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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SGLT-2, 당뇨병·심혈관 영역에서 '센터'가 될 것"

  • 어윤호
  • 2018-04-30 12:25:10
  • 심혈관계 혜택 '클래스 이펙트', DECLARE 결과 봐야

크리스토프 바너 독일 뷔르츠부르크 의대 신장내과 과장

신약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는다. 기존에 없던 기전에서 비롯되는 효능이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예측력이 떨어진다.

'살 빠지는 당뇨병약' SGLT-2억제제는 벌써 국내 첫 진입 약물이 벌써 6년차,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 아직 처방현장은 낯을 가린다. DPP-4억제제의 위용이 단단하기도 하지만 요로감염 등 이슈가 아직까지 의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단 반전의 기류는 강해지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당뇨병 약제 최초로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능을 입증했고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도 최근 리얼월드 데이터 CVD-REAL2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무작위대조군연구(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DECLARE를 진행중이다.

당화혈색소 관리가 단연 당뇨병 약물의 메인 효능이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치인 심혈관계 안전성 면에서 SGLT-2억제제의 성과는 '진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한걸음 더 나가, 이들 약제는 이제 심부전·신부전 적응증까지 탐내고 있다.

데일리팜이 최근 내한한 크리스토프 바너 독일 뷔르츠부르크 의과대학 신장내과 과장을 만나 클래스 이펙트, SGLT-2억제제의 활용도 등 현안에 대해 짚어 봤다.

Part 1. 클래스 이펙트

-자디앙이 최초로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한 상황에서, CVD-REAL2(포시가의 심혈관계 혜택 관찰연구, 한국인 데이터에서 사망위험을 49% 낮췄다.)가 발표됐다.

의미가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CVD-REAL은 어디까지나 관찰연구(Observational Study)이다.

RCT는 명확한 근거와 인과관계를 제시하기 때문에 흔히 '골든 스탠다드(Golden Standard)' 연구로 여겨진다. 리얼월드는 연구 과정에서 여러 가지 교란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조건 RCT가 좋다고 규정할 수는 없다. 리얼월드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RCT 연구에서 놓쳤을 수도 있는 이상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연구 과정에서 치료법 변경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연구 약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상반응에 대해 가장 정확한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RCT에 대한 메타분석과 리얼월드 연구를 교차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알다시피, 같은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RCT DECLARE를 진행중이다. 만약 여기서도 심혈관계 혜택이 입증된다면 CANVAS에서 얀센의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가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를 SGLT-2 억제제의 클래스 이펙트로 봐도 무관하겠는가?

우선, DECLARE와 EMPA-REG OUTCOME은 대상 환자군 자체가 다르다. DECLARE 는 심혈관계 고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환자들이 포함돼있는데, 저위험군에서 SGLT-2억제제의 심혈관계 혜택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DECLARE 연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SGLT-2억제제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DECLARE 연구에서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 효과를 입증한다면(CANVAS 연구와 설계가 서로 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SGLT-2억제제의 계열효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자디앙, 포시가, 인보카나 모두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삼투압 이뇨작용을 일으키는 기전이 같고 혈당 강하, 체중 감소 등 당뇨 치료 측면에서의 대리지표(surrogate marker)의 결과 자체가 상당히 유사하다.

단, 심혈관계 혜택을 SGLT-2억제제의 계열효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은 DECLARE를 통해 심혈관계 혜택을 매우 명확하게 입증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의 이야기다.

참고로 CANVAS는 설계의 한계로 인해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하는 것에는 실패했다고 본다.

-CANVAS 연구 설계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나?

CANVAS의 설계는 다른 연구들과는 차이점이 있었다. 서로 다른 두 환자군을 다른 시점에 무작위 배정했고, 투약 용량 또한 달랐기 때문에 두 환자군의 결과를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하는 것에 이슈가 있었다.

연구 설계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확한 데이터 산출을 위한 이상적인 설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DECLARE의 성공을 전제로했지만 SGLT-2억제제 계열 이펙트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안전성 측면에서 포시가는 급성신손상(acute kidney injury), 인보카나는 하지절단(lower-limb amputation) 위험이 있는 등 약제마다 다른 안전성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포시가의 급성신손상 위험의 경우, 관찰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관찰연구는 실제 진료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과정에서 약물의 변경, 용량의 조절 등의 변수로 인해 급성신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고령 환자에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프록센)를 함께 처방하는 경우 급성신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서 자디앙 역시 중증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지만 결국 중증 부작용은 발견되지는 않았다. 자디앙의 중증 부작용 사례가 충분히 쌓이지 않고 있고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RCT 연구에서도 급성신손상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매우 설득력 있는 데이터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FDA의 급성신손상 안전성 서한에서 제외된 것 같다. 만약 RCT 연구에서는 급성신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관찰연구에서만 발생했다면 의료진의 치료과정에서 무언가 미진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겠다.

-현재 SGLT-2억제제 중 사구체여과율(eGFR)이 60ml/min/1.73m2 미만인 신장애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디앙이 유일하다.

