 더 집중했다. 주변 상가가 학원가인 만큼 수험생, 청소년은 물론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타깃 고객으로 설정한 것이다. 그만큼 다른 약국들에 비해 고객층이 10대에서 40대까지로 젊은 편이다. 또 엄마 고객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깐깐한 면도 있지만 김 약사는 오히려 그렇게 따져묻는 고객들이 반갑다고 했다.이 약국 문 앞에 적힌 '수입약 상담'이란 문구도 김 약사의 환자에 대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지역 주민이 해외에서 구입하거나 선물받은 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면 약국에 찾아와 약사와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캐나다 약사 면허를 소지하고 현지 약국에서 일한 경험을 약국 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김 약사. "해외 약사 면허가 있고 그곳에서 약사로 공부하고 일한 만큼 그 부분을 고객들에 서비스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해외 약이나 건기식을 방치하거나 오남용하는 것을 막고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올바르게 복용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고요. 약에 대해서 만큼은 약국 고객이, 또는 지역 주민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물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약사 창작으로 만든 인테리어·POP, 고객 발길 잡아일선 약국과 확실히 다른 점은 이 약국은 고객이 한번 찾아오면 쉽게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제약은 물론 일반약을 하나 판매해도 여러 질문을 하고 환자 상태를 챙기는 김 약사의 관심때문도 있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민 외관과 진열대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기 때문이다.김 약사는 약국 인테리어 디자인 과정에서부터 약국 내·외부, 로고, 간판, 진열대까지 자체적으로 디자인 했다. 일률적인 약국 모습에서 벗어나 그 약국만의 이미지와 더불어 효율성도 가미했다.약국의 진열대 섹션을 세분화 해 고객의 직접 선택 범위를 넓혔다. 세분화된 진열장은 특히 눈에띄는 부분이다. ▲피로 건강 ▲수험생 ▲눈·코·입 ▲피부 외용제 ▲통증완화 ▲ 소화·위장 ▲영·유아 ▲감기약 등 진열대를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종일 일하는 약사도, 고객도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했어요. 효율성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고요. 협소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약국 내 기둥에도 진열장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 수납장을 만드는 방법도 활용했어요. 또 고객 동선을 많이 고민했는데, 1인 약국인 만큼 매장과 분리되지 않은 조제 공간 배치로 약사가 환자가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게 했어요."진열장 곳곳에 비치된 POP는 김 약사의 세심함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제각각 사이즈와 복작한 그림으로 가득한 제약사 POP에서 과감히 벗어나 직접 POP를 제작하고 있다.단순 제품 광고에서 벗어나 김 약사의 상담 팁을 가미한 POP를 제작해 각 진열대 섹션에 맞게 진열하고 있다. 계절별로 필요한 약을 분류해 제작 중인 건강상담 팁은 계절상품 섹션에 배치하면 효과가 좋다는 게 김 약사의 설명이다.김 약사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POP들이 진열대 곳곳에 배치돼 있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에서 약이나 건기식에 대한 정보를 많이들 검색해 알고 있는 만큼 과도한 약국 내 제품 광고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하고 고를 수 있는 직관적 POP를 약사의 상담 팁을 가미해 제작하고 있어요. 나홀로약국이다보니 대기 시간이 많은데 고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진열대를 확인하고 정보도 얻고, 자신에 필요한 제품을 선택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주말에 지역 주민이나 고객을 위한 건강, 약에 대한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김현아 약사와 약국에서 직원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 여동생.2017-03-22 06:14:59김지은 -
카페보다 예쁘고 느린 약국의 건강 선물[53]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작은약국"당신께 건강을 선물합니다." 한달 전 경기도 고양시에 '선물'같은 약국이 문을 열었다. 디자인부터 인테리어까지 어느 하나 약사 손이 닿지 않은 곳 없는 '작은약국'은 김경(37·숙명 약대) 약사의 첫 작품이다.작은약국 전경. 약대를 졸업한 후 판매 위주 약국, 제약회사, 병원 약제부를 두루 거치며 김 약사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부분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었다.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남달라 늘 자신의 약국을 염두에 두고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을 발견하면 틈틈이 스크랩 해 놓았다. 여행을 좋아해 외국에 나가면 일부러 숙소 인테리어를 찾아보고, 마음이 가는 곳은 사진으로 담아뒀다.차곡차곡 쌓아온 이미지를 놓고 디자이너와 한달 넘게 소통하며 구체화했고, 인테리어 공사만 추가로 한달 가까이 더 소요됐다. 인고의 과정 끝에 탄생한 이곳은 그렇게 약사에게 소중한 공간으로 태어났다.이렇다할 병원 하나 없고, 골목에 자리잡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뜸한 이곳.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장소를 찾다 김 약사가 발견한 보석이다. 주민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일주일 내내 약국을 지키고 있는 그의 마음은 물위에 떨어진 한방울의 잉크처럼 지역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퍼져가고 있다."하루종일 있을 공간인데, 약사가 즐거워야죠"김 약사가 약국 인테리어에 애틋하게 공 들인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서다. 하루 10시간 이상 꼬박 일하는 약국은 집 못지 않은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이다.13평 남짓하지만 이 약국엔 없는 게 없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다.