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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약사 문제, 미봉책 아닌 해결책 찾아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사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준 '서초 대형약국 인수' 논란이 일단락됐다. 한약사에 인수됐던 약국이 약사에게 재인수되면서 일단 사건이 종결됐다. 하지만 약사, 한약사간 직능 갈등에는 다시 불이 붙었다. '약사법상 허점'으로 인한 약사, 한약사간 직능갈등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드럭스토어에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할 때도, 일반약 매출이 많은 대학가 인근에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할 때도 볼륨만 다를 뿐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졌었다. 개국약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내 약국 옆', '지역 내' 한약사 약국 개설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새롭게 개설되는 한약사 약국 이름이 기존 약국과 상당히 유사하거나 심지어는 '한약사 약국 역매품'이라는 이유로 약국에 특정 의약품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지역 24개 구약사회 정기총회에서 취합된 약국 건의사항 1위도 '한약사'문제였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18개구에서 약국·한약국 명칭 구분, 한약사 개설 약국 간판 '한약국 표기' 등 한약사와 관련된 문제가 거론된 셈이다. 일부 구약사회 건의사항에서 거론되기는 했지만 이렇게 75%나 되는 지역약사회에서 한약사 문제가 거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약사들은 전국적으로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있고, 이 문제가 단초가 돼 더 많은 개설 사례들이 나올 수 있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구약사회, 시약사회, 도약사회, 대한약사회는 각각 회원박탈, 약국 양도양수시 면허확인, 회원신고 거부, PIT3000 사용금지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던 서초구약사회는 한약사에게 약국을 인수한 약사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구약사회는 약국 인수 문제를 촉발해 약사의 명예를 훼손한 약사에게 서초회원, 명예자문위원, 서울시약사회 대의원 자격을 박탈키로 하고, 서울시약사회와 대한약사회에 제명 요청안을 제출했다. 약사로서 평생을 헌신한 개인에 대한 불명예임에 틀림없다. 서울시약사회도 이번 사태를 '약사로서의 자존감을 버리고 동료약사를 배신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약국 매도 시 인수자가 약사인지, 한약사인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또 저임금과 고용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한약사를 근무약사로 고용하는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기도약사회도 힘을 보탰다. 경기도약사회는 올해부터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의 회원신고를 거부하기로 했다. 도약사회는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를 면허대여로 간주,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화살은 대한약사회를 정조준했다. 약사회가 지금이라도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당장 하기 어렵다면 대책 마련에 더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게 민초 약사들의 중의다. 약사회도 이번 사태로 대한약사회가 무료 배포한 청구프로그램 PharmIT3000을 불법 사용하고 있는 한약사 개설 약국에 대해 차단 조치를 취했다. 또 PIT3000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25곳의 한약사 개설 약국에 대해서도 사용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한약사를 한의사에 흡수통합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됐다. 한약사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청와대에 약사법에서 한약사를 분리한 후 한의사로 흡수해 달라는 청원을 제기했다. 다양한 방안들이 나오지만 이같은 방안들은 미봉책일 뿐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복지부는 약사와 한약사가 극적인 타결을 이룰 것을 기대하며 직능에만 앞날을 맡겨서는 안된다. 이미 약사와 한약사의 직능갈등에 대한 문제는 수없이 터져왔고 두 직능 간에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약사 관련 기사만 해도 상호간에 비방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고, 기자를 향한 인신공격도 빈번하다. 일부 독자들은 이같은 댓글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법 개정에 대한 필요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 이제는 이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2021-02-16 17:33:34강혜경 -
