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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남편·부인의 약국장 행세 이젠 끝내야부산지역 약국 직원의 성추행 '미투'로 촉발된 약사 가족의 전횡이 이슈화되고 있다. 약국장의 남편이나 부인이 약국 업무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반약을 판매하고 심지어 조제까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 약대생은 대학 졸업후 약국에 취업을 했고 일반약 위치, 판매방법, 조제 등을 배웠다고 한다. 그러나 약국의 주요 업무를 가르쳐준 사람이 나중에 알고 보니 약사도 아닌 약국장의 남편인 걸 알았다고 한다. 전산직원과 같이 근무하는 전남의 A약사는 직원과 부부아니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한다. 이 약사는 약국에 근무하는 여직원과 남약사는 부부라는 고정관념이 생겼을 정도로 가족들의 약국 경영참여는 뿌리가 깊다고 말했다. 여기에 가족이라는 이유로 눈감아준 약사사회의 잘못된 관행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약국장 몸이 안 좋아서 일을 도와주는 것이다.", "직원 채용이 잘 안되니 어쩔 수 없다. 직원이 채용되면 그만 할 것이다.", "무거운 박스 나르고 청소업무만 하고 있다." 등은 가족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논란을 겪었던 약국들의 고정 레퍼토리다. 약사회 자정사업에서 지적된 전문 카운터들도 일부 임원 약국은 가족들이 약 팔고 조제하고 다 하는데 왜 우리만 문제 삼느냐는 항변도 약사회 자정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가장 믿을 수 있고 쉽게 일할 수 있는 가족이라도 해도 철저하게 업무영역을 나누고 약은 약사에 의해 취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약사 남편이라는 이유로, 또 부인이라는 이유로 약국장이 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약사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약사들의 철저한 자기 반성과 자정 의지가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2018-08-27 05:39:42강신국 -
[데스크시선] 의약계 영리화 '물꼬' 법안들 우려된다정치권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영리·산업화 법안을 이달 안에 줄줄이 처리하기로 하면서 의약계에 또 다시 의료영리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야가 이달 처리를 합의한 법안 중 문제의 법안은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이다. 의약계에는 의료영리화 법안으로 인식되면서 보건의료인을 비롯해 학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서 그간 극렬한 비판과 반대가 이어진 법안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도마 위에 오른 규제프리존법의 경우 지역특화발전특구규제특별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규제특례 3법을 병합한 것이다. 이 중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발의한 '규제특례 3법'에서 '지역특화발전규제특례법'은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약국 임대업 등 부대사업, 제약·바이오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다분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서발법은 박근혜정부 시절 '규제 기요틴'이라는 명명 하에 적극 추진됐던 법안들이다. 이들 법안은 의료, 환경, 교육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에서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만든 각 규제를 영리 목적으로 풀어 시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성을 침해한다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서발법안과 규제프리존법안은 영리와 기업의 이익을 앞세우는 경제 단체와 경제 전문가들이 시급히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법들이었고, 경제적 이익의 틀 안에 요양기관 등 보건의료산업이 포함돼 맹렬한 비난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규제 기요틴 바람과 함께 불거졌던 진주의료원 폐원 사태는 지금에 와서도 의료영리화 정책이 공공의료를 얼마나 위협하는 지 여실히 보여줬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들 법안은 여당에 의해 적폐청산으로 규정지어져 수그러드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번에 여야가 이달 내 우선 처리할 사안에 이 법안들을 포함시키면서 또 다시 논란이 되풀이 될 조짐이다. 국민의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요양기관과 제약산업은 사실상 공공재로서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즉, 보건의료·제약산업 분야의 최종 목표는 특정 산업의 영리적 이익 극대화가 아닌 공공재로서의 가치 창출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규제프리존법과 서발법을 바라보는 정치권, 여야의 시각은 여기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정부가 보건의료 서비스 발전과 제약산업 발전을 지원·육성하는 것은 해당 기관 또는 기업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보다 이들의 발전, 곧 의료·제약 강국이라는 목표 달성을 통해 궁극에는 국민의 건강한 삶, 생명 연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2018-08-20 06:30:00김정주 -