대기 공간은 물론 진열대도 약사가 원하는 만큼 놓고, 환자 동선도 충분히 확보했다. 넓지 않은 평수에 투약, 조제 공간은 물론 약사가 식사도 하고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단골 고객과 대화 중인 김경 약사 모습."하루 10시간 이상 일주일 내내 있는 공간이잖아요. 약국은 집이나 한가지에요. 제가 약국에 도착하면 기분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전적으로 제 취향이 반영된 공간이에요. 환자가 들어왔을 때도 포근하고 따듯함을 느껴야 해요. 나설 때는 행복한 마음으로 웃으며 나가실 수 있기를 바랬답니다."약사가 사랑한 공간. 환자를 응대하는 그의 마음가짐과 환자들의 행동도 여느 약국과 다른 풍경이다.이 약국에서 처방전을 들고와 서둘러 조제 약을 들고 나가려는 환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약사와 대화하고 싶고, 상담받고 싶어 여유를 두고 찾는 지역 주민들이 대다수다. 일반약 하나 사러 오는 고객에게도 김 약사는 많은 질문을 해주고, 준비한 정보를 최대한 전달하려 노력한다.개국한지 한달 조금 넘었지만 단골 고객도 제법 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약국을 찾아와 대화하고 건강을 체크받는 주민들도 꽤 있다.약사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함께 고안한 약국 로고. 아래는 약국을 찾은 고객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하고자 하는 마음에 약사가 민화 작가에 요청해 작품을 공수해 전시했다. "제가 약국에 써 붙인 문구가 '당신께 건강을 선물한다'는 건데 이것도 디자이너와 상의 끝에 고안해낸 문구죠. 문구와 어울리게 약국 이름이 적힌 로고도 선물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제가 즐거워하니 고객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주민분들에게 저와 우리 약국이 건강을 선물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해요."처방전에 구애받지 않는 약국…내공 쌓은 약사 결과물안정된 처방건수에 따른 수입이 보장되지 않지만 김 약사는 어느때보다 즐겁게 일한다고 했다. 그간 회사, 병원, 약국에서 바쁜 업무에 쫓기며 하루를 보냈지만 늘 알수 없는 허전함이 남았다고 했다.이젠 약국을 열고 일주일 꼬박 10시간 이상 약국에 있는데도 조제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환자와 상담 시간을 갖고 틈틈이 자신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처방전에 구애받지 않는 상담 위주 약국을 열게 된 것도 김 약사가 꾸준히 노력하며 쌓은 내공의 결과다.근무약사 시절 매약 위주 약국에 조제가 늘면서 약사는 물론 환자도 대화할 여유가 없어지는 모습을 보며 늘 아쉬웠다. 조제에 쫓기니 약사도 여유가 없고, 그런 약사를 보는 환자도 말문을 닫았다."근무약사 시절 환자 상담을 하는데 부족함을 느꼈어요. 그때부터 시간 되는대로 강의를 찾아다니며 배웠죠. 요즘 환자분들 워낙 똑똑하시잖아요. 인터넷에서 보고 오는 정보가 많아요. 그만큼 더 공부하고 최신 정보를 알아야 해요. 제대로 된 정보를 선별해 주려면 말에요. 큰 욕심없이 약국 하며 이 공간 안에서 저도, 환자도 함께 즐거웠으면 해요."김경 약사.2017-03-17 06:14:59김지은 -
"약국개설비 걱정 뚝"…양·한방 콜라보"[52] 서울 서대문구 DMC허준약국"우리 동네엔 허준 약사님이 있어요. 간판보고 신기해 들어 갔다가 단골이 됐지 뭐에요."최근 서울 가재울뉴타운 주민들이 이용하는 한 커뮤니티에서 특별한 약국 한 곳이 주목받았다. "DMC허준약국, 약국을 찾은 고객은 간판이 신기한데 놀라고, 내부 인테리어에 한번 더 놀란다."서대문구에 위치한 DMC허준약국 전경 정윤석 약사(44·계명대 약대)는 6년제 약대 출신으로 PEET 1기 졸업생이다. 젊은 약사들은 한약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지만 정 약사는 대학 때부터 한약과 양약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그렇게 고민해 탄생한 게 지금의 약국이다. 이름과 달리 약국 안은 여느 카페 부럽지 않을 만큼 모던하다. 디자인부터 자재까지 인테리어의 모든 것을 직접 고민해 꾸몄다. 도안 만들기만 꼬박 한 달 넘게 걸린 것도 있다.약국 이름도 정 약사의 수년간 고민이 만들어낸 작품. '허준'이란 이름 앞에 붙은 DMC마저도 단순 약국이 위치한 지역명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의미하지 않는다.'Dual Medicine Cure health pharmacy'의 약자인 DMC, 즉 '양한방 조화로 환자를 케어하는 건강 약국'이란 콘셉트를 이름에 새겨넣었다. 약국 이름 하나까지 약사의 고민이 묻어나 있다.초기비용 부담 제로…가성비 '갑' 약국 되기까지약대 입학 전부터 재학시절까지 미래 운영할 약국을 꾸준히 구상해 왔다는 정 약사. 대학에 입학해서도 아내와 함께 전국에 경영 잘한다는 약국은 한 번쯤 다 찾아가 직접 보고 약사들을 만났다.그러면서 자신의 약국 콘셉트를 잡고, 인테리어, 경영 방식까지 약국 개국 전에 충실히 고민하고 준비했다. 그렇게 해서 생각한 것이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자신의 성격을 살린 지금의 모델이다.약국 한켠에 마련된 상담석에는 지역 주민들이 찾아와 쉬거나 약사와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처방전에 의존하기보다 약사가 환자를 상담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를 기획했다. 처방전에 대한 의존을 버리니 병·의원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졌고, 약국 자리를 찾는게 어렵지 않았다. 또 약국 개설 초기비용은 다른 일반 점포들 수준, 하늘보다 높다는 약국 권리금이나 임대료는 그의 개설 지출 리스트에선 깔끔하게 제외됐다.허준약국이 있는 상가에는 이렇다 할 병·의원 하나 없고, 전방 500m에는 이미 10여개 약국이 포진돼 있었다. 하지만 정 약사는 별다른 걱정 없이 지금의 약국 자리를 택했다. 신규 상가라 점포가 깔끔했고, 집에서도 가까운 자리였다. 주변에선 무모한 시도라며 우려의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초기 비용이 많지 않다보니 약국 운영에도 큰 부담은 없다. 반면 이 약국 '가성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개국 1년이 조금 지났지만 정 약사가 개설 초기 생각했던 매출은 그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단골환자도 계속 늘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굳이 다른 동네에서까지 약국을 찾아오는 고객까지 생겼다.비교적 젊은층과 어린 아기를 둔 부부들이 많은 뉴타운 특성을 반영한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한약, 양약 어떤 것이든 상담이 가능하단 점이 일부러 찾아오고, 왔다하면 쉬었다 가는 약국으로 자리잡는데 한몫을 했다."상담석도 일부러 출입구에 두고 환자가 편하게 드실 수 있는 한방차도 준비해 놓았죠. 고객들이 그냥 편하게 와 앉아 이야기도 하고 쉬는 공간이 됐으면 했죠. 아무래도 조제가 거의 없다보니 약사가 환자와 이야기를 나눌 여유도 많고요. 