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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적·비말마스크, 그리고 약사[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정부가 비말차단용 KF-AD마스크를 공적 공급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정부의 마스크 정책 결정 과정을 보면 "KF94등급을 써야한다"에서 "KF80도 안전하다"로 말을 바꿨고, 날이 더워지니 "덴탈마스크도 괜찮다"에서 "비말차단용이 좋다"고 계속 지침을 변경했다. 특히 지난 12일 비말차단용 KF-AD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인증한 것은 국민에게 "이 마스크를 써야 안전하다"고 부추긴 것과 마찬가지인 결과를 불렀다.현재 모든 국민이 500원짜리 비말차단 마스크에 목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정부에 약국에 있는 1500원짜리 KF94, KF80 공적마스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1인당 구매량을 늘린다고 마스크 수급 안정화라는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까. 당장 대형마트나 온라인몰만 찾아봐도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를 입맛대로 골라 구매할 수 있다.코로나19 대응 마스크 정책 핵심은 적절한 시기에 누구나 공평하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는 점이다. 이제 공적마스크는 그 의미가 퇴색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덴탈마스크는 물론 KF등급조차 1300원에 팔리고 있다. 그간 마스크 유통 채널에서 배제됐던 대형 유통마트와 편의점, 온라인쇼핑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비말차단용이 공적에서 제외되며 다시 시장경제 체제로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그렇다면 과연 마스크는 공공재인가, 소비재인가. 이번 정부 방침이 합리적이었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500원에 책정된 공적마스크에 비해 500원대 비말차단용 마스크 가격은 파격적이다. 적정 가격인지는 의문이다. 마스크 제조사 외에 아무도 적정한 값인지 따져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KF등급조차 500원 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팔렸다.무엇보다 정부는 약국 기반으로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되자 이달 1일부터 5부제를 폐지했다. 질병관리본부, 일선 병원,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와 같이 약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 핵심 역할을 했음에도 비말차단용을 공적에서 제외한 결정은 너무나 쉽게 사람들 기억에서 약국의 공적 기능을 잊히게 만들었다. 공적마스크 폐지를 수순에 둔 판단이었다 해도 약국의 공적 기능을 인정하고 헌신에 감사를 표한 정부 태도에 맞지 않는 결정이다.이는 그동안 헌신적으로 공적마스크를 맡은 약국에서 공적 기능에 회의감을 가지게 만든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대응 일선에 서있던 약사들은 비말차단용과 덴탈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라인몰과 마트로 몰리는 사람들을 보며 공적마스크 판매 이유를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들인 수고와 정성을 생각하며 느낄 허탈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불안정한 마스크 수급 상황 타개를 위해 보여준 약사들의 헌신은 지금껏 본적 없었던 또 다른 '이름없는 영웅'의 모습이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도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을 앞두고 "불편과 항의를 감당하는 것도 약국의 몫이 되었다. 어려움을 뻔히 알면서도 나선 것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명감 때문일 것"이라며 "정말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그러나 말만으로는 위안이 될 수 없다. 약사 스스로 마스크 판매원이냐는 자조섞인 말을 내뱉을 정도로 극심한 민원과 항의,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로 인한 피해와 손실을 감내한 것은 전국민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약사로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약국은 공적마스크 판매 대가를 바라지 않았지만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전국 2만여개 약국의 이름없는 영웅인줄 알았던 약사들이, 이름없는 피해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대가없는 희생을 요구해선 안 된다. 희생과 노력의 뒤에는 정당한 대우가 따라야 더욱 빛이 나는 법이다. 약사도 국민이다.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2020-06-14 17:57:12김민건 -
[기자의 눈] 코로나시대 '상생'이 필요하다[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때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리 수로 줄면서 종식에 가까워지는 듯 했지만,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소규모 종교모임, 탁구장 등 예상치 못한 집단감염 사례가 곳곳에서 잇따르면서 코로나19와의 영원한 이별은 힘들어 보인다.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우리 삶은 이미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스며들었다. 마스크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다. 온라인 마케팅과 같은 비대면 업무가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아슬아슬하지만 관중이 없는 야구관람에도 어느덧 익숙해져 간다.