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도체·휴대폰처럼 무르익는 제약강국, 대한민국
- 조광연
- 2018-01-10 0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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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잎에 내려앉은 이슬방울들, 바다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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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계가 가보지 않은 곳에 물 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숲 속 나뭇 잎과 꽃 잎에 애초로이 달려 있던 이슬방울들이 하나 둘 떨어져 계곡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도도한 물줄기를 만들어 아래로 아래로 퍼져 나가며 곳곳의 생명까지 살릴 정도엔 미치지 못하더라도, 발원지에서 꽤 멀리 떨어져 흐르고 있다. 구호조차 민망했던 '제약강국 대한민국이란 꿈'이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줄기가 형성됐으면, 푸르른 제약바이오 생태계가 나라 안에 펼쳐지는 그날도 어찌 멀었으리오.
캘리포니아에선 지금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이 곳은 450여곳 기업과 90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혁신 신약 기술의 경연장이다. 연구자들에겐 신약개발의 핫 트렌드를 읽어내는 기회며, 해외 투자자와 빅파마들에겐 될성부른 연구에 투자하거나 기술을 사들일 수 있는 사냥터다.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 기회를 잡은 곳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발길이 뜸했다던 곳에 올해 국내 7~8개 기업이 초청 받았다. 팀을 꾸려 참석한 국내 기업들도 적잖다. 국내 산업계 플레이어들은 이제 무대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비중있는 조연으로 성장했다. 함께 식사할 사람이 없어 혼자 햄버거를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는 옛말이다.
기업들은 '희망을 품은 파이프라인'을 챙겨 컨퍼런스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P-CAB(칼륨-결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기전의 항궤양제와 섬유증 치료제로 외국 업체와 미팅을 갖고, 수면장애치료제와 뇌전증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한 SK바이오팜은 상업화 전략을 발표한다. 당뇨병성신경병증(DPN) 분야 유전자치료제로 미국 3상 임상을 진행하는 바이로메드는 빅파마와 여러 건의 미팅을 잡았다. 뇌종양치료 후보물질을 보유한 항체신약 기업 파멥신은 빅파마와 개별미팅은 물론 오픈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브릿지바이오 역시 혁신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타진했고, 툴젠도 30개 기업들과 미팅 약속을 잡았다. 기업들의 마인드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향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며, 2013년부터 2016년사이 7조원의 기술수출 실적도 현실이다. 국내 연구가 동떨어지지 않고 글로벌 물결과 함께 호응하는 것도 매우 희망적이다.

여기에 정부의 관심과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규모가 크네 작네 지적은 받아 왔지만 정부가 끊임없이 신약개발 R&D를 지원하며 우물 펌프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인정받아야 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정부는 매년 2200억원에서 2695억원을 지원했고, 이는 9가지 신약을 개발하는 성과를 이끌었다. 개량신약도 6개에 이르며, 펀드를 운용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신약후보물질 발굴이나 국내 임상시험 3상까지 연구개발비 세액 공제를 우대하는 한편 신성장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사설 투자 때 투자금액의 최대 10%까지 세액공제를 하도록 했다.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형신산업 육성대상으로 지정하고, 2018년부터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제약산업계엔 줄탁동기(啐啄同機)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슬방울들이 말라 흐르던 물줄기가 끊기지 않게 하려면 정부와 산업계가 더 긴밀하게 소통 협력하며, 노력해야 한다는 군걱정도 든다. "한국 경제를 이끌 미래 먹거리" "막대한 가치창출이 가능하지만 시장 실패가 있을 수 있는 분야로 정부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2차 육성계획을 추진하는 정부가 진단했듯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R&D 선순환의 임계점을 넘어서도록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석양이 깃들지 않고 화수분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인만큼 반도체산업을 키웠던 것처럼 국가 차원서 정책적으로 전폭 지원해야 할 것이다. 산업계 또한 작은 성취에 안주하지 말고, 길들여 지지 않는 늑대의 야성으로 도전과 모험을 즐기며 R&D를 밀고 나가야 한다. 새해는 이슬방울들이 바다에 이를 날이 머잖았다는 '우리들의 믿음'이 한층 확고해 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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