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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그리소와 올리타, 급여등재 후에도 갈 길은 멀다

  • 안경진
  • 2017-11-09 06:14:54
  • 전망 | 폐암 환자 선택권 확대…리얼월드 증명 필요

타그리소(왼쪽)와 올리타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올리타(올무티닙)'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건강보험공단과 약가차로 인해 철수설까지 돌았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삼수끝에 협상타결에 성공하면서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2종의 급여권 진입이 가시화 됐다. 일찌감치 협상을 마쳤던 '올리타'와 큰 격차 없이 급여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적항암제를 복용하면서도 내성발현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슴 졸여야 했던 폐암 환자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의료계·폐암 환자들, "선택권 보장 위한 최선의 결과"

데일리팜이 '타그리소의 극적 협상타결' 소식을 보도한 건 8일 자정을 넘겨서였다. 늦은 시각이지만 약가협상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폐암 환자들은 새벽까지 온라인 카페에 관련 뉴스를 공유하며 반가운 기색을 표했다.

"하루종일 검색 했는데 좋은 소식을 듣게 되어 기쁘다"거나 "기쁜 소식에 암이 사라지는 기분"이란 환자들의 댓글을 통해서도 환영 의사를 느낄 수 있었다.

혹시 모를 타그리소의 급여포기를 막기 위해 국회 앞 1인시위를 감행했던 김종환 씨(대한민국 암·정·보 모임 밴드 운영자)는 "올해 3월부터 약가협상이 타결되기까지 뇌전이된 폐암 환자들에겐 생명줄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절망의 시간이었다"며, "협상타결 소식을 접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복지부와 심평원, 건보공단, 회사 측 협상담당자들까지 타그리소의 약가협상에 관여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그리소 약가협상 타결을 요청하는 폐암 환자들의 외침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번 협상과정을 지켜봤던 폐암 전문의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의료계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호발하는 EGFR 돌연변이에 내성(T790M)이 생긴 폐암 환자들에게 2가지 급여 옵션이 추가됐음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강진형 회장(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은 "정부기관이 잘 중재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3세대 표적항암제가 급여화 되기만을 기다려왔던 폐암 환자들의 숨통을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협상과정에 어려움은 많았지만 심평원이 협상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어느 때보다 합리적인 급여가격이 책정될 수 있었던 데는 국산신약 '올리타'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만약 올리타가 없었거나 한달 150만원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아스트라제네카가 전 세계 가장 낮은 가격이란 특혜를 제공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울산의대 이규호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2가지 치료제가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폐암 환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난 점은 잘된 일"이라며, "타그리소의 급여가격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올리타가 있었기에 어느 나라보다 저렴한 가격에 약을 공급받게 된 점은 분명하다. 심평원이 약가협상의 주도권을 가져온 것도 국산신약이 존재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올리타-타그리소, 원점에서 경쟁 '진검승부' 시작

이로써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뒤 1년 6개월 동안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던 '올리타'와 '타그리소'의 경쟁구도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약가협상이 타결됐다지만 구체적인 가격이나 협상방식 등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여서 환자들이 부담해야 할 가격은 가늠할 수 없다. 여러 국가에 약제를 공급하는 다국적 제약사의 특성상 표시가격을 적정선에서 합의하고, 정부에 일부 금액을 환급하는 방식을 취했을 것이란 추측만 나오고 있을 뿐이다.

이제 동등선상에 놓인 두 약제는 시장에서 정정당당하게 겨루며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뛰어난 임상결과와 뇌전이 환자에 대한 효능을 근거로 가격 정당성을 주장해 왔던 '타그리소'는 잘 짜여진 연구가 아닌 리얼월드에서도 타그리소의 우월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기존 AURA 임상의 하위분석에서 중추신경계(CNS) 전이 환자의 반응률(ORR)이 뛰어나다는 가능성이 포착됐다면, 현재 진행 중인 BLOOM 연구를 통해서는 혈관-뇌장벽(BBB) 통과의 직접적인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그 것이 한달에 1천만원에 달하는 약값을 감수하면서도 타그리소가 급여등재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던 암환자들을 위한 최선이다.

'올리타'의 경우는 더욱 갈 길이 멀다. 급여등재되기까지 수차례 어려움을 겪었던 올리타는 이제 국산신약의 자존심을 몸소 회복해야 할 기로에 놓였다. 3상임상 조건부로 허가된 데다 약가협상 과정에서도 부속합의 조항이 논의 중인 만큼, 불확실성을 확신으로 바꾸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올리타의 급여가격이 워낙 저렴한 터라 타그리소와 가격차가 적진 않겠지만, 환자부담금이 전체 약값의 5%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격이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리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3상임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급여등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피험자 모집 자체가 쉽지 않으리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진형 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은 "올리타의 3상임상 결과가 확보되지 않은 데다 투여용량(800mg)의 적절성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부작용보고체계를 갖추고 약물용량 감량 경험을 갖춘 전문의들이 처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급여처방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판후조사가 꼼꼼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식약처와 심평원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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