[데스크시선] 불순물원료, 제네릭 난립과 무슨 관계인가불순물 함유 발사르탄 사태가 한달이 지나도록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7월 초 중국 제지앙화하이로부터 불거졌던 파동이 한달 만에 또 다른 중국 업체의 원료의약품에도 불똥이 튀었다.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기는커녕 '또 어떤 원료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닌가'하는 불안감마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중 제네릭의 난립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많이 눈에 띈다. 무차별적인 제네릭의 등장에 따라 미국이나 유럽보다 월등히 많은 100개 이상의 제품이 판매중지를 받았다는 게 그 근거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 발사르탄 사태는 제네릭 난립과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 발사르탄 사태의 대책을 논의하려면 먼저 사건의 원인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문제의 발사르탄 원료에서 검출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은 제약사가 의도적으로 넣은 불순물이 아니다. 우연히 외부로부터 혼입되지도 않았다. 최초에 문제 원료를 공급한 제지앙화하이의 경우 2015년 발사르탄의 제조방법을 변경한 이후 제조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NDMA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사르탄 제조과정에서 주요 중간체인 '비페닐테트라졸'을 제조하는데, 비페닐테트라졸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디메틸포름아미드(DMF)라는 용매를 사용해야 하고 테트라졸 형성 이후 아질산을 사용해 급랭시키는 과정에서 NDMA가 생성됐다. NDMA는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제조업체와 보건당국 누구도 발사르탄의 품질관리 과정에서 NDMA 검출 여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지금껏 발사르탄 성분의 수많은 의약품이 생산·공급되는 동안 NDMA 검출 원료가 사용된 적이 없다고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사건 발생 이후 발사르탄 원료에서 NDMA를 검출하는 시험법을 도출했고, 기준치도 새롭게 마련했을 정도다. 발사르탄과 유사한 화학구조로 구성된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열 약물 중 로사르탄, 칸데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도 NDMA 생성의 위험에서 100% 자유롭다고 아무도 얘기할 수 없다. 이번 발사르탄 파동이 제네릭 난립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불운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이유다. 국내에서 판매중지 조치를 받은 발사르탄 의약품 100여개 모두 식약처로부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승인받았다. 식약처가 승인한 원료를 사용했고, 식약처가 합격 판정을 내린 제조시설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오리지널 의약품도 같은 승인 절차를 거쳤고, 제네릭 개수가 많든 적든 식약처는 동일한 잣대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했어도 제네릭 난립이 원인이라고 지목할 수 있을까. 제네릭 개수가 적은 분야에서 동일 사건이 나타나도 제네릭 난립에 따른 폐단이라고 지적할 수 있을까. 제네릭 개수를 줄이면 규격기준에도 없는 불순물 모두를 예방할 수 있을까. 업계 일각에서는 이참에 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해 제네릭 난립을 막아보자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현재 무제한 위수탁이 가능하지만 한 번의 생동성시험을 통해 허가받는 제품을 제한하면 제네릭 개수가 줄어들고, 발사르탄 사건과 같은 불의의 사고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공동(위탁) 생동 제한' 규제는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불신으로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도다. 지난 2006년 생동성시험 데이터가 무더기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 307개 품목의 허가가 취소됐다. 이른바 '생동 조작 파문'이다.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제네릭 난립도 생동조작의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때 참여 업체 수를 2개로 제한하는 공동생동 제한 규제를 2007년 5월부터 시행했다. 당시 공동생동 제한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똑같은 제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별도로 해야한다는 불필요한 규제라는 성토가 업계에 만연했다. 이에 따라 규제개혁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식약처는 2011년 11월 이 규제를 전면 철폐했다. 공동생동 관련 규제가 강화될 때 수혜를 받는 쪽은 자체 생산 여력이 있거나, 시장 경쟁이 덜 치열할 때 더 많은 금전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위제약사들로 추측된다. 과연 이번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 판매중지를 받는 업체 중 상위제약사가 없었을까.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위수탁을 장려하는 추세다. 특정 업체가 특정 제품을 집중적으로 만들면 품질관리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제네릭 난립은 시장 과당경쟁을 야기해 불법 리베이트 유혹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제네릭 수가 많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고 단정하면 위험하다. 