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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기자의 눈] 계속되는 의약품 품절 대안이 필요하다

  • 김지은
  • 2018-03-30 11:08:11

일부 다빈도 의약품의 장기 품절은 약국가의 연례행사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로 이제 일상의 풍경이 됐다. 처방은 나오는데 약은 없어 조제를 기다리던 환자는 황당하고 뚜렷한 설명도 못하는 약사는 송구한 이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약국에서 장기품절의 대표적인 제품이라면 단연 듀파락 이지시럽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조제용 시럽 품절에 약사들은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다. 처음에는 거래 도매업체를 쥐어 짜기도 하고 주변 약국에서 약을 빌리기도 했다는 약사들. 근데 이 마저도씨가 마른지 오래다.

급기야 일부 약사는 파우치 제품을 겨우 사입해 일일이 오픈하고 짜서 시럽병에 담아 조제하는 수고도 감수하고 있다. 일반 병보다 약가도 높고 파우치에서 짜 넣으면서 로스가 발생해 손해이지만 이렇게라도 환자에 필요한 약을 조제하고자 하는 약사의 의무감이다. 약사들의 황당함을 넘은 분노는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제약사 영업사원 방문 거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로 든 이 제품 이외에도 해마다 특정 시기 장기 품절로 약사들을 괴롭히는 단골 약들은 적지 않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원료 수급 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지만 반복되는 상황에 염증을 느끼는 약사들에 그 설명은 변명이고 핑계로 들릴 뿐이다. 이런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환자의 컴플레인을 감수해야 하는 약사들은 일정 기간 약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 경우 보험코드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원료 수급 차질, 낮은 약가로 인한 불이익 등 품절에 원인을 일정부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듀파락 이지 시럽만 해도 약가인하 이후 같은 적응증의 다른 두 약이 모두 수지타산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손해를 감수하고 약 생산을 계속하는 회사만 늘어난 수요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모든 이유를 차치하고라도 의약품이기 때문에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마냥 생산업체 입장을 들어줄 수 만은 없는 문제다.

보험 코드 삭제라는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품절 기간만이라도 의료기관에 관련 내용을 공지하는 방안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돌아오는 관련 업체들의 대다수 반응은 "상황 다 아시면서"였다. 제약사 입장에선 병의원에 일시적이라도 의약품 처방을 중단해달란 요청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영원한 처방 중단으로 이어질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의 애매한 입장, 이런 상황을 알리 없거나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병의원들. 그 속에서 약을 조제하는 약국과 복용해야 하는 환자만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약의 품절은 단순 조제 약국의 불편과 손실을 넘어 환자 안전과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란 것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지겹도록 문제를 제기한 장기 품절 의약품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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