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자세는 사람들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창간기획 기사 준비과정에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는 제약사내 직급에 따라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여실히 느끼게 했다.코로나19 위기 정국에서 비용 절감 방안을 묻는 질문에서 제약사 최고경영자(CEO) 48명 중 36명은 '임직원 급여·마케팅 비용 등 운영비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CEO 4명 중 3명이 최우선 비용절감 분야로 직원들에게 소요되는 비용을 지목한 셈이다.실무진 7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725명 중 452명(65.1%)이 '매출목표 하향조정'을 선택하면서 다른 응답수를 압도했다. 제약사 실무진 3명 중 2명은 코로나19와 같은 악재가 발생했을 때 실적 목표를 현실적으로 낮추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CEO가 최우선 비용 절감 방안으로 꼽았던 '운영비 축소' 응답률은 실무진 조사에서 28%에 그쳤다.코로나19 이후 대면영업 축소 여부에 대해서도 CEO와 실무진간 온도차가 나타났다. CEO 중 70.8%는 대면영업 축소 질문에 대해 '종전대로 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실무진 역시 기존 영업방식을 유지하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응답률은 54.5%로 CEO보다 다소 낮았다. 상대적으로 CEO가 실무진에 비해 영업방식 변화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얘기다.비전과 현실 사이에서 경영진과 실무진간 위기 대처 방식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정국에서 경영진과 실무진간 갈등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제약업계에서는 영업사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지난 2월 19일 31번 확진자의 등장 이후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대다수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했을 때도 일부 경영진들은 실적 압박을 지속하며 거래처 방문을 독촉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코로나19는 누구도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다.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사람들마다 처한 위치에 따라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도 제각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공통된 위기를 겪으면서 한번쯤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고민을 공감해보면 어떨까. 상생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이다. 제약업계에도 상생의 정신이 절실한 시점이다.2020-06-10 06:10:47안경진 -
[기자의 눈] 코로나19 손실보상과 수가인상 별개[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요양기관 한 해 농사라고 불리는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계약이 마무리 됐다.건강보험공단과 5개 공급자단체(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는 지난 2일 새벽 5시를 넘겨 '2021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끝냈다. 마지막 뚜껑을 열었을 때, 결과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단체는 두 곳에 불과했다. 약사회가 수가인상률 3.3%(환산지수 90.92점)을 받았고 한의협이 2.9%(환산지수 89.8점)에 협상을 완료했다.이번에 협상에 타결한 유형의 특징을 보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케어) 제도권 밖에 있다. 약국과 한방은 줄 곧 문케어 혜택권에서 벗어나 있고, 환산지수 인상 외 수가 인상 요인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이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외부연구 용역을 실시한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의 조정률 순위에서도 1, 2위를 차지했던 만큼 약사회와 한의협이 수가협상을 완료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내년도 수가인상에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밴딩(추가소요재정)은 9416억원. 하지만 밴딩의 80%를 점유하는 의원, 병원, 치과 유형은 결렬을 선언했다. 건보공단이 결렬한 단체에 최종 제시한 수가인상률은 의협 2.4%, 병협은 1.6%, 치과는 1.5%였다. 이 같은 마지노선은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3차 회의가 끝난 1일 오후 9시부터 대략 적으로 점쳐지고 있었다.올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더믹(pandemic)을 선언한 코로나19로 병·의원, 약국 등 요양기관의 희생과 헌신을 전 국민이 인지하고 있어, 이들의 내년도 수가를 정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됐었다.의협은 3% 이상의 수가를, 병협은 최소 1.7% 이상의 수가를 원했다. 코로나19로 병·의원 경영 존폐 위기의 상황에서 내년도 수가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려움이 따른다는게 이유였다.치과의 경우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으로 노인 틀니, 임플란트 등의 급여화로 급여 진료비가 증가하면서 지난해의 반토막에 불과한 1.5% 인상률을 제시 받고, 결국 협상을 포기했다.결국 밴딩 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의원, 병원, 치과의 결렬 선언은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 도입 이후 처음있는 발생한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재정운영위원회는 '수가협상이 타결된 다른 단체와 형평성을 위해 공단 최종 제시 인상률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는 부대결의 사항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냈다.