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당뇨 소모성 재료 청구하려면 '서류와의 전쟁'
- 정혜진
- 2019-02-14 18: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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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증빙서류 보관, 환자 등록에도 약국 불편..."나홀로약국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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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사는 "내야 할 서류도 많고 너무 번거롭다. 아예 당뇨 소모성재료는 주변에 다른 큰 약국이나 의료기기상에 가서 사시라고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필요할 때 언제든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을 투여하도록 정부가 보험급여를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약국이 상담을 하고 경구 치료제, 소모성 재료를 판매하기 적합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약국에게 소모성재료 취급은 아직 무관한 이야기다.
정부가 청구대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약국 등 요양기관은 온라인을 통해 청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음에도 로컬 약국, 특히 행정·전산 직원이 따로 있지 않은 나홀로약국은 소모성재료 청구에 쉽게 다가설 수 없다.
약국 의견을 중심으로 취합한 대표적인 불편 사항은 이렇다.

소모성재료를 구입하는 환자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90%의 급여를 청구하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다. 환자가 직접 공단이나 구청에 청구하거나, 약국·의원이 대행해주는 것이다.
이중 최근 약국가에 이슈가 된 것은 영수증 처리다. 만약 A라는 환자가 소모성재료를 10만원어치 구입하면 약국에 내는 돈은 1만원이다. 9만원은 환자가 직접 청구하거나 약국이 청구대행을 한다.
대부분 환자가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약국 청구를 택하는데, 이 경우 약국은 환자 명의의 현금영수증으로 1만원을, 국세청 번호(010-000-1234)로 9만원 영수증을 끊어야 한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공단이 행정편의를 위해 약국에 환자 명의로 10만원을 끊도록 당부했다. 그러나 이 경우 환자는 1만원만 내고 10만원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문제를 지적하자 공단과 국세청이 논의해 국세청 번호 처리안을 내놓았다.
현재 약국은 환자 명의 영수증, 국세청 명의 영수증 두 장을 모두 보관해야 한다.
서울의 한 약사는 "영수증을 그냥 보관하면 열지에 인쇄된 내용이 흐려져 알아볼 수 없게 된다. 우리 약국은 소모성재료 처방전 뒤에 영수증 두 장을 복사해 보관하기로 했는데, 이게 환자 수가 많아지면 일일이 복사해 처리하는 게 번거롭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 지침은 ▲요양비청구 위임장 ▲소모성 재료 처방전 ▲영수증(사본가능)을 보관하도록 안내했으나, 환자 소득공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약국은 추가 서류를 더 보관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수를 피하고자 약국들은 ▲요양비청구 위임장 ▲소모성 재료 처방전 ▲본인부담금 납부 신용카드 전표 또는 현금영수증 ▲공단부담금에 대한 국세청 현금영수증(010-000-1234) ▲전체금액(본인부담금+공단부담금) 거래명세서 등 다섯가지 서류를 보관하고 있다.
또 이 다섯가지 서류를 환자 별로 묶어 보관하는데, 보관에도 유의할 점이 있다. 보관기관 3년을 경과한 서류를 폐기하면서, 함께 보관한 위임장이 폐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4가지 서류를 한 데 보관하고, 위임장은 별도로 영구 보관해야 한다.
환자 등록 서류, 구청·공단에 각각 제출해야
서류 보관 뿐 아니라, 약국이 환자 등록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약국에게는 불편으로 지목된다.
급여 적용을 위해 의원은 진료 결과에 따라 환자를 웹EDI에 등록할 수 있다. 등록이 된 환자만이 소모성재료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보통 의원은 서류 제출 번거로움을 이유로 등록을 미룬다. 등록을 해야 하는 환자가 오면 약국이 관련 서류를 공단이나 구청에 방문 접수해야 한다. 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은 '당뇨소모성재료 판매업소' 중 하나로 등록해 판매와 대행청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는 것인데, 약국 편의를 위해 2016년부터 웹EDI 청구를 가능토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배경을 언급했다.
이어 "의료기기상과 같은 다른 판매소는 약국에만 전산청구 편의를 제공한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약국은 등록 환자 서류를 공단 지사와 구청에 제출해야 한다. 의료보험 환자는 공단에, 의료급여 환자는 환자 거주지역 구청에 제출하는데 이 역시 전담직원이 없는 약국이 환자 등록 대행에 번거로움을 느끼게 한다. 약국 업무 시간에 직접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약사는 "관내에 거주하지 않는 환자는 또 거주지역 구청에 가야 한다. 예를 들어 강남 지역 약국이 구로에 사는 환자를 등록하려면 구로구청에 가야 하는 것"이라며 "제출 통로를 하나로 통일만 해도 큰 불편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역시 개선이 요원하다. 급여를 지원하는 공단과 구청의 재원 관리가 별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자체와 공단이 협조는 할 수 있지만, 돈이 나가는 주체가 달라 하나의 창구로 통일하긴 어렵다"며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것은 급여 지원 초창기에 비해 우편·방문 서면청구에서 웹EDI 청구 시스템이 구축되고, 2016년 11월부터 차상위대상자도 청구가 가능해지면서 편의성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약국 우려는 당뇨 소모성재료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가주사제로 출시되는 제제가 늘어나고 있고, 정부의 급여 범위가 확대되면 소모성재료처럼 구비 서류가 많은 급여 제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울의 한 약사는 "약국 행정업무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나홀로 약국이나 연로한 약사는 약국 경영이 버겁다. 마약류 관리, 소모성 재료 청구 등이 대표적이다"라며 "이런 데 쓸 시간과 노력을 아끼면 약사는 환자 관리, 상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사 별로 약사회가 의견을 개진하고 대한약사회도 나서서 이런 점을 개선해주길 바란다"며 "불편을 없애야만 큰 약국 뿐 아니라 작은 약국도 그 안에서 환자 관리를 위한 나름의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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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12: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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