[기자의 눈] AZ백신 '65세 딜레마' 질병청에 쏠린 눈[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공은 질병관리청으로 넘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일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최종 허가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65세 이상 접종에 대해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넣었다. 영리한 결정이었다. 동시에 질병청은 어려운 결정을 떠안게 됐다. 질병청은 15일 오후 고령층 접종 여부를 포함한 최종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한다. 정부는 당초 요양병원 입소자와 고령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우선 접종케 할 계획이었다. 이 때문에 질병청이 '65세 이상에 권고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릴 경우 전체 계획에 변동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65세 이상에게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리면 기존에 발표한 접종계획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유효성 논란에는 각국 정부의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독일·프랑스·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네덜란드·스페인 등은 65세 미만에게 권장한다. 이탈리아·벨기에는 55세 미만에게만 권장한다. 이들은 백신의 유효성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중 65세 이상은 660명(전체의 7.4%)에 그쳐, 효과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 배경이다. 반면 영국·인도·아르헨티나 등은 모든 연령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권장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고령층 접종을 권장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잠재적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고령층에 대한 백신의 면역반응은 문서로 입증됐으며, 이는 다른 연령과 비슷하다고 했다. 질병청 입장에선 대단히 어려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각각의 논리로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질병청은 어떠한 비판도 의식해선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따라야 한다. 기존의 백신 사례에서처럼 안전성과 유효성만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 여부 결정을 영국 등 다른 나라 임상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잠시 미루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지양해야 할 것은 정치적 판단이다. 4월로 다가온 재보궐선거를 의식한 결정은 피해야 한다. 계획이 다소 틀어지고 늦어지더라도 근거가 충분치 않은 백신에 모험을 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질병청의 발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2021-02-15 06:10:46김진구 -
[기자의 눈] 허가인력 확대, 김강립 식약처장 심사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올해를 백신·치료제 허가심사 전문인력을 대폭 확대할 원년으로 삼을 분위기다. 코로나19 전세계 대유행과 국내 확진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방역 핵심품목인 백신·치료제 심사전문성 강화를 향한 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영향이다.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내며 보건의약 산업 전반 폭넓은 이해와 다부처 소통·협약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식약처 정원 확대·정규 예산 확보 능력도 검증 심사대에 오를 수 밖에 없게 됐다.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전문인력 확보와 직결되는 정부예산 곳간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가 식약처 허가심사인력 확충을 통한 전문성 강화 필요성을 인정했고, 정부예산안 심사권을 가진 국회도 충분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의 심사인력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식약처는 1998년 보건복지부 산하 외청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워지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식약처 승격은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당시 이뤄졌다. 처 승격은 복지부 산하기관에서 국무총리 직속기관으로 탈피했다는 상징적이고 실제적 의미를 갖는다. 보건복지 정책 전반을 관장하는 주무부처는 복지부, 식품의약품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주도하는 부처는 식약처란 타이틀을 따낸 셈이다. 문제는 식약처가 처 승격 이래 만 8년이 지나도록 '허가심사 전문성 부족'이란 평가로부터 완벽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주체적으로 백신·치료제 인허가 심사평가를 할 역량이 되는지를 놓고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인허가 권한이란 막강한 힘을 가진 몇 안되는 정부부처인데도 이런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점은 식약처 스스로 부끄러워야 할 대목이다. 의사 출신 비정규직 임상심사위원이 식약처 의약품 심사전문성 강화 필요성을 외치며 국회 앞 1인 피켓시위를 감행한 일은 이를 방증한다. 의약품 허가심사 인허가 측면에서 식약처와 같은 역할을 하는 미국FDA, 유럽EMA, 일본PMDA와 견줘 턱없이 부족한 정규·비정규직 허가심사인력 통계를 덧붙이는 구태는 하지 않겠다. 