협상이 결렬된 의원, 병원, 치과 유형의 내년도 수가인상률은 6월 말 건정심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재정운영위의 부대 결의사항도 있고, 코로나19 손실 보상과 수가인상은 별개라는 건보공단의 입장으로 의원 2.4%, 병원 1.6%, 치과 1.5% 수준에서 내년도 수가인상률이 매겨질 것으로 예측된다.지난해 12월 말부터 6월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6개월 동안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 재난을 견디고 있다.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의사, 약사, 간호사 등의 희생 정신이 유독 빛나는 2020년이다. 하지만, 지난해 진료비 자료를 토대로 진행하는 내년도 수가협상에서 올해 감염병 재난 사태에 대한 피해보상안을 마련하기엔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의 어려움 또한 모른체 할 수 없는 한 해다.요양기관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손실분에 대해선 정부가 '코로나 손실보상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다각도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손실보상위원회는 지난 4일 제6차 회의를 진행헀다.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부담은 줄이고, 다른 세비 마련으로 경영이 어려운 요양기관에 대한 손실보상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2020-06-08 09:05:12이혜경 -
[기자의 눈] 제네릭에 패널티 아닌 인센티브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산 제네릭약물의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하에 여러가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숫자 난립이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명분하에 공동생동 제한, 위탁생동 약가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공동생동 제한 조치는 규제개혁위원회에 의해 철회된 상황이다.여기서 멈추지 않고 식약처는 최근 민관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제네릭 대책을 논의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방안을 보면 생동성시험 진행 제약사를 제품 포장에 표시하고, 생동성시험 품질평가 지표를 마련하며, 성분별 제네릭의약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다는 내용들이다.이런 방안들이 실제 제네릭 경쟁력 강화에 효과가 있을지는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아쉬운 점은 제네릭 경쟁력 강화 대책이란 것들이 대부분 '패널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직접 생동을 하지 않은 제네릭품목에 약가를 인하하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번 민관협의체에서 나온 대책들도 어찌보면 제네릭들을 줄세워 선별하자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뒷줄에 서 있는 업체들은 '불이익(패널티)'을 준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칭찬은 커녕 깎아내리는데 혈안이 돼 망신창이가 된 국산 제네릭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지 미지수다. 오히려 오리지널보다 품질 안 좋은 제네릭이라는 인식만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따라서 잘 개발하고, 질 좋은 제네릭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도 논의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허를 회피한 우선판매품목허가 제품이라든지, 해외수출에 성공한 제네릭, 약가를 낮춰 건보재정에 일조한 제품들을 우대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정부가 제네릭에 좋은 이미지를 줘야 시장에서도 신뢰를 보낼 명분이 생긴다. 부디 제네릭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방향이 패널티에만 두지 말고 인센티브도 모색하기를 바란다.2020-06-05 09:17:52이탁순 -
[기자의 눈] 하나제약의 '일석이조' 투자법[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하나제약이 지난 3월 삼진제약에 25억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소식은 지난달 15일 하나제약이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하나제약의 삼진제약 투자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표면적으로는 시세차익이다.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3월 18일 주당 1만8500원(13만8500주)에 취득한 삼진제약 주식은 이달 2일 종가 기준 2만8400원까지 뛰었다.최초취득금액의 50%가 넘는 증가율이다.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면 석달도 안돼 약 15억원(세금 제외)을 남길수 있다.향후 지분투자를 늘릴 경우 경영 참여(5% 이상)는 물론 양사 사업 제휴도 가능하다. 현재 지분율은 1%다.궁극적으로는 기업 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다.하나제약은 주주 가치 극대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상장 후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만 3번을 체결했다. 지난해는 72억원의 배당금을 주주에 돌려줬다.다만 주가는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올 3월 19일 종가는 1만4600원으로 상장 이후 가장 낮은 금액을 기록했다. 2018년 10월 2일 상장일 종가(3만3150원)과 비교하면 55.96% 빠진 수치다.