첫 번째 제네릭이든, 100번째 제네릭이든 동일한 절차를 거쳐 승인받은 똑같은 품질로 인정받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제네릭 난립을 근절하고 싶으면 근본적인 원인부터 뜯어 고칠 것을 권고한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한정된 시장에 제네릭이 그렇게 많이 등장하는 것은 이윤이 남기 때문이다. 이윤은 원가와 가격과의 차이로 결정된다. 제네릭의 가격은 보험상한가를 의미한다. 제네릭 난립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생동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제네릭 약가인하도 같이 요청해야 명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정부가 인정할 만한 품질의 제네릭을 배출하는 업체만 제네릭을 내놓을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추면 자연스럽게 난립 문제는 해결된다. 건강보험재정도 절감할 수 있다. 혹자는 영세 기업들이 무더기로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면서 저렴한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다 이번 발사르탄 사태를 초래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그 저렴한 중국산 원료도 식약처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오히려 최소비용으로 정부가 인정하는 품질의 완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효과적인 경영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불순물 원료의약품 사건을 특정 집단의 이익 확대를 위한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조금 더 정교한 과학적인 판단을 통해 향후 유사 사건 재발을 방지하고 국민건강에 도움되는 약물 공급 방안을 고민할 때다.2018-08-13 06:18:02천승현 -
[데스크시선] 한약재 표준감별 국가검정 도입돼야산삼·영지버섯을 주성분으로 한 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 과대광고가 해마다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제조사들은 오대산·지리산·태백산 등지에서 채취한 100년근 산삼을 기반해 DNA 구조가 99% 일치하는 '산삼배양근액'이라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산삼배양근의 정확한 원가는 영업비밀로 공개하기 어렵지만 권장소비자가는 15~40만원 선으로 형성된 고가품이다. 천종삼(50년 이상 자란 자연산 산삼) 가격은 정해진 바는 없지만 상태에 따라 7000만원에서 2억원을 호가한다. 제조·판매사 말대로 '100년근 천종삼 배양액'이라면 그 만한 가치와 효능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를 감별할 국가공인 한약재감별사가 없다는데 있다. 대부분의 산삼 유관 협회는 산삼 취급 경력 10~20년 차 민간인들로 구성돼 있다. 일부 산삼감별인의 경우 고서·골동품처럼 대법원에서 특수감정 촉탁인으로 위촉해 공항·항만 등지에서 밀수여부와 관련된 일을 맡기도 한다. 산삼감정협회에 따른 천종삼 감별 기준은 ▲뇌두의 수(100년근일 경우 100개 형성/1cm 당 20년) ▲뿌리의 탄력성 우수 ▲약통(몸통=횡추)의 주름이 많을 것 ▲옥주(뿌리돌기)상태가 좋을 것 ▲무게(11g~112g) 등을 고려한다. 산삼 취급 경력 31년차 박형중씨 역시 "천종삼으로 추측만할 뿐 정확한 심령(수령=나이)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평생 100년근 산삼은 2번 밖에 보지 못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접하기도 어렵고, 감정 기준 역시 다양하다. 영지버섯도 마찬가지다. 국내 친환경 영지버섯 농가에서 재배되는 물량으로는 완제품 생산량을 따라 잡기 힘들다는 것이 제기동 한약건재상들의 중론이다. 친환경 농가에서 생산된 영지는 그마저도 베트남 등지로 높은 가격에 수출돼 국내 물동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익명을 요한 한약재감별사는 중국산과 국내산 영지를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인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영지감별은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같은 이유로 생약제제 전문 제약사들은 국가공인 한약재 감별사 자격시험 도입과 한약재 표준화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시 말해 관능검사(육안으로 판별)가 아닌 과학적이고, 보편타당한 감별시스템이 국가 차원에서 확립돼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는 객관적인 근거와 자료를 체계화할 수 있고, 소비자는 안심하고 한약·생약 관련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지금의 한약재감별은 눈으로 상태(크기·빛깔·신선도)를 봐서 A·B·C 등급으로 판별한다. 한약재 고유의 약효나 독성에 대한 표준화는 이뤄져 있지 않다. 1등급 한약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경험치와 눈대중이 아닌 실제 유효성분 함량을 살펴야 함이 기본이다. 이를 테면 산삼, 인삼, 복령, 영지 등 각 한약재의 유효성분 함량을 표준화해 이를 기반으로 한 감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100가지 다빈도 한약재에 대한 DNA·유효 성분 함량 등을 체크할 수 있는 바이오칩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은 3년·90억 정도로 추산된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약산업 발전과 가짜 한약 관련 의약품·건기식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견주어 보면 결코 큰 투자비용은 아니다. 한약재감별사 국가공인 자격과 한약재 표준화 사업의 조속한 도입으로 제조·유통사와 소비자 간 속고 속이는 진실게임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2018-08-06 06:29:33노병철 -