다른 약국에서 처방 조제를 한 후 그 약 들고 저랑 이야기하겠다며 우리 약국에 다시 오시는 환자들도 많으세요."한약·양약 콜라보, 젊은층에 더 '인기' 나무 소재를 활용해 따뜻한 느낌이 나는 깔끔한 약국 인테리어 한켠으로 이 약국에 들어서면 은은한 한약탕재 냄새가 풍겨난다.약국을 찾은 고객들이 "이 약국은 들어오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는 말을 하는 것도 그 이유다.한약사인 아내와 약국을 함께 운영 중이지만 철저히 각자 역할을 분리해 업무를 본다. 한약에 관련된 것은 아내가, 그 외 처방 조제와 매약, 건기식 상담은 정 약사가 전담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환자에 따라 한약과 양약이 동시에 필요한 경우는 상의를 해 그 환자에게 맞는 맞춤 상담과 약을 권하는 방식이다.처방 조제는 한달 평균 50건 내외. 이마저도 주변에 병원이 없어 보장된 건수는 아니다. 조제는 단골 환자에 대한 정 약사의 배려다.정윤석 약사. 고정된 처방전이 없다보니 처방전을 받은 후 약을 주문해 조제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자들도 그런 점을 알고 하루 이틀 여유를 두고 약을 찾아갈 생각으로 조제를 맡기곤 한다.이 약사는 일반약 고객 하나도 일일이 신경을 쓴다. 하나하나 증상을 묻고 그 증상이 발생한 원인을 환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찾아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환자와 그렇게 소통하는 과정이 곧 이 약국의 경쟁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우리 약국 환자들은 약을 사러 오셨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자를 보내셔요. 주민과 소통하는 재밌는 약국을 꿈꿨는데, 주민들이 부담없이 들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고 또 저도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을 보면 어느정도 목표는 달성된 것 같아요. 점점 더 나아질거란 희망이 보이고, 또 계속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2017-03-07 06:14:59김지은 -
OTC 잘 한다는 약국, 요모조모 뜯어 봤더니…[51]부평 동인당옵티마약국부평 동인당옵티마약국인천 부평 삼산동의 한 상가 건물. 작은 규모에도 오가는 환자가 끊임 없고 약사는 잠시도 환자에 눈을 뗄 수 없이 바쁘다.의원 18곳과 약국 10곳이 경쟁하는 약국 밀집지역인데도, 이 약국의 하루 OTC 판매 매출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동인당옵티마약국을 10년 째 운영하고 있는 지문철 약사(53·영남대 약학대)에게 비결을 묻자 '전산 시스템을 120%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10년 전부터 POS 사용…"얼리어답터? 전혀 아니다"지문철 약사는 크고 작은 세미나와 약사 교육에서 POP, 전산 시스템에 대해 강의한 경력이 있다. 그는 10년 전, 중국 학업을 마치고 부평 이 자리에 약국을 오픈할 때부터 POS를 활용했다."한약을 주로 하는 의약분업 전 약국만 운영하다 중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중국에 4년 있는 동안 한국은 의약분업이 됐어요. 개인사정으로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하고 돌아와 약국을 열었는데, 겁이 났죠."의약분업을 지나온 약사들은 기억한다. 온전하지 않은 전산 시스템, 몰려드는 환자, 주민번호도 제대로 검색되지 않는 인터넷 상황. 그 와중에 '그냥 주던대로 약사님이 약을 주면 안되냐'며 항의하는 환자들.이전에도 한약을 주로 하던 지 약사는 이 과정을 뛰어넘어 '의약분업 이후' 약국을 하려니 겁이 났다. 재고 관리부터 계산을 해준다는 말에 POS부터 들여놨다.그렇게 전산 시스템에 입문한 뒤 새로 나오는 프로그램과 약국 자동기계는 거의 다 구비했다. 초창기 고가의 자동조제기를 들여놓은 몇 안되는 약사다.지문철 약사가 사용하는 POS 시스템. 재고 관리는 물론 제품 진열 위치,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연동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사용하다 보니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니 더 공부하게 됐다. 이제 지 약사는 능수능란하게 약국 기기를 다루고 기능을 응용, 확장해 약국 경영 여러곳에 적용하고 있다.이제는 의약품, 건기식, 의약외품 등 엄청난 양의 상품 재고 관리와 진열 위치 정리, 명세서 정리는 물론 거래 내역 관리까지 모두 POS에서 하고 있다."일반약 판매 비결? POS 활용한 시각자료 활용"여느 약국에 비해 상당한 OTC 판매량의 비결을 묻자 지 약사는 역시 POS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POS 정보를 활용해 제품 정보, 질환 정보를 약국 여러곳에 게재했다."밝은매장 POS 안에 있는 제품 정보들, 회사가 제공하는 이미지 등을 모니터에 띄우고 시각자료로 활용합니다. 환자는 모니터 안 정보를 보며 좀 더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다 느끼고, 약사 역시 손쉽게 원하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거든요."약국 안 빈 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게첨한 현수막도 비결이다. POS 안 정보를 인쇄해 각종 질환과 제품 정보를 보여주고 있어 환자들이 '저 제품은 효과가 좋으냐'며 먼저 물어온다.그가 자랑하는 것은 품목별로 약국 적정 재고를 파악해 그날그날 주문 목록을 알려주는 자동주문시스템. 최근 비슷한 제품이 출시되며 화두가 되고 있다.제품별 가격 비교를 하며 상담할 수 있는 시각자료와 환자 결제정보에 제품 광고를 실은 모니터지 약사는 "약국은 꼭 POS를 써야한다"고 말한다. POS 없이 수백 개가 넘는 의약품, 또 그만큼의 일반약과 건기식, 의약외품까지 관리하려면 눈에 보이는 것만 관리를 하게 되고, 누적되다 보면 불용재고와 유통기한이 지난 값비싼 재고가 쌓인다.지문철 약사"저는 약국을 할 때부터 재고 관리와 주문을 직접 다 했어요. 보통 약국은 직원에게 시키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특히 약은 약사가 관리해야 합니다. 처방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 품목, 처방이 가끔 나오는 품목 모두 관리를 해야 약국이 손해가 나지 않아요. 약사 혼자 할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에 POS가 필요합니다."이렇게 약국 전산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 약사의 궁극적 목적은 약사들의 행복과 만족이다. 팜스웰 공동체를 만들어 약사들을 모은 것도 같은 목적이다."약사님들이 편해졌으면 좋겠어요. 시스템을 한 번 구축하면 그 다음부터는 손쉬운 관리로도 약국이 잘 돌아갑니다. 남은 시간에 상담 시간을 늘리고 여가를 즐기고 여행을 할 수 있어요. 약사들이 행복하려면 약국이 우선 잘 돼야 합니다. 그래야 이웃약국과의 불화도 없어요. 그 전제는 약국 전산화, 시스템화에요. 약사님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전산 시스템이 필요한 시대입니다."2017-02-24 06:14:59정혜진 -