이런 상황에서 하나제약의 삼진제약 지분 취득은 단순 투자는 물론 기업 가치 제고까지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안전성이 뛰어난 삼진제약 투자로 하나제약 기업 가치 동반 상승을 계산했다는 의미다.실제 삼진제약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19억원, 441억원이다. 전년보다 모두 역성장한 수치지만 영업이익률은 18.3%로 업계 평균(7% 내외)을 2배 이상 상회한다.올 1분기 영업이익률(매출액 577억원, 104억원)도 18%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는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이런 움직임 속에 하나제약 주가도 반응하고 있다. 6월 2일 종가 기준 2만2950원까지 회복했다. 주가 상승 원인을 삼진제약 투자로 단정지을 순 없지만 회사의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이 반영됐다고는 해석할 수 있다. 시세차익과 함께 일석이조 투자 효과다.2020-06-03 06:10:29이석준 -
[기자의 눈] '불순물' 사태, 약국은 피곤하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약국에는 새로운 업무가 하나 추가됐다. 발사르탄을 시작으로 라니티딘, 메트포르민까지. 거듭되는 불순물 의약품 사태의 ‘뒤치다꺼리’는 결국 약국의 몫이기 때문이다. 메트포르민 사태는 일부 품목의 판매중지로 그치면서 이전 발사르탄, 라니티딘 때보단 혼란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 2번의 학습 효과 때문인지 판매중지 발표 직후 대체 의약품은 순식간에 품귀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특히 이번에 판매가 중지된 약 중 일부는 대체할 약의 수가 적어 판매중지 발표 1시간도 채 안 돼 대체 약은 주요 의약품 온라인몰에서 품절되기도 했다. 재빨리 약을 주문하지 못한 약국들은 품절된 약을 구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이번에도 역시 언론으로 상황을 접한 약사들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오전부터 판매 중지된 약의 재고를 정리해야 했고, 대체할 약을 주문하느라 온라인몰을 드나들고 거래 도매상에 약을 수소문하느라 바빴다.약국 조제실은 판매 중지 발표 직후 새로 주문한 대체 의약품들로 가득 찼다. 수요가 예측되지 않는데다 언제 품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일단 쟁여놓고 보는 것이 상책일 수 밖에. 발사르탄, 라니티딘 사태 때에도 관련 처방 조제가 많은 약국들은 몇 개월 간 미리 주문한 약들에 약국 공간을 내어줘야 했었다.이 뿐 만일까. 발표 직후 이어진 환자 문의도 결국 약국의 몫이 됐다. “잘못은 우리가 한것도 아닌데 매번 약국의 잘못인양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어느 약사의 말처럼 이번 사태에도 약사들은 복용 중인 약의 판매 중지 이유와 대처 방안을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이번에도 지나가면 그만일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의약품 불순물 사태가 너무 반복되고 있다. 불순물이 의약품 안전관리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른 시대에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메트포르민으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불순물 의약품의 원천적 책임과 관리는 결국 제약업계와 규제당국의 몫이라지만,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약국이 사태의 수습 중심에 서야하는 지금의 상황은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물론 명확한 기준과 철저한 규제로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하지만 불순물이 의약품 안전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이상 정부는 국제일반명 도입, 나아가 성분명 처방 도입을 오래된 과제로만 묵힐 수는 없어 보인다. 올해가 의약분업 20주년이란 점도 이들 제도에 대한 본격적 논의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일 것이다.2020-05-31 22:40:14김지은 -
[기자의 눈] 전자처방전 추진을 위한 필요조건[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대한약사회가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서비스 사업에 앞장선다는 소식이 대외 알려지자 약사사회는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의료기관과 약국 간 처방전 담합 논란을 촉발했던 사업에 약사회가 손을 대는 것은 문제란 시각과 정부 차원의 전자처방전 서비스 사업이 진척되지 않는다면 약사회가 선제적으로 앞장서는 게 해법이라는 주장이 부딪힌다.전자처방전 약국 전송기능은 어떻게 보면 해묵은 논제다.이미 전국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원내 키오스크를 통한 문전약국 처방전 전송 시스템이 상용화했다.코로나19 사태로 전화진료·처방 등 원격의료가 한시적 허용되면서 비대면 진료 활성화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시스템은 한층 입지가 커졌다.환자 입장에서 손바닥 위 모바일에서 병원 진료 후 발급받은 처방전을 약국으로 즉각 전송하는 기능은 편리할 수 밖에 없다.다만 과거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기능이 일선 약사사회 혼선을 촉발하고 약국 간 갈등을 일으킨 것은 전국 약국을 대상으로 해당 기능이 작용하지 않은 게 배경이다.애플리케이션에 전국 약국이 포함되지 않아 약국 매출과 직결되는 '병원 처방전을 전송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앱에 이름을 올린 약국에게만 부여된 게 처방전 담합이란 단어가 탄생하게 된 이유다.이웃 약국 간 처방전 전송 여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생태계에 놓인 게 문제 촉발에 영향을 미쳤다.약사회는 전자처방전의 해묵은 담합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개발이란 선택을 했고, 이 선택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충족해야 할 필요조건도 갖게 됐다.전 약사회원에 약사회가 전자처방전 개발 사업에 선제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타당성을 설득·설명하는 게 그것이다.전자처방전이란 담론을 약사회가 약사사회를 위해 가장 앞에서 그리고 투명하게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야 약사사회 내 찬반 격론을 해소하고 시범사업을 연착륙할 수 있다.지금껏 전자처방전이 유발한 부작용을 빈틈없이 파악하고 부작용을 해결한 시스템을 구축해 약사 편익을 추구하는 일이 약사회가 먼저 완수해야 할 숙제인 셈이다.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정부에 전자처방전 시스템의 운영 방향성을 제안하는 것은 약사들의 크고 작은 목소리를 시스템에 구현하고 나서 해야 할 일이다.2020-05-29 06:14:46이정환 -