[데스크시선] 한국바이엘, 국내 영업 영욕의 50년독일계 글로벌 빅파마 바이엘이 국내 제약산업에 본격 진출한 시점은 1972년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부터다. 지금의 씨트리 공장이다. 당시 사명은 바이엘약품으로 초대회장은 지분 51%(초기 지분 2억원대)를 투자한 고(故) 안인혁 회장이다. 이북 출신인 안 회장은 1940년대 해충·농약 도소매업으로 막대한 부를 이룬 인물로 한독약품 초창기 지분투자자로도 널이 알려져 있다. 이후 1990년대 중반 안 회장은 바이엘과 지분을 정리하고, 남양주 공장 인수 후 씨트리에 월 2500만원의 임대료 받고 사실상 본업에서 손을 땐다. 씨트리에 남양주 공장을 매각하기 전인 '90년대 중반까지 바이엘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해열제 아스피린, 무좀약 카네스텐, 소화제 탈시드, 유도마취제 에폰톨, 진경제 네비스콘·콤미탈, 당뇨병치료제 리카놀·바이카론, 고혈압치료제 아달라트·벤디곤·바이프레스, 영양제 캄포페론B, 심장 절개 후 접합제 트라시롤, 피부연고제 바이브텐 등 20여개에 달했다. 이후 국내 자체 생산 제품들은 공장 매각 영향으로 수입완제 또는 위수탁으로 대체되는 길을 걸었다. 2010년 초반 쉐링 인수에 따라 안성산업단지에 위치한 지금의 CT조영제 울트라비스트 전용 공장도 자연스럽게 바이엘 차지가 됐다. 울트라비스트는 한때 국내 생산실적 8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조영제 시장 리딩 품목으로 군림했다. 지금은 GE헬스케어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쉐링을 인수하기 전, 바이엘도 일부 조영제 품목을 가지고 있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보다는 아그파라는 엑스레이·CT 필름 사업부의 명성이 더 컸다. 바이엘에서 평생을 몸담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70년대 당시 국내 진출 조건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박정희 독트린, 즉 경제개발정책에 기인해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영업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한국인(개인·법인) 지분 51% 확보와 공장 설립 그리고 기술 전수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혜택 위주의 지금의 외국인투자촉진법과는 사뭇 거리가 멀다. 외국법인의 시각에서는 국가의 개입을 넘은 초월적 계획경제로 강력한 경제부양정책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바이엘은 과연 무엇을 보고 한국 진출을 결정했을까. 바이엘은 큰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 전략과 전술은 적중했다. 바이엘 초창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에 파견된 부사장급 지사장은 30년 뒤 국내 공장철수를 거론했다고 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국내 제약기업 수준이 상당한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것도 예견했다. 글로벌 기지에서의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절감, 품질관리 용이성 측면에서 수입완제와 위수탁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바이엘은 이미 반세기 전에 알면서도 인내의 시간을 보낸 것이다. 특히 강성 제약노조에 대한 반감은 '7·80년대 당시 독일 지사장들의 스트레스 요인 1위였다고 회고할 정도다. '70~'90년대 바이엘약품 지사장 현황을 보면 초대 클레트 부사장을 시작으로 마출라트·바우어·고레츠키·그레셀·뮬러 부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6명의 부사장이 컨트롤타워에 있으면서 위기와 기회가 공존했다. 1985년경 고레츠키 부사장 부임 당시 바이엘은 한 달 간 셧다운됐다. 영업사원 8명이 밀어넣기와 할인·할증으로 물의를 일으켰는데, 회사가 이들을 중부경찰서에 고발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생산직 여직원들은 이에 분개해 회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결론적으로 사측은 영업사원에게 청구한 수억원대 금액을 손실(대손)처리로 계상해 사건을 마무리했다. 1988년 뮬러 부사장 재임시절은 바이엘이 국내에 안착할 수 있게 한 최고의 전성기로 평가 받고 있다. 바이엘을 포함한 국내 진출 다국적 제약사가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기여한 점은 가내수공업 수준의 제약환경과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기초와 초석을 함께 닦은 파트너였고, 선의의 경쟁자이자 기록을 높여주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오리지널 의약품이 국내에 런칭되면서 과학적 판촉·마케팅 기법도 함께 도입됐다. 고용창출과 기술전수도 빼놓을 수 없다. 함께 일하고 부딪히면서 알게 된 글로벌 네트워크도 큰 자산이다. 반면 선민의식과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각본대로 움직이는 프레임 경영은 어두운 면으로 지적된다. 1970년대 초창기 바이엘약품 임직원은 200여명, 매출은 100억원 대에 머무는 수준이었다. 47년이 지난 지금의 바이엘코리아는 544명의 구성원이 연매출 3489억원을 창출하는 대형제약사 반열에 올랐다.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다.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울고, 웃었던 바이엘이 이제 국내 공장철수(안성 조영제공장)를 결심하고, 이를 단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가 인식했든 못했든 바이엘에서 생산된 의약품을 복용하고 생명을 구한 사례도 많을 것이다. 생명을 다루기에 제약업의 가치는 숭고하고 존엄하다. 