결국 식약처는 올해 허가심사 전문인력을 실질적으로 확충해 전문성 미흡이란 주변 지적과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떨칠 초석을 다져야 한다. 당장 백신·신약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는 현직에 선 제약사 인허가 담당자들은 "연구관 급 과장 이상 식약처 공무원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란 판에 박힌 불만을 여전히 하고 있다. 그 만큼 식약처 인허가 결정권자와 제약산업 간 거리가 멀고도 멀다는 얘기다. 질병 타깃 의약품·제약사 맞춤형 허가심사 시스템은 선진국이 십 수 년 전부터 도입해 활용중인 제도다. 우리나라도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희귀난치질환이나 사회 이슈가 발생해 국민 관심이 높은 치료제가 아닌 이상 이 혜택을 받을 확률이 낮다는 게 문제다. 앞서 나열한 문제들은 결국 식약처 내 전문성을 갖춘 의·약사, 박사 후 3년 이상 경력의 화학·생물학 등 이과 전문가가 부족한 영향이다. 올해 식약처가 이 같은 고급 인력을 대거 채용해 허가·심사 시스템에 긴급 수혈할 수 있을지, 수혈된 전문성이 실제 백신·치료제 시판허가 수준·속도 향상에 반영될 수 있을지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필히 감시해야 한다. 코로나19가 13개월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 사회는 비말·방역 마스크를 여전히 벗지 못했고 다섯 명 이상 만나 환담을 나누는 일상마저 빼앗겼다. 평범한 일상을 넘어 생과 사를 넘나드는 경계에서 조차 코로나 장벽으로 자유로이 대면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눈물과 코로나로 당장 생계에 치명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이제는 켜켜히 쌓여 우리 사회 전체를 뒤덮는 커다란 우울로 또아리를 틀었다. 식약처가 허가심사 전문인력을 채용해 백신·치료제 심사력을 강화하는 일은 일상화 한 코로나 블루를 정면돌파 할 해법 중 하나다. 이제 국민은 해외 선진국의 의약품 인허가 조직 매뉴얼을 따라 허가심사하는 게 아닌, 객관적인 제약사 임상데이터를 놓고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해석·분석으로 안전성·유효성을 판단하는 식약처가 보고싶다. 레시피대로 정확히 음식을 만들어 국민에게 내놓던 과거에서 한 단계 발전해 나만의 조리법을 차곡차곡 쌓고, 자신의 레시피 북을 해외에 출간·수출하는 식약처로 탈바꿈 할 신축년 새해가 돼야 한다. K-방역이 타 국가의 모범이 된 것 처럼 식약처 허가심사 전문성이 타국으로 부터 모범 답안지로 평가받을 날을 기대한다.2021-02-10 16:29:04이정환 -
[기자의 눈] 코로나 위기와 포드의 성공스토리[데일리팜=안경진 기자] 2019년말 '포드v페라리'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미국 포드자동차가 프랑스의 스포츠 자동차 경주 '르망 24시'에서 첫 우승을 거머쥐기까지의 실화를 구현한 영화다. 1960년대 성장돌파구를 찾던 포드가 부도위기에 몰린 페라리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다 불발되자 분노한 헨리 포드 2세가 '르망24시'에서 페라리를 눌러버리겠다고 선언하면서 벌어지는 일화가 펼쳐진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포드가 개발한 GT-40 3대가 나란히 1, 2, 3위로 결승전을 통과하는 순간이다. 실제 GT-40은 1966년부터 4년 연속 프랑스의 자동차대회 '르망24시'를 제패하면서 자동차업계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1969년을 끝으로 우승명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경쟁구도로 그려지는 두 회사는 사실 자동차 제조업이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들 다. 포드는 저가의 양산차를 대량 생산하면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뒤 레이싱카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1913년 포드사의 하일랜드파크 공장에컨베이어벨트가 들어서고, 차량의 구조와 형태가 조립하기 쉽도록 설계하면서 1대당 2000달러에 달하던 자동차 가격은 300달러까지 떨어졌다. 포드가 불과 4년만에 페라리를 제치고 '르망24'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도 막대한 자본력과 생산 효율성, 글로벌 기술 및 인재 영입능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페라리는 수제 레이싱카를 소수로 제조하다 양산차를 만드는 방향으로 사업을 키운 경우다. 페라리는 소수의 핵심 기술자를 중심으로 소량생산 체제를 고수하면서 혁신에 집중했다. 비록 자동차 경주 우승자리를 내줬지만 50년이 훨씬 더 지난 지금까지도 '드림카'로 불리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새삼 영화 줄거리와 자동차업계 얘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제약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포드와 페라리, 두 회사는 각자의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누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다만 두 기업의 경영진이 자기 기업 고유의 강점과 경쟁력을 간파하고, 회사운영에 적극 활용한 점은 분명 본받을만 하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경험하면서 오늘날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경영진들은 일제히 '혁신을 통한 성장'을 신년 화두로 내세웠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다.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의 블록버스터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인류는 1년 넘는 기간동안 유례를 찾기 힘든 감염병으로부터 위협받으면서 제약바이오 기술의 발전만이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7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일 같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찌보면 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선 다시 찾아올 수 없는 기회기도 하다. 실제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만 갖추면 글로벌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희망을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의 혁신과 체질개선은 결코 쉽지 않다. 각자의 강점과 경쟁력을 파악하고, 이를 극대화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노력만한다고 누구나 페라리를 이기는 것은 아니다.2021-02-05 06:10:06안경진 -
