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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미학'...국내제약, 해외 R&D성과 재발견

  • 천승현
  • 2018-12-13 06:20:40
  • SK·대웅·메디톡스·한미·동아 등 기술이전·공동개발 계약 수년 이후 후속 성과 도출

국내 제약기업들이 다국적제약사와 협력 체계를 맺은 연구개발(R&D) 성과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기술수출이나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과제들이 좀처럼 개발 속도를 내지 못하다 오랜 기간 집요한 노력 끝에 뒤늦게 진척을 보이는 사례도 눈에 띈다.

◆SK 폐렴구균 백신, 공동개발 계약 4년만에 임상 진입

1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파스퇴르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백신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 전경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지 4년 만에 나온 후속 단계 진입 소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모기업 SK케미칼은 지난 2014년 사노피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의 공동 개발 및 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으로 사노피파스퇴르는 허가, 마케팅을 포함한 전반의 폐렴구균백신 개발 과정을 SK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키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원천기술을 활용해 사노피파스퇴르와 함께 기존 폐렴구균백신보다 예방 가능 영역을 확대한 차세대 제품의 개발,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는 의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7월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경험이 있다.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폐렴 구균(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으로 인해 생기는 침습성 질환의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승인받은 13가 백신이다. 스카이뉴모는 폐렴구균 백신 점유율 1위 화이자의 ‘프리베나13’과 사용 영역은 같지만 소아 적응증은 획득하지 못해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베나13보다 폭넓은 예방 범위를 갖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파스퇴르는 공동개발 계약 이후 4년 동안 전임상 등 본격적인 개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폐렴구균백신의 개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작업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웅 나보타, 기술이전 6년 만에 상업화 예고

최근 들어 국내제약사가 해외 시장에서 준비 중인 R&D성과가 상당 기간 지난 후에 개발 윤곽을 드러내거나 상업화 일정이 확정되는 등 뒤늦게 진척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다국적제약사와 계약 이후 임상시험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거나, 시장 환경이나 기술도입 업체의 전략에 따라 애초에 목표로 설정한 계획이 다소 늦어지는 경우다.

대웅바이오센터 전경
대웅제약은 미국 에볼루스와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지 6년 만에 상업화 단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에볼루스는 지난달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 2월 2일 DWP-450(나보타)의 미국식품의약품국(FDA) 허가가 예상된다. 내년 봄 미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나보타의 발매 일정을 공식화했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2013년 에볼루스와 나보타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에볼루스는 미국에서 2100명 이상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나보타의 대규모 임상3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결과 중증 이상반응 없이 1, 2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에볼루스는 지난 5월 FDA로부터 생물학적제제허가신청서(BLA)에 대한 최종보완요구공문(CRL)을 받은 뒤 8월 2일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재허가신청이 접수된 시점과 처방약유저피법(PDUFA)에 따른 심사일정을 고려해 2019년 2월 2일을 나보타의 허가 예상일자로 지목한 것이다.

나보타가 FDA 허가를 받으면 국내개발 보툴리눔독소제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입성하게 되는 셈이다.

나보타는 지난 8월 캐나다 시판 허가를 획득하면서 내년 상반기 현지 파트너사 클라리온메디컬테크놀로지를 통해 캐나다 현지에 출시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내년 중순께 허가가 예상된다. 에볼루스는 내년 3분기 중국에서 나보타의 3상임상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에볼루스는 2012년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설립된 메디칼에스테틱 회사다. 에볼루스의 모회사인 알페온/스트라스피크라운(Alphaeon/Strathspey Crown)이 미국미용성형학회 오피니언리더(KOL) 200여 명의 출자를 받아 세워져 시장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디톡스 이노톡스, 기술이전 계약 5년 후 개발 일정 확정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액상형 보툴리눔독소제제 ‘이노톡스’는 5년 만에 개발 일정이 확정됐다.‘

메디톡스 광교 R&D센터 전경
엘러간은 지난 9월 미용 분야 신제품과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면서 액상형 보툴리눔독소제제 ‘니보보툴리눔톡신A’를 2022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니보보툴리눔톡신A는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이노톡스의 성분명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엘러간과 총 3억6200만달러 규모의 이노톡스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노톡스는 동결 건조 방식의 기존 보툴리눔톡신제제를 액상 형태로 개선한 제품이다. 이 계약으로 메디톡스는 계약금 6500만달러를 받았다.

엘러간은 이노톡스의 기술이전 계약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상업화 일정을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노톡스의 기술수출 계약 이후 5년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상업화 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개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미 지난 5월께 메디톡스가 이노톡스의 임상용 샘플을 엘러간의 본사가 위치한 아일랜드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clinicaltrials.gov)를 통해 이노톡스의 3상임상 정보를 최초 공개했다.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엘러간은 10월 31일자로 이노톡스(MT10109L)의 3상임상(NCT03721016)을 개시했다. 중등도~중증의 미간, 외안부 인대 주름을 가진 피험자 375명을 대상으로 MT10109L와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디자인이다.

최대 30일간 광나노단위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안면부주름(FWS) 2단계 이상 개선 여부를 일차평가변수로 설정했다. 일차 예상종료일은 2020년 2월 1일이다.

◆한미·동아에스티 등 기술수출 계약·임상완료 수년 후 성과 속도

한미약품 연구센터 전경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년 만에 후속 임상단계에 진입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 지속형인슐린, 지속형인슐린콤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후 2년이 지난 2017년 12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시험을 시작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로, 매일 맞던 주사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까지 연장한 바이오신약이다. 한미약품 기반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약물이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로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하는 기술이다.

당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6년 하반기 임상3상시험 착수 예정이었지만 생산 지연으로 임상 일정이 미뤄졌다. 사노피는 2016년 말 지속형인슐린의 권리를 반환했고, 지속형인슐린콤보는 일정기간 한미약품의 책임으로 개발한 이후 사노피가 이를 인수하는 ‘조건부 기술이전’으로 계약 내용이 변경됐다.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총 5개의 임상3상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R&D센터 전경
동아에스티는 임상2상시험이 완료된 천연물의약품을 3년 가까이 지난 후에 기술수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 1월 동아에스티는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즈와 당뇨병서신경병증치료제 ‘DA-9801'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억8000만달러로 동아에스티는 계약금 200만달러와 뉴로보의 지분 5%를 받는 조건이다. 단계별 마일스톤은 최대 1억7800만달러와 상업화 이후 별도의 판매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DA-9801은 생약제제인 산약과 부채로 구성된 천연물의약품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3년 DA-9801의 미국 임상2상시험을 시작해 2015년 5월 종료했다. 동아에스티는 후속 임상시험을 담당할 파트너를 물색했고 2년 8개월이 지난 이후에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기술의 가치는 개발 시기나 시장 환경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기술 도입이나 공동개발 계약을 맺을 때 파트너사가 얼마나 강력한 개발 의지를 가졌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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