그러나 국내 진출 이전부터 이미 짜놓은 '30년 후 공장철수 프로젝트'의 진실은 떠나는 바이엘에 뜨거운 눈물과 박수를 보내지 못하는 이유다.2018-08-02 06:29:5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장하준 교수와 의료산업화 정책'나쁜 사마리아인들' 재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발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장하준 교수가 본격적으로 한국경제에 대해 발언하기 시작한 건 IMF 외환위기부터다. 진보적인 성향의 장 교수 발언은 유리한 쪽의 입맛에 따라 부풀려지거나 혹은 일방적으로 매도되기 일쑤였다. 장 교수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성장을 위해 늘 주장해온 의료산업화 정책에 일침을 가한 발언 역시 논란의 중심이 섰다. 장 교수는 "의료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라며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 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 된다. 한국은 0.003% 정도"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런데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인데 의료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소재 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지 성형관광 얘기나 하고 있으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차라리 우리나라 의사 숫자가 OECD 꼴찌인 인구 1000명당 2.2명(2015년 기준)이니까 의료접근권 강화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는 산업이 아닌 공공재의 성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의료산업화에 찬성하는 쪽은 장 교수가 의료산업 전체를 보지 않고 의료서비스에 국한된 발언을 한 것이라고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의료산업에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영역이 확장되고 경제학적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짧은 인터뷰 내용으로 국내 의료산업화 정책을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장 교수의 발언이 주는 묵직한 메시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의료산업이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라는 장 교수의 주장은 제조업 등 육성하고 지원해야 할 중요한 산업이 더 많은데 굳이 의료산업에 얽매이지 말고 오히려 의료 접근성 강화에 신경 쓰라는 것이다. 의약계의 갈등 과제인 원격의료, 투자개방형 영리법인, 조제약 택배, 편의점 의약품 판매 이슈 등도 모두 의료가 산업의 대상이냐 아니면 공공재의 성격으로 봐야 하나의 충돌에서 불거진 이슈들이다. 보건의료의 영역에 산업정책 수혈이 필요하지, 아니면 정부의 규제 속에서 공공의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을 둘지는 찬반이 너무 팽팽한 의제다. 그러나 장 교수의 발언을 다시 한번 음미해보면 보건의료 산업화로 이룰 수 있는 수혜보다 국민건강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역시 부풀려지거나 일방적인 매도가 될 수 있지만 말이다.2018-07-30 06:20:00강신국 -
[데스크시선] 해외제조소등록제, 미룰 일 아니다중국 제지앙하와이가 만든 발사르탄 원료에 발암가능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된 사태는 유럽과 아시아에 이어 미국 대륙까지 강타해 현재까지도 나라마다 크고 작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네릭 약제 생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우리나라는 만성질환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이나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약제 생산과 유통, 단일보험 관리체계와 100%에 육박하는 전산 시스템에 힘입어 발 빠르게 진화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후 인도 원료의약품 업체 헤테로까지 발사르탄 원료에 NDMA가 함유된 것이 발견돼 자진회수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업계를 철렁이게 만들었다. 식약당국은 국내 수입된 실적이 없다는 점에서 헤테로 원료로 인한 파장은 없다고 했지만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이것은 국내 식약당국이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손을 뻗칠 수 없는 수입 원료의 오염 가능성이 아직도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발사르탄과 무관하게 조금 더 시야를 크게 확장한다면, 이번 사태와 유사한 해외 원료 사태가 벌어질 때 우리는 이들 업체를 선제적이고도 능동적으로 관리할 법적 기반이 있냐는 물음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제지앙하와이 발사르탄 원료 사태가 유럽발로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주장한 해외제조소등록제도 의무화 조속 도입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식약처 또한 해외제조소등록제도의 의미를 국내와 국외가 아닌, 제조소를 기준으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법률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와 관련해 수 년 동안 이슈관리를 해오며 2015년 관련 법률개정안을 내놨지만, 업계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과 이견이 잔존한 탓에 아직도 국회의 공감대를 온전히 얻지 못한 상태다. 