[기자의 눈] 서로 불편한 콜린 환수협상 해결책 없나[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공단은 오는 2월 10일까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 129개 제약사, 227개 품목에 대한 임상재평가 조건부 급여환수 계약을 종료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14일 보건복지부장관의 협상 명령 이후, 건보공단과 제약회사 간 협상 일정 등 사전 조율을 거쳐 본격적은 협상은 1월 중순께 부터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상재평가 의사를 밝힌 제약회사들 중 어느 한 곳도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계획서를 제출한 날부터 삭제일까지 건강보험 처방액 전액을 건강보험공단에 반환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합의하지 않은 상태다. 일련의 대응 과정을 보면 제약회사들은 끝내 급여환수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콜린알포를 둘러싸고 여러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만약 제약회사들이 건보공단 협상테이블에 앉더라도 자신들의 입장에서 급여환수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소송 근거자료를 만드는 선에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급여환수 명령 집행정지 기각 판결문을 보면, 행정법원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만 가지곤 콜린 제제가 '환자의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약제'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 결렬 시 급여에서 삭제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건보공단의 급여환수 협상에 불응하거나 결렬을 선언하면서 받을 페널티의 부담도 작아진 상황이다. 물론 복지부장관의 직권으로 급여삭제가 가능하지만, 급여환수만 떼 놓고 보면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계약서에 서명만 하지 않으면 임상재평가 실패에 따른 부담은 덜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콜린 급여환수 협상은 예정대로 2월 10일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정권은 복지부장관에게로 넘어간다. 제약회사가 급여환수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복지부는 법률을 개정해 소급조항을 넣지 않는 이상 급여 재평가 대상인 콜린 제제에 대한 급여를 환수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물론 복지부장관이 직권으로 급여삭제를 한다면 임상재평가 기간 동안 지출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벌써 수십개에 달하는 소송에 추가 소송 부담까지 복지부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임상적 유용성이 미흡한 의약품에 대한 급여 적정성 재평가 제도를 추진하면서 첫 평가 대상으로 콜린 제제를 꼽았다. 올해는 비티스비니페라(포도씨·엽 추출물, 혈액순환 개선제) 등 5개 성분 157개 품목(98개 제약사)에 대한 재평가를 예고했다. 재평가도 중요하지만, 복지부는 제약회사들이 장관의 협상명령까지 집행정지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 두 달여간 건보공단과 제약회사 모두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왔다. 건보공단 약가관리실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 이외에도 12월 14일부터 2월 10일까지 명령이 내려온 임상재평가 조건부 계약을 끝내기 위해 힘을 쏟았다. 제약회사들은 임상재평가를 준비하기에도 바쁜데 급여환수 협상까지 신경을 써야 했다. 건보공단도 제약회사도 누구 하나 편할 날이 없었다.이 같은 과정은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하는데 있어, 분명 겪을 수 밖에 없는 시행착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복지부는 법률개정 등을 포함해 급여환수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제약회사들의 개정 고시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행정 소송이 악의적인 관행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재판 기간 동안 지출된 급여를 환수하는 등의 방안을 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악의적 관행 처럼 보이는 제약회사들의 소송 의존도가 높아지는 이유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급여 재평가를 준비하면서 현재의 상황까지 그려볼 수 있었다면, 소송 등에 쓰이는 시간과 재정 낭비 또한 막아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2021-02-03 16:57:59이혜경 -