최근 포시가도 동일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DERIVE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eGFR이 60ml/min/1.73m2 미만인 신장애 환자에게 SGLT-억제제를 처방 했을 때 어떤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가?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SGLT-2억제제가 eGFR이 60ml/min/1.73m2 미만인 신장애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소변을 통해서 배출되는 포도당의 양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히 효과가 많이 떨어져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자디앙을 시작으로 포시가의 DERIVE 연구에서 살펴본 결과, 정상인 대비 eGFR 수치가 저하돼 있더라도(20~30g 정도의 포도당 배출만으로도) 치료에 필요한 삼투압 이뇨작용(to reduce osmotic diuretic), 혈관 내 저류량 감소 효과(to reduce intravascular volume), 혈압 정상화 등이 충분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심혈관계 혜택 및 신장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eGFR이 30ml/min/1.73m2 미만인 환자에게서까지 이러한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20ml/min/1.73m2 미만인 환자에게서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다음 단계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EMPEROR(자디앙)와 DAPA-CKD(포시가)인데, eGFR이 25ml/min/1.73m2 미만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EMPA-KIDNEY 연구의 경우 eGFR이 20ml/min/1.73m2 미만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점점 더 사 eGFR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Part 2. 새 적응증, SGLT-2억제제의 활용

-얘기가 나온김에 EMPEROR를 짚어보자. SGLT-2억제제의 '심부전 적응증 확보'라는 가능성을 열었는데, 직접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는가?

EMPEROR는 두 개의 연구로 구성돼 있다. 심박출계수가 유지되고 있는 심부전 환자군(HFpEF)과 심박출계수가 감소되어 있는 환자군(HFrEF) 등 두 개의 환자군으로 대상을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부전 환자 중, 허혈성 심근병증 환자들(심박출계수가 감소돼 있는 환자)을 위한 치료 옵션은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 심박출계수가 보존되어 있어 이완기에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환자들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없다.

그런데 EMPA-REG OUTCOME에서 이완기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환자군을 포함한 모든 환자군에서 심혈관계 혜택이 확인됐다. 이는 놀라운 결과로, 어쩌면 SGLT-2 억제제가 단순히 당뇨병치료제가 아닌 심혈관계 문제를 가지고 있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심장초음파(echocardiography)를 통해 심박출계수 40 이상인 환자(심박출계수가 유지되고 있는 환자), 40 이하인 환자(심박출계수가 감소되어 있는 환자)로 환자군을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정확하게 환자군을 구분하기 위해 NT-proBNP(N-terminal of the prohormone brain natriuretic peptide)라는 바이오마커를 함께 활용하고 있다.

두 환자군에게 자디앙 10mg을 복용토록 해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 효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감소 효과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환자수는 각각 2800명, 3600명이다. 현재 환자 모집 중이며 2년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2021년 종료를 예상하고 있다.

큰 특징은 당뇨병 여부와 상관없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라는 점, 신장 관련 수치를 2차 평가변수(Secondary end-point)로 설계했다는 점, 두 연구의 2차 평가변수를 합산해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EMPEROR의 결과가 훌륭하다면, 자디앙이 심박출계수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노바티스의 '사쿠비트릴·발사르탄'과 직접 경쟁하는 약물이 되는 것인가?

일단 엔트레스토는 고가의 약제다. 환자의 입장에서 가격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자디앙 또한 편한 호흡, 심박출계수의 원활한 상승 등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임상연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결과가 최종적으로 도출된다면 자디앙이 보다 저렴한 약제로 많이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실무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사쿠비트릴은 약제 사용이 까다로운 편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억제제)를 조절 및 대체하거나 환자에게 맞는 용량을 찾아가는 작업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부작용으로 저혈압이 상대적으로 더 발생하고 있다.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 하면서 처방 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SGLT-2억제제를 처방하는 것보다 어려움이 있다. 처방량에 있어서는 개원의들이 얼마나 쉽게 처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사쿠비트릴은 개원가에서 처방하기 까다롭고 복잡한 약물이다.

-당뇨병 영역으로 다시 돌아가서,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 DPP-4억제제 의존도가 높다. SGLT-2억제제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적합한가?

아직까지 DPP-4억제제의 심혈관계 혜택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고 (신장내과 소속이다 보니) 이같은 면에서 SGLT-2억제제가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혈당이 발생이 없어 '처방하기 쉽다'는 이미지가 강한 것이 DPP-4억제제이다. 그런데 이러한 안전성 프로파일은 SGLT-2억제제도 유사하다. 요로감염과 같은 합병증 역시 유럽 대비 아시아 지역에서 더욱 잘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DPP-4억제제의 경우 당화혈색소(HbA1c) 감소만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약제이다 보니 장기적으로 10년 정도 바라보았을 때 점차 의존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추측된다.

개인적으로 인슐린 투여를 지연시키기 위해 DPP-4억제제와 SGLT-2억제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기부터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고 신체에서 포도당을 배출시켜주는 약과 신체에 남아있는 포도당을 잘 관리해주는 약을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인슐린 사용 시점을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DPP-4억제제가 익숙하고 쉽다는 인식이 처방 패턴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 공감한다. 단 이와 함께 SGLT-2억제제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있다.

당뇨 치료에 있어서 환자 맞춤형 치료가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 진료환경에서 실행하기가 쉽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한국 의료진과 대화한 바에 의하면 "DPP-4억제제에 없는 심혈관계 혜택을 SGLT-2억제제가 보유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안전성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입장이었다.

추가 혜택이 있더라도 기존 약제 대비 안전성 입증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DPP-4억제제는 췌장염 등의 이상반응이 보고되기는 했지만 중대한 이상반응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면, SGLT-2억제제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하지절단과 같은 이상반응이 보고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우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현재 글로벌 기준으로 포시가는 지난 2012년 출시후부터, 자디앙은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수백 만 건을 처방해왔는데, 아직까지 주요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을 살펴봤을 때, 메트포르민 처방 환자에게서처럼 SGLT-2억제제 처방 환자에게서도 발열, 설사 등이 발생하면 1주 정도 기간을 두고 사용하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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