자연애약국 2층에 비밀이 있다는데[50]광주 광산구 자연애약국 자연애약국목요일 오전 11시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자연애약국 2층, 정용준 약사 외 회원 7명이 모여 가벼운 몸풀기를 시작했다.이들은 정 약사의 지도 아래 한시간에 걸쳐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복싱 등으로 몸을 다진 후 둘러앉아 점심 식사로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자연애약국은 얼핏 보기에 약국보다 카페나 전통무예 수련장, 강의장으로 오해하기 쉽다. 응접실과 상담실, 황토도자기방, 부엌 외 대부분 공간을 수련장에 할애했기 때문이다.오랫동안 태극권을 수련하고 전통무예 '아리무 권경'을 전수받은 정용준약사(47·중앙대)는 건강한 생활문화가 질병을 치유하는 지름길이라는 철학을 담은 약국을 2년전 여기에 구현했다.'자연애약국'은 현재 기초 수련을 비롯한 통합의학 콘텐츠와 탈모 치료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역의 '통합건강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여느 약국과 달리 응접실같은 느낌을 주는 약국 내부수련장에서 회원 예닐곱 명이 정용준 약사 지도 아래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약 만으로는 안돼…섭생·운동·보충제, 마음까지 관리해야"= 지금 약국은 지난해 말부터 인테리어를 새로한 결과다. 수련장은 물론 2층 전체를 밝게 꾸미고 1층 입구도 산뜻하게 리뉴얼했다.1층은 봄이 되기 전 카페 'Natural Healing Brain Cafe' 공간으로 꾸며 약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오며가며 차 한잔을 할 수 있게 디자인할 예정이다. 2층 한켠에 마련된 황토도자기방은 황토로 만든 도자기, 숯, 편백 등을 활용한 자연공법으로 정 약사가 7년 전 특허를 취득했다.그가 처음부터 이러한 약국을 운영한 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 일반적인 대형약국을 오픈했던 정 약사다. 약사 여러명이 일하는 조제 중심 약국을 3년 정도 운영하다 환자 별 상담 중심 약국을 7년 더 운영했다.그러다 한방, 체질의학, 자연 치유, 통합 의학을 토대로 100% 상담과 운동, 치유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금의 약국까지 왔다."약국을 하며, 약 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싶었습니다. 마침 저도 오래 전부터 태극권을 하고 있어서 운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환자들에게 운동을 권하면서 '같이 운동하고 관리해주는 약국이어야 한다'는 점에 확신이 생겼어요. 결국은 운동을 포함해 생활 패턴,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시범을 보이는 정용준 약사(왼쪽)와 회원 트레이닝을 돕는 정 약사(오른쪽)◆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는 것이 약사 역할= 회원들은 운동이 끝나고도 약국에 머물러 차를 마시고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운동기구로 각자 체력단련을 하기도 한다.정 약사는 오전 운동 교실을 화, 목, 토 세 번, 일주일에 한 번 건강 강좌를 개최한다.주말에는 한달에 두어 번 회원들과 산행을 함께 하는데, 양생법과 운동, 무예와 시낭송, 문학교실 등 자연과 함께 하는 '건강 문학 콘텐츠'를 운영한다.상담 후 개인 특성에 맞게 정용준 약사가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해준다."상담을 해보면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오는 분들과는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죠. 마음의 병과 원인, 건강, 먹는 것, 생활하는 것 모두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운동교실은 그 일환입니다."자연애약국이 특별한 이유는 수련장 외에도 많다. '약국'임에도 의약품을 거의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상담 중인 정용준 약사와 환자들.정 약사는 일반의약품이나 전문의약품은 거의 배제하고, 옵티마케어 외 다수 브랜드의 건강기능식품으로 환자들을 케어한다. 자신이 체험하고 효능을 느낀 제품들만 선별한 것이다."상담을 통해 각자에게 맞는 것을 추천합니다. 워낙 깊이 상담하니, 상담 후 권하는 제품에 대해 가격이나 효능을 의심하는 환자는 없어요. 약사를 믿고 또 열심히 복용하고, 함께 운동하며 즐겁게 지내다보면 서서히 몸이 좋아집니다. 여러가지 좋은 사례들이 많아요."정용준 약사자신의 생각을 통합의학, 자연치유 이론, 뇌 건강 등 이미 다섯 권의 책으로 출간한 정용준 약사는 자신이 개발한 건강기능식품을 3월 말 시장에 출시한다."아플 때 정확한 약을 권하는 것도, 불필요한 약을 덜 먹게 하는 것도, 더 나아가 건강한 생활 문화를 권하는 것도 약사의 역할이라고 믿어요. 지금 약국을 모델로 앞으로 책을 내고 강의도 하고, 건강한 삶의 문화를 더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은 셈이죠."정용준 약사는 자신의 약국처럼, 약사의 역할이 좀 더 확장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결국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지금 현대인은 병들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잘못된 문화가 모든 병을 불러옵니다. 환경,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부족하거나 잘못된 운동 습관, 안좋은 섭생 등이 다 잘못된 문화에요. 전문가인 약사와 의사가 앞장서서 잘못된 문화를 바꾸어나가야 합니다."2017-02-15 06:14:59정혜진 -
처방전을 확 포기한 젊은 약사의 도전[49]부산 해운대구 내몸에좋은약국입구부터 깔끔하게 정돈된 현대적 분위기와 달리 약국에 들어서니 조제실에서 들려오는 유발 소리가 정겹다.이 정도 규모면 약을 가는 기계소리가 들리는 게 보통인데 이 약국은 보통의 약국들과 조금 다르다.환자 한명한명에게 성심성의껏 증상을 묻고 약에 대해 설명하는 기성미 약사의 모습. 내몸에좋은약국. 이름부터 기분 좋은 이 약국은 기성미 약사(36·부산대 약대)가 부산 해운대구에서 3년째 운영하는 곳이다.밝고 명료한 목소리로 환자를 응대하는 약사의 첫인상만큼이나 약국 곳곳도 정갈하다.조제에 치였던 첫 약국을 떠나 이곳으로 오면서 포기한 부분도 있었다. 보장된 처방 건수보다 약사인 자신을 믿고 "나만의 환자를 만들어 보자" 결심한 것이다.초심으로 돌아가잔 생각에서 시작한 한방 공부는 그에게 약사로서 새로운 삶을 사는 계기도 만들어줬다. 젊은 약사 기성미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 젊은 약사, 처방전을 '과감히' 포기하다3년 전 기 약사는 처방전이 적당히 보장된 약국을 경영했다. 근무약사를 기용하기에는 부족해 홀로 하루꼬박 처방 조제에만 매달렸던 게 대부분의 날이었다. 근무 날에는 쉴틈도 없고 제대로 휴가 한번 가보지 못했던 시절이다.경영은 괜찮았지만 기 약사의 삶은 그렇지 못했다. 약사로서 의미도 열정도 희미해질 즈음 지금의 약국으로 이전을 결심했다.기 약사는 과감히 보장된 처방전을 포기했다. 