[기자의눈] 코로나 약심 회의록 가감없이 공개해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코로나19 백신·치료제에 대한 식약처 허가여부가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도 효능 논란이 일면서, 국내 심사결과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식약처는 객관적인 결과를 담보하기 위해 세번에 걸친 전문가 자문을 받고 있다. 1차로 검증 자문단을 거친 뒤 2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마지막으로 최종점검위원회를 개최해 결론을 내린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는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심을 진행해 이제 마지막 단계인 최종점검위원회밖에 남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도 30일 검증 자문단 회의를 진행했다. 세번에 걸친 전문가 자문에도 불구하고, 객관적 심사에 대한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보건당국이 업무보고 자료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에 대한 최종 허가시기를 전망하고, 정치권도 날짜를 특정하면서 이미 결론은 나와 있는 거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고 있다. 이런상황에서 전문가 자문을 여러번 받아봤자 이른 허가를 촉구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객관적인 심사가 되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는 경증 환자에 대한 데이터 부족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은 고령층에 대한 효능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전문가들도 이를놓고 첨예하고 대립되고 있다보니 어떤 결론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한 중앙약심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허가 대신 특례제조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정식 허가를 반대 목소리도 크다는 반증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경우 국민 알권리와 투명성 차원에서 매주마다 심사소식을 업데이트해 전하고 있다. 다른 의약품과 달리 이번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허가심사가 무엇보다 객관성과 독립성, 투명성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식약처도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 자문 결과가 나올때마다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긴급하게 만들어진 약이다보니 치료 시급성과 안전성 사이에서 전문가들도 한쪽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식약처가 만약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고 투명성을 보장하려면 전문가들이 참여한 중앙약심 회의록을 가감없이 공개해야 한다. 중앙약심 회의록은 식약처가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필요에 따라 비공개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식약처가 유불리에 따라 회의록 공개여부를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지난 셀트리온 렉키로나 중앙약심 결과공개 방식은 브리핑만으로는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언론의 의혹기사가 반복되는 데는 여전히 결론을 정해두고 심사에 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전제돼 있어서다. 이런 의심을 해소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중앙약심 회의록을 가감없이 공개하는 것이다. 식약처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해본다.2021-02-01 15:11:18이탁순 -
[기자의 눈] 휴온스그룹, M&A 마법 또 통할까[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휴온스그룹이 또 한번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블러썸엠앤씨'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이 최근 메이크업 소품 업체 '블러썸엠엔씨'의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휴온스그룹의 이번 움직임은 표면적으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위해서다. 휴온스글로벌 자회사 휴메딕스는 에스테틱 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휴메딕스는 히알루론산 원천 기술로 히알루론산 필러와 더마 코스메틱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블러썸엠엔씨를 인수하면 휴온스글로벌 화장품 및 필러 사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블러썸엠엔씨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업체임을 고려하면 휴온스그룹의 M&A 추진에 의아함을 가지는 시각이 있다. 더구나 블러썸엠엔씨 매출액은 수년간 20억원 규모에 그치고 있다. 이에 휴온스그룹의 인수 움직임 배경에는 앞선 M&A 성공 경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온스그룹은 제약업계에서 M&A으로 커온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수차례 M&A를 통해 그룹을 5000억원대 회사로 만들었다. 대표 작품은 휴메딕스(옛 에이치브이엘에스)가 꼽힌다. 휴온스그룹은 2010년 매출 50억원, 영업적자 20억원이던 휴메딕스를 사들여 지난해 매출 984억원, 영업이익 166억원 회사로 키웠다. 2014년 12월 코스닥 입성에도 성공했다. 이외도 휴온스그룹은 휴베나(2008년), 휴온스메디케어(2010년), 휴온스내츄럴(옛 청호네추럴, 2016년), 바이오토피아(2016년), 휴온스네이처(옛 성신비에스티, 2018년) 등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5000억원대 그룹사로 탈바꿈했다. 휴온스그룹의 '블러썸엠앤씨'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휴온스그룹은 M&A 성공시 그룹 내 처음으로 제약·바이오 외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갖게 된다. 휴온스그룹이 블러썸엠앤씨에도 마법을 부릴 수 있을까. 휴온스그룹의 M&A 본능이 계속되고 있다.2021-01-29 06:10:48이석준 -