[기자의 눈] 제약 '포스트 불순물' 시대 준비해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라니티딘과 달리 모든 품목의 판매가 중지되는 상황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환자들의 혼란도, 제약사의 잠정적인 피해도 앞선 발사르탄·라니티딘 사태 때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25일 국내 유통 중인 메트포르민 완제품 288개 가운데 31개의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앞선 사태 때와 같았다.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 이상 검출됐다는 것이다.이로써 발사르탄에서 시작해 라니티딘을 거쳐 메트포르민으로 이어지는 불순물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현재로선 불순물 우려가 제기되는 다른 성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그러나 이번 사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불순물은 의약품 안전관리의 새로운 복병이자 기준이 됐다. 예상치 못한 불순물을 사전에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모순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예상하지 못한 불순물을 미리 예상하고 관리하라니, 모순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모순적인 상황이 제약바이오업계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의약품 안전관리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뀌었다.식약처는 오는 9월부터 제약사가 의약품 허가를 신청할 때 발암불순물, 금속불순물 등에 대한 안전성 입증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자체적으로 발생 가능한 유해물질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안전성을 입증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그에 앞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 우선은 불순물마다의 관리기준이다. 현재 관리기준이 정해진 불순물은 NDMA와 NDEA 정도가 전부다. 그러나 NDMA·NDEA는 수많은 불순물 중 일부일 뿐이다. NMBA, DIPNA, EIPNA 등 니트로사민 계열 불순물의 발생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니트로사민 계열이 아닌 불순물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이론적으로는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불순물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이런 불순물들을 목록화하고, 각 불순물마다 별도의 관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식약처는 각국의 규제당국과 협업해 이 작업을 진행키로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갑작스레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이 작업은 뒤로 미뤄졌다.여기서 파생되는 책임 소재는 또 다른 문제다. 사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규제당국과 제약업계가 마찬가지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제약업계가 더 많이 봐야 하는 상황이다. 합리적으로 책임을 분배하기 위한 규제당국과 제약업계의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현재로선 메트포르민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의약품 안전관리의 새 시대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매번 지금과 같은 혼란을 겪을 수는 없다. 새 시대에 맞는 새 기준이 하루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2020-05-27 06:10:14김진구 -
[기자의 눈] 공적마스크 출구전략 세워야 할 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공적마스크 공급 및 판매에 출구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정부의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는 6월 30일까지이므로 예정대로라면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았고, 상황에 따라선 조기종료가 이뤄질 수도 있다.정세균 국무총리도 24일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생산량의 80%를 공적 판매처에 공급하도록 한 현재의 마스크 정책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필요하다”며 수출 확대 등의 의지를 내비쳤다.정부와 약사회는 지난 3개월 동안 전국 2만 2000여개 약국을 통해 코로나 안정화에 힘을 모아온 만큼 마무리 역시 함께 논의해야 한다.출구전략은 단순히 공적판매의 종료시점만을 논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 이후 보건용마스크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던만큼 또다시 수급 불안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하반기에 할 수 있을 것인지. 