만약 해외제조소등록제도가 과거 식약처 발의 시점에 발맞춰 도입 됐었더라면, 제지앙하와이 사태와 인도 헤테로 사건이 벌어질 당시 식약처가 보다 주도권을 갖고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국내 제약사들이 보다 값 싼 제네릭을 만들기 위해 혹은 국내 원료보다 접근성을 높이고 조달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원료를 수입하는 것은 보편화 된 사실이다. 완제수입품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제 해외제조소 생산 원료와 국내 제조·생산 원료 조달을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라는 얘기다. 사용하는 원료의 출처가 다국적이니, 관리하는 기준도 이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후반기 국회가 발사르탄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에 있을 정부·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도 주요한 질의 이슈로 지목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정부와 국회는 NDMA 사태의 표면인 발사르탄 사태에만 논점을 머물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근본 원인과 해법을 입법·개정으로 풀어갈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2018-07-24 06:29:55김정주 -
[데스크시선] 우리는 '중국산'을 욕할 자격 있을까불순물 함유 우려 고혈압치료제 원료 파동이 한바탕 몰아쳤다. 중국 원료의약품 업체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 원료에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를 포함해 유럽, 미국 등에서도 해당 원료를 쓴 완제의약품의 판매중지나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의료계나 제약업계 전반으로 중국산 원료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마치 제약사들이 값싼 중국산 저질 원료를 사용하면서 국민들에게 큰 위험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중국산에 대한 '질 떨어지는 싸구려 제품'이라는 뿌리깊은 인식이 이 사건에도 투영되는 듯 하다. 제지앙화하이 제조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업체들은 마치 평소에 우수한 원료의약품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탓에 위기를 모면했다며 내심 쾌재를 부르는 듯한 모습이다.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경위를 차치하더라도 이쯤에서 객관적으로 이번 사건을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국내업체의 안전 관리와 현재 진행 중인 조치가 잘 되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제지앙화하이 측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검출된 NDMA는 제지앙화하이가 새롭게 도입한 발사르탄의 제조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발생했다. 발사르탄 제조과정에서 주요 중간체인 '비페닐테트라졸'을 제조하는데, 비페닐테트라졸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특정 제조 환경에서 특정 용매와 반응해 NDMA가 생성된 것으로 제지앙화하이 측은 결론내렸다. 문제의 발사르탄 원료에서 발생한 NDMA는 의도적으로 넣었거나 우연하게 외부로부터 혼입된 것이 아니다. NDMA는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애초부터 원료의약품의 사전 점검 과정에서 걸러질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의미다. 발사르탄 제조과정에서 NDMA가 생성된 원인은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불운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이 만들었거나 제지앙화하이 이외 다른 업체로부터 수입한 발사르탄 원료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제조된 발사르탄 원료가 NDMA의 위험에서 100% 자유롭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누구도 지금까지 사용한 발사르탄 원료의 NDMA 검출 여부를 확인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위 ‘살탄 계열’이라고 지칭하는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열 약물 중 로사르탄, 칸데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이 중간체로 테트라졸을 제조한다. 비단 발사르탄 뿐만 아니라 다른 ‘살탄 계열’ 고혈압치료제 원료도 NDMA 생성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지앙화하이가 사용한 발사르탄 제조방법이 다른 업체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제조방법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제지앙화하이는 소규모의 영세 제약사가 아닌 총 자산 19억 위안(약 3200억원) 규모의 대형 업체다. 유럽, 미국 등에 20여개의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 제약사 중 미국 FDA 승인을 처음으로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그동안 사용한 고혈압치료제 원료의 NDMA 검출 여부를 점검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제약사들은 최소한 그동안 사용한 원료의 NDMA 검출 여부를 점검하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후 자체 원료의 안전성을 자랑할 자격이 있는 셈이다. 