[기자의 눈] 코로나 백신과 콜드체인 상관관계[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두 달여 만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당연했던 일이 한동안 금지되면서 느꼈던 불편함이 꽤나 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일상이 코로나19로 묶여있다. 어쩌다 여럿이 밥을 먹으러 갈 땐 5인 제한을 떠올려야 하고, 오랜만에 얼굴 보자는 말도 실례가 됐다. 동네엔 작별을 고한 가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누군가에겐 삶을 옭아매는 나날이 이어진다. 그나마 답답하고 우울한 코로나19 시대가 종결되리란 희망을 품는 건 백신 덕분이다. 물론 백신이 팬데믹 종결의 절대적 요소는 아니지만, 통제와 격리가 유일한 현 상황에 숨통을 터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정부가 어렵사리 확보한 7600만 명분의 백신은 빠르면 다음 달부터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다. 이렇게 온 국민의 기대를 받는 코로나19 백신이 유통 중 문제가 생겨 무용지물 된다면 그 허탈감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독감 백신 상온 노출 때와는 차원이 다른 후폭풍이 몰아칠 것 같다. 대혼란 속 접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백신의 개발이 관건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생산부터 접종까지의 백신 운반이 관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백신은 독감 백신 때보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훨씬 높다. 물량부터 500만 도즈(독감)와 1억 도즈 이상(코로나19)으로 수십 배 차이 난다. 또 제조사마다 온도 조건이 다른데, 이 중에는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초저온 백신도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의약품을 취급해본 경험부터가 우리나라는 손에 꼽는다. 초저온 생물학적 제제 보관 및 운송에 대한 국내 표준 가이드라인도 없다. 기초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음마 단계다. 매뉴얼은 세세할수록 좋다. 특히 중요한 파트는 리스크 관리다. 리스크 관리란 예상치 못한 사고, 자연재해를 가정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의약품 보관조건을 지킬 것인지 미리 방침을 정하는 것이다. 정전, 화물 지연 등 충분히 일어날법한 사고뿐 아니라 '이런 것까지?' 생각이 들법한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갑자기 미사일을 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나친 가정 같겠지만 실제 글로벌 제약사와 생물학적 제제 의약품 유통 계약을 맺었던 기업이 상대 회사로부터 받았던 리스크 관리 방안에 포함된 항목이다. 그만큼 어떤 사고가 일어나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꼼꼼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통에 관여하는 모든 담당자에 대한 교육은 철저해야 한다. 보관은 시설물이 해도 운송은 오로지 사람의 몫이다. '아차' 하는 순간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독감 백신 노출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하청에 하청을 줬던 직원들의 교육이 미비했던 탓에 문제가 터졌다. 이후 유통 책임자였던 신성약품은 모든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해 일정 시간 교육하고, 배송 후 필히 회사로 돌아와 종례보고를 하도록 했다. 담당자 교육이 이토록 중요하다는 교훈을 지난번 사태로 배웠다.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수행 능력이다. 시스템을 갖췄다고 없던 경험까지 생기진 않는다. 결국 철두철미한 준비와 반복 학습이 답이다. 시간의 압박에 휘둘리지 말고 철저함을 우선하길 바란다. 귀한 백신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희망을 꺾는 일이다.2021-01-27 06:15:51정새임 -
[기자의 눈] 마통시스템 오류, 약국만의 문제인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통한 마약류 취급보고가 전면 시행된지 2년 8개월여가 지났다. 취급자들이 전산보고에 익숙해질 기간을 감안해 운영됐던 행정조치 유예기간도 지난해로 종료되면서 일선 병원, 약국은 제도의 영향권 안에 들게 됐다. 문제는 이 시스템과 관련해 병원 약제부, 지역 약국가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단 점이다. 약사는 제대로 입력했는데 재고가 맞지 않는다거나 일련번호, 제조번호, 심지어 특정 향정약의 약품코드 불일치로 인한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 최근 들어 이런 문제로 지역 보건소로부터 행정처분에 대한 구두 통보를 듣거나 확인해 볼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받는 약국도 늘고 있다. 