올해 가을 코로노 2차 유행을 예견하는 일각의 우려들은 기우일뿐인지.만약 걱정처럼 코로나 불씨가 또다시 번지게 된다면 그때도 약국을 통한 마스크 공급으로 방역을 강화할 것인지.그렇다면 보건용 마스크의 관리를 일반 시장에 맡기던 코로나 이전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적절한 지 등까지를 모두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약사사회 내부에서는 보건용 마스크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KF94와 KF80에 대한 공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이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기 위해선 당위성과 소요 비용 등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정부는 그동안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게 변화하면서 ‘급한 불부터 끄자는 마음’으로 응급처치식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코로나가 상당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마스크 수급 역시 원활해진 만큼 마무리 과정에선 제2의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까지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또한 여기에는 약 3개월간 공급처로서 코로나 방역에 기여해왔던 약국에 대한 배려와 보상, 방역 기능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로 약국은 새로운 기능을 확인받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여러 진통을 감당해야 했다. 정부 역시도 이를 인지하고 있어 ‘제도적 보상’을 약속하고, 수차례 감사의 뜻을 밝혀왔다.정부와 약사회는 공적 공급과 5부제 급종료 등으로 약국 현장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턱을 마련하고, 약속했던 제도적 보상을 구체화할 때다.2020-05-24 18:42:30정흥준 -
[기자의 눈] '약국전용 제품'의 유출 폐해[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약국전용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은 제품들의 인기가 높다. 문제는 약국전용이지만 약국에서만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건강기능식품으로만 검색해도 쉽게 구매 경로를 알 수 있다.최근 광주시 약사사회에서 일었던 한 약국과 약국전문 건기식 업체 간 분쟁도 이로 인해 발생했다. 약국에서만 판매해야 할 제품이 건기식 쇼핑몰로 넘어갔다.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약국과 건기식 업체 모두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약사들이 꾸준히 약국전용 건기식을 인터넷에서 판매하니 업체도 다소 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었다. 약국장 또한 본인이 판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한 오해를 샀다고 했다.약국으로 들어간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약국에서 쇼핑몰로 넘어가게 됐는지는 확인할 길이 어렵다. 인터넷으로 유출된 것은 단 1개였다. 이같은 약국전용 제품의 타 유통 채널 유출은 오랫동안 앓아왔던 문제였다. 그동안 쉬쉬하던 문제는 서서히 곯아터져나올 것이 분명하다.약국전용 건기식을 판매하는 건기식 쇼핑몰을 보면 약국 유통 제품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 추측하기로 몇몇 약국에서 지속적으로 소량을 넘기거나, 중간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약사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이런 행위는 결국 소비자의 약국 신뢰도 저하와 약사의 상담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결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건기식 업체에서는 거래처 약국으로부터 "왜 관리를 하지 않느냐"는 불만과 민원에 시달린다. 많은 비용을 들여 건기식 쇼핑몰 제품을 다시 사들여 역추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물품공급을 함부로 중단하는 식의 단속은 어렵다. 공정거래법 위반 항의를 받을 수 있어서다.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피해도 크다. 인터넷으로도 살 수 있는 제품을 사입하기 위해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영업현장에서는 거래처 약국의 불평, 불만을 감수해야 한다. 동료 약사들에게 입히는 피해도 적지 않다. 전날 사갔던 제품을 반품하겠다고 하는가하면 인터넷과 가격비교를 하며 비싸게 판다고 항의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인터넷 채널 유출 제품의 특징은 약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을 쌓았다는 점이다. 결국 약사들이 상담을 통해 쌓은 노력이 건기식 쇼핑몰의 저가공세에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이제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제품군은 많지 않다. 건기식은 약국전용으로나마 존재하고 있다. 홈쇼핑과 인터넷은 맞춤형 상담이 가능한 약국과 약사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으며, 업체들은 약국전용 콘셉트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회의를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약국전용 제품의 가치는 약사 스스로 지켜야 한다. 약국에 가야만 살 수 있는 제품, 약국에서 전문상담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가치를 깨닫고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는 그만둬야 한다.2020-05-21 19:10:43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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