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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거 노조, "말뿐인 희망퇴직 용납못해" 투쟁 선언

  • 안경진
  • 2017-12-16 06:24:05
  • 18일 서울역 사옥 앞에서 부당노동행위 반대집회 시행 예고

일방적인 감원계획을 통보받은 #베링거인겔하임 직원들이 제대로 화가 났다.

14일 데일리팜 보도와 같이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순환기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프로그램(#ERP) 시행을 예고했다.

12일 전 직원들 대상의 타운홀 미팅에서 박기환 사장이 순환기사업부를 철수하고, 관련 품목의 판권을 다른 회사(보령제약)로 이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확인된다. ERP 대상자는 순환기사업부 내 마케팅 직원과 영업사원들을 포함해 38명 남짓이다.

희망퇴직 탈을 쓴 '구조조정' 소식에 직원들 혼란 사실 ERP 자체를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하긴 어렵다. ERP 조건에 따라 퇴직을 희망하는 지원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B형·C형간염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ERP를 단행했던 BMS는 희망자들에 한해 퇴직을 진행하는 선에서 일단락 된 바 있다.

문제는 베링거인겔하임이 ERP 시행을 알리는 과정에서 많은 허점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분노하는 대목은 사내 노동조합이 있음에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회사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점이기도 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노동조합 관계자는 "인사부에서 #노조에게 ERP를 통보한 시점이 지난 일요일(10일) 저녁이었다. 전 직원들에게 발표하기 이틀 전"이라며, "상식적으로 최소 50일 전에는 앞으로 어떤 절차를 진행할 것인지, 회사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를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 명백한 단협 위반에 해당한다"고 토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지난해 경영실적(단위: 백만원, %/출처: 금융감독원)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임직원수는 235명이다(2016년 12월 결산 기준). 그 중 순환기사업부 소속 인원이 48명이니 약 20%에 해당하는 비율인데, 사측은 이들의 미래를 결정할 시간을 보름정도밖엔 주지 않았다. 전체 대상자 중 일부 직원을 다른 팀으로 배정한다고 했지만, 그나마도 10자리에 불과했던 것. 사실상 38명을 퇴사시키겠다는 시나리오를 정해놨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보직전환 신청 기한이 오늘(15일)까지다. 영업부서 내에 10명 규모의 팀을 새로 만든다고 들었다"며, "다음주 중 인터뷰를 통해 보직전환 대상을 확정짓고, 내년 1월 2일부터 나머지 인원에 대해 개별 ERP 관련 면담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ERP 조건이나 새로 조직될 팀에 대한 정보는 공유되지 않은 상태다.

'경영상 문제' 외에 추가 설명은 생략…대규모 집회로 대응

ERP 시행의 명분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도 직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또다른 요인이다. 회사 측이 밝힌 공식사유는 '경영상 문제'라는 게 전부. 야심차게 선보인 NOAC(신규경구용항응고제) 계열 '프라닥사(다비가트란)'가 고전하고 있다지만, DPP-4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는 여전히 잘 나가는 품목이다.

참고로 올 3분기까지 '트라젠타'는 421억 6600만원, 복합제 '트라젠타 듀오'는 402억 5700만원대 누적매출을 올렸다(유비스트 기준). '프라닥사'와 '트윈스타' 매출도 각각 142억원, 623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2663억 6200만원과 109억 5700만원, 62억 2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호전된 상태였다(2016년 감사보고서 기준). 갑작스러운 ERP 시행을 두고 시기상조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다.

본사 차원에서 경영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감원을 결정하는 일반적인 사례와 달리, 글로벌한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이어서 내부적으론 회사 입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타운홀 미팅 때 몇몇 직원들이 회사 매출이나 이익에 문제가 생겼는지 물었지만 '경영상 문제'라고만 답했다. 남은 200명의 직원들을 위해 어렵게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며, "1년 전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고 본사 차원에서도 전혀 감원 계획을 들은 바가 없는데 왜 일부 직원들이 경영상 문제를 책임져야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조 측이 밝힌 조합원수는 100명으로, 80%가 영업부 직원들이다. 이번 감원대상이 된 순환기사업부 소속 조합원수는 32명 정도로 파악된다. 이들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저지하려는 일환으로 다음주 월요일(18일) 서울역에 위치한 사옥 앞에서 쟁의행위를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쟁의활동을 마친 후에는 임시총회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인겔하임 노동조합위원장은 "ERP 조건을 떠나 기본적으로 희망퇴직의 원칙에서 어긋난다. 잘못된 태도를 바로잡기 위해 투쟁을 이어나갈 생각"이라며, "다음주 월요일 8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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