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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시대, 약사가 뜬다…약국, 노인약료 최적 조건

  • 정혜진
  • 2018-10-16 10:54:46
  • '초고령화 시대 약국·약사 역할' 토론회...장선미·강은정 교수 발제

복용하는 약물 수가 많아 잠재적으로 부적절한 약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노인에게 DUR과 같은 장치뿐 아니라 약사 역할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서울시약사회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공동 주최한 '초고령 시대의 약국·약사 역할'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가천약대 장선미 교수와 순천향대 강은정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선진국들, 노인 약물 관리 약국 역할 증대

가천약대 장선미 교수는 '노인의 약물사용 문제점과 약사의 역할'을 주제로,선진국과 같이 약국, 약사의 노인 약물 관리를 정책으로 만들어 제도화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장선미 교수)
장 교수가 근거로 삼은 지표는 '잠재적으로 부적절한 약물'을 나타내는 'PIM(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이다.

장 교수는 노인이 많은 약제를 동시에 복용하면서 생기는 약물 문제, 즉 약물 유해반응과 상호작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부적절한 약물(PIM)을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장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Beers 2012년 발표 기준으로 PIM 비율이 적게는 28%에서 많게는70%로 보고된다. 다빈도 의약품의 PIM는 bezodiazepines, NSAIDs 등이다.

PIM 수치가 크게 변화한 건 DUR 시행이었는데, 노인주의DUR이 2015년 10월 시행되면서, 노인주의 DUR 성분을 처방받은 환자는Beers 기준 성분을 처방받은 환자에 비해 인구 1000명 당 11명 정도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β=-11.249, p=0.015)

그러나 정책 시행 후 시간이 흐르면서 노인주의 DUR 대상 성분과 Beers 기준 성분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β=-0.049, p=0.894).

장 교수는 "시계열 추이를 보면 DUR 도입 이전부터 노인주의 DUR 대상 성분과 Beers 기준 성분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DUR 제도의 도입으로 해당 시점에 DUR 성분 처방 발생률을 상당히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정책이 목표했던 긍정적인 효과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PIM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근거 기반 약물 사용, 다제약제 관리, 처방전 검토와 같은 약물 사용 모니터링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알수 있다"며 "그러나 DUR 만으로 PIM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DUR 대상 성분을 확대하고, 의사-약사 협력체계에 기반해 의약품 사용의 risk-benefit을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체계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미 노인 약물 관리 체계를 갖춘 해외 사례를 들었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의 재가 주민 대상 약사 서비스(출처: 장선미 교수)
이미 고령화를 경험한 국가들은 노인의 약물 관련 문제(drug-related problem)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약사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MTM', 캐나다 온타리오주 'MedsCheck', 영국의 'MUR', 'NMS', 호주 'HMR', 'RMMR', 일본 등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사보험이나 의료보험 등의 환급 주체를 마련해 만성질환자와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장 교수는 "고령화를 경험한 주요 국가의 약물 관리 제도를 분석, 고찰함으로써 고령사회에 대비한 약국, 약사 서비스 활용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적절한 시사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인 약물 관리 프로그램에 약사 참여 의무화해야"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강은정 교수는 '고령사회에서의 지역약국 약사 역할의 우선 순위와 과제'를 주제로 역시 약국 역할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 교수가 발표한 주제 연구에는 강은정(순천향대), 장선미(가천대), 장수현(서울대), 길태수(순천향대) 교수 등이 공동 참여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 지역 약국 약료 서비스의 현황과 이에 대한 약사들의 인식을 되짚어 보며 약사의 '다제약제 관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출처: 강은정 교수)
서울시약 노인약료 과정을 수강한 약사와 그외 소속 약사 등 102명의 약사와 학계 약사 24명을 대상으로 '고령사회 약국의 중요한 역할'을 조사한 결과, 1위와 2위를 다제약제 관리, 복약순응도 관리 등이 차지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노인 입원환자의 10%가 복약불순응 때문으로 추정되며, 매년 전체 의료비의 3%~10%, 혹은 1000억~3000억 달러가 복약불순응 때문에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물 사용 검토(Medication Use Review)를 위해 심평원 '처방 조제 지원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데, 처방조제 시 의약품 정보(병용, 연령, 임부금기; 안정성 사용 중지 등으로 제한) 및 환자의 투약 이력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강 교수는 "여기에 환자의 약물학적 치료 이익을 극대화하고, 약물 관련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팀의료 차원에서 필요하며, 팀의료라는 것은 약사와 의사와 간호사가 팀을 이뤄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 '가족약국', 일본 '단골약국', 영국 '건강생활약국', 일본 '건강서포트약국' 등 해외에서도 이같이 환자의 약물 관리를 위해 약국이 직접 나서는 제도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출처: 강은정 교수)
한 예로, 영국은 퇴원 환자의 약물 관리를 위해 병원 약제팀이 질병 관리 및 치료에 관한 소책자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제도 도입 전 300명의 퇴원환자 중 72%가 약 처방 변경, 42%는 용량 변경, 29%는 하나 이상 복용을 안 함, 39%는 하나 이상 추가 복용 등이었던 상황이 도입 후 12개월이 지난 뒤 조사에서 처방 불순응이 2%에 불과했다. 놀라운 것은 재입원을 71%나 감소시켰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근거에 기반한 약물 사용과 셀프케어에 대한 정보 제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표준 교육프로그램들 개발과 약사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다제약제 사용과 복약 순응 제고의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결론지었다.

또 "의사 등 타전문직의 신뢰와 협력을 얻기 위해 임상적 약물 사용에 대한 약사들의 보다 많은 선제적 노력이 요구되며, 약물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에 약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약화사고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나가고 이를 통해 예방으로까지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세이프약국'과 같은 표준화된 약국 건강 증진 사업들이 개발되고 보급돼 약사들이 건강 증진 영역에서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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