기존에 비해 절반 정도로 유입되는 처방전 수가 줄었지만 다른데서 약사로서 의미를 찾고 싶었다.그때부터 조제에서 벗어나 남는 시간을 환자와 교감, 상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자연스레 매약 매출이 올라갔다. 무엇보다 시간적으로 여유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자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다. 물리적인 시간이 는 것도 있지만 약사가 조제에 쫓기지 않으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게 더 큰 이유였다.기 약사도 놀란 게 얼마 안돼 조제와 매약의 매출 비중이 50대 50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존 약국 매출을 따라가 있었다."약국에서 꼬박 시간을 보내고 조제에 집중하다보니 삶의 질이 떨어지고 약사로서 나름의 기쁨이나 뿌듯함이 덜했어요. 조제 환자는 저를 보고 약국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안잖아요. 그러다 이곳으로 옮기고 저를 보고 약국을 오는 환자들을 보면 그 자체로도 뿌듯하고 행복한 게 있죠.""한방을 공부하니 약사로서의 삶이 변했다"3년 전 약국을 새로 시작하며 기 약사가 또 하나 도전한 게 한방 공부이다. 기존보다 상담에 집중하기 위해 새로운 부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무턱대고 시작하기에는 막연한 감이 있어 우연한 계기로 동의한방체인 강의를 듣게 됐다. 어렵고 적용이 힘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날 저녁에 강의를 듣고 다음날 아침 약국에 나와 환자에 적용하면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그러면서 흥미를 갖기 시작한 것이 꼬박 3년째 매주 서울로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있다.내몸에 좋은 약국은 한방 제품과 양약이 적절하게 조화돼 배치돼 있다. 3년 중에 두달여간 건강이 안좋아 강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빼고 매주 일요일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강의를 듣고 그곳에서 만난 뜻이 맞는 약사들과 소통하고 있다."한방을 공부하고 약사로서 삶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약에 대한 생각과 환자를 대하는 태도도 변했지만 무엇보다 저의 삶이 변했죠. 그곳에서 많은 선배 약사님들을 만나면서 인생을, 약사로서 삶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거든요. 임교환 박사님을 비롯해 많은 선배님들이 몇십년간 꾸준히 공부를 놓지 않으시는 모습이 감동스럽기도 하고요."약사의 생각처럼 이 약국의 약장에는 일반약과 한약이 적절한 비율로 배치돼 있다.한방 제품을 약사가 직접 제작한 POP와 함께 배치하니 소비자의 관심도가 더 올라갔다. 환자가 특정 증상을 호소하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그 환자에 가장 적절한 제품을 권하려고 노력하는데, 공부를 하고부터는 한방 제품을 권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의약분업 시대에서 한방 제품은 유일하게 약사가 그 환자의 상태나 환경에 가장 적절한 약을 권하고 조제할 수 있다는 부분이라는 게 기 약사의 생각이다.주목할 부분은 약국에서 취급하는 한약이나 한방 제품을 젊은 약사의 감각을 살려 환자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이다.기성미 약사. 요즘 환자들은 약국 한약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갖기 쉬운데 한방 과립이나 파우치 등도 약사가 감각을 살려 POP를 제작해 부착해 놓아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약국 안 곳곳에 일반약과 건기식, 한방 제품을 적절히 조화롭게 배치해 놓은 것도 방법 중 하나다."동료 약사들과 여러 통로로 다양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그속에서 약사들에게 배우는 부분이 너무 많거든요. 약국에 제작해 놓은 POP도 한 약국모임에서 저를 비롯해 많은 약사들이 올려놓은 것을 참고해서 사용해요. 또 스터디를 하면서 그 안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요. 약국 경영은 끊임없는 공부와 소통이 그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2017-01-14 06:14:59김지은 -
약사실명제, 동네아저씨 이미지 끝낸다[48] 부산 금정구 장전정다운약국깔끔한 내부. 한 눈에 들어오는 깔끔한 약국 내부는 '깐깐한 약국장' 성격을 짐작케 했다. 부산 금정구 장전정다운약국은 겉보기에도 깔끔하고 깐깐하지만, 경영 속 사정을 살펴보면 더 깐깐한 관리 현황을 볼 수 있다.여러 약국을 겪어보고 지금은 부산의 약사들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고민하는 민관필 약사(49·조선대)의 성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약국이다."약사실명제, 약사 자존감 높이는 기회로"부산시약사회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약사실명제'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약국이라 해서 민관필 약사를 찾아갔다. 약국장의 여러 경력과 학력을 기재한 패널은 민 약사의 면모를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긍정적인 효과를 일궈내고 있음에 분명했다."얼마 전에 수능을 본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제 대학 지원으로 애를 끓이는 시기이지요.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한 고객들은 약국에 와서 저 패널을 새삼스럽게 바라봐요.그간 '동네 아저씨'로 봤던 사람이 사실 많은 경쟁과 학업의 시간을 견뎌 약사가 됐다는 걸 실감하기 때문이죠. "부산시약 임원 약국들을 중심으로 약사실명제는 논의를 거쳐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4 ~ 5명의 임원들이 자신의 약국에 이력을 게재해 환자들에게 '약사'의 존재를 보증하고 있다.분명한 것은 환자들이 약사를 대하는 태도 변화다. 내 약을 다루는 약사가 '이러이러한 경력의 이런 사람'이라는 걸 인식하므로 신뢰감은 향상될 수 밖에 없다.약사실명제에 동참한 김옥미, 성일호, 임은주, 민관필 약사반론도 없지 않다. 근무약사가 근무하는 시점엔 오히려 약사 실명을 게재한 패널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 상대적으로 대외 경력이 적은 약사가 겪을 위화감 등의 우려다.민 약사는 "개인차가 있어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취지는 모두 공감하기에, 차차 의욕있는 약사들이 나서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깐깐한 약국 관리…"원칙은 약사가 정해야"'원칙'이라는 주제로 넘어오자 민 약사는 복약상담대를 먼저 언급했다. 하얗고 깨끗한 정다운약국의 상담대 위에는 컴퓨터와 간단한 필기도구, 카드 결제기 외에 무엇도 올려져있지 않다."상담대는 깨끗하게 유지하고 환자가 함부로 다루지 않게 해야 해요. 