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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비아그라 OTC 전환으로 가짜약 잡을까?

  • 안경진
  • 2017-12-02 06:14:54
  • 내년부터 50mg 제형은 처방없이 약국서 구매 가능

비아그라 불법유통 적발에 관한 뉴스보도(출처: BBC뉴스)
영국 정부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꼽히는 화이자의 ' 비아그라(실데나필)' OTC 제형의 발매를 승인한 것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영국 식품의약품안전청(MHRA)은 실데나필 50mg 함량의 '비아그라 커넥트'를 처방의약품(prescription only medicine)→약국판매의약품(pharmacy medicine)으로 재분류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발매시기는 2018년 봄부터로 확인된다.

가짜 비아그라 판매 원천봉쇄 의지 반영

의사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비아그라 OTC 제형'이 승인을 받은 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다. 가짜 비아그라로 몸살을 앓아온 영국 정부의 고민을 간접적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국의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Pharma)에 따르면, 영국에서 비아그라를 포함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처방량은 지난 10년간 3배가량 늘어났다. 2006년 104만 2431건→2016년 295만 8199건이 처방된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그럼에도 이와 비교할 수 없는 암거래 시장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영국에선 지난해 무면허 및 위조 명목으로 압수된 비아그라 수량만 1700만 파운드에 이른다. 이에 MHRA는 올해 3월부터 비아그라 OTC 전환 가능성을 열어놓고, 각계 의견을 청취해 왔다. 성분명 처방이 비교적 활성화 돼 있는 영국이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6개월 넘는 기간동안 숙고한 끝에 18세 이상 발기부전 환자들은 의사 처방전을 구비하지 않아도 약사와 상담을 통해 비아그라 커넥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한 것이다. '비아그라 커넥트'의 사용경험이 쌓이면서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됐고, MHRA 산하 인체용의약품위원회(CHM)가 지위변경을 권고한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부터 '비아그라 커넥트 50mg'의 판매를 요청받은 약사는 환자와 문진을 통해 처방 적합성을 판단해야 한다. 발기부전 증상 및 약물치료의 부작용 가능성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 시 일차진료의와 추가 상담을 권고할 수도 있다.

다만 비아그라 25mg과 100mg 제형을 처방받으려면 여전히 의사 처방전이 요구된다. 또한 MHRA는 중증 심혈관질환, 간부전, 중증 신부전 등을 앓고 있거나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는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에겐 '비아그라 커넥트' 판매를 삼가해달라는 단서를 달았다.

특허만료 이후 매출타격 입은 화이자, OTC 시장 진출기회 확보

물론 영국 정부의 의지만 있었던 건 아니다. 비아그라의 OTC 전환은 화이자에게도 꼭 필요한 변화였다. 특허만료 이후 발생한 매출공백을 메우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화이자 입장에선 매출 하락세로 접어든 비아그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화이자는 올해 초 비아그라 재분류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에도 동일한 지위를 신청한 적이 있다. 10여 년 전 일인데, 유럽의약품청(EMA)이 우려를 표명하면서 2008년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그라의 영국 특허는 이미 2013년 만료된 상황. 연말부턴 미국에서도 테바가 비아그라 제네릭을 선보이게 된다. 미국에서 비아그라의 특허보호 기간은 2020년 4월까지지만, 화이자가 테바로부터 로열티를 지급받는 조건에 합의하면서 2017년 12월부터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졌다. 약 2년간 지급될 로열티의 구체적인 액수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비아그라의 경쟁품목 '시알리스(타다라필)'를 발매 중인 일라이 릴리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모양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릴리는 2014년 사노피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 시알리스 OTC 버전의 출시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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