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와 제로섬게임, 의약단체 전략부재가 촉발
- 최은택·이혜경
- 2017-05-27 06:14:58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의료공급자 협상력 사실상 상실...보험자도 열매 작아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의료공급자의 불만은 '깜깜이'와 '제로섬게임'이다.
의약계 단체는 오는 29일 3차 수가협상을 앞두고 있다. 의사협회의 경우 먼저 26일 3차까지 협상을 마쳤다. 그러나 각 유형이 가져갈 내년도 추가재정(벤딩) 그림은 아직 백지상태다.
협상아닌 협상, '벤딩' 모르는 깜깜이 반복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벤딩'은 수가협상 시한(5월 31일) 마지막 날 정도는 돼야 흘러나온다. 그것도 애매한 수치로 구전된다. 이런 '깜깜이' 협상을 보험자와 의료공급자는 매년 각기 3번 이상 거친 뒤에서야 비로서 진검승부에 나서게 된다.
이를 두고 한 공급자단체 임원은 "공급자단체 입장에서는 협상력 자체가 없다. 매년 무기력감을 느끼고 기분만 안좋다"고 토로했다. 이런 '깜깜이' 협상은 처음 유형별 계약으로 전환할 때 의약단체가 놓친 실책 때문이다. 이 실책은 지금도 회복되지 않고 있고, 현행 구조에서는 앞으로도 요원해 보인다.
바로 '2단계 협상' 룰이다. 유형별 계약은 유형별 특성을 감안해 전체 파이를 배분하자는 데 큰 목표가 있었다. 당연히 전체 파이를 보험자에게 정하도록 위임한 건 아니었다.
따라서 단일수가계약 때와 마찬가지로 보험자와 의료공급자단체가 협상을 통해 전체 파이를 정하고, 이 범주 내에서 유형별 특성을 감안한 배분이 이뤄지도록 개별 협상을 진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각 단체들은 각자 유형논리 셈법에 매몰돼 '벤딩 키우기' 협상을 외면했고, 보험자가 짜놓은 '프레임'에 갇혀버렸다.
'빛좋은개살구'라도 좋다...1등만 시켜달라?
이로 인해 의료공급자에게 수가협상은 정해진 파이 내에서 유형별 파이를 더 가져가기 위해 싸우는 '제로섬게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됐다.
사실 '제로섬게임'은 회원의 감정을 의식해야 하는 의약단체장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순위인데, 의사협회와 약사회가 어느 유형보다 순위싸움에 매몰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빛좋은 개살구'지만, 전리품으로 '1등'이라는 순위를 제시하며 회원들을 다독여 온 것이다.

'작은 성공'은 보험자의 몫이다. 데일리팜의 앞선 분석 결과처럼 보험자는 수가조정폭 1% 범위 내에서 지난 10년간 환산지수 평균인상률을 2.13% 수준에서 묶어뒀다. 의약단체에는 치명적 실책이지만, 전체 파이를 협상없이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결과다.
하지만 이 '작은 성공'은 제한적이다. 수가는 2% 초반에서 묶었지만 행위량을 통제하거나 수가에 반영하는 장치를 10년이 지나도록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환산지수 평균 인상률 2%는 실제로는 3~4배 이상 높은 진료비 증가율로 나타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도 "단순히 환산지수를 토대로 추정되는 재정소요분을 이야기하는 건 본질에서 벗어난다. 수가 2% 인상이 진료비 8% 증가로 나오는 게 현 상황"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한뒤, "어떤 방식이든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인정했다.
전체 파이 증가율 억제했지만…곳간은 샌다
보험자와 공급자 간 부대합의를 통해 제도를 바꾸려는 시도가 없지는 않았다. 협상의 기본원칙인 이른바 'give-and-take'였는데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페널티 논란에 무용론만 야기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유형별 계약의 성적은 초라하다. 보험자 측면에서도 작은 성공 외 달라진 게 없고, 의료공급자의 불만만 깊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는 주장도 없지는 않다.
한 전문가는 "유형별 계약은 여전히 각각의 특성에 맞게 수가와 연계한 다양한 부대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수단이다. 과거 경험을 토대로 실효적인 부대합의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공급자단체도 달라고만할 게 아니라 주고 받을 생각을 하면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보험자가 덩치가 작은 유형을 중심으로 환산지수를 대폭 인상해주면서 진료비를 목표관리하거나 거시적 관리기전을 마련하는 제도도입에 노력하는 부대합의를 제안해 볼 좋은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피로감이 오히려 제도변화를 추동할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인 것이다.
관련기사
-
공단 주도 '깜깜이' 협상…조산원 웃고 병원 울다
2017-05-26 06:14:59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무상드링크에 일반약 할인까지…도넘은 마트형약국 판촉
- 2실리마린 급여 삭제 뒤집힐까...제약사 첫 승소
- 3췌장 기능 장애 소화제 국산 정제 허가…틈새시장 공략
- 4임상 수행, 사회적 인식…약국 접고 캐나다로 떠난 이유
- 5안과사업부 떼어낸 한림제약…'한림눈건강' 분할 속내는
- 6대웅 '엔블로', 당뇨 넘어 대사·심혈관 적응증 확장 시동
- 7주사이모 근절..."신고포상금 최대 1천만원" 입법 추진
- 8비상장 바이오 투자 건수↓·금액↑...상위 6%에 40% 집중
- 9“약 수급불안 조장”…제약사 거점도매 정책 약사회도 반발
- 10'엘라히어' 국내 등장…애브비, ADC 개발 잇단 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