약사가 먼저 관리를 해야 환자도 '마구 대하면 안되는 공간'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그는 가방은 커녕 지갑을 올리기도 조심스러운 하얀 복약상담대를 가리켜 '약사 직능의 자존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위에 아이를 앉히고 약을 먹이는 환자들에게 건너편 '투약대'를 안내한다.투약대 역시 눈에 잘 띄고 깔끔하게 정리돼있다.민 약사는 전화 예절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으며 '약사가 필요 이상으로 비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번은 복약상담을 받을 환자가 복약대 앞에서 너무 길게 통화를 하기에자신도 휴대폰을 꺼내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약사가 기준을 보여줘야 환자는 인식합니다. 환자가 머쓱해 하더니 슬그머니 전화를 끊더군요. 상담을 받을 동안에는 약사 말에 집중하고 약사는 그만큼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기준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약국 관리를 하기 힘들어요."꼭 필요한 제품만 일렬로 일목요연하게 진열한 OTC 코너. 그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OEM 제품은 되도록 취급하지 않는다. 믿을 만한 제품만 진열하고 판매한다.점심시간 50분을 정확히 지키되, 고객의 편리를 위해 종업원 판매가 가능한 의약외품과 건식만 판매하도록 원칙을 정했다.판매가격 역시 원칙이 있다. 전국 평균가를 기준으로 적정 마진 비율을 두고 그 범위 외의 가격으로는 판매하지 않는다. 그는 약이 "싸다고 많이 나가는 게 아니다"라며따로 마련한 어린이 투약대"이런 원리와 근거를 설명하면 환자들도 이해하고 더 왈가왈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10여평 남짓한 약국내에 컴퓨터만 3대이고 프린터도 3대나 있다. 이는 정확하고 신속한 조제와 정확한 재고관리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고 발바르게 응대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한다.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여 약국현장과 약사법이나 보건행정과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데이타를 모으고 있다.예를 들면, 소아환자의 시럽제를 매주 실재고량과 컴퓨터 재고량을 대조한다. 이러는 이유는 시럽조제 때마다 1~2ml씩 더 요구하는 고객으로 인해서 약국이 어느 정도의 손실을 보는지를 통계화해 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완시켜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또한 이로 인한 청구불일치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제약사와 보건당국에 질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이런 목소리 하나 하나들이 약사직능을 살리고 수가협상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일목요연하게 진열된 OTC별다른 창고 없이 재고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건 이러한 관리 덕분이다. 하루 판매된 약만큼 주문하고 이상의 여분을 두지 않는다.6개월간 진열해서 판매되지 않는 건 반품하고 신제품으로 채워놓는다. 10평 남짓 약국에 늘 새롭고, 유통기한이 넉넉히 남은 제품만 진열할 수 있는 노하우다."우리 직원과 저는 사실 피곤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시스템을 체계화 해놓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합니다. 약사 저 혼자지만, 큰 무리가 없는 게 이런 장치들 덕분이에요.한가지 욕심이 있다면 약국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만 갖춘 가벼운 포스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른 약국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일목요연하게 진열된 OTC"정책은 결국 '일상과 생활'의 효율화"민관필 약사는 이렇듯 약국을 '물 샐 틈 없이' 관리해보며 느낀 점이 있기에 정책과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대다수 약국이 이만큼 관리를 하기에 어려운 이유, 처방수가를 정상화 해야 하는 이유. 정책의 문제다."정책은 생활의 문제에요. 약사들의 약국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정책이죠.산제 조제하는 약사들의 호흡기 건강이 염려된다면 미세먼지를 측정해 이를 산제수가에 반영토록 해야 하죠. 한국적 조제환경이 독특하다면 그걸 변화하거나 수가로 보상받도록 노력해야죠."그는 이 모두 약사의 몫이라고 강조한다.민관필 약사"필요한 자료들이 제대로 없어요. 이런 약국 환경에 대한 데이터가 말이죠. 이런 걸 개선해보고 싶어 정책기획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정책은 결국 아이디어에요.생활을 바꿀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일이죠. 많은 일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민관필 약사는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작은 것 부터 바꿔보자'는 작지만 강렬한 당부였다."작은 거라도 하나부터 바꿔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약을 진열하는 거,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거, 복약상담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거. 무엇이든지요.장기적으로는 분명 달라지는 게 있습니다. 아직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다른 약사님들께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을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제안해주세요."2016-12-06 06:14:59정혜진 -
