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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찰 시범사업 뭐 길래…예상밖 뜨거운 관심

  • 이혜경
  • 2017-09-22 06:14:54
  • 복지부·심평원, 설명회에 상급종합병원 36곳 관계자들 몰려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실시하는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에 상급종합병원의 관심이 뜨거웠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1일 오후 3시부터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전체 43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36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5분 진료로 이미 심층진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병원도 나와 다른 병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정통령 과장, 조하진 사무관
복지부, 11월부터 모니터링·사업평가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서울대병원이 자발적으로 15분 진료를 시작했고, 다른 병원에서도 참여 의지를 보이면서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을 기획했다"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부터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떤 환자를 어떤 방식으로 진료할지 논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미진단, 난치, 추가검사, 다학제진료 등 진단이 복잡한 환자를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가 필요한 환자 범위를 정리하고, 진료 패턴을 경증환자 외래 진료가 아닌 중증환자 입원진료로 바꾸는 과정에서의 보상 체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시범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하진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심증진찰을 '15분 진료'로 명칭하는 부분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다수의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 또한 '15분 진료'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사무관은 "15분 진료를 채우기 위해 실제 말을 천천히 한다는 사례도 있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통해 질환별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표준화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소아중증환자의 경우 20~30분도 짧다고 한다. 또 어느 과는 5분 만에 끝낼 수도 있다. 시범사업에서 정확한 데이터가 나와야 개념 구현이 가능한 만큼 참여 병원의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범수가 산정 지침을 '심층진잘 전문의'로 정한 부분과 관련, 조 사무관은 "병원 마다 대략적으로 10명 내외의 의사를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범기관 소속 전문의면 된다. 신청한 심층진찰 전문의를 탈락시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수가는 우선 15분 진료로 점수 산정을 했고, 대략 9만2450원 정도 보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환자 본인부담률은 25%로 2만3112원 가량이다. 시범수가는 대상자별 연간 1회 산정 가능하며, 프로토콜에 따라 최대 1회 추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내과 환자의 경우 CT나 MRI 판독 없이 15분 진료를 채우는데 무리가 있을 것 같다. 15분 진료로 계산하면 하루 32명 정도를 진료하게 된다"며 "만약 15분 진료를 몇 명에게 진행했다는 것을 토대로 심사조정을 하는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 사무관은 "그렇다고 의사에게 자율성은 줄 수 없다"며 "시범사업에서는 향후 질환에 따라 시간과 수가를 차등해야 하는지 패턴을 봐야 한다. 만약 시범사업 결과를 보고 15분의 패턴이 길다고 느껴진다면 이후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답했다.

손경희 서울대 공공보건의료사업단 조교수
서울대병원, 의사들 수요도-진료협력센터 준비도 중요

이날 설명회에는 이미 15분 진료에 들어간 서울대병원에서 손경희(내과) 공공보건의료사업단 조교수가 참석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심층진찰에 대해 설명했다.

손 조교수는 "우선 이번 사업에 참여하기에 앞서 상급종합병원들은 외래량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의사들의 수요도를 조사하고, 진료협력센터가 인근 종합병원으로부터 중증환자를 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일부 병원에서 제기한 내과, 소아청소년과의 초진 환자 진료 시간에 대해선 오히려 이들 진료과목이 심층진찰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설명을 이어갔다.

손 조교수는 "내과,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27분 이상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2차 진료는 시간이 더 걸린다"며 "1차에 이어 2차 진료까지 추가로 수가를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의 경우 심층진찰에 13명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외과계열을 제외하곤 모두 외래진료를 1세션씩 더 개설했다고 했다.

A교수의 경우 목요일 오후 진료 2시간 동안 중증 신규환자에 대한 심층진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손 조교수는 "일반진료와 심층진찰 슬롯이 섞이면 대기시간이 더 늘어지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오히려 내과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추가 세션을 열자고 하면 좋아하기 때문에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슬롯 정리는 3주도 안걸린다. EMR 정리가 크게 힘들지 않은 만큼 15분 단위로 슬롯을 끊는 작업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반드시 15분 이상 진료를 해야 심층진찰로 볼 수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서, 손 조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의 의무"라고 단호히 말했다.

손 조교수는 "상급종합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모두 15분 이상을 진료해야 한다. 의사가 참여하지 않아도, 환자들이 15분 이상 의사 결정에 참여를 할 수 있다"며 "첫 단계이기 때문에 15분 진료로 했지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채울지는 연구진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심층진찰을 통해 복지부와 심평원이 '역의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 조교수는 "일본은 500병상 이상의 병원에서 30% 이상 역의뢰를 하고 있다"며 "심평원 의뢰회송 사업 시스템과 연계하면 동네의원이나 지역거점병원으로 역의뢰하는 환자의 회송률을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단, 이번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 전체 의료비가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은 상급종합병원들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손 조교수는 "심평원이 역의뢰를 카운팅 하면서 전체 의료 이용량을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전체 의료 이용량, 의료비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심층진찰은 상급종합병원 다운 외래진료를 하자는게 가장 큰 목적이다. 적정의료를 개선하기 위한 우리들의 내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모집한 이후 10월 20일 경 참여기관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단, 선정 이후에도 인프라를 갖춘 기관의 수요가 있는 경우 매 분기 또는 반기 마다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시범적용 지침 확정 및 참여기관 대상 설명회는 10월 말로 예정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시범사업 모니터링 및 사업평가는 11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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