우리 보건당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물론 유럽에서 조치가 내려진 직후 국내에서 문제의 원료를 사용한 219개를 판매중지했고, 이틀 만에 현지실사를 거쳐 절반 가까이 판매중지를 해제한 신속한 대응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일부 언론에서는 판매중지 제품 수가 이틀 만에 정정되면서 국민들의 혼선을 유발했다고 비판하지만 판매중지 처분을 받지 않아도 되는 억울한 제품을 발 빠르게 구제한 조치는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9년 전 석면탤크 파동 당시 수시로 판매금지 제품 목록이 변경되면서 적잖은 혼란을 야기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연 국민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문제의 고혈압약을 복용했던 국민들은 그동안 먹은 약물이 얼마나 유해했는지 모른채 불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약으로 교환받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제지앙화하이가 공급한 발사르탄 원료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완제의약품에 대해서는 아직 유해성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 없다고 한다. 국민들은 원료의약품을 복용하지는 않는다. 시중에 유통된 완제의약품이 얼마나 유해한지를 점검하고 유해성 결론을 내려주는 게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보건당국의 역할 아닐까. 적어도 문제의 원료가 사용된 한 알의 고혈압약에서 발암가능물질이 어느 정도 함유됐고 평생 얼마나 복용하면 위험한지를 알려줘야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제지앙화하이 제조 발사르탄 이외에 다른 업체가 만든 발사르탄이나 화학구조가 비슷한 다른 살탄 계열 고혈압치료제 원료의약품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론적으로 다른 원료의약품에서도 NDMA가 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후속조사를 통해 유해성 여부를 결론 내려주는 것이 국민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바람직해 보인다. 이런 일 하라고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것이다.2018-07-17 06:30:10천승현 -
[데스크 시선] 심평원이 간과한 리포락셀 약가산정대화제약 리포락셀(파클리탁셀)은 세계 최초 경구용 세포독성항암제로 2016년 9월 식약처 시판허가를 받은 투여경로변경 개량신약이다. 리포락셀은 암 치료 초기에 사용하는 항암제로 '진행성·전이성 또는 국소 재발성 위암'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BMS 탁솔주와 제네릭 의약품 정맥투여 요법이 주를 이뤄왔고, 국내외 300억·4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환자들은 항암치료 시, 병원 방문과 장시간에 걸친 주사 및 전처치를 감당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경구용 치료제가 없다보니 주사 공포증이 있는 환자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또한 여러 부작용도 발생해 환자 삶의 질 개선과 복약 편의성을 높인 혁신적 개량신약 개발이 요구돼 왔다. 아울러 난용성으로 경구흡수율이 낮은 파클리탁셀에 대화제약만의 제형 플랫폼기술(DH-LASED)을 개발·적용함으로써 경구용 파클리탁셀 상용화에 성공, 국내 제형화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크다. 대화제약은 1999년부터 리포락셀 개발에 착수한 뒤 2008년 임상1상을 시작으로 2010년 임상 2상, 2015년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2016년 시판허가를 받았다. 2015년 10월에는 리포락셀 생산전용 공장을 강원도 횡성에 준공하고, 글로벌 항암제 생산·개발 제약사로 첫 발을 내딛었다. 항암제공장은 총 25억원(건물 17억·설비 8억)이 투자됐다. 지상 1층·건평 184평 규모로 국내 최초 내용액제 항암제 생산시설이다. cGMP를 목표로 설계된 이 항암제공장은 조제탱크시스템, 충전실, 포장실, 완제품보관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7년 9월에는 중국 RMX 바이오파마와 선급금 40억·단계별 마일스톤비 243억을 포함 총 283억원 조건의 리포락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진출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렇듯 리포락셀은 명실공히 제품력과 경쟁력을 두루 갖춘 개량신약임이 분명하지만 허가 후 2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약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조건부 비급여'에 갇혀 출시를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의 기대에 부응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평원 '자료제출 의약품의 산정 및 조정기준'을 보면 투여경로변경 개량신약에 대한 약가산정 내용이 빠져 있다. 리포락셀은 파클리탁셀 주사제를 액상형 경구제로 제형 변경한 제품으로 현재 자료제출의약품(개량신약 포함) 약가 우대 사항이 아니다. 이는 케미칼의약품 뿐만 아니라 생물의약품의 투여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제형변경도 투여경로가 다르게 되면 우대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오직 동일 투여경로에 대해서만 우대 사항이 있다. 동일 투여경로에서의 제형변경보다 투여경로를 완전히 달리한 제품 개발이 더욱 어렵다는 것은 연구개발 관계자라면 동감하는 부분이다. 만약 리포락셀이 산정 및 조정기준에 따른 약가우대를 받기 위해서는 케미칼의약품의 자료제출 의약품 약가우대 항목에 '투여경로변경(또는 식약처장이 인정한 개량신약)'이 추가로 삽입돼야 한 가닥 희망이 생길 것으로 판단된다. 리포락셀이 적정 약가를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약가협상이다. '신약 등 협상 대상 약제의 세부 평가기준'에 의한 투약비용 산출시 주사제는 조합 가능한 경우 경제적인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토록 되어 있다. 