아빠되니 보여…친환경 소아과약국의 힘[47]서울 성북구 참약사약국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참약사약국 전경. "참약사약국이라 이름 지으며 고민도 많았습니다. 감히 제가 참약사여서 작명한 건 아니에요. 참약사가 되기 위해 평생 끊임없이 노력하자 하는 마음에서 지은 거죠."6개월 전 서울 성북구에 첫 약국을 개설한 김병주 약사(참약사육성협동조합 대표). 김 약사는 두 살된 첫 아들을 둔 초보 아빠이자 초보 약국장이다.그런 그의 약국이 최근 동료 약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SNS에서 간간이 전하는 김 약사의 약국 소식에 다른 약사들도 관심을 가지면서 벌써 약국 탐방을 다녀간 약사들도 여럿이다.1년도 채 안돼 이 약국이 관심받는 이유는 김 약사의 꼼꼼한 개설 준비와 약국을 찾는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 있다. 약국에 진열하는 소품, 조명 하나부터 진열대와 판매하는 제품까지, 약사이자 아기 아빠인 그의 손이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참약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병주 약사의 의지가 담긴 약국 게시물. 약국 이름 그대로 '참약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김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친환경 인테리어…아이·엄마 모두 '만족'참약사약국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한마디로 친환경이다. 같은 건물에 소아과가 있어 어린 아기와 엄마들의 출입이 많은 만큼 최대한 쾌적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심신의 안정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약국에 들어서면 대형 인공 나무가 배치돼 있고, 공기청정기가 일과 내내 틀어져 있어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김 약사가 직접 디자인한 대기 의자는 일부러 가죽으로 제작하고 끝은 모두 둥글게 처리했다. 진열장 하나하나도 마감은 모두 둥글게 했는데, 아기 고객들을 위한 배려다. 아기들이 약국 안에서 뛰거나 걸어다니다 모서리 부분에 다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김 약사는 소아과약국인 만큼 약국에 출입하는 어린이 안전과 심신의 안정을 위해 약국 인테리어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투약대 밖 오픈매대를 설치할 만한 공간이 충분하지만 김 약사는 과감히 약국 중앙에 설치하는 진열장을 포기했다. 유모차를 끌고 오는 엄마약사들이 자유롭게 약국 안에서 출입하고 아기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픈 시간 내내 적당한 볼륨의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아이들의 심신안정을 위한 김 약사의 아이디어다."어린이들의 출입이 많다보니 약국 안 환경에 신경을 썼어요. 약국 안에서 최대한 아기들이 안정을 찾고 편안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많은 아이디어를 접목했는데, 개설 전에 많은 선배 약사들 약국을 찾아다니고 좋은 점들을 배울려고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제약사 제공 진열대 활용…약사 실명제로 이미지 '업'참약사약국 투약대 밖 공간은 제약사가 제공하는 진열대들의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국 벽을 채운 진열장에는 제약사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약국에 제공하는 크고 작은 진열대들을 적당한 크기에 맞춰 진열해 놓았다.더불어 조제실쪽 공간이나 숨은 공간에는 스탠드형 제품 진열대를 배치하고, 그와 관련된 다른 제품을 함께 배치해 최대한 활용한다.그 제품을 가장 잘, 그리고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게 만든 게 그 제약사가 제작한 진열대라는 생각에서다.제약사에서 제공하는 제품 매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김 약사. 제품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매대는 효율성도 높이고 주목도도 높다.진열대의 크기나 색, 유사 제품 등을 고려해 함께 배치하면 약국 인테리어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그렇다보니 약국 안에 진열된 제품 하나하나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고객이 제품을 보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진열대 곳곳에 숨어있다.이 약국 진열장을 둘러보다보면 또 하나 특이한 부분이 있다. 약사 실명제의 표본이라 할 수 있을만한 공간이 약국 안에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김 약사의 약사면허증, 약국 개설등록증을 기본으로 당뇨소모셩재료 공급 등록증, 지역약국 프리셉터 임명장, 임산부 전문약사 과정 수료증, 약사회, 약대협 등 김 약사의 활동 내용을 알려주는 임명장과 위촉장을 비롯해 대학원 석사과정 학위 수여증과 석사학위논문까지 한데 진열해 놓았다.약국장인 김병주 약사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코너와 약, 건강 관련 서적을 배치한 진열장을 따로 배치했다. 그 옆에는 독서 코너도 만들었다. 약국, 약사가 만든 책부터 건강, 제약에 관련한 서적들을 진열하고 약국을 찾은 고객이나 영업사원 등이 그 자리에서 읽게 하고, 대여도 해주고 있다."병원에 가면 원장의 이력을 알 수 있는 진열대를 따로 만들고 홍보하는게 대부분이잖아요. 근데 약국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생각한게 약국장의 이력을 홍보하는 동시에 환자에게 신뢰를 얻고자 했어요. 의외로 환자들이 그 공간에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이제는 약사도 홍보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 속에서 저도 책임감을 더 갖게 되는 것 같고요."곳곳에 숨은 세심한 배려…아빠 약사이기에 보이는 것들김 약사는 약국을 개국하고 지금까지 일주일에 2~3번 약국에서 숙식을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심야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새벽 시간 아기 엄마들이 급하게 약국을 찾거나 전화 연락을 해오는 것을 보면 힘을 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신도 아빠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아기를 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엄마들이 대기 시간에 참고할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제품과 함께 배치하고 소포장 제품은 직접 진열해 고객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약국 진열대에서도 아빠 약사의 마음은 전해진다. 소포장으로 출시된 어린이 해열제의 경우 진열대에 하나하나 제품을 따로 꺼내 부착을 해놓고, 연령대별 용량 용법 등을 손수 오려 함께 진열해 놓았다.김병주 약사.참여 중인 어여모에서 제공하는 원포인트 건강페이지도 관련 제품에 함께 비치해 엄마들이 참고하고 일반약, 의약외품 등을 구매할 수 있게 돕고 있다.예를 들어 어린이 해열제 코네에는 어여모의 '우리아이 열케어' 설명문을, 임산부 영양제 코너에는 '어여모 약사님과 상담하세요. 임산부 종합영양제' 설명문을 배치하는 것이다.조제 대기 시간에 고객들이 객관적인 자료를 참고해 약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다."약국 안에서 환자가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더불어 끊임없이 공부하고 약국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참약사가 되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2016-11-29 06:14:59김지은 -