보건소들이 마약류시스템 관련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데에는 감사원의 지적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감사원이 식약처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 의무위반에대한 행정처분 일괄유예를 부적정하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식약처 마약관리과는 마약류 취급업소의 마약류관리시스템 상 재고 불일치 등에 대한 사실 확인과 점검을 요청하는 공문을 지자체 보건소에 발송했고, 보건소들은 약국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약국가에 따르면 문제의 원인은 약사의 단순 실수부터 전산상 오류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보건소의 지적을 받은 일선 약국에서는 지적 대상이 1년 이상 전 보고 내역이거나 원인 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돼 우왕좌왕해야 하는 실정이다. 감독 대상인 지역 보건소들도 뾰족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수 약사들에 따르면 보건소에 문의를 해도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행정 처분 대상이 되는 지 등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약국과 지역 약사회들에서는 혹시 모를 행정처분을 사전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자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별도 비용을 들여 사설 업체에 관리감독을 맡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약사들은 시스템 도입으로 이중, 삼중으로 입력, 재고 확인 업무가 늘어난데 더해 이제는 혹시 모를 실수나 전산오류에 대한 불안함에 추가 비용까지 감수해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정부는 이번 시스템을 도입할 당시 제도의 취지와 배경에 대해 마약류의 중복투약, 오남용 방지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지 2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마약류 취급자들에 부담만을 지우는 주객이 전도된 제도가 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약사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번 제도가 취급자의 감독과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닌 마약, 향정 오남용 예방을 위한 제도로 정착해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때다.2021-01-24 19:40:53김지은 -
[기자의 눈] 품절약 이슈와 업체 공포마케팅[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의 사재기를 유도하는 유통업체들의 영업행태가 문제시된다. 품절 예고, 재고 확보 등의 뉘앙스가 담긴 문자를 약사들에게 발송하면서 전체적인 수급 불안정을 조성한다는 지적이다. 외국계제약사 한 관계자도 “실제로는 재고 관리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도매업체의 부추김이 품절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유통업체의 영업행태만 고치면 품절약과 사재기 이슈는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약사들이 왜 확실하지 않은 정보에도 대량 재고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포마케팅를 주도하는 일부 유통업체의 문제나, 사재기를 하는 약사들의 문제보다는 공포마케팅이 통하는 환경적 요인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품절 이후에도 병의원 처방이 계속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관련 논의를 진행중인 복지부 주관의 민관협의체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이다. 품절약 처방 중단이 이뤄지기 위해선 ‘품절’의 정의와 기준을 정해야 하지만 논의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코로나에 따른 원료공급, 공급사 변경 등의 이유로 품절 품목들은 늘어났고, 약국 현장에선 처방조제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약사들이 "품절 예고 정보가 절반은 거짓이라고 해도 재고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속는 셈치고 사두는 게, 품절이 돼서 겪게 되는 혼란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대형병원 인근 약국의 한 약사는 "제약사에 직접 연락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결국 소문대로 한달 뒤에 품절된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런 일을 한 번 겪고 나면 다음번엔 얘기가 돌면 재고를 확보해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약국이 적정 수량만 구입하도록 제도화하기도 힘들다. 차라리 재고가 충분한 약국이 그렇지 않은 약국에 협조하는 것이 방법이고, 또는 병의원 협조를 구해 대체조제 가능약들을 처방전에 명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의약품 공급의 불안정은 약국의 불편뿐만 아니라 환자의 불편으로 연결되는 문제다. 공포마케팅은 공급 불안정에 기름을 붓고, 뾰족한 대책 마련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올해에는 약업계 내부 자정활동부터 품절약에 대한 처방 중단 논의까지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이다. 품절약 악순환으로 이미 약국의 피로도는 정도를 넘어섰다.2021-01-21 19:32:24정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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