논란이 되는 점은 파클리탁셀 대체약제가 30mg(9만987원), 100mg(20만6005원), 300mg(23만원) 등으로 함량가가 매우 상이하고, BMS가 개발한 오리지널인 탁솔의 경우 저함량 30mg만 등재돼 있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주사제를 제형 변경한 대화제약의 파클리탁셀 경구제는 액상형 고함량이면서도 함량산식 대비 의도적으로 낮게 등재한 최저가의 주사제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 예외적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 규정은 2012년경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평가 사례에서 규정화된 것으로 주사제의 투약비용 산출시의 기준은 될 수 있겠지만, 주사제를 경구제로 제형변경 한 대화제약의 경우에는 실제 파클리탁셀의 항암 사이클과 함량을 고려해야 함이 타당할 것이다. 실제로 파클리탁셀 3주요법을 보면, 30mg×10바이알, 100mg×3바이알의 처방이 90%인 반면 300mg는 5~7% 정도로 미미한 편이다. 제네릭일 경우, 기준가인 300mg 약가를 산정함이 맞지만 제형변경 개량신약은 차라리 30·100·150·200·300mg 모두를 합산한 가중평균치로 약가를 계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전임상, 임상1~3상까지 진행한 개량신약을 제네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약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염변경, 복합제, 서방형 등 케미칼 개량신약과 개량생물의약품의 경우 오리지널 대비 90~110%, 100~120%의 약가우대가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투여경로변경한 개량신약은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렇듯 비합리적 약가산정규정이 존속된다면 어느 제약사가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 부으며 의약품을 개발하겠는가. 법과 규정과 원칙은 합리성과 시대적 중론이 바탕이 될 때 비로소 그 존재 가치가 있다. 문자의 틀에 갇히고, 해석의 오류에 빠지면 법은 한낱 규제를 위한 규제로 전락하게 된다. 주사 공포증에 시달리는 항암환자의 경구용 치료제 출시 열망 그리고 또 다른 경구용 신약을 개발하는 제2 제3의 제약사들의 개발의지를 꺾는 일은 단순히 약가산정을 넘어 국력 소모다. 심평원과 복지부는 개량신약의 진정한 의미와 규정·지침의 합리적 해석과 적용에 대해 다시한번 고심해야 할 때다.2018-07-14 06:14:30노병철 -
[데스크 시선] 황당한 약사회의 SNS 선거운동 금지2018년 12월 01일. 대한약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A후보의 지지자는 페이스북에 A후보의 선거 사무실 개소식 정보를 올렸다. A후보가 지시하지도 않았고 선거운동원도 아닌 지지자는 대한약사회장 선거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대한약사회가 대한약사회장-지부장 선거관리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즉 금지되는 선거운동에 전화방 운영, 자동응답시스템(ARS), 모사전송, 카카오톡 및 네이버 밴드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포함됐다. 이를 위반하면 1차 경고와 후보자의 기탁금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대한약사회장 선거 기탁금이 2000만원 임을 고려하면 약 666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SNS 선거운동 금지는 12월 대한약사회장-지부장 선거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돈 안 드는 선거를 위해 선거규정을 개선한다고 하는데 그나마 비용이 절약되는 SNS 선거운동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SNS를 통한 거짓정보 양산, 명예훼손, 비방 등이 이뤄질 수 있지만 수차례의 직선제를 경험한 약사 유권자들은 거짓된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정화능력이 있다. SNS를 통한 거짓정보와 상호비방 정보과 유통된다면 그 정보를 놓고 불법의 시시비비를 가려야지 SNS 자체를 선거운동 수단으로 금지하는 것은 악성 규제다. 극단적으로 A후보와 B후보가 있다고 가정하자. B후보가 일반인이나 민초약사를 동원해 A후보의 SNS 선거운동을 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A후보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셈이 된다. 결국 처벌하기도 힘들고 실제 선거 과정에서 작동하기 힘든 유명무실한 규정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규정에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밴드라고 규정한 것도 황당한 조항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은 특정해 지목하지 않았다. SNS의 개념을 확장하면 블로그도 금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후보자들의 IT를 통한 선거운동은 홈페이지 개설과 이메일 발송 외에는 방법이 없다. 선거제도 개선과정에서도 이같은 우려를 제기한 위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번 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다시 규정을 손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모양이다.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스마트 폰을 이용한 온라인 선거를 도입한 선거제도개선특위가 앞뒤가 맞지 않는 SNS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안을 채택했다. 좀 더 면밀한 검토와 결정이 아쉬운 대목이다.2018-07-02 06:30:15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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