"약간 변화줬는데, 고객이 먼저 말을 걸어 와요"[46] 경기도 안양 메디칼온누리약국"조제가 많다보니 대기 시간이 발생하죠. 그동안 환자가 판매대에 관심을 갖고 자연스럽게 약사에게 말을 걸어오도록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예상못한 결과가 나오더라고요."경기도 안양에서 8년째 안양 메디칼온누리약국을 운영 중인 정원석 약사(중앙대 약대·43)는 최근 약국의 일부분에 인테리어를 새롭게 고쳤다.경기도 안양 메디칼온누리약국 전경.2~3년에 한번 크든 작든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정 약사. 그는 약사 자신의 마음가짐, 나아가 환자가 느끼는 약국에 대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약국의 변신은 필수라고 말한다.1박 2일 주말을 활용해 진행한 이번 변화의 특징은 투약대 밖 공간의 활용. 약국 위치와 환경 상 판매약 고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투약을 기다리는 환자가 약국 안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하자는 의도였다.고객이 스스로 움직이며 약사에게 말을 걸게 한 이번 부분 인테리어 진행 후 약국 매출은 15~20% 정도 상승했다."카테고리를 살려라"…셀프매대의 변신정 약사는 최근 부분 인테리어 변경으로 특히 투약대 밖 셀프매대와 환자 동선에 신경을 썼다. 카테고리 분류부터 진열 제품까지 정 약사의 손이 거치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가장 먼저 생각한 게 진열장을 각각의 섹터로 분할. 고객이 약국을 출입하는 문, 대기 의자와 가장 가까운 골든존은 상담용 주력 일반약, 건기식 제품을 진열했다.진열장은 ▲눈 건강·혈액순환 ▲피로회복 ▲관절건강 ▲퍼스널케어로 나누고, 각 진열장에는 관련 상품들을 배치했다. 기존에는 투약대 안에 진열했던 일반약도 과감히 밖으로 빼 진열했다.진열장의 섹터를 분류하고 연관 제품을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다른쪽 진열장은 ▲비타민 ▲뷰티 ▲구강케어 ▲헤어케어로 나누고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배치했다. 예를 들어 구강케어 코너에는 일반 칫솔부터 틀니용 칫솔, 치실, 치간, 치약, 가그린, 입냄새 제거제까지 유사한 카테고리 제품을 진열하면 제품 간 연결구매가 가능하다는 게 정 약사의 설명이다.하지만 철저히 고객의 동선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동선이 확보돼야 이동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기는 것이다."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고, 관련 제품을 한번에 모았어요. 그러다보니 연결구매가 가능하고 그 속에서 시너지가 발생하더라고요. 비타민 코너의 경우 각종 비타민 제품과 식품을 배치하니 여러 제품을 구매해 가는 경우가 있고요. 단, 다양한 제품을 배치하되 환자의 동선은 최대한 확보했어요. 너무 빽빽하게 진열장을 배치하면 고객의 동선을 방해하거든요. 적당한 동선이 확보된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제품을 진열하다보니 고객이 자연스럽게 약국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유명제품, 역매품 같이 진열…“고객이 먼저 말 걸게 하자”처방 조제가 전체 매출의 80%를 넘는 상황에서 약사가 물리적, 심리적으로 상담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고객이 먼저 약사에게 말을 걸어 올 수 있는 장치를 셀프매대에 충분히 마련해 놓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그 특징 중 하나는 약국 골든존에 지명구매가 많은 유명제품과 역매품을 동시에 진열하는 것이다.대다수 약국은 마진이 적고 가격 마찰이 많은 지명구매 상품을 투약대 안에 숨겨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 약사는 이번에 인테리어를 바꾸며 이 제품들을 과감히 밖으로 뺐다.정 약사는 투약대 밖 골든존에 유명 일반약과 역매품을 함께 배치해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그렇게 하니 예상 밖 결과가 나타났다. 고객이 먼저 익숙한 제품을 확인하고 약사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다는 것이다.처방 조제를 위해 약국을 찾았던 환자도 진열장에 있는 익숙한 제품을 보고 물으면 약사는 자연스럽게 그 제품과 더불어 함께 진열한 제품을 비교해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유명 품목은 약국에서 숨겨두고 고객이 찾으면 억지로 건네던 게 대부분인데 생각을 바꿨어요. 그랬더니 그 제품들이 오히려 상담의 기회를 제공하더라고요. 그 제품 자체를 판매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면서 환자가 먼저 질문을 하고 자연스럽게 상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확실히 거부감이 줄더라고요."DID·태블릿 활용…근거중심 상담, 젊은 고객에 인기이 약국은 투약대 밖 뿐만 아니라 투약대 자체도 다른 약국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투약대에 설치된 대형 TV는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 광고를 지속하고, 투약대에 설치된 태블릿PC는 상담용으로 활용한다.정원석 약사는 DID와 태블릿 PC를 활용해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근거중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DID 광고에는 일반 제품 홍보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오메가3, 비타민D 등 주요 건기식에 대한 정보도 이어진다. 대기석에 앉아있는 고객이 자신의 특징을 확인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정원석 약사. 투약대 위 태블릿 PC는 고객이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상담할 때 약사가 환자에게 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DID 광고는 노년층에, 태블릿 PC는 젊은층 고객에게 인기가 있다. 의심이 많은 젊은 고객에게 태블릿 PC에 저장돼 있는 제품 관련 논문이나 임상자료 등을 보여주면 신뢰를 더 갖는 경향이 있다는 게 정 약사의 설명이다."요즘 고객은 많이 똑똑해졌잖아요. 약국도 그에 맞춰 스마트한 모습을 보이니 확실히 반응이 다른 것 같아요. 눈에 확 띄는 움직이는 POP를 배치해 놓으니 고객이 먼저 관심을 갖고 약사에게 질문하는 경우도 많고요. 지속적인 변화는 약사에게는 자극이 되고 환자에게는 호기심과 관심을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2016-11-23 06:14:59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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