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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오롱생과 인보사 팩트는 '개발 지연'

  • 김민건
  • 2019-04-04 06:13:36

군대에서 '포인트맨'이라는 자리가 있다. 수색·정찰 등 선두에서 팀을 이끄는 역할이다. 적의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가장 크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국내 바이오업계 포인트맨을 맡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가 세포주 논란으로 거꾸러졌다. 그러나 외부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발에 걸려서다. 자발적으로 개발(미국 3상)과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코오롱생과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보사케이의 주 성분인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세포)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4년 개발에 착수한 지 15년 만이다.

연골세포 착상을 돕는 유전인자 TGF-β1의 에너지원 역할로 주입한 신장세포가 분리·정제 과정상 미비로 연골세포를 대체한 것이 세포주가 바뀐 이유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세포주 이름을 몰랐을 뿐 연구 개발부터 임상, 상업화까지 똑같은 세포주를 사용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생각할수록 께름칙한 설명이다. "처음부터 TGF-β1을 넣은 신장세포로 설계를 했고, 분석 기술 미비로 연골세포인 줄 알았을 뿐이다. 애당초 기대한 효능·효과를 보였으니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장세포는 발암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설계 당시 TGF-β1을 넣은 연골세포를 사용하고자 했지만, 향후 분석 결과 신장세포로 바뀐 것이 확인됐다"는 설명이 더욱 명확했을 것이다.

다시 해명을 정리하면 코오롱생과가 설계한 성분은 1액(연골세포)과 2액(TGF-β1 도입 연골세포)이었고, 당시 기술로 분석하니 설계도가 맞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허가를 위해 STR 분석법으로 확인하니 실상 설계 내용은 신장세포를 사용한 것이었고, 식약처는 회사가 제출한 자료대로 신장세포를 연골세포로 알고 2017년 7월 시판 허가를 했다는 내용이 된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오는 15일 미FDA에 의해 분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팩트는 개발 지연이다. 지난 2일 발표된 코오롱생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72억 8600만원의 연매출 중 수출 실적은 1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223억원에 달했다.

인보사케이는 코오롱생과의 유일한 바이오사업이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홍콩,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본격화 이전이다. 이번 논란이 명확히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올스톱될 것이 명확하다.

미국 진출도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현재 미국 3상 환자 모집을 중단했다. 코오롱티슈진(코오롱생과 미국 자회사)은 오는 5월 중 FDA와 대면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작년 8월 이범섭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산업전시회에서 "2021년까지 3상을 마치고 2023년 허가 승인을 받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국내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이같은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FDA·식약처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되더라도 미국 진출은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의약품 개발 핵심이 '속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세포주 논란과 더불어 중요한 사실이다. 아울러 식약처 허가 당시 제출 자료와 다른 세포주라는 결과가 나오면 재임상은 물론 품목허가 취소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성분